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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슈퍼 담배K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다홍
작품등록일 :
2019.02.1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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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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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3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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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pack 10. 마음의 소리 (1)

DUMMY

점심시간.

매점에서 나온 김연은 운동장 외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미리 불러낸 백원만도 함께였다. 백원만에게는 물어볼 말도, 해 줘야 될 말도 있었다.

구입한 페스츄리를 덥석 베어 문 김연이 백원만에게 슬쩍 권했다.


“아니, 괜찮아.”


나직하게 말한 백원만이 손을 내저었다.

김연도 두 번 권하지 않았다. 어차피 3교시의 일로 기분이 좋아져서 변덕스레 권했던 호의였다. 김연이 다시 빵을 한입 물었다.

사각.

하얗게 굳은 설탕 부분이 기분 좋은 식감을 냈다. 입안 가득 달콤함을 음미하는 김연에게 백원만이 물어 왔다.


“슬슬 말해 주지 않겠어? 내 사라진 능력에 대해서 말이야.”


김연은 빵을 한가득 우물거리며 백원만을 쳐다봤다.

백원만은 차분한 눈빛으로 김연을 마주 바라보고 있었다. 우물쭈물하며 눈도 제대로 못 맞췄던 어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위에서 가만히 관찰하고 있던 시가렛이 슬쩍 입을 열었다.


“일관성 없는 녀석이네. 거의 하루 주기로 성격이 바뀌잖아. 상담 같은 걸 한번 권해 보는 게 어떨까?”


김연은 그 말에 상당 부분 동의했다. 반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다.

백원만의 감정 기복에는 외부 요인의 영향이 컸다. 하루 만에 이능을 얻었고, 하루가 가기도 전에 잃었다. 그리고 다시 하루 만에 거기 관련됐으리라 생각되는 사람을 특정했다.

지금 김연의 앞에 있는 건 그 후로부터 꼬박 하루 동안, 아마도 김연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했을 백원만이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할 수밖에. 아마 지금의 모습은 백원만이 사실을 듣기 위해 선택한 최선의 모습일 터다.

그러나 김연은 그 기대를 맞춰 줄 생각이 없었다. 머금고 있던 달콤함을 식도로 양도한 김연이 백원만에게 물었다.


“그전에 문제 하나 낼게.”

“문제?”

“내가 언제부터 네 능력을 알고 있었을까?”

“···뭐?”


숨을 한 차례 들이마신 김연이 곧장 이어 말했다.


“일단 정답은 체육 창고다. 사람을 이십 미터 이상 날려 버리는데 의심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잖아? 무엇보다 나는 바로 네 뒤쪽에서, 네가 어떤 행동으로 그들을 날렸는지 똑똑히 봤어.”

“그, 그건···.”

“확신을 가진 것은 어제야. 네가 나한테 와서 능력이 어쩌고 말했던 바로 그때.”

“하지만 그때 내 입을 막았다는 건···.”

“그래. 거기서 오해가 비롯된 모양인데···.”


김연이 먹던 빵으로 백원만을 가리켰다.


“너 바보냐?”

“으, 응?”


백원만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 멍청한 표정을 감상하며 페스츄리를 한입 더 베어 먹은 김연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교실에서 능력 얘기를 꺼내서 뭘 어쩔 생각이었는데?”

“물론 네게서 이야기를 들을 생각으로···.”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면 어쩔 생각이었고?”

“······.”

“더불어 네가 능력자란 사실이 밝혀지면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 봤어?”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말에 백원만의 표정이 찌그러졌다. 계속 늘어나는 경우의 수를 감당할 수가 없었던 탓이다.


-우와, 뻔뻔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가렛이 작게 반발했다. 그런 그녀를 깔끔하게 무시한 김연이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요 며칠간 확산되고 있는 소문이 있지. 너도 아마 들어봤을 거야.”

“황색 코터, 흰색 목도러···.”


