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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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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11.20 05:38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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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78
추천수 :
555
글자수 :
513,204

작성
19.05.08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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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추천
8
글자
10쪽

28. 제피로트 용병단 (2)

DUMMY

"마물이 강해져?"

"네. 대장간에서도 그렇고, 길드에서도 다들 그 얘기 뿐이던걸요?"

"흐음.. 던전 안에 있을 때 딱히 이상한 점은 느끼지 못했는데."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꼬며 말하자, 제프는 자신 앞에 놓여진 맥주가 든 잔을 들어올리며 복잡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일단 내일 보고 오는걸로 하고, 일단 좀 즐기는건 어때?"

"맞아요. 던전 안에서 고생했으니 오늘 하루만이라도 편히 쉬자구요."

"어처피 한동안은 토벌 의뢰 정도 밖에 받지 않을테니 여유를 가지는게 좋을거라고. 전쟁도 점점 소강 상태에 접어들고 있으니까."


던전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낸 탓인지 일행들도 나도 모두 지친 상태였기에 난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럴때 아니면 언제 쉬겠어요?"


푹 쉰게 언제적이었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북부로 향하는 길에는 도망치느라 제대로 잠조차 자기 힘들었고, 심지어 화살을 맞아 당한 이후에는 줄곧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왠지 입 안이 써 난 내 앞의 우유를 들이켰다.


"이벨린 씨는 왜 우유를 드시는거에요?"

"술을 안 마셔보기도 했고.. 그 쓴걸 마시고 싶진 않아서요."

"술을 안 마셔봤다고? 좀 쎄지만 한 번 마셔볼래?"

"됐어요. 전 우유 한 잔이면 족하니까요."


난 메릴이 내민 술병을 밀어내고는 고개를 내저었다. 저 쓴걸 왜 먹는지 이해가 안된단 말이지.


"그러고보니 제프 씨, 출발은 이틀 후라고 했었죠?"

"아아, 그렇지. 아직 볼 일이 있어서 말이다."

"잘됐네. 머무는 동안 필요한 물건도 좀 사놓고, 각자 용돈도 스스로 벌어놓자고."


내가 필요한 물건은 다 샀는데.. 오랜만에 의뢰나 받아보는 편이 좋으려나? 남아있던 우유를 모두 들이킨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쉬려고?"

"네. 이른 새벽에 출발하려고요. 저 먼저 들어가서 쉬고 있을게요."

"잠깐, 나도 같이 가자."

"크라이스? 뭐, 그러죠."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 주점을 나가자, 크라이스가 남은 술을 모두 비운 후 나를 따라 나왔다. 아무래도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으윽.. 죽겠군. 속이 타는 것 같아."

"천천히 마셔도 되는데 왜 그런거에요? 기다려달라고 했으면 기다려줬을텐데."

"우린 따로 얘기할게 있잖아. 잔말말고 따라와. 조용한 곳으로 가자고."


난 어깨를 으쓱이며 비틀거리며 걷는 그의 뒤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그가 말한 조용한 곳은 우리가 묵는 여인숙의 지붕 위였다.


"정말 여길 올라가자고요?"

"당연.. 하지. 나 먼저 올라간다?"

"아니, 창문을 통해서 올라가면 되는걸 왜 벽을 타고 올라가려는건지.."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곤 빠르게 벽을 타 지붕 위로 올라갔다. 역시 엘프는 엘프라 뭔가를 타고 올라가는건 잘하는걸까. 난 한숨을 깊게 내쉰 후 그를 따라 지붕 위로 올라갔다.


"저기.. 크라이스?"

"..왜 그러냐?"

"취한 것 같은데 다음에 하는건 어때요?"

"나 안 취했거든?"


취했다. 제대로 취했어. 난 그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하아, 그러니까.. 어떻게 엘프인걸 알았냐.. 이 말이죠?"

"이야~ 너 눈치되게 빠르다? 메르티랑 요릴은 최근에서야 눈치챘던데."

"메릴하고 요르티겠죠. 지금 말해도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엘프에게 도움을 받아서 한동안 동행한 적이 있어요."

"엘프라앙? 네가? 아직 꼬맹이.."

"으악! 여기 지붕 위라구요! 조심 좀 해요!"


난 드러누우려는 크라이스를 끌어안아 내 쪽으로 당긴 다음 넓은 곳에 그를 눕혔다.


"그래서 어떻게 알아낸거야? 분명히 주술을.. 걸었.."

"한쪽 눈을 감고 자세히 살펴보면 보일거라고 했어요. 대부분의 엘프는 주술로 모습을 감추고 인간들 사이에 껴 있다고.. 한쪽 눈을 잃은 저라면 평상시에도 알아볼 수 있을거라고도 했죠."

"그렇구나아~ 그걸 내가 몰랐네! 내가 몰랐어어!"

"제발 크라이스! 가만히 좀 있어요! 아니면 방으로 돌아가던가!"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는건 처음이었다. 평상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며 끝이 보이지 않는 술주정을 하는 크라이스를 보자, 더더욱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야."


삼십분쯤 지났을까, 허공을 쳐다본채로 떠들던 크라이스가 갑자기 내 쪽을 쳐다보았다.


"왜요."

"내가 말이야! 사실 노예였거등?"

"네, 네."


노예 제도가 금지된지가 언젠데. 보나마나 헛소리겠지. 난 그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대충대충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런데 말이지이, 갑자기 단장이 날 사더라고? 그러고는 노예 상인 앞에서 다짜고짜 족쇄를 부숴버리는거 있지?"

"멋지네요."

"그러고는 너 내 동료가 되라! 막 이렇게 막해가지고.. 지금 용병일을 하고 있는거거든.."

