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부자론도 한때의 흑역사
악마부자론도 한때의 흑역사
우주폭력배론이 일종의 흑역사임은 좀 더 오래 전에 깨달았다.
악마부자론은 유신론이나 불가지론처럼 파스칼의 내기에 입각해 선의지를 최선으로 삼는 보편 사상으로는 물론 말도 안 되지만, 무신론적 고찰도 해야 한다.
무신론적 고찰을 해야 하는 이유는, 애초에 날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난 약간의 양심이 있는 부류에 속한 일정한 상식을 갖춘 내성적인 인간이므로 이는 아니었다. 법 체계가 그렇듯이 모든 철학은 사이코패스 식인종 살인마도 대상으로서 포섭해야 하며 이유는 그들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이 되든 1명의 악당만이 세상에 남았다고 생각해보자. 이는 악마부자론의 상황과 일치한다. 그는 경험론적 측면에서 다른 입장을 이해할 수 없이 영원한 1인극이나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는 다른 자신과 동등하거나 하위거나 상위의 이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없게 되므로 필연적으로 관계를 갈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종악마 철학에서 말하는, 자기 자신에게 영원한 단조로운 삶이라는 형벌을 내리는 모습이다.
이 우주라는 특정 무대를 상정하면 상황은 더욱 엄혹하다.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이 우주 특성상 악마부자론 상황이란 혼자서 영원히 모든 기계를 수리 및 수정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정리에 불과하다. 이미 위 상황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악마부자론을 노골적으로 쓰는 경우가 내게 가끔 있는데 이는 분통이 터질 때 분풀이하려고 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악마부자론이란 아무리 긍정적으로 평가해도 낮은 가능성이다.
이 또한 우주폭력배론과 마찬가지로 창작물 속 사상으로나 써먹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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