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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모험가도 첫걸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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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icaiel
작품등록일 :
2019.01.22 02:10
최근연재일 :
2019.11.20 05:38
연재수 :
10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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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60
추천수 :
574
글자수 :
513,204

작성
19.05.2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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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4. 악마의 도구 (2)

DUMMY

"그건.. 도대체 정체가 뭐죠?"


어렵게 입을 움직여 묻자, 그는 보기만해도 소름끼치는 주사위를 다시 꺼내 가볍게 위로 던졌다 받으며 말했다.


"보시다시피 마도구지. 정확히는 악마(惡魔)의 도구지만."

"악마요?"

"자기 자신을 악마에 빗대다니, 짜증나는군."


크라이스의 중얼거림에 코덴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요르티를 쳐다보았다.


"마법사 아가씨는 마도구가 흡수한 마력들이 보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코덴이 가만히 있던 요르티를 쳐다보자, 요르티는 움찔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뭔가 용서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요르티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며, 그는 말을 이었다.


"오크들에게서 흡수한 것의 정체도 보였을거고."

"..당신은 마법사로서 하면 안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난 마법사가 아니라 마도공이니 말이지."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요! 생명 그 자체를 흡수하다니, 마력이 필요하다고 했잖아요!"


저렇게 화가 난 요르티는 처음봤다. 마력과 마법에는 문외한인 나조차도 요르티가 굳게 쥔 두 주먹을 떨며 화를 내자 주위의 마력이 요동치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젠장할.. 요르티.."

"크라이스?"


무슨 문제라고 생긴건지 내 옆에 서 있던 크라이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는 비틀거리며 요르티를 가리키더니 풀썩하고 그 자리에 쓰러졌고, 난 그를 급히 안아들어 요르티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 눕혔다.


"허억, 허억..."

"갑자기 왜 그래요?"

"젠장, 엘프는 주위 환경에 민감하다고. 저렇게 마력이 날뛰고 있는데 멀쩡하겠냐.. 가서 어떻게든 말려보라고."

"몸이 스스로 다가가길 거부하고 있다구요."


난 어쩔 줄 몰라하는 메릴과 제프, 그리고 요르티를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 코덴을 가리켰다.


"어떻게든 말려. 둘 중 하나를 기절시키든, 저 머저리 같은 초록머리를 치워버리든. 이게 도움이 될거야."

"이게 뭐죠?"

"마취 효과가 있는 식물의 잎이야. 널 치료할때 썼었지. 으깨서 손수건에 묻힌 뒤 이걸로 입을 막으면 될거야."

"알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하라는대로 잎을 으깨 손수건에 묻힌 뒤 조심스럽게 요르티에게 다가갔다. 조금씩 밀려나는 느낌에 더욱 발에 힘을 주어 다가가자 코덴의 손에 들려 있는 주사위가 마력을 조금씩 흡수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코덴!"

"남의 일에 그렇게 불만이신가?"

"용서할 수 없어요. 자연의 흐름을 깨트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구요!"

"자연의 법칙을 그렇게나 잘 아시는 마법사시니 그렇게 생각하시겠지. 그런데 난 아닌걸."


난 요르티의 뒤쪽으로 천천히 다가가 나와 똑같이 코덴의 뒤로 다가가고 있는 제프에게 손짓을 했다. 제프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을 폈다 쥐는 순간, 우린 동시에 둘에게 달려들었다.


"꺄앗!"

"으윽! 이게 무슨 짓.."


난 요르티를 덮치며 재빨리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았고, 그와 동시에 제프는 도끼 자루의 끝으로 코덴의 목을 쳐 기절시켰다.


"당분간은 조용해지겠네요."

"그렇겠지. 안됐지만 의뢰는 취소다. 이런 자와 같이 다니는건 위험하겠어."

"제가 도와준 사람이지만 그 의견엔 찬성이에요. 돈주머니는 놓고 가죠."

"그럴 생각이었다."


그는 돈이 든 주머니를 꺼내 기절한 코덴의 옷 속에 집어넣고는 잠든 요르티를 쳐다보았다.


