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
사상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제국의 황제가 적들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알프 아르슬란에게 붙잡힌 로마누스 4세나 크롬에게 붙잡힌 니케포루스 1세도 있긴 했지. 하지만, 그나마 그 놈들은 사유가 명확한 제국의 적성국이기라도 했지, 이렇게 더럽게 꼬이고 꼬인 사정을 가진 놈은 아니었다. 적성국이라면 차라리 죽이거나 협상을 하는 정석적인 사례라도 있지, 이런 복수심에 미친 자칭 정통 제위 후계자라는 놈은 무슨 짓을 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눈에 들어온 광경에 차라리 눈을 뜨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눈에 들어온 시야에 처음 보이는 것은 등뒤로 결박된 모습의 나와 바실과 안드로니쿠스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맞은 편에서 오만한 자세로 앉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율리아였다. 그 주변에는 한 인상과 한 덩치하는 우스타샤의 행동대원들이 마치 황제를 호위하듯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 흐트러진 복장을 제대로 갖춰입은 율리아의 모습은 정말로 그 자리에 어울리는 여제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나와 비슷하게 정신을 차린 듯한 바실이 고개를 들며 주변의 상황과 율리아를 발견하고 황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대체 누구십니까?”
“이미 알고 있지 않더냐? 내 이름은 율리아노스 팔라이올로구스. 제국의 정당한 권리를 가진 황위 계승자이다. 그리고, 아비에게 버림받은 자식이고, 천한 자에게 자리를 도둑맞은 자이며, 더러운 도적들의 손에 모든 것을 잃고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벼랑에서 기어올라와 원래 내 것이어야 할 것들을 다시 찾고, 그것을 빼앗은 자들에게 복수를 맹세한 자이다.”
바실은 율리아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거의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말을 이어가지 못하자, 율리아가 먼저 말했다.
“그 바닥에 나뒹굴어 보니 기분이 어떠냐? 이제야 너와 나의 자리가 합당하게 자리잡았구나. 카르브나의 시골뜨기 주제에··· 감히, 내가 가졌어야 할 지고의 자리를 훔쳐서 위세를 부리다니. 좀도둑놈아··· 네까짓 것이 감히 무엇이길래. 네가 위대한 황실의 혈통을 한방울이라도 물려받았더냐? 네가 나와 같이 어린 시절부터 선택된 후계자로서 제위에 오를 제왕의 교육을 받았더냐? 변경의 시골에서 호밀밭이나 지키던 주제에 감히 넘볼 수 없는 자리를 훔쳐놓고,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감히 내 앞에 스스로 얼굴을 들이밀다니. 이건 아마도 주님도 나의 복수를 허락하심인 모양이구나.”
“저는··· 당신을 구하려고 왔습니다. 세상 어딘가에 저도 모르고 있던 형제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단서 하나만 가지고 말입니다.”
“순진하고 어리석구나. 내가 그 말을 믿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여자의 모습으로 네 앞에 나타났기에 망정이지, 내가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너는 틀림없이 제거하려고 들었겠지. 그리고, 네가 여기 당도한 것이 정말로 네 의지였다고 생각하느냐? 두라초에서 확인한 나에 대한 소재의 정보와 나의 행방을 찾는 흔적들. 그것들이 우연히 벌어진 것이라 생각하느냐?”
그의 말을 듣자 갑자기 나는 등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맙소사, 그럼 중간중간에 끊어진 실을 이어가듯이 우리를 이곳으로 인도한 단서들이 전부 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수색의 행보를 서두르게 했던 또 다른 추적자들의 소문도? 그 모든 것이 우리를 낚기 위해 뿌려둔 미끼였다고? 그것을 인자하자 나는 지독한 절망감에 빠져들었다. 맙소사. 완전히 당했어. 변명의 여지도 없이 우리는 저자의 함정에 빠져든거야. 우리의 완패야. 다른 사람도 아닌 제국의 공동 황제와 근위대장이 포박된 지금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을거야. 나는 그런 절망감을 느끼며 바실을 바라보았다. 바실은 나와는 또 다른 절망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겁니까?”
