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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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3.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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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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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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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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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보복

DUMMY

리디아가 살던 곳과는 꽤 멀리 떨어진 마을의 숙소.


따뜻한 양송이 스프를 앞에 둔 리디아는 좀처럼 스푼을 들지 못하고,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온 마족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오늘따라 눈보라가 더 거셌기에 순탄한 길은 아니었을 테지만, 리디아는 가름이라는 남자가 쓴 전이 마법으로 장거리를 단번에 이동해올 수 있었다.


어디든지 단숨에 순간이동하는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놀랄만한 일이었으나, 이 작은 소녀는 겁먹은 새끼 고양이, 아니 새끼 사자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예... 그렇게 되었습니다. 예정보다는 살짝 늦어질 것 같습니다, 보스.”


가름이 눌러쓴 군모를 매만지며 통신석에 대고 말했다.


그의 반대편에 앉은 여우 수인ㅡ쿠도는 두꺼운 서류철을 펼쳐 뭔가를 기재하고 있다.


여기에 오기 전에 들은 거로는 각각 군의 준장과 대위라는 모양이지만, 리디아는 아직 그게 얼마나 높은 계급인지 몰랐다.


리디아는 착잡한 마음으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모든 게 낯설고,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은 채다.


그녀를 구해준 이들은 자신들을 마왕군이라고 소개했지만, 아직 어린 리디아에게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다.


하나같이 멋들어진 군복을 입고 있었기에 군인이라는 것 자체에는 의심이 가지 않았지만, 리디아는 아직 마왕이 강림했다는 소식을 받아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지금 3층의 방에는 같이 있지 않지만, 이 숙소에는 리디아를 데리고 온 둘 말고도 그들의 부하로 보이는, 비슷한 군복을 입은 마족들이 잔뜩 있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묘한 무기를 허리춤에 차고, 등에는 막대처럼 생긴 걸 메고 다니는 그들의 모습은 리디아가 책으로 읽거나 아버지에게 들었던 마왕군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마족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인간의 군대와 비슷해 보일 정도로 말이다.


『본래는 그 두 가지 말고는 관심 없었다만, 이렇게 된 이상은 할 수 없지.』


가름이 든 통신석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이 마왕의 것이라고 리디아는 이해했다.


『니블족이라고 했지, 놈들은 우리 마왕군의 작전에 재를 뿌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한 놈도 빠짐없이 죽여라.』


“옙, 보스.”


『원군은 필요하나?』


“아뇨, 저 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런가.』


가름이 들고 있는 작은 통신석은 상대의 모습을 비추고 있진 않았지만, 씩씩한 가름의 대답을 듣고 마왕이 흐뭇하게 웃는 게 리디아의 머릿속에 그려졌다.


『생존자는 보호하고 있다고 했지. 니블족의 행방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가름이 자신에게 고개를 돌려, 리디아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스프를 먹고 있는 척을 했다.


“아무래도 꼬마니까 말이죠... 일단 물어보긴 했지만 쓸만한 정보는 없을 것 같습니다.”


『뭐라도 좋으니 탐지마법에 쓸 매개체가 필요한데. 놈들이 남기고 간 건 없나?』


그 말을 들은 리디아는 자신도 모르게 목에 걸린 에메랄드색 목걸이를 만졌다.


원래는 저 통신석처럼 두 개의 물건의 시간을 이어주는 마법 도구다. 아버지의 원수를 찾는 것에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몰랐다.


“저, 저기...”


모기 만한 소리를 낸 리디아를 보고 가름이 반색했다.


“오, 있는 거냐?”


“그... 이건 아빠가 생일선물로... 오늘 준 선물인데...”


리디아는 주저하면서도, 목걸이를 끌러 공손하게 내밀었다.


“원래는 아빠가 집에 없을 때 연락하라고 준 건데... 나머지 한쪽이 없어졌어요. 아마 인간들이... 가져간 걸 거에요. 이걸로 아빠를 해친 인간들을 찾을 수 있다면 써주세요.”


자세한 사정은 몰라도 그녀를 도와주려는 마족이다. 인간들의 만행을 보고 그녀 대신 분노해주는 사람.