침을 꿀떡 삼킨 백원만이 조심스레 답했다. 시가렛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김연은 고개를 끄덕이는 와중에 생각했다. 저 호칭, 역시 어떻게든 해야 했다.


“뭐, 믿을 수 없는 소문이지. 아직 확인된 것도 없고.”

“하, 하지만···.”

“근데 너는 아니지? 너 자신이 직접 능력을 경험했으니까.”


백원만이 찡그린 표정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내심 미소를 지은 김연이 쐐기를 박았다.


“그럼 다시 문제. 걔들과 너의 차이가 뭘까?”

“······!”

“알겠어?”


김연이 빵으로 다시 한 번 백원만을 가리켰다. 절반가량 먹어 치운 빵 끝에 걸린 백원만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백원만은 그저께 아침 지도실에서 본 동영상을 떠올렸다.

차이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드러나지 않은 반면, 자신은 확실히 특정됐다.


“이렇게 가까운 구역에서 초능력자가 셋이나 나오다니. 경사라고 해야 하나. 혹시 전부 너 아니야?”

“아, 아니야!”


백원만이 단박에 부정했다. 생각보다 크게 나온 목소리에 움츠러든 백원만이 소곤소곤 말을 이었다.


“황색 코터 때는 체형부터 달랐어. 흰색 목도러도 그래. 그 녀석이 찍혔을 때 난 이미 학교였어. 머릿속이 온통 네 생각으로 가득했단 말이야.”

“···그래. 알았어. 믿어 줄게.”


김연은 반사적으로 나갈 뻔한 주먹을 잡아 세웠다.

하마터면 진짜로 때릴 뻔했다. 가볍게 지껄인 농담이 이따위로 돌아올 줄이야. 교실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었다. 요즘 엮이는 놈들마다 멘트들이 아주 가관이었다.


“아무튼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이토록 많은 초능력자가 그동안 왜 드러나지 않았냐는 거지. 팔십억에 가까운 인구가 이백 개가량의 나라에 퍼져 살고 있는데 유독 한국, 그것도 서울, 한 술 더 떠 한 개 구에서 초능력자 셋이 나왔다? 나는 말이야, 이렇게 생각해.”


침을 꿀꺽 삼키는 백원만을 향해 김연이 낮게 말했다.


“초능력자는 어느 시대고 있어 왔고, 어느 시대에서든 통제당해 왔다고.”

“······.”

“따라서 이번 일을 시작으로 이 나라가 주목받게 될 거라고 말이지. 그간 통제 범위 밖에 있었든, 이미 통제받고 있었든 간에.”

“주목이라니··· 대체 어디서···.”

“초능력자가 존재한다면 그 초능력자를 전담하는 단체가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잖아.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 경우, 초능력자들이 지금껏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설명되고. 내 생각이지만 그들은···.”


김연은 의도적으로 말꼬리를 늘렸다.

실시간으로 거짓말을 치려니까 머리에서 쥐가 났다.

백원만은 둘째치고 시가렛조차 몰입한 표정에 그나마 보람이 느껴졌다. 다행히 앞뒤는 맞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거짓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건 김연이 과거 내내 생각해 왔던 가능성에 대한 가설이기도 했으므로.


“···어딘가의 연구소에서 해부당하고 있거나 이미 죽어서 그 존재조차 소거됐을 거야. 살아 있다면 모종의 방법으로 자유가 박탈된 채 이용당하고 있겠지. 아주 다양한 용도로.”

“으, 으으···.”


김연의 음산한 눈빛에 백원만은 이빨마저 딱딱거리며 떨었다.

김연은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봤다.

경계심은 많이 희석된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모자랐다.

굳이 거짓말까지 하면서 백원만을 구슬리려는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입단속이었고, 다른 하나는 의문의 해소다. 중요한 것은 당연히 후자다. 예컨대, 백원만이 능력을 얻게 된 계기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후자일 뿐, 입단속도 중요하다. 꼭 비밀 유지가 아니더라도 백원만의 주둥이는 단속할 필요가 있었다.

