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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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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돌킴
작품등록일 :
2019.02.20 12:06
최근연재일 :
2019.03.02 07: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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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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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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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8.이결혼은 반드시!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닭을 들고 가는 하나아빠의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은 주간 근무니 좀 일찍 일을 마쳤다. 하나보고 치킨 튀겨놓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 빨리 집으로 오라 했다. 하나 엄마의 병간호는 지금 하나의 이모가 하고 있었다.


대통령의 비서에게 연락이 왔을때까지 하나 아빠는 사실 무언가 잘못 되가고 있다고 느꼈다.

얼떨결에 선이라는 것을 본 후 정중히 거절하기는 했지만 왠지 저들에게 농락당하는 게 아닌지 찜찜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쫓겨난 후 소심쟁이가 되버린 하나 아빠는 딸 하나만 바라보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뚱딴지 같이 영부인이 되는 선자리라니, 홀리듯 선자리에 내 보냈지만 기분은 영 기분이 이상했다.

승현의 비서는 난데없이 병원비를 내주겠다고 했다.


“왜요? 왜 우리 병원비를 그쪽에서 내줘요?”

"이미 손하나씨와 얘기가 끝난 상황입니다. 개인적인 선의에 의해서니 사양마시고 받아 주십시오.”


‘개인적인 선의? 그럼 대통령은 우리 하나가 마음에 들었다는 얘긴가?’


“잠, 잠깐만요! 대통령께서 우리 하나에게 선의를 가질 이유가 뭐가 있어요?”

“선 보셨잖아요? 그리고 말씀드리긴 뭣하지만 지금 각하께선 온통 하나씨에게 신경이 가계십니다. 업무에 차질이 생길 지경이라고요.”


비서는 짐짓 심각한 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손하나씨 아버님? 병원비를 빨리 해결하셔서 우리 한승현 대통령님과 하나씨 부담을 덜어들이는 게 어떠세요?”


왠지 그러지 않으면 큰일이 생길것 같았다. 당장 한국의 국정이 마비가 되거나 빚이 두 세배가 증식하는 악몽이 그려졌다. 그저,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거 아주 좋은 일이잖아? 대통령이 우리 하나한테 반했다, 이 얘기 아니야?


하나 아빠는 어떻게 딸의 마음을 돌려야 할지 고민이었다. 우선은 치킨을 잘 튀여 심신을 안정시킨 신분을 뛰어 넘은 사랑에 대해 얘기 해 볼 참이다. 이미 검색도 끝내 놨다.


영국 해리 왕자의 생모인 고 다이애나 황태자비, 모로코의 왕비인 그레이스켈리, 현재는 덴마크의 왕세자비인 메리 도널슨이 서민가정 출신이다. 그레이스켈리를 빼놓고는 전부 평범한 처녀였으며 심지어 어느 왕세자 부인은 마약 중독자에 성중독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런 평범한 사람들도 신분 상승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딸도 못할게 없지. 우리 딸은 게다가 인텔린데! 심지어 사돈 할아버지도 하나를 마음에 쏙 들어 하시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문제는 하나의 마음이었는데 한승현이라면 여자로서도 탐나는 인물이 아닐까?


“전혀요.”

치킨을 뜯으며 하나가 말했다.

“왜? 그 정도면 인물에 머리도 수재에 게다가 대통령...어휴...말하면 입아프다. 얘야. 냉정히 말하면 너보다 한 1000배는 나은데.”

“우씨! 아빠 맞아? 그럼 아빠가 한승현하고 결혼하던지!”

말인지 막걸린지.

“진짜 이상한 노인네야. 날 언제 봤다고 대뜸 손주 며느리야?”

“하나야...저...근데...”

“왜!”

“돈 앞에선 장사 없더구나...엄마 병 또 언제 발병할지도 모르고...형편이라도 좀 피면 엄마도 스트레스 덜 받을 거 같고...”

“그러니까, 아빠...대통령도요. 저 안 좋아 한다니까요. 저라면 치를 떨거예요. 아마. 제가 그 사람한테 어떻게 했냐면요....그게 ”

하나는 이혜영의 얘기를 하려다 관둬버렸다.

“하여튼. 난 안 내켜요. 나, 사랑 받고 살고 싶어요. 하지만 한승현이 나 좋다고 하면 생각은 해볼게요. 아주 천천히요.”

“이미 돈은 받았는데...”

“아빠, 그게 무슨 돈이냐면... 아...답답하다.”

구구절절한 그 사연들을 차마 아버지에게 다 말하지 못했다.

“갚아야 할 빚이 또 생겼어! 걱정마. 내가 갚을게. 갚으면 끝나.”