리디아는 울지 않으려 했지만, 울먹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가름. 전송해라.』


입을 다문 가름이 목걸이를 쥐더니, 그가 손을 폈을 때 목걸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음... 이건 쓸 수 있겠군. 해당 위치 좌표로 다시 보내겠다.』


다시 공중에서 나타나는 목걸이를, 가름이 조심스럽게 받아들었다.


그것도 전이 마법의 일종이라고 이해한 리디아가 놀랄 틈도 없이, 통신석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명령한다.


『네 반쪽을 찾아라ㅡ』


실내에서 검은빛이 갑자기 여러 갈래로 일더니, 가름이 든 목걸이를 휘감았다.


파도처럼, 불꽃처럼 넘실대는 흑색의 빛.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 하고 입을 벌리고 보던 리디아는, 그게 마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불을 지피는 마법 도구 정도는 본 적이 있었지만,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에 넋을 놓고 보았다.


피잉ㅡ!


그 순간, 목걸이를 감싸며 일렁이던 흑색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창문 너머로, 바닥 밑으로, 천장 위로.


쏜살같이 쏘아진 빛이 없어지고, 목걸이가 잠잠해진 걸 본 가름은 그걸 리디아에게 돌려주려는지 손을 내밀었다.


“아, 감사합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받으려던 리디아였지만, 자신의 목에 다시 채워주는 가름의 손길을 느끼고 잠자코 손을 내렸다.


“그렇게 너무 기죽어있지 않아도 된다고. 너는 내가 주운 이상 확실히 돌봐줄 테니까.”


그의 큰 손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리디아의 긴장이 점차 녹아갔다.


만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고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특히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는 그녀의 아빠의 손길을 떠올리게 했다.


『찾았다.』


마왕이 고하는 것과 동시에, 공중에서 종이 하나가 나타나더니 팔랑이며 떨어진다.


재주 좋게 그걸 받은 여우 마족이 내용을 읽어내려갔다.


“그리 멀리는 못 갔군요.”


『방금 확인한 위치다, 대위. 조금씩 바뀌고 있으니 놈들의 이동 경로를 예상하는 정도로 참고하도록. 30분마다 업데이트하겠다.』


“알겠습니다, 마왕님.”


쿠도는 제자리에서 일어서며 군화 뒷굽을 소리 나게 부딪히며 경례했다.


보이지 않는데도 그 정도의 존경을 표하는 모습을 보고, 리디아는 이 마왕은 엄청 대단한 자임에 틀림이 없다고 확신을 가졌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 여우는 아무에게나 허리를 숙이지 않을 것 같았던 것이다.


『정말 대위가 있어 줘서 한시름 놓았어. 가름 혼자 보내면 여러모로 불안하니 말이다.』


“보스... 보스까지 왜 그러십니까, 여기서 구박받는 것도 힘든데.”


투덜거리는 가름에 대비되게 눈웃음을 짓는 쿠도.


『아 그래그래, 잊을 뻔했군. 대위 앞으로 선물이 하나 있다.』


“선물... 말입니까?”


쿠도가 눈썹을 모았다.


『부탁한 검의 재련이 끝났으니 지금 그쪽으로 보내겠다. 전투 시작 전에 완성되어 다행이군.』


“오오...! 드디어 만들어진 겁니까...!”


그 말을 들은 쿠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제대로 받으라고, 떨어뜨리기라도 했다간 키루아가 슬퍼할 테니까.』


종이가 그랬듯 허공에서 불현듯 나타난 건 그녀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디자인의 검이었다.


칠흑같이 검은 손잡이와 칼집. 전체적으로 약간 휘어있는 디자인의 날붙이였다.


겉보기에는 쿠도가 이미 지닌 검과 별로 다를 것이 없었지만, 그녀가 검을 뽑아 들자 희푸른 광채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이야, 이거 신기 아니냐? 천계에서 훔쳐 온 거 아냐?”


가름이 감탄사를 내었다.


빛을 반사해서 광채가 나는 것이 아니라, 검 그 자체에서 그만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다.


『아쉽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부의 수제작이다, 가름. 고대마법이 아닌 일반마법은 무기에 부여하는데 어렵다고 해서 라드레이드의 기술을 좀 빌렸지.』


콧대가 높아질 정도의 무기였지만, 마왕은 덤덤히 설명을 이어갔다.


