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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동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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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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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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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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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오·탈자 지적을 바랍니다.




DUMMY

우리 바다호는 현재 시점에서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큰 배일 것이다.

물론 내가 본 영화에서는 고대 로마나 그리스의 갤리선Galley은 어마어마한 수의 인간들이 노를 젓기도 했다지만 그걸 내 눈으로 직접 본 건 아니다.

거기에 영화적 과장이 없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중국의 배 역시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쪽은 사료나 유물마저도 희미한 실정이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아랍의 배는 바다호만한 배가 없었고 이곳 싱가포르까지 오는 동안에도 바다호만한 배는 찾을 수 없었다.

이곳 말레이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배는 조금만 파도가 쳐도 배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올 정도로 작은 규모에 노잡이의 숫자 역시 열을 넘지 않는 정도의 크기였으니 바다호를 보는 이 지역의 원주민들이 우리 배를 보고 두려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선지 우리가 싱가포르 강의 하구에 배를 정박하고 뭍에 발을 들인 후 모두가 느끼는 것은 우리를 주시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었지만 누구하나 우리에게 접근하는 이는 없었다.

결국 내가 접근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큰 소리로 21C 마인어의 인사말을 반복하니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네는데 들어보니 내가 한 마인어의 인사말과는 상당히 다른 말이다.

역시나 거의 천년에 이르는 시간의 간극은 간단한 인사말조차 다르게 만든 모양이다.

거기에 내가 아는 마인어는 간단한 인사말 정도지 무슨 엄마, 아빠 따위의 기초 단어조차 나는 모른다.

결국 나와 호다다드가 나서 어렵게 몸짓 손짓으로 의사소통을 해 약간의 밀과 그들의 주식을 교환할 수 있었다.

그들이 내민 것은 얌이라는 일종의 마와 비슷한 이었는데 일단 먹기보다는 잘 보관하기로 했다.


사실 싱가포르에 올 때는 이제 내가 상당히 잘 아는 곳에 도착했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들과 말을 나누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니 차라리 인도나 아랍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곳 동남아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이곳이 서구의 식민지가 된 이후의 얘기들뿐이다.

가장 오래 전의 얘기도 몽골이 송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원으로 거듭난 후 한참이 지나서 이곳까지 원정을 온 적이 있었다는 얘기 정도니 현재의 이곳의 역학관계를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모르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괜히 모르는 것을 건드렸다 자칫 알 수 없는 일에 휘말리면 골치만 아프니 말이다.

혹 내가 탐험가라면 모르겠지만 나는 결코 탐험가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아는 사실이 나로 인해 바뀔 것을 두려워하는 편이다.


결국 나는 5일 정도를 묵으며 일행들이 피로를 풀 시간을 주고 다시 바다호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너무 긴 시간을 이곳에 있다가는 자칫 자와 섬에 있는 지배자의 귀에 우리의 소식이 들어가 그들이 쳐들어오기라도 하는 날에는 문제가 커질 테니 말이다.

그렇게 싱가포르를 떠난 우리는 조심조심 주변의 암초나 섬을 피해 항해를 했고 여드레 후에는 말레이반도와 보르네오 섬의 가운데 어디쯤의 섬에서 이틀을 쉬게 되었다.


나는 그 이틀 동안 여정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의 여정은 베트남을 따라 오르다 하이난 섬을 거쳐 중국대륙을 따라 오르는 길이었고 다른 하나는 필리핀쪽으로 가다가 대만을 거쳐 한반도로 오르는 여정이었다.

앞의 여정은 이제부터 불기 시작할 태평양의 태풍이라도 마주할 것 같으면 얼른 베트남이나 중국의 대륙으로 붙어 바다호나 일행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반면 역시나 엄청난 숫자를 자랑하는 베트남이나 중국의 도적들의 눈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 역시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배가 비록 작을지라도 그들의 배는 노를 젓는 배일 것이니 도적들이 작정을 한다면 외로운 우리 배가 그들에게 나포되는 것은 일순간일 테니 말이다.

뒤의 여정은 당연 앞의 여정과 상황이 반대가 될 것이고 말이다.


위치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섬에서 이틀을 고민을 한 나는 자연보다는 인간이 더욱 두렵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결국 항로는 보르네오와 필리핀을 거쳐 대만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택했다.

나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배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사람들을, 그것도 문명은 가졌지만 지금과 같은 야만의 시대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야만을 가져서 오히려 커다란 배라는 문명을 두려워 할 이들을 만나는 게 낫다는 판단인 것이다.