"이렇게 화내는건 두번째로구만. 아차, 크라이스는 어디에 있지?"

"마력에 영향을 적지않게 받은 것 같아요. 저기에 눕혀뒀어요."

"잘했어. 크라이스는 엘프들 중에서도 마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체질이라고 하더군. 그래서 내가 그를 만났을때도 마력 족쇄가 채워져 있었지."


난 고개를 끄덕이며 크라이스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 메릴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메릴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보였고, 우린 요르티와 크라이스를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났다.


"괜찮겠죠?"

"저 정도의 도구를 가지고 있는 자라면 여기 서식하는 마물 쯤이야 손쉽게 해치울 수 있을거다. 따라올지도 모르니 서둘러 가도록 하지."


그때, 크라이스를 부축한채 걸어가던 내 머리 위로 눈덩이가 쏟아져내렸다. 차갑고 축축한 감촉에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익숙한 녹색 머리의 남자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나무 위에서 뛰어내리더니 불만이 있는듯 제프에게 다가갔다.


"어이."

"네 의뢰는 취소하겠다. 돈도 돌려줬으니 더이상 볼 일은 없을텐데."

"누가 의뢰를 마음대로 취소하겠다는거지? 난 그럴 생각이 없는데."


그렇게 말하는 그의 손에는 갈고리처럼 생긴 도구와 아까 돌려줬던 돈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요르티라고 했었나? 저 마법사, 저대로 두면 머지않아서 목숨이 끊어질텐데."

"지금 뭐라고 했지?"


그의 말이 끝나는 그와 동시에 내 검과 제프의 도끼, 메릴의 단검이 마치 서로 정해놓기라도 한듯 그의 목을 향했다. 코덴은 전혀 당황스러워하는 기색 없이 날 쳐다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이 둘은 몰라도 이벨린, 넌 치우지? 어처피 넌 사람을 베지도, 찌르지도 못하잖아?"

"과연 그럴까요."

"푸흡, 검날에 살기라도 싫고 그렇게 분위기를 잡던가."


그가 갈고리처럼 생긴 도구로 우리가 겨눈 무기를 살짝 긁자, 메릴과 제프의 무기에 균열이 가더니 균열 사이에서 빛이 새어나왔다. 놀란 메릴과 제프가 무기를 떨어트리자, 무기들은 갈라지더니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


"도끼가.."

"도대체 저건 또 뭐야?"


유일하게 부서지지 않은 것은 내 검이었다. 난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그의 목에 검을 더욱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그 검은 뭐지? 어째서 저런 꼴이 되지 않은거냐!"

"도구를 만든 사람이 모르는데 제가 그걸 알 턱이 있나요."


난 검을 거두는 척하며 발을 걸어 그를 넘어트린 뒤 가방을 빼앗았다.


"도구를 빼앗았으니 가지고 있는건 이제 그 이상한 갈고리 뿐이겠죠."

"그 도구가 없으면 이 마법사를 살리지도 못할텐데?"


그가 땅에 엎드린채 가리킨 요르티의 피부는 창백해져 있었다. 난 그의 멱살을 잡고 끌어올리며 말했다.


"뭘 원하는거죠."

"너희들과의 동행, 그리고 내 의뢰를 수행해주면 좋겠는데."

"제프."

"..어쩔 수 없군."

"이래서 쓸데없이 동료애가 깊은 용병단을 만나면 편하다니까."


그는 갈고리로 내가 들고 있던 가방을 잡아채더니 아까 그 주사위와 쐐기 같이 생긴 가시를 꺼냈다.


"허튼 짓거리를 한다면 이 자리에서 목을 날려주지."

"그건 사양하고 싶은걸. 아까 오크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 알잖아? 그리고 지금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라고 해봤자, 저 이상한 검하고 단검 몇자루, 그리고 활 뿐이잖아? 내가 무슨 도구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러기엔 너무 섣부르지 않아?"