그 두 가지를 위해 김연이 택한 것은 공감대의 형성이었다. 생리적으로 꺼려지는 강압적인 수단들을 제하고 나면 이것이 최선이었다.

능력에 관계된 이야기라면 사생활에 속한다. 그걸 알기 위해선 백원만의 공간에 먼저 들어가야 했다.

김연은 주머니 속의 동전을 가만히 만져 봤다.

부담은 있지만 감수할 가치가 있었다. 백원만은 첫 사례다.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서라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 둬야 했다.

그는 오늘, 백원만에게 능력을 드러낼 생각이었다.

툭! 투둑.

김연이 막 동전을 꺼내려던 때, 운동장 쪽에서 축구공 하나가 휙 하니 날아왔다.


“저기! 미안한데 공 좀 이쪽으로 차 줄래?”


꽤 커다란 목소리에 김연의 시선이 운동장으로 향했다. 필드보다 좁은 운동장에서, 스물두 명이라고 보기엔 좀 많아 보이는 남학생들이 모두 이쪽 편을 보고 있었다.

데굴데굴 굴러온 축구공이 김연의 발치에 닿았다.


“······.”


잠시 공을 주시하던 김연이 주위를 한 번 슥 둘러봤다.

누가 들어서 좋을 이야기가 아니라 걸음이 닿은 곳도 상당히 구석진 장소였다. 전후좌우는 물론, 창문도 없는 외진 벽 쪽. 백원만과 자신 외에 다른 학생은 없었다.

운동장과의 거리도 상당했다. 김연에게는 문제되지 않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거리였다. 아마 공이 날아오지 않았다면 저쪽에서도 김연과 백원만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순간 김연의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이거라면 동전을 구부려 보여 주는 것보다 임팩트가 크다.

김연이 들고 있던 빵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이어 바스락거리는 비닐을 솜씨 좋게 접어 뒷주머니로 수납했다.

툭!

가볍게 공을 차 올려 손으로 받아 든 김연이 백원만에게 물었다.


“내 이름, 알고 있어?”

“···김연?”

“그래. 내 이름은 김연이야.”


짤막하게 답한 김연이 운동장을 쳐다봤다. 곧 공이 날아오리라 생각한 남학생들은 주춤주춤 흩어지고 있었다.

김연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물었다.


“그럼 그걸 언제부터 알게 됐는지도 기억나?”


곧장 답하려던 백원만의 눈이 점차 커졌다.


“···화, 화요일?”

“맞아. 정확하게는 이번 주 화요일이지. 이상하지 않아? 일 년 내내 같은 반이던 녀석을 불과 삼 일 전에야 알게 됐다는 것이.”


표정 없이 말하는 김연의 모습에 백원만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너, 너 대체 정체가 뭐야? 날 잡아가려고 온 거야? 왜 나한테 이런 짓을 하는 건데!?”

“아이고, 답답해. 지금까지 뭘 들은 거야?”


말은 그렇게 했어도 썩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다. 김연은 속으로 웃었다. 저런 반응도 스스로의 안위를 무척이나 걱정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 때문이다.


“어이!”


운동장에서 조금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됐고, 그냥 봐라.”


피식 웃은 김연이 바닥에 내려놓은 공에서 두어 발자국 물러섰다.


“내가 너한테 왜 이러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훌쩍 도약한 김연의 왼발이 공의 옆에 안착했다. 거의 동시에, 섬전처럼 뒤따라온 오른발이 공의 뒤꽁무니를 사납게 후려쳤다.

뻐억!

가죽 북 터지는 소리와 함께 공이 형이상학적 궤도를 그리며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마치 가벼운 고무공을 힘껏 찼을 때 볼 수 있을 법한 광경이었다.

푸걱!