“몰라서 묻느냐? 그야 당연히 복수 때문이지. 날 버린 아비와 내 자리를 훔친 도둑놈에 대한 복수, 그것 외에 더 무엇이 있겠느냐?”
“아버지를 욕하지 마십시오. 아버지가 왜 형님을 도우지 못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아마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셨을 겁니다. 그때 아버지는 황제가 아닌 일개 시민에 불과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의 자리를 훔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제가 원한 자리조차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원치 않던 자리였고, 누군가 해야만 했기에 제가 맡아야 했을 뿐입니다. 의무였을지는 몰라도 권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그것을 그런 식으로 매도하지 마십시오.”
“잘도 지껄이는 구나. 황실의 피는 한방울도 이어받지 않은 주제에, 분에 넘치는 콘스탄틴노플의 황궁에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살다가, 제국군의 정점에 올라서 무소불위의 무력을 손에 쥔 파렴치한아. 네가, 도적들의 손에 결박되어 강제로 거세되는 고통을 맛보았느냐?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매춘굴의 창부로 전락하여 나락으로 떨어진 치욕을 맛보았느냐? 그 지옥에서 복수를 위해 벼랑을 기어올라 증오하는 자들의 성기를 핡아야 하는 고난을 감수했더냐?
너는 내가 겪은 그 고통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너와 나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증오와 복수뿐이고, 이제 내 손에 떨어진 네 녀석은 그런 나의 일방적인 복수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제 조금은 내가 맛본 절망을 조금이나마 체감할 수 있겠느냐? 제국의 무력의 정점이면서도, 이곳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개죽음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겠느냐? 이제 네게 남은 것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하는 것 뿐이다. 크하하하!!!”
율리아의 잔인한 복수 선언에 나와 안드로니쿠스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바실에게 잔혹한 가해를 당장이라도 가할듯한 율리아의 태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닥에서 버둥거리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절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실이 갑자기 조용히 말했다.
“그렇군요.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는 알겠습니다. 그것이 형님의 뜻이라면··· 마음대로 하시죠. 다만,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뭐? 부탁? 큭큭큭··· 이제서야 목숨이 아까워서 살려줄 것을 구걸하고 싶은 기분이 드나? 그래, 어디 한번 구걸해 보아라.”
그러나 바실이 말한 것은 율리아의 예상을 벗어났다.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공녀님과 근위대장님은 풀어주십시오. 두 사람은 당신의 복수와 관계가 없습니다.”
“뭐? 지금 뭐라고? 네 목숨은 상관이 없다고? 그리고 대신 저들을 풀어달라고?”
“네. 형님과 저의 문제가 아닙니까? 그럼 상관없는 사람들은 풀어주시죠. 복수를 논하고 싶다면 저에게만 이야기 하십시오. 무관한 사람은 빼주십시오.”
바실의 말에 율리아는 한동안 어이없는 표정으로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갑자기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킥킥킥··· 이거 걸작이군. 정말이지 그 고결함에 눈물이 날 정도군. 뭐? 복수의 대상은 자신이니 무관한 사람은 빼달라고? 지금 그걸 속임수라고 쓰는 거냐? 그런 얕은 수에 내가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나? 어떻게든 두 사람을 풀어주고 시간을 끌 생각인 모양이구나. 그렇지? 저 여자가 라구사 외부에 구원군을 불러오라고 네 인장을 들려서 먼저 보낸 그 꼬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모양이지?”
