무력서생 방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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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TYT4305
작품등록일 :
2019.01.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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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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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무한의 밤

DUMMY

127. 무한의 밤


무한으로 돌아온 방필연 일행들은 임혁과 악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폐가와 같은 대장간 거리의 장원으로 향했다. 빙봉을 제외하고 모두들 처음 그곳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전기문이라 걸린 현판을 뒤로하고 장원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무덤은 처음 이곳에 온 이들에게는 조금 으스스함을 주었다.


“저건 웬 무덤이오?”


천력패가 방필연이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다른 이들도 궁금하였지만 묻지 못한 것을 천력패는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던 것이다. 방필연은 천력패의 말에 그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해 주었다.


“이 무덤은 화선향과 화진우 제 사매와 그녀의 동생의 무덤입니다. 가족도 친척도 없는 이들이기에 그녀의 집과 같은 이곳에 무덤을 만들 수밖에 없었지요.”


방필연의 말에 물어보았던 천력패도 그렇도 다른 이들 또한 모두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고 그때 빙봉이 방필연의 옆으로 다가가 화선향의 무덤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미안해요...화언니...흐흑....”


그녀는 화선향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눈물을 흘리자 뒤에 있던 인화와 당기 당악 또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들 또한 그녀를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무덤으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무림이라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어제 본 친구도 내일이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강을 건너는 칼을 쥐고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었다.


방필연은 옆에서 우는 주연혜의 모습을 아무런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녀의 울음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불과 일 년 전만하여도 그녀는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의 그녀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자.. 너무 기다리게 했군.”


방필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주연혜 또한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그녀의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였다. 방필연은 무덤을 지나쳐서 장원 안으로 들어가자 뒤에 있던 이들도 따라 들어갔다. 장원 안에는 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깨끗했다. 겉은 수풀이 우거지고 폐가와 같았지만 황금질풍대가 수련을 할 때 그래도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 뒀기 때문이다. 물론 그 뒤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고 방필연 또한 건물을 관리할 줄을 몰랐다.


“자 이곳이 이제 앞으로 전기문이 무림에서 자리 잡을 곳입니다. 사부님과 다른 분들이 계시는 전기문의 본산은 아직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나중에 사부님에게 허락을 받고 정식으로 전기문도가 된다면 그때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방필연의 말에 그들은 그제야 이곳이 다른 문파로 치면 분타라는 것을 알았다. 방필연은 그들에게 일단 편한 곳 아무데나 들어가서 쉬라는 말을 해주고 자신은 이곳에 지낼 때 사용했던 방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방필연의 조금 무거운 분위기에 천력패 또한 물음을 던지지 않았다.


“자 그럼 일단은 청소부터 할까요?”


빙봉의 말에 각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력패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무너진 담장을 보수하며 아무런 관리를 하지 않아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풀들을 뜯어냈다. 인화와 당기는 장원의 먼지를 털어내고 깨끗하게 닦았고 당악은 정원을 정리하였다. 모두들 일을 끝내고 깨끗해진 장원의 마루에 모여 앉았다.


-꼬르륵


“음.. 그런데 이곳에 혹시 먹을 것은 있던가요?”


천력패의 배가 꼬르륵 소리를 내며 말을 했다. 그들은 다들 고개를 저었다. 먹을 것이 있냐고 방필연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한 그들은 무한의 거리를 돌아다녀 보기로 하였다. 이미 늦은 밤이지만 상계가 발달한 무한의 거리는 아직도 장사를 하고 있는 가게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무한에서 지내야 하니 주위를 알아두는 것 또한 할 일들 중에 하나였다.


무한의 밤거리로 나온 그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만두와 닭과 같은 음식들을 사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마루에 음식을 펴두고 둘러앉은 그들은 서로를 보았다. 그리고 빙봉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필연이 머물고 있는 방에 가서 말하였다.


“먹을 것을 사왔는데 같이 먹을래요..?”


“그러지요.”


주연혜의 물음에 방필연이 대답을 하며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자신이 들어가기 전과 확연히 다르게 깨끗해진 모습에 방필연은 조금 놀란 것 같았다. 방필연은 주연혜를 따라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깨끗해졌군요.”


“뭘요 이정도 가지고 그런데 계속 이곳에 지내려면 사람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매일같이 관리해 주지 않으면 금방 또 폐허같이 변해버릴 걸요.”


인화의 말에 방필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생각지 않은 것은 아니나 지금 까지 혼자만 지내왔기에 불편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눈앞에 있는 이들과 같이 지내야 하니 사람을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내일 금대인이 오시면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금대인이라면... 그 천하상단의 금자력 대인을 말하는 것인가?”


당악이 살짝 놀란 모습으로 물었다. 방필연은 당악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방필연을 아니 전기문을 도와준다고 하면 다른 세가와 문파에 비해서 부족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넘쳤다. 대륙상단의 상단주가 죽고 주춤한 틈을 타서 더욱 세를 확장시킨 천하상단은 지금 누가 머라고 해도 중원 최고의 상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단의 지원이라면 아무리 작은 문파라도 금방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거요?”