빚 얘기만 나오면 하나의 승부욕레벨이 상승했다. 하지만 자신만만한 표정은 어쩜 절망감의 다른 표정인지도 몰랐다.

“아빠, 닭이 왜 이리 맛없어?”

“아, 급하게 하느라... 왜, 맛없어?”

“이래가지고 언제 치킨 집 차려. 히잉. 닭 집 차려 빚 갚는다며.”

하나는 닭을 뜯으며 우는 소리를 했다.



***


혜영이 한승현의 기사를 읽다 화제가 된 사진하나를 발견한다.

로맨스의 시작인가요? 라는 유치한 제목으로 시작된 이 기사의 조회수는 300만이 넘었다.

곱슬머리의 귀여운 인상, 조금만 꾸민다면 꽤 미인일 것 같은 여자가 승현을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을 본 혜영의 동공이 잠깐 동안 떨렸다. 여자만의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여자가 승현에게 완전히 빠졌다는 걸. 사진을 자세히 보니 서울클럽에서 승현에게 망신을 당했던 여자였다. 파파라치라더니 정말 끈질기게도 쫓아다니는구나. 혜영은 댓글 정보로 손하나를 검색했다.

무언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결혼 전 자신의 키스 사진을 유포한 그 기자였다.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사진을 확대해서 승현의 표정도 살폈다.


안쓰럽게 보는 표정이었다. 나를 볼 때도 가끔 저런 표정을 지었었지. 혜영의 가슴에서 무언가가 치솟았다. 그냥 승현의 옆에 저 여자가 있는 게 싫었다.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 커서일까. 매일 밤 혜영은 그를 그리워했다.


“사모님. 사장님 전화십니다.”

혜영이 귀찮은 듯 전화를 받았다.

“야, 이혜영. 왜 이렇게 전화 안 받아? 집으로 전화하게 만들고....”

하루에도 몇 번씩 태성은 혜영의 안부를 확인했다.

“무음으로 해서 못 들었어.”

“내가 널 모르니? 너 일부러 안 받는 거 알아.

무엇이 불안한건지, 아니면 그녀가 그렇게도 좋은 건지 하루에도 몇 번씩 확인한다. 가끔은 예고도 없이 집에 들러 혜영을 안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거부해도 소용없었다. 어차피 태성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면 혜영의 야망도 힘을 잃는다. 적당히 맞춰주며 혜영은 자신의 것을 챙기려 애썼다.


“아버지가... 너 장인 회사 나가는거 격렬하게 반대해하셔.”

“약속과 다르잖아. 난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

“어차피 회생 불가능 한거 아니야? 그냥 돈이나 챙기는 게 빠를 텐데”

그녀는 작은 손을 꼭 쥐었다.

“그렇게 말하지마...네가 도와준댔잖아.”

“알았어, 알았어. 바르르 떨기는. 너 떠는 소리 다 들려. 그리고 오늘 나 못 들어가.”

“왜?”

“아버지 따라 제천 공장 가려고.”

“그래. 알았어.”

“얌전히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전화를 끊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출근이라도 하게 해주면 좋을 텐데. 아직 시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았다. 혜영은 침대에 누워 통유리에 비친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69층 팬트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낮은 곳에서 보다 더 멀게만 느껴졌다. 혜영은 오늘 본 그 사진이 마음에 걸려 심난했다. 휴대폰을 열었다. 승현에게 결국 문자를 보내고 만다.


한승현은 웬만해서 휴대폰을 보는 일이 없었다. 이동 중이거나 특별한 검색을 할 일이 있을 때 빼고는. 취임식이 끝나고 새로운 국정 현안으로 눈 코뜰새 없이 바빴다. 할아버지의 결혼 타령이라든가, 파파라치 기자에 대한 분노라든지는 까맣게 잊은 채였다.

업무를 마치고 청와대로 들어오는 길이었다. 승현은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켰다. 혜영에게 온 문자가 있었다.


“김기사, 남산으로...아니, 내가 운전하고 갈테니 자네는 여기서 내려.”

"네?”

“규정에 어긋나는 건 알아. 하지만 내 개인적인 일이야.”

“안됩니다. 각하. 안전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대한민국처럼 안전한 데가 어딨어? 걱정 말고 차 키 주고 퇴근해. 혹시나 무슨 일 있으면 경호팀장이 내 지근거리에 있으니까.”

“하지만....”

“부탁이야. 오늘만.”

하는 수 없이 기사는 내렸다. 승현은 곧장 남산으로 향했다. 둘이서 자주 만났던 밀회의 장소로.


“혜영아.”

승용차를 세워두고 그녀에게로 갔다. 여전히 변함없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조금 여윈 것 같았지만 남자를 애태우게 하는 아련한 미모는 여전했다.