바실은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가락에서 인장이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를 바라보았다. 전혀 몰랐다는 표정이었고, 그러고 보니 쿠타이가 없었구나라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율리아에게는 그것마저도 가식처럼 보인 모양이었다. 율리아가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 유목민 꼬마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 기대는 접는 것이 좋아. 확실히, 그 녀석이 우리 손에서 빠져나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라구사에서 빠져나가는 모든 출구는 지상과 지하 모두 우리 우스타샤의 손길이 닿아있고, 아직 그 꼬마는 그 출구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꼬마는 아직 라구사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것이다. 새가 되서 하늘로 날아가지 않는 한, 절대로 프리슈티나에 있는 남세르비아 테마군 기지로 도망칠 수 없다. 그러니, 그런 헛된 희망은 버리는 것이 좋아.”
그의 말에 나는 더 큰 절망감을 느꼈다. 아오, 정말이지 되는 일이 없네. 그 녀석이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아직 라구사를 빠져나가지 못했다니. 그리고 그런 나의 절망과 무관하게 바실은 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뇨, 저는 시간을 끌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무관한 사람은 빼자는···”
“이제 말장난은 끝이다. 뭔가 시간을 끌고 싶은 모양이지만, 나는 더 기다려줄 여유가 없을 것 같구나. 이제 복수의 시간이다.”
그렇게 말한 율리아는 예의 그 세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안드로니쿠스가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렸다.
“안돼!!! 차라리 나를 죽여!!!”
하지만, 그런 안드로니쿠스의 저항은 무의미했다. 율리아는 칼을 뽑아들고 일어서서 한걸음 한걸음 바실에게 다가갔고, 바실은 굳은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짐작도 할 수 없을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누군가 방으로 들어오며 소리쳤다.
“두··· 두목. 방해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 사람들이 아무리 기다려달라고 말해도 요지부동이라···”
나타난 사람은 내 눈에도 낯이 익은 사람이었다. 창관의 지배인이었다. 우스타샤 내부에서 제법 간부급으로 보이는 그 남자는 율리아에게 변명 같은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를 듣자 율리아의 표정에서 갑자기 오만함이 사라지고 썩어 들어갔다. 그는 혀를 차며 칼을 다시 칼집에 집어넣었고 그 순간 방으로 수십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그들의 복장을 본 나는 그들의 정체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 부대 문장과 저 특유의 복식. 카탈루냐 전우회와 베니스 저항군 라구사 지부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짜고짜 방으로 들어와서 소리쳤다.
“이봐, 우스타샤의 두목. 갑자기 우리를 동원해서 시궁창에서 뒹굴게 했으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와 공유해야 하는 것 아닌가?”
“후후후. 당연한 말씀이죠. 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미 알려드리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혈태자를 무사히 손에 넣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 모두의 원수, 제국의 군신 혈태자를 우리 손아귀에 잡았습니다. 그 사실을 이미 전령들을 보내 전해드렸습니다만.”
“전령을 보내서 통보만 하면 끝인가? 거둔 성과를 우리와 공유해야 마땅하지. 당연히 우리에게도 보여야 할 혈태자를 우스타샤에서 혼자 붙들고 있다고 하길래 기다리다 못해 찾아왔소. 그래, 저기 묶여 있는 자가 바로 혈태자인가?”
카탈루냐 전우회의 장교로 보이는 남자의 말에 율리아는 되게 아니꼽지만 억지로 참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응? 뭐지? 이 상황은? 뭔가 상황이 미묘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그리고 율리아가 말했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곧 여러분들에게 우리의 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거둔 대성공을 공유드리고자 하였습니다. 자, 보십시오. 말씀하신대로 저기 묶여 있는 자가 바로 우리의 복수의 대상, 혈태자입니다.”
“과연··· 소문대로군. 제국의 군신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모습이야. 불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가 마치 사자같군. 근데, 저 옆에 시골뜨기는 누구지? 혈태자의 종자인가?”
순간, 율리아와 우리는 적대감을 넘어선 웃픈 공감대를 형성했다. 와, 내가 겪은 일을 여기서 다른 시선으로 보니 되게 웃기네. 율리아는 왠지 내가 느낀 것과 같은 두통이 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쪽은 근위대장 안드로니쿠스입니다. 그 종자처럼 생긴 것이 혈태자.”