그렇게 10여 일을 항해한 끝에 도착한 곳은 미래에 브루나이 강이라는 이름을 가질 강의 하구였고 역시 우리를 두려워하는 그곳의 원주민들의 냉대 속에 며칠 동안 피로를 푼 우리는 다시 바다호를 끌고 다시 20여 일을 항해한 후에 팔라완 섬의 프린세사 항구였을 곳을 거쳐 필리핀의 마닐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닐라에는 성채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좀 큰 집이라고 할 정도 규모의 집을 가진 톤도Tundo라는 이름의 왕국이 있었지만 우리가 끌고 간 바다호를 보고는 문을 걸어 잠그고 얼굴조차 내밀지도 않았다.

나 역시 말도 통하지 않을 이들과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 갈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저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내가 보기에 이곳은 아직 부족국가까지도 되지 못한 형편이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짐승의 가죽이나 풀잎으로 만든 옷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었고 피부는 흑인이 아닐까 할 정도로 검었는데 몇몇 이들이 우리에게 불상이나 시바의 상 같아 보이는 것을 보이는 게 그나마 불교나 힌두교는 이미 들어온 모양이었다.

아마도 자신들도 불교나 힌두교를 믿고 있으니 죽이거나 잡아가지 말라고 그런 행동을 하는 모양이었지만 나는 일행들에게 원주민과 접촉을 하지 말라고 단단히 이르고 그저 며칠을 쉬다가 물을 보충한 후 이내 바다호를 출발시켰다.


이제는 시기상으로 5월말이거나 6월 달에 접어든 시점이다.

태풍이 불기 시작할 시점이라는 말이다.

이 시기 태풍은 대체로 이곳 필리핀이나 베트남 또는 중국 남부 지방으로 불어대니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지나야 안심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고요한 마닐라만 안에서 태풍을 피하고 떠나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 우리 일행은 보다 안전한 지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곳은 무더운데다 인구도 상당히 많아 이곳에서 오래 있다간 자칫 이곳의 풍토병이나 모기 따위와 마주해야 될지 모르는 일이고 또한 지역의 사람들과 다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뭐, 이제는 그런 병이 두렵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런 병에 일부러 마주할 필요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다툼은 정말 피해야 할 일이다.

겨우 이런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의 다툼으로 인해 내 일행이 죽거나 또는 내가 내 능력을 일으켜야한다는 것은 너무 어이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바다호를 타고 북으로 방향을 잡으며 다시 10여 일을 간 바다호 앞에는 몇 개의 작은 섬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갑자기 등장한 섬으로 인해 내가 길을 잘못 잡아 바다호가 류큐로 간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바다호의 속도로는 아직 류큐에 가기에는 멀었다는 생각에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 몇 개의 작은 섬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배에 있는 모든 이들이 나를 바라보며 섬에서 쉬기를 원하니 그냥 갈수는 없는 일이다.

바다호를 끌고 섬을 따라 이동을 하니 마침 섬에서 바다로 민물이 흘러드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 강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물줄기였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충분하니 그곳에 바다호를 정박하고 작은 소선을 내려 우리 모두는 섬으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이런 곳에 누가 살기나 할까 하는 마음으로 들어온 섬이었지만 지구상에 인간이 없는 곳은 없는 모양이다.

섬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나뭇잎 따위로 만든 주거시설이 있는 게 이곳에도 사람이 살고는 있는 모양이었다.

괜한 분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마을을 피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솥으로 물을 데워 목욕을 준비하는 중에 작은 꼬마 아이가 나타나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다 모닥불을 피우고 바다호에서 가져온 염장한 고기를 굽고 있으니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나타나는데 상당한 숫자다.

살짝 긴장을 하고 있는 중에 처음의 꼬마가 나무를 파 만든 그릇에 무언가 마실 것을 가지고 와 굽고 있는 고기를 가리킨다.

일단 내가 앞서 그 그릇을 받아 살짝 맛을 보니 달콤한 게 무슨 과일음료같기도 하다.

나는 그릇의 음료를 마시고 그 그릇에 고기 한 점을 넣어 주었다.


꼬마가 내가 준 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고 놀라워했는데 아마도 고기때문이 아니라 간이 배고 후추가 뿌려진 고기이기 때문으로 보였다.

이제는 너도나도 그릇에 그 음료를 가지고 와 내게 건네는데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야 했다.