천력패는 방필연이 도착하자마자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궁금하였지만 그때의 분위기로는 말을 걸 수 없어 참았지만 지금은 닭다리를 뜯으며 분위기가 좋아진 상태이기에 물었던 것이다. 천력패의 말에 방필연은 자리를 일어나더니 방으로 돌아가 자신이 하던 것을 가지고 돌아왔다.


“여러분도 전기문도가 되면 해야 할 일이니 보여 드리지요.”


방필연은 가지고 온 서책을 천력패에게 주었다. 천력패는 방필연에게서 서책을 받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자 점점 표정이 굳어져갔다. 천력패의 얼굴이 굳어져 가는 것을 본 다른 이들이 그에게서 서책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책을 읽는 이들 모두 얼굴이 굳어졌다. 마지막으로 서책을 읽은 빙봉은 다른 이들보다는 덜 하였다. 예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것이었다.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그리고 무림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다시 봐도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보는 것이지만 역시... 대단하다는 말 말고는 나오지 않는 군요.”


“저게 뭡니까? 도대체...”


“일기이자 역사입니다.”


“일기이자 역사..?”


“예, 전기문이 어떤 곳이라는 것은 알고 계시지요?”


다른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반해 천력패만 고개를 저었다. 방필연은 천력패를 위해 다시 한 번 전기문이 해왔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천력패는 방필연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모든 것을 기록하고 또한 알 수 있는지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그들이 하는 일 또한 믿기지 않았다.


“그럼 모든 문파와 세가들의 무공을 알고 있다는 말이오?”


방필연은 천력패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력패는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으며 방필연에게 물었다. 일인전승의 자신의 사문에 대한 것을 묻기로 하였다.


“그럼 혹시 패룡권에 대해서도 아오?”


“패룡권이라 함은 300년 전의 권으로 패황이라는 칭호를 가진 강무님의 일인전승 문파인 패천문의 독문권법을 말하는 것입니까?”


천력패는 방필연의 물음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잘 모르는 조사의 이름까지 알며 그가 패룡권의 초식에 대하여 말하는 모습을 보며 황급히 그의 입을 막았다.


“믿겠소이다. 일인전승의 문파까지 알다니... 아까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군요.”


“일인전승이라고 하나 그때의 강무님을 따라다니신 분이 적은 것이 전기문에 보관되어 있지요. 전기문은 가장 성세가 커졌을 때는 대부분의 가문이나 세가 마교와 흑천, 빙궁이나 남만의 독곡, 서장의 포달랍궁까지 개방의 인원들 보다 많았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과 전기문도가 해야 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보셨으니 알겠지만 오늘 있었던 일들이 전부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전기문도는 언제나 자신의 일과 무림의 일을 매일 기록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세세하게 적어야 하는 것인가요?”


당기는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녀도 그럴 것이 방필연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했던 말을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했던 행동까지 상세히 적었던 것이었다. 방필연은 인상을 찌푸리는 당기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은 상단전을 사용하여 모든 것을 기억하는 전기문의 무공을 익혔지만 이들은 이미 그 무공과 대법을 받을 시기가 지났다.


“아닙니다. 여러분은 아직 상단전을 열지 못했으니 그저 생각나는 대로 적으면 됩니다. 그리고 따로 얼마나 적어야 한다는 것은 정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매일같이 기록하여 그 기록을 하나의 시절이 지나가면 이야기로 만들어 무림의 역사를 이어가는 것이 전기문의 일이니까요.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이 바로 무림전기라 불리는 서책입니다.”


무림전기가 나오자 빙봉과 당악, 당기, 인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사문과 세가에서 무림전기라는 책을 본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읽어 보았고 또한 그 무림전기로 무림에 대한 기대와 꿈을 키워나갔었다. 아마 그들은 그것이 소설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던 일들 이었던 것이다.


“그 책의 나온 일들이 모두 진실인가요?”


방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100년의 한 번씩 무림전기를 만들지요. 하지만 100년 전에 전기문이 멸문에 이를 정도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무림전기를 내지 못하였고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그리고 여러분이 할 일은 다시 무림전기를 적어 전기문을 알리고 무림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무림전기에서는 항상 주인공이 있었지요. 마치 소설의 이야기처럼 말이에요. 그럼 이번 무림전기의 주인공은 누군가요?”


빙봉은 방필연을 향해 물었다. 방필연은 빙봉을 보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번 주인공은 무성왕이 되겠지요. 무림의 최초로 황궁이 인정한 무성왕이면 주인공으로 충분할겁니다.”


“그렇겠네요. 그럼 누가 무성왕이 될 것 같아요?”


빙봉은 방필연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건 아직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어떤 자들이 나올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저는 그게 당신이면 좋겠어요.’


빙봉은 자신의 마음속의 말을 삼키며 그저 방필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에 이미 식은 음식을 다 같이 나눠먹으며 그들은 달빛아래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방필연은 그동안의 외로움을 잊고 오랜만에 밝아진 얼굴로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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