“에에에엑? 저 사람이 혈태자라고? 저렇게 평범한 소년이? 이봐, 우스타샤의 두목. 분명히 혈태자가 당신 동생이라고 하지 않았나? 형제가 어떻게 이렇게 서로 안닮은···.”
“이복 동생입니다!!!” “제가 언제 저 자식이 제 동생이라고 했습니까!!!”
뭔가, 두 형제의 억울하다는 반론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런 두 사람의 항변을 들은 카탈루냐 전우회와 베니스 저항군 사람들은 조금 미심쩍어 하면서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은 율리아를 보면서 말했다.
“뭐, 좋소. 일단은 저자가 혈태자라고 해둡시다. 우선, 지금의 시대를 넘어 제국의 역사를 통틀어 봐도 전례가 없는 군신을, 이렇게 우리 손아귀에 넣은 것은 서로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하오. 보통 사람은 쉽게 해낼 수 없는 엄청난 결과요.”
“물론입니다. 우리 거사를 위해 힘을 합친 세 조직에 시작도 하기 전에 날아든 낭보입니다.”
율리아는 의기양양하게 자신을 치하하는 그들의 앞에 자신의 공적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말이요, 우리가 원래 세웠던 계획에서는 이런 상황은 조금 돌발 상황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소. 생각해 보시오. 애초에 우리 계획은 이런 것이 아니지 않소? 원래 우리의 계획은, 우리 세 조직이 힘을 합쳐 제국에 복수하겠다는 것이었소. 그래서, 제국에 반감을 가지고 수족으로 부릴 세력을 모으는 라구사 공화국의 가에타니 렉터에게 포섭된 척을 해서 이곳 라구사에 집결했지. 그리고 우리 카탈루냐 전우회의 군사력, 베니스 저항군의 자금력, 우스타샤의 정보력과 선동능력을 이용해서 라구사를 전복하고 장악하기로 하였소.
그 다음 그 소요를 가에타니 렉터가 제국에 반기를 들려고 했던 것을 우리가 먼저 선수쳐서 가에타니 렉터를 제압하고, 가에타니 렉터가 인질로 잡고 있던 비밀의 후계자의 신변도 확보했다고 제국 본국에 보고하기로 했지. 그러면 틀림없이 황제가 발걸음을 할 것이 틀림없고, 그러면 당신이 황제와 직접 마주할 자리를 만들어질 것이고, 거기서 당신은 당신의 복수를 완성하겠다고 하였지. 그리고, 그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들을 다 당신이 주도하여 기획했지. 미리 제국 본국에 알려지도록 두라초와 라구사에 비밀의 후계자의 떡밥을 흘린 것도 포함해서 말이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뭐, 뭐야. 이 섬뜩하기 그지 없는 계획은? 이 계획··· 지독하게 치명적이다. 내부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여기 낚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제국의 파멸과 연결될 수도 있는 엄청난 것이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이 모든 것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고, 아직 진행중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우리가 낭만적인 후계자 찾기를 하는 사이에 물밑에 깔려 있던 소름돋는 계획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기획한 것이 바로 저 요사스러운 자라면··· 저 사람은 단언하건데 현재 제국과 황실의 최악의 적이다. 내가 그 요사스러운 미모와 삐뚫어진 증오심과 지독한 모략을 가진 괴물에게 두려움을 느끼는 동안 그 자가 입을 열었다.
“네 정확한 요약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은 지금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린 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하기 힘들 것 같소만. 원래 계획대로라면 먼저 제거해야 할 것은 황제가 아니었던가? 혈태자는 황제가 제거된 이후 정치력의 부재로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제위를 노리는 자들과 내전을 치르게 하여, 전력을 손실시키고 제국 모두의 공적으로 만들어 제거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지 않았나? 그런데··· 갑자기 한참 나중으로 순서가 미뤄져 있던 혈태자가 왜 지금 여기에 우리 손에 잡힌 거요?”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