“호다다드, 배에 고기가 더 있나?”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밀가루로 난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아무래도 밀가루 같은 것은 구경도 못한 듯한데요.”

“그게 낫겠군. 그렇지만 여기 있는 이들에게 모두 고기 한 점씩은 줘야 할 듯해.

이들이 우리의 상황을 모르니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그도 그렇군요.”


결국 우리 모두는 그 그릇을 받아 마시고 그 음료의 달콤함에 놀랐으며 그 그릇에 건넨 고기의 맛에 이 섬의 원주민들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호다다드가 음료를 가리키며 어떻게 만드는지를 묻지만 말이 통할 리가 없다.

그렇지만 사람 역시도 말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듯 섬의 원주민들이 용케 알아듣고는 무언가를 가지고 만드는 방법을 시현하는데 호다다드가 놀라 외친다.

“선장님, 이거 보십시오. 이거 사탕수수인데요.”


나는 그 말에 놀라 호다다드에게 가보니 과연 사탕수수였다.

‘흠, 내가 알기로 류큐에 사탕수수가 전해진 게 17C로 알고 있는데 이 섬에는 이미 사탕수수가 있었다는 말이잖아.’

물론 내가 가지고 온 씨앗에는 바그다드에서 구한 사탕무의 씨앗도 있고 인도에서 구한 사탕수수의 씨앗도 있다.

내가 인도와 아랍까지 갔는데 그런 것을 가져오지 않았을 리가 없지 않은가.

물론 사탕무의 씨앗을 얻느라고 아야의 아버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기는 했지만.


이미 이 섬에 사탕수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시대 소금이나 사탕이라는 건 그야말로 노다지가 아니겠는가.

소금이야 경우에 따라 국가에서 전매를 하기도 하지만 내가 알기로 동양의 3국에서 사탕을 전매했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일단 그들에게 사탕수수를 어디서 얻었는지를 물으니 그들이 나를 데려갔는데 그곳은 산지에 자리한 일종의 작은 늪지 비슷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 늪지에서는 사탕수수가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곳 사람들이 이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든 음료가 우리가 먹었던 음료였던 것이다.


생각해 보니 역사적으로 사탕수수는 이미 동남아시아 여러 곳에 퍼져 있다 할 것이다.

다만 그 사탕수수에서 사탕을 추출하는 기술을 가진 곳이 많지 않을 뿐.

당연 내가 들렀던 필리핀에서도 사탕수수는 있었을 것이지만 그것은 그저 사람들이 심심할 때 그 대를 씹어 단맛을 얻는 용도나 혹은 음식을 조리할 때 사탕수수대를 같이 끓여 음식에 단맛을 내는 방식으로 사용을 했지 이 사탕수수대를 정제할 생각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그곳의 사람들과의 접촉을 엄금했으니 우리는 알지 못하고 온 것이지만.


당연 나는 인도에서는 사탕수수에서 사탕을 정제해 사용하는 것을 보았고 또 언젠가 류큐를 관광할 때 그곳에서 사탕수수를 정제하는 과정을 살펴본 적도 있다.

문제는 이 섬이 한반도에서 너무 멀다는 것이다.

뭐, 대만까지 올 생각이니 이곳이 멀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내 처음 계획은 대만은 역사대로 쌀과 목화의 산지로 만들고 사탕은 개마고원에서 사탕무를 키워 얻을 생각이었으니 머리가 복잡한 것이다.

나는 그저 중국의 남부에서나 사탕수수가 재배되고 그것을 정제해 주변 나라에 생색을 내고 있다고 여겼으니 말이다.


일단은 이 섬의 위치를 내가 새로이 작성하고 있는 지도에 표시를 해놓았다.

언젠가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이용할 수 있게 말이다.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바탄]

착오를 피하기 위해 필리핀에 있는 바탄이라는 지명을 알아본다면 지도에서 루손 섬의 마닐라 만으로 진입할 때 만에의 진입을 막기 위해 튀어나온 듯이 있는 반도의 이름이 바탄인데 표기는 Bataan으로 하며 발음도 바타안으로 다르다.

이 바타안이 일제가 제국시대 맥아더가 있던 이곳을 침략해 비극적인 전투를 벌이던 곳이다.

또 Batan Island라는 섬이 있는데 이곳은 루손 섬의 아래쪽에 자리잡은 섬으로 몇 년 전 '아빠 어디가‘ 팀이 방문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 소설에 등장한 섬은 바탄인데 영어표기는 the island of Batan으로 바탄제도Batanes에 속한 섬 중의 하나로 위치로는 필리핀과 대만 사이에 있는 곳이다.