『대위의 모국인 쿠라마사의 검을 그대로 본떠, 고대마법을 부여한 상태로 재련했다고 들었다. 키루아의 말에 따르면 웬만한 성검이나 마검 따위는 싸구려로 보이게 만드는 걸작이라더군. 무엇이든지 버터처럼 갈라버린다는 게 녀석의 설명이다.』


단지 들고 있을 뿐인데 도신에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눈부신 광채를 내는 끄트머리가 향하기만 해도 모든 게 양단될 거 같아, 리디아는 몸을 움츠렸다.


아버지가 해주던 옛이야기에나 등장할 법한 무기다. 저런 굉장한 걸 만든 마왕은 도대체 무슨 사람일까.


“쿠라마사의 재련에 비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아... 게다가 이 마법은...”


검을 살펴보던 쿠도는 놀람 반, 감동 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진지한 얼굴 말고는 좀처럼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던 여우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믿을 수 없어... 정말 마법이 깃들어있다니...”


『어때, 마음에 들었나?』


혼잣말로 감탄하던 쿠도는 마왕의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왔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왕님!”


쿠도는 이번에는 경례 대신 통신석을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그녀의 주인이 하사한 검을 소중하게 들고서.


『우수한 부하에게 이 정도는 아깝지 않지. 아무쪼록 그걸로 재미 좀 보았으면 좋겠군.』


“황송할 따름입니다...!”


쿠도가 검을 다시 검집으로 되돌리자 실내를 가득 채웠던 빛이 사라졌다.


『그럼 일단 그런 걸로 하고... 나머지는 맡기지, 가름. 마왕군을 얕보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똑똑히 알려주도록.』


“물론이죠, 보스.”


은은하게 빛나던 통신석이 빛을 잃고, 가름은 엄지만 한 크기의 작은 돌을 품속에 집어넣었다.


“그럼 슬슬 움직여볼까.”


그의 시선을 받은 쿠도가 종이에 그린 것을 내밀어 보여준다.


검을 받고 입이 귀까지 걸렸던 모습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진지한 장교의 얼굴이 되어 있었다. 허리에 찬 검은 이제 두 자루가 되어 있었지만.


“니블족은 소규모 군락을 하나씩 함락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이곳 마을을 먼저 쳤겠지만, 우회하는 경로를 택한 것으로 봐서 다음 목적지는 이곳입니다.”


쿠도가 동그라미 친 곳은 리디아가 살고 있던 산등성 건너편에 있는 성채도시.


살라잘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경계마다 성벽을 쳐놓은 것으로 유명하다고 리디아도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었다.


무척이나 단단하고 높은 성벽 때문에 도시 전체가 거대한 요새와 같다고 했다. 성채도시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여긴 그냥 마을이 아니고 성채가 있는 도시잖냐. 떠돌이 생활이나 하는 놈들이 무너뜨릴 수 있겠어?”


가름도 리디아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의문을 담았다.


“니블족은 정면에서 쳐들어오는 것보다, 상인을 위장해 소수가 먼저 들어가고 경비를 무력화한 뒤 문을 열어 기습하는 전략을 자주 씁니다. 이번에도 통할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시도는 해볼 생각이겠죠.”


“자세히 아네, 하루네... 레윤케 역사집이라도 읽은 거냐?”


“하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불린 쿠도는 찌릿하고 가름에게 시선을 보내더니,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현지정보수집은 최소한의 노력입니다, 준장님... 그러니까 좀 더 준비하라고 조언해드렸는데.”


“귀여운 하루네가 있는데 내가 그럴 필요가 있겠어? 정말 믿음직하다니까!”


엄지를 척 세워 보이는 가름.


쿠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리디아에게 말했다.


“알겠습니까, 리디아. 커서 이런 사람이 되면 절대 안 됩니다. 몸만 자랐지 정신이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요.”


“너무한 거 아니야?! 나 일단은 준장인데?!”


펄쩍 뛰는 가름의 입가엔 웃음이 걸려있다.


마왕군이라고 하지만 딱딱해 보이지는 않았다.


둘이 그렇게 농을 던지는 것을 보자니, 아버지에 대한 것이 생각나 리디아가 다시 우울해지려는 찰나.