“미안...나 바보 같지?”

“행복한지 궁금했어.”

“행복해, 아주.”

“다행이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어릴적부터 사랑을 키워 온 그들은 이렇게 저녁 야경을 보며 로맨틱한 사랑의 감정을 키웠다. 저녁 야경을 감상하고 서울 클럽의 객실에서 하루를 보내며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겼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예뻤던 추억도 다 지나간 환상처럼 돼 버렸다. 그들은 헤어졌고 그만큼 서로 아파했다.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돌아오면 뭐, 어떻게 할건데.”

“결혼 해야지.”

“말도 안돼.”

“왜 안 돼?”

“할아버지가 용납하지 않을 거고, 총각인 지도자가 이혼녀랑 결혼 하는 게 한국사회에게 어떨 거 같아. 여긴 프랑스가 아니야. 널 사랑하는 그 수많은 국민들이 바로 안티로 돌아 설 거야. 정치... 죽을 때까지 하고 싶댔지? 나랑 결혼 하는 순간 그 꿈은 포기해야해. 넌 망할 거야.”

“누구도 진정한 사랑은 비난하지 않아.”

“정치는 달라. 사업과 같아. 우린 가끔 이렇게 만나던가, 멀리서 그리워 한다던가 둘 중 하나야.”

“나도 너와 같아진다면?”

“무슨... 말이야.”

“서로 동등한 입장이 되면, 최소 욕은 덜 먹겠지.”

“하, 말도 안돼.”

“찰스 황태자는 끝까지 첫사랑을 잊지 못했어. 그래서 비극이 생겼지. 난 너 잃지 않아. 그리고 진실을 알면 사람들도 쉽게 우릴 비난하지 못 할 거야.”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눈이 펑펑 내릴 것 같은 날씨였다.

“사랑해 혜영아. 그리고 난 어느것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


승현은 오랜만에 만난 혜영을 꼭 끌어안았다.

아름답고 멋진 야경이 그들 뒤로 보석처럼 빛났다. 그들의 찬란한 미래를 예견하는 것처럼 더없이 눈부셨다.


***


눈처럼 하얀 백호가 삼호각 주변을 슬렁거렸다. 백색 호랑이가 담을 너머 정원에서 노니는 사슴 한마리를 노린다. 한노인이 그것을 발견하고는 사람들을 불렀으나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끼던 사슴을 백호에게 빼앗길까 한노인은 지팡이를 들고 쫓았다. 그때 하늘에서 큰 봉황이 내려와 백호를 공격했다. 백호와 봉황이 피튀기는 혈투를 하다가 백호가 쓰러져버렸다. 거대한 봉황이 백호를 꿀꺽 집어 삼켰다.

“백호야!”

왠지 자신의 몸이 삼켜지는 것처럼 한노인은 괴로워했다. 이 집안의 수호신이 봉황에게 삼켜지니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때 사슴이 동그란 눈을 뜨고 한 노인을 바라봤다. 그러더니 껑충껑충 뛰더니 어느 남자에게 풀썩 안기는 게 아닌가. 남자의 얼굴을 봤다. 경비원 손씨다. 봉황이 집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한참을 날았다. 하늘에서 우두두 황금이 떨어졌다.


“캬! 꿈 한 번 기가 막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노인은 멀찌거니 정원을 바라봤다. 보통 이런 꿈은 큰 재물을 모으는 꿈이거나 집안의 경사, 혹은 앞으로의 길한 것을 점지하는 꿈이렷다.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꿈을 꾸었을까. 내게 아직도 운이 남았던 가. 승현이 태어 날 때도 이런 좋은 꿈은 꾸지 못했다. 노인은 전율했다. 필시 아주 큰 행운을 거머쥘 꿈이었다.


그게 바로 한 달 전의 꿈이다. 한노인은 자신의 신비한 꿈을 김비서에게 말하며 슬쩍 자신의 속마음을 비쳤다.


“그 꿈이 바로 우리 손자가 혼인하는 꿈 아니겠어? 그래서 내가 그 아이 혼사에 뛰어든 거야. 그 녀석이 뭐라 반항하든 내 말대로 될거야. 지가 별수 있어? 이 할애비가 없었으면 그 녀석 그저 그런 법조인으로 남았겠지. 내 말이 틀려?”

“맞습니다. 지금까지 예견이 틀리신적이 없으니까요.”

“아니지. 틀린 적은 있었지. 내가 우리 아들 유학 보내서 죽인 거...”

한노인은 자식의 죽음을 매우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튼 이 결혼은 아주 길한 징조야. 대통령한테 전화 좀 넣어 라.”

“네.”

“내가 청와대로 간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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