소속은 필리핀이지만 지형적으로는 바탄제도 밑에 있는 바부얀 제도Babuyan Islands와 발린탕Balintang해협으로 분리되고 대만과는 바시Bashi해협으로 나뉘어진다.

또 이 바탄제도는 전 지역이 세계문화유산목록에 잠정적으로 등재되어 있다고도 한다.

이 바타네스 지역의 원주민을 이바탄 족Ivatan people이라고 하는데 인종적으로는 말레이 계열과 아이누 계열이 섞인 듯하다고 하며 언어적으로는 오스트로네시아어족이기는 하지만 필리핀의 다른 지역들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초기 스페인인들이 도착했을 때 이바탄 인들이 vakul이라는 이름의 일종의 도롱이를 쓰고 다녔는데 그것은 강한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는 도구였으며 palek라는 음료를 마셨는데 그것은 사탕수수를 숙성시켜 만든 음료였다고 한다.

 

[사탕沙糖, 砂糖]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얻은 원당을 정제공장에 투입하여 만든 천연 감미료로 흰색의 가루 형태의 것은 특별히 설탕雪糖이라 한다.

 

처음 인간은 단맛을 꿀에서 얻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인도 굽타왕조 때에 야생에서 자라는 사탕수수를 결정화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이것이 인간이 최초로 사탕을 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탕은 중동으로 중국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유럽에 전파된 것은 십자군전쟁을 통해서지만 중국에서는 7C 중엽 당태종 때 두 차례에 걸쳐 사신을 파견해 결국 사탕수수에서 사탕을 결정화하는 방법을 알아내게 되는데 이때 파견된 이가 그 유명한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의 저자이자 명대에 이르러서는 서유기의 주인공이 되는 현장玄奘이다.

 

한반도에 사탕이 언제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려 명종(재위:1170~1197) 때 이인로가 쓴 『파한집破閑集』에 사탕에 대한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이미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조에 이르러서도 사탕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실록에

‘소헌왕후가 병을 얻었다. 사탕을 맛보고 싶어했다. 후에 이(사탕)를 진상하는 이가 있었다. 上(여기서는 문종)께서 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셨다. 이를 휘덕전에 올리도록 했다.

(소헌왕후지병야昭憲王后之病也, 욕상사탕欲嘗沙糖, 후인유진지자後人有進之者, 상견지류체上見之流涕, 천지휘덕전薦之輝德殿)’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 귀한 물건이었던 듯하다.

※輝德殿은 세종과 소헌왕후의 신위를 모신 곳을 이름

 

인도의 상인들로 인해 사탕수수와 그 결정화하는 방법이 널리 퍼졌다.

그리고 산업혁명 후 이 사탕수수는 흑인노예 무역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고 아시아인들의 미주대륙 이민의 역사가 되었다. 물론 조선인 혹은 대한제국인들이 하와이로 이민의 역사를 시작하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사탕무는 지중해가 원산으로 감채甘菜 혹은 첨채甛菜로 불리는데 사탕수수에 비해 그다지 각광을 받지는 못했다.

북유럽이나 동유럽 그리고 러시아 등 넓은 지역에 ‘보르스치’나 그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는 일종의 스프가 있는데 이 스프의 단맛을 위해 들어가는 것이 사탕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예전부터 사탕무가 넓은 지역에서 재배가 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탕무에서 설탕을 빼낼 생각은 하지 못하고 대부분 동물의 사료로 쓰였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재해권을 영국에 뺐겨 사탕의 수입이 어려워진 나폴레옹이 이 사탕무를 주목하면서 사탕의 새로운 원료로 주목받게 되었다.

 

사탕무는 온대나 냉대 기후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반도에 이 식품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단 정사인 왕조실록이나 세종지리지에는 이 사탕무로 보이는 표현이 없다.

다만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이 쓴 매월당시집梅月堂詩集 권지육卷之六에 첨채甛菜라는 말이 나오고, 허균(1569~1604)이 쓴 농서인 한정록閑情錄 제16권에 역시 첨채甛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 첨채라는 말이 혹 사탕무를 가리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견은 있다.

이 첨채가 사탕무라는 의미로 명확하게 등장한 것은 1914~1915 사이의 조선총독부 권업모범장이라는 문서이며 1920년 이후의 동아일보 기사에서도 등장한다고 한다.