“리디아. 우리는 지금부터 당신의 아버지를 해친 인간들을 찾아서 죽일 겁니다. 동행하고 싶습니까?”


“대위... 어린 애한테 뭘 그런 걸 묻고 그러냐. 여자애는 얌전히 광맥지대로 전이시켜주자고.”


가름이 말리지만 쿠도의 눈빛은 한없이 진지했다.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그녀는 부친의 죽음을 경험했습니다. 원수를 자기 손으로 칠지 말지 정도는 그녀도 결정권이 있어요.”


“...”


가름이 어깨를 으쓱했다.


리디아는 어떻게,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복수로 미쳐버릴 때도 있지만,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제대로 끝을 맺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망념에 사로잡혀 살게 되겠죠. 정하는 건 리디아, 당신입니다.”


리디아는 곰곰이 생각했다.


“저는 약하니까... 스스로의 힘으로 그 남자를 이길 수 없을지도 몰라요.”


작은 손은 목걸이를 매만졌다.


“하지만 아빠의 목걸이는 제 손으로 되찾고 싶어요. 그건 저를 위해 아빠가 준 선물이니까. 그러니까 같이 갈래요.”


그녀의 어깨에 턱, 하고 가름의 손이 놓인다.


“잘 말해줬어! 당하고만 있으면 성에 안 차지! 네 아버지도 분명 기뻐하실 거다!”


“묘하게 들뜨셨네요, 준장님...”


“이렇게 어린 애가 정의를 바라는 거라고? 기뻐해 주는 게 당연하지!”


군모를 눌러쓰며 일어선 가름은 펄럭, 하고 망토와 코트의 중간쯤으로 보이는 상의를 걸쳤다.


“자, 그 빌어먹을 인간 놈들에게 정의를 맛보게 해주자.”


◆ ◆ ◆ ◆ ◆ ◆ ◆ ◆ ◆ ◆ ◆


“신호가 왔습니다, 쿨란.”


수염을 지저분하게 기른 남자는 그 말을 듣고도 허리 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 숙소로 쓰는 천막에서 한창 놀이를 즐기고 있던 중으로, 그에 머리채가 잡혀 엎드린 채 교성을 내는 여자의 큼지막한 가슴을 세게 주무르고 있었다.


수 시간 전만 해도 훌쩍이는 소리가 가득했으나, 어느 시점부터 천막에서 새어 나오는 건 헐떡이는 소리와 신음소리 뿐.


“이런 좋은 몸을 갖고서 마을에 썩힌 게, 아깝구만. 그러니까 내가 구멍 하나하나 남김없이 써준다 이거야!”


이미 의식이 몽롱해 보이는 여자의 입에 억지로 혀를 집어넣으며, 쿨란은 지치지도 않고 그녀의 몸을 탐한다.


“그ㅡ그 ㅁㅡ”


“꽉꽉 조여대면서 뭔 소리야! 뒷구멍으로 슬슬 느끼는 거냐?”


질척이는 소리, 살과 살이 닿는 소리가 반복되었다.


“쿨란, 신호가ㅡ”


“알았으니까 닥치고 있어봐라. 지금 좀 바쁜 거 안 보이냐?”


그 옆에는 마찬가지로 발가벗은 여인들이 셋 널브러져 있었다.


하나같이 끈적끈적한 액으로 온몸이 뒤덮여,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에 보고를 전달하러 온 부하는 코를 잡았다.


전리품으로 데려온 성노리개 중 쿨란에게 배정된 년들이다.


동공이 풀린 채 경련하는 그녀들을 보고 쿨란은 코웃음 쳤다.


“반반한 년들은 금방 망가져서 좀 그렇다니깐. 그럼 슬슬 끝내볼까.”


“아, 아앗ㅡ”


거칠게 자신의 씨앗을 마음껏 쏟아 넣은 쿨란은 눈이 뒤집혀서 침을 질질 흘리는 여자를 한쪽으로 밀어버렸다.


“휴, 다 비워내니 시원하단 말이야. 신호 왔다고 했지? 어디 줘봐라.”


부하에게서 망원경을 낚아챈 쿨란이 바지만 주워입고 성큼성큼 천막 밖으로 나간다.