인정하기는 싫었지만 그의 말이 옳았다. 그의 가방엔 무슨 술수를 부린건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용량이 컸고, 그 만큼 도구도 많을 터였다. 그리고 아까 그 주사위 같은 위력을 가진 도구가 있다면 코덴 혼자서도 우리 넷의 목숨이야 손쉽게 앗아갈 수 있겠지.


"잘했어. 조금 떨어져 있으라고."


그는 돈주머니를 꺼내 제프에게 던져주고는 쐐기의 평평한 면을 주사위에 댄 뒤 뾰족한 부분을 요르티를 향해 가져다 대었다. 놀란 내가 그의 손을 멈추려했지만 난 메릴의 손에 막혔고, 코덴은 그런 날보며 쐐기의 끝부분을 요르티의 심장 부근에 가져다 대었다.


"자, 다 됐으니까 다시 갈 길 가자고. 저 아이는 수면초의 효과가 끝나면 깨어날거야."


코덴은 험악한 시선들은 신경쓰이지도 않는지 도구들을 모조리 가방에 집어넣으며 앞서 걸어나갔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이런 일에 휘말리게 만든 것 같아서.."

"저 남자의 행동을 보면 널 이용하지 않았어도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들어냈을거다. 일단은 말을 따르는게 좋겠지."

"의뢰를 끝맺기만 하면 되는거잖아? 뭔지는 몰라도 끝내버리자고."

"이벨린 네 탓은 맞지만 널 질책할 생각은 없다고."


그렇게 말하며 날 지나쳐가는 동료들을 보며 난 주먹을 힘껏 쥐었다. 차라리 내 탓이라고 질책이라도 했으면 답답하지도 않았을텐데 괜찮다는 어투가 나에게 책임감만 더 씌우는 것 같았다. 난 바닥에 떨어진 검을 주워들어 검집에 꽂은 뒤 천천히 그들의 뒤를 따랐다.


"아아, 그러고보니 한동안 함께할 사이인데도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는게 많잖아? 저 애가 깨어날 때까진 대화라도 나누는건 어때?"

"거절한다."

"꺼져."

"역시 재미있는 친구들이라니까."


지금 저렇게 겉으로 보여주는 능청스러운 모습도, 나와 처음 만났을때 나에게 익숙했던 카에드 같은 성격을 보여줬던 모습도, 뭐가 진짜 그의 모습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알려준 자신의 이름도 분명히 가짜겠지.


"후우.."


확실한건, 그가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결코 가면을 쓴 광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 지금 걷고 있는 길은 지금까지 내가 걸었던 길 중에서 가장 위험한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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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39.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3) 19.06.08 271 5 10쪽
39 38.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2) +1 19.06.06 276 3 10쪽
38 37. 바다 위의 배는 완벽한 밀실이다 (1) 19.06.04 292 3 11쪽
37 36. 악마의 도구 (4) 19.06.02 284 4 11쪽
36 35. 악마의 도구 (3) 19.05.30 299 5 13쪽
» 34. 악마의 도구 (2) 19.05.27 297 4 10쪽
34 33. 악마의 도구 (1) 19.05.25 365 8 9쪽
33 32.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2) +1 19.05.22 334 7 10쪽
32 31. 세상은 넓고, 별의별 사람들은 많다. (1) 19.05.20 367 7 16쪽
31 30. 변화 19.05.16 366 7 10쪽
30 29. 제피로트 용병단 (3) 19.05.12 352 7 10쪽
29 28. 제피로트 용병단 (2) 19.05.08 362 8 10쪽
28 27. 제피로트 용병단 (1) 19.05.04 372 7 9쪽
27 26. 던전 앤 아르고노트 (2) 19.04.30 385 6 10쪽
26 25. 던전 앤 아르고노트 (1) 19.04.26 388 6 11쪽
25 24.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4) 19.04.21 390 7 11쪽
24 23.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3) 19.04.16 399 7 10쪽
23 22. 용병들과 모험가 한 명. (2) 19.04.13 43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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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 다가오는 겨울 (3) 19.04.05 436 10 9쪽
19 18. 다가오는 겨울 (2) 19.04.01 439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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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 부당한 계약 (2) 19.03.20 539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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