 

일본은 류큐왕국에서 사탕수수가 들어왔는데, 류큐왕국에 사탕수수가 들어온 것은 17C 기마 웨카타 신죠儀間親方真常(1557~1644)라는 이에 의해서라고 한다.

참고로 이 사람은 중국에서는 고구마를 일본에서는 목화를 류큐왕국 내로 들여오기도 했다고 한다.

 

사탕수수와 사탕무가 만드는 전세계 설탕의 비율은 4:1 정도이며 두 식물에서 나는 설탕은 그 맛도 다르고 그 성분도 다르다고 한다.

물론 단 맛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이 소설에서는 고려 조정에 사탕의 존재는 알려졌지만 사탕무나 사탕수수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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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유혹 +2 19.03.22 2,578 63 13쪽
52 대화 +2 19.03.21 2,525 74 15쪽
51 졸본의 일상Ⅰ 19.03.20 2,592 68 15쪽
50 소금 +1 19.03.19 2,631 73 16쪽
49 이장용 19.03.18 2,634 67 13쪽
48 주고 받다 +5 19.03.16 2,666 76 12쪽
47 테무친 죽다 +6 19.03.15 2,884 64 13쪽
46 군권 +1 19.03.14 2,693 72 13쪽
45 살리고 죽이다 +3 19.03.13 2,643 70 14쪽
44 동하점령 +1 19.03.12 2,734 66 13쪽
43 과학 +1 19.03.11 2,775 66 12쪽
42 화약 +4 19.03.09 2,855 68 14쪽
41 문제는 식량 +1 19.03.08 2,869 65 13쪽
40 나의 처지 +2 19.03.07 2,952 63 13쪽
39 밍캇 19.03.06 2,830 75 13쪽
38 졸본으로 19.03.05 2,938 77 13쪽
37 소르칵타니 +4 19.03.04 2,934 69 13쪽
36 쿠릴타이 +2 19.03.02 2,988 70 13쪽
35 한울루스 +2 19.03.01 2,996 71 13쪽
34 테무친 19.02.28 2,988 72 13쪽
33 이야기를 퍼뜨리다 +2 19.02.27 2,911 76 13쪽
32 텝텡게르 +1 19.02.26 2,874 71 13쪽
31 사기詐欺의 이유 +6 19.02.25 2,980 74 13쪽
30 기도를 하고 의례를 만들다 +7 19.02.23 3,070 78 14쪽
29 테무게 +2 19.02.22 3,069 74 13쪽
28 유덕용 +3 19.02.21 3,081 73 19쪽
27 졸본 +2 19.02.20 3,174 75 17쪽
26 터를 잡다 +2 19.02.19 3,190 71 16쪽
25 고향 19.02.18 3,154 71 15쪽
24 대만 +2 19.02.16 3,084 68 13쪽
» 사탕 19.02.15 2,991 68 13쪽
22 여정 +5 19.02.14 3,040 65 14쪽
21 선물 +3 19.02.13 3,087 73 14쪽
20 바스라를 떠나다 19.02.12 3,084 75 13쪽
19 탈출 +1 19.02.11 3,144 73 14쪽
18 중독 +2 19.02.09 3,153 64 13쪽
17 바부 +4 19.02.08 3,192 60 13쪽
16 고려 마을 +2 19.02.07 3,312 82 13쪽
15 바스라로 옮기다 +4 19.02.06 3,304 67 13쪽
14 아랍으로 가다 19.02.05 3,408 73 13쪽
13 신화를 만들다 +1 19.02.04 3,586 74 12쪽
12 베다 +2 19.02.02 3,757 74 13쪽
11 대고구려 +8 19.02.01 4,075 71 13쪽
10 사명을 가지다 +3 19.01.31 4,021 76 13쪽
9 번민 +3 19.01.30 4,316 71 12쪽
8 이적을 보이다 +2 19.01.29 4,537 78 12쪽
7 고려고약 +5 19.01.28 4,911 85 12쪽
6 영靈을 단련하다 +1 19.01.26 5,220 80 13쪽
5 파미르 탈출 +2 19.01.25 5,949 82 13쪽
4 몸을 차지하다 +1 19.01.24 6,961 93 13쪽
3 다른 차원의 지구 +2 19.01.23 7,925 86 13쪽
2 역사의 변곡점 +5 19.01.22 9,538 95 7쪽
1 프롤로그-전면 수정 +6 19.01.21 12,029 10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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