눈보라 사이에 흐릿하게 성채도시 살라잘이 보이고 있었다.


끼릭.


눈을 렌즈에 가져다대자 보이는 건 푸르게 타오르는 봉화.


그건 성문을 열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 행상인으로 위장해서 숨어든 부하들이 성공했다는 소리다.


“이것만 잘되면 나도 차기 족장이야, 흐흐.”


쿨란은 끔찍한 미소를 지었다.


“살라잘이라, 저기엔 또 어떤 맛난 년들이 있을까 벌써 기대되는군.”


작가의말

너무나도 나쁜 놈인 쿨란은 그 뮬란의 대머리 악당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디즈니라 순화되긴했지만 실제로 당시 전쟁에는 무슨 짓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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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마음의 온기 +1 24.02.24 17 2 14쪽
294 최후의 편지 +1 24.02.17 17 2 15쪽
293 소녀는 어둠을 빛으로 착각한다 +1 24.02.10 17 2 12쪽
292 엄습하는 어둠 +1 24.02.03 18 2 16쪽
291 어둠과 함부로 마주한 그들의 말로 +1 24.01.27 19 2 13쪽
290 밀정 +1 24.01.20 24 2 15쪽
289 두 늑대가 바라보는 곳은 +1 24.01.14 24 3 12쪽
288 태초의 유물 +2 24.01.13 24 3 12쪽
287 어둠 속의 살육 +3 24.01.07 32 4 14쪽
286 새롭게 펼쳐지는 무대 +3 24.01.06 28 3 13쪽
285 족쇄를 찬 소년 +1 23.12.30 31 3 12쪽
284 운명을 속삭여라 +1 23.12.25 27 3 13쪽
283 아멜리아 비 리히트 +2 23.12.23 27 3 13쪽
282 왕녀의 비밀 +1 23.12.16 28 3 13쪽
281 그녀만이 뭔가 다르다 +3 23.12.09 29 3 14쪽
280 잿빛 위화감 +3 23.12.02 34 3 12쪽
279 암살 시도 +1 23.11.25 28 2 14쪽
278 세계에게 사랑받다 +1 23.11.18 40 3 13쪽
277 막으려는 자, 부수려는 자 +2 23.11.11 36 2 13쪽
276 사이코메트리 +4 23.11.04 41 3 15쪽
275 레벤 연합의 탈락, 계속되는 전쟁 +1 23.10.28 37 3 12쪽
274 목숨만을 건지다 +1 23.10.21 34 3 13쪽
273 정령술사 프엘리냐 +1 23.10.19 35 3 12쪽
272 또 다른 싸움 +3 23.10.11 39 3 13쪽
271 류드라이 +4 23.10.05 37 3 13쪽
270 뱀의 눈에 비친 것은 +3 23.09.23 46 3 14쪽
269 짙게 드리우는 그림자 +1 23.09.10 50 3 14쪽
268 어둠으로부터는 피할 수 없다 +1 23.08.31 53 2 9쪽
267 고유 이공간 +1 23.08.29 49 3 12쪽
266 그의 의지로 검게 칠해진다 +2 23.08.23 51 3 14쪽
265 가브리엘의 지팡이 +2 23.08.14 56 3 14쪽
264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최강종 +2 23.08.08 60 3 15쪽
263 드워프와 인간 +3 23.07.30 54 3 16쪽
262 어둠을 처단하는 창 +3 23.07.15 54 3 15쪽
261 금속은 생각보다 무르다 +3 23.07.05 61 3 13쪽
260 천사와 대척점에 선 것은 +2 23.06.18 71 3 15쪽
259 기술의 진보는 곧 살육의 진보 +3 23.06.10 65 3 16쪽
258 포신이 품은 마법 +3 23.05.20 69 3 10쪽
257 피의 무게는 죄의 무게만큼 +3 23.05.18 71 3 11쪽
256 신의 활, 그 시위가 품는 것은 +1 23.05.14 64 3 16쪽
255 매듭을 짓지 않으면 +2 23.05.09 66 3 14쪽
254 공중 요새 +3 23.04.29 69 3 16쪽
253 마도 vs 고유스킬 +5 23.04.05 74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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