"예, 예."

"그러다가 메릴도 만나고.. 요르티도 만나고.. 결국은 너도 만났잖냐. 단장이 아니었음 난 이미 죽었어, 죽었다고."

"..그런가요."


반쯤 잠든 상태에서 하는 술주정에 불과했지만, 지금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왠지 그냥 술주정이 아닌 것 같았다.


"이상한 말이 더 나오기 전에 들어가는게 좋겠네요. 줄로 묶을테니까 가만히 있어요."

"...."

"그냥 버리고 갈까."



"나 왔다."

"으헥.. 조금 늦으셨네요?"


침대에 기댄채로 말을 걸자, 제프는 침대에 몸이 묶인채로 곤히 잠들어 있는 크라이스와 헉헉대는 나를 번갈아보더니 어이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도대체 왜 그런 꼴로.. 크라이스는 왜 침대에 묶여있는거고?"

"술주정 덕분에 고생 좀 했죠. 원래는 고리 같은걸로 손발을 묶으려고 했는데 그럴때마다 조금.. 아시죠?"


크라이스를 고갯짓으로 가리키자, 제프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충 눈치챈게 몇개 있겠네. 그렇지?"

"고의성은 하나도 없었어요. 다 우연의 일치라고요."

"어느 정도지?"

"으음.. 크라이스에 대해서는 엘프에 타국의 노예 시장에서 거래되던 끝에 제프 씨에게 팔렸다는 것 정도?"

"..다시는 술 먹이나 봐라. 그럼 다른건?"

"메릴에게 슬라임에 대한 영 좋지 않은 사연이 있다는 것 정도려나요? 지인이나 본인이 슬라임에게 당한 적이 있는 것 같긴한데.."


내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그는 오른손을 들어올리며 그만 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으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 둘다 알아채고 있나?"

"크라이스는 자신이 엘프라는 사실을 들킨걸 알고 있고, 메릴은 제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으니 알고 있겠죠."

"하아, 본인한테 듣는게 좋긴 하겠다만.. 뭐, 메릴과 크라이스에 대한 것까지만 얘기하겠다. 요르티에 대해선 본인에게 들어. 벌써 친분도 꽤 쌓은 것 같고, 다들 벌써 동료로 받아들인 분위기니까."


그는 세개의 침대 중 하나에 걸터앉아 나에게 맞은편의 침대에 앉으라고 말한 뒤 깍지를 낀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크라이스는 네가 들은게 맞아. 평범한 용병이었던 내 첫번째 동료기도 하고. 여기서 서쪽에 아누리브라는 곳이 있지. 거기에서 구입한 노예였어. 원래는 그저 동정심으로 해방해주려던 거였는데, 족쇄를 풀자마자 나를 죽일 기세로 달려들더라고. 그때 서로 죽일 듯이 싸운 끝에 이렇게 된거지."

"사연이 생각보다 복잡하네요."


그는 쓰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제피로트 용병단을 만들게 된 계기는 메릴을 동료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직후였어. 크라이스와 둘이 길드에서 직접 내건 의뢰를 수행하던 도중이었지."

"무슨 의뢰였는데요?"

"실종된 모험가 파티의 흔적을 찾는 일. 3인의 모험가들이었는데, 의뢰를 받은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더군. 6급의 의뢰였는데, 사고가 있었던 것 같더라고. 길드에서 준 지도대로 찾아가보니 동굴의 끝에서 메릴 혼자 슬라임에 뒤덮힌채 기절해 있었지."

"그럼.."


난 입을 다물었다. 슬라임에 기겁하던 메릴에게 농담식으로 동굴 천장 사이에서 슬라임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농담을 건넸을때 메릴이 어떻게 반응했더라? 제프는 내 표정을 살피더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운이 좋았네요. 전멸은 면했으니. 저처럼 눈 한쪽을 잃지도 않았구요."

"..그런가. 너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거로군."

"새내기였을때죠. 산성 슬라임 토벌을 쉽게 해낸 후 점성 슬라임 사냥을 나서다 보기좋게 당했으니까요. 지나가던 모험가가 아니었다면 잃은 것은 눈 한쪽만이 아니었겠죠."

"무섭지는 않았나? 메릴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방 전체를 슬라임이 뒤덮고 있었다던데."

"무섭다기보단..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서 싸운거에 가깝죠. 절 도와줬던 모험가가 첫번째로 저에게 시킨 일처럼요."


페토르는 슬라임에게 복수를 할 기회라며 나에게 검을 쥐어주고 등을 밀어주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난 여기서 이러고 있지도 못했겠지. 슬라임을 마주했다면 메릴과 비슷한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비슷한 상황을 겪은 것 같으니 자세히 말해주지 않아도 알겠군. 그렇지?"

"그렇죠. 별로 좋은 기억도 아니지만요. 이러니까 마법사인 요르티가 어떻게 이 용병단에 들어왔는지도 궁금해지는걸요."

"되도록이면 본인에게 들어. 네가 들은 것처럼 한 명씩은 한구석씩 상처가 있는 동료들이니까."

"상처라면 저도 많은걸요."


웃으라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제프는 내 말이 마음에 든건지 피식 입꼬리를 올리며 그대로 침대에 드러누웠다.


"이야기가 길어졌구만. 이만 자야겠어."

"좋은 밤 되시길."


난 등을 끄며 침대에 몸을 내던졌다.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단장인 제프에게 들으니 오묘한 기분이었다. 내일 얼굴을 마주하면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를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난 고개를 힘껏 내저은 뒤 딱딱한 배게에 얼굴을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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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1) 19.06.04 26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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