회전 없이 날아간 공은 순식간에 골대로 처박혔다. 그리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터져 버렸다. 골대 옆으로 기대 수비수와 담소를 나누던 골키퍼는 아예 다리가 풀려 자리에 주저앉았다.


“······.”

“···어···.”


운동장에 한순간 정적이 흘렀다. 농구를 하던 학생들은 튕겨 나온 농구공을 잡지 못했고, 밖으로 나와 도시락을 먹던 교내 커플도 서로 먹여 주려던 김밥을 땅에 떨어트렸다.

축구를 하던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못 박힌 듯 제자리에 서서 김연이 있는 쪽과 골대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얼굴조차 식별되지 않는 거리에서 날아온 공이, 그보다 먼 골대에 부딪혀 터졌으니 당연했다.


“나도 초능력자거든.”


김연이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있는 백원만에게 조용히 말했다.


“자, 그럼 마지막 문제. 과연 저 친구들은 저걸 누가 찼을 거라고 생각할까? 창고에서 사람을 이십 미터 이상 날린 너? 아니면 그 옆에 있던 나?”

“헉!”


그 소리에 백원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방금 이건 자신으로선 할 수도 없고 하지도 못할, 또한 지금 직접 보지 않았다면 믿지도 못했을 일이다. 그러나 앞에 붙어 있는 단서에서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백원만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너, 너! 어쩌자고 이런 일을 저지른 거야!”

“이게 바로, 네가 지금까지 교실에서 나한테 한 행동이야.”

“······!”

“이제 좀 알 것 같아? 내가 너한테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당황해서 입만 뻐끔대는 백원만에게 김연이 싱긋 웃어 주었다.


“입조심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지 않으면.”


거기까지 말한 김연이 벽 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서서히 시끄러워지는 운동장과 김연을 몇 번이나 살핀 백원만이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


“어, 어디 가?”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 이제 네 이야기를 들었으면 해서 자리를 옮기려고. 뭐하면 여기서 계속할까? 나는 상관없다만.”

“아냐! 당장 옮기자!”


주춤거리던 백원만이 곧장 김연을 앞질렀다. 운동장에서 남학생들이 조금씩 움직일 기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둥지둥 앞서가는 백원만을 보며 김연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시가렛이 그런 김연을 복잡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너, 아까···.

“아까?”

-···아무것도 아니야.


고개를 작게 저은 시가렛이 입을 다물었다.

김연도 더 캐묻지 않았다. 그녀가 끝맺지 않고 삼킨 내용을 어쩐지 알 것 같아서였다.


‘초능력 전담반··· 설마 그거 진짜 있는 건가.’


그것 말고는 설명되지 않는다. 평소와 달리 이야기에 몰입하던 시가렛의 모습이 떠올랐다. 딴죽을 걸었어도 진작 걸었을 녀석이 조용해서 내내 걸리던 참이다.

말을 하다 만 것에도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시가렛의 금제에 관련된 주제일지도 모른다.


‘···일단 눈앞의 일부터다.’


어차피 시가렛은 말해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김연은 생각을 멈추고 재차 걸음을 옮겼다. 지금은 자리를 옮기는 게 먼저였다.

운동장의 소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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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Pack 11 부상하는 비(非)일상 (2) 19.03.18 48 2 13쪽
29 Pack 11 부상하는 비(非)일상 (1) 19.03.17 39 2 15쪽
28 pack 10. 마음의 소리 (4) 19.03.16 34 2 13쪽
27 pack 10. 마음의 소리 (3) 19.03.15 41 3 15쪽
26 pack 10. 마음의 소리 (2) 19.03.14 51 2 14쪽
» pack 10. 마음의 소리 (1) 19.03.13 58 2 14쪽
24 pack 9. 계획 (2) 19.03.12 54 1 13쪽
23 pack 9. 계획 (1) 19.03.11 55 2 13쪽
22 Interval 19.03.10 60 2 15쪽
21 pack 8. 소문 (3) 19.03.09 67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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