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상태창이 잘못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26,613
추천수 :
417
글자수 :
212,356

작성
19.06.26 12:22
조회
656
추천
10
글자
10쪽

I`m like a supervisor

DUMMY

성호는 황당했지만 바로 눈을 피했다. 이 바닥에서 연예인 싸움이 매니저 싸움 되는 건 하루이틀도 아니니까. 자존심 따위는 갖다 버린지 오래.


“죄송합니다.”


성호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자, 용수는 속이 답답해졌다. 양중기는 용수의 시선따위는 상관없다는 듯이, 그를 구석구석 뜯어보곤 감탄을 내뱉었다.


“와, 역시 라이쌤 클라쓰는 어디 안 가. 흔남을 훈남 만들어 놓으셨네.”


얼핏 들으면 칭찬 같았지만, 명백히 비꼬는 어조였다. 입가에 비웃음까지 걸려있어서 불쾌함이 더했다.


‘인성 더럽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건 그냥 미친놈인데.’


용수는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들이대고 싶었지만, 그래봤자 그만 손해다. 선배한테 대든 버릇없는 후배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았다.


“훈남이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욕이었는데 이해를 잘 못했나 봐?”

“네?”


“네는 무슨 네야. 새끼. 군대도 안 갔다 왔냐? 눈 안 깔아?”


용수, 성호, 라이제이. 셋 다 군필이었고 양중기만 미필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용수는 군기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었다.

용수는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다. 여기서 대들면 그가 잃는 것. 당장 양중기가 밖에 나가서 떠들면 촬영장 사람들이 좋지 않게 볼 거다. 양중기가 개차반이긴 해도, 자기네 배우니까. 어디 토크쇼라도 나가서 입이라도 터는 날에는 양중기 팬들이 그의 팬카페랑 SNS를 점령하겠지. 그에 비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자기만족 밖에 없지만······.


“아직도 뜨고 있네. 너 내가 좋게좋게 말해 주니까 우습게 보이지?”


이런 말을 듣고도 참고 있어야 할까. 실력에 자신감이 없던 시절이라면 그랬을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어차피 이 사람하고는 한 장면만 촬영하면 끝이다. 그가 계획하는 대로 탑스타의 자리에 오르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조그마한 날파리 같은 놈.


용수는 그의 뺨을 치려는 양중기의 손목을 잡아챘다. 양중기의 안색이 붉어졌다.


“어쭈? 이거 안 놔?”

“놓으면 어쩔 건데요.”

“이 시발새끼. 선배한테 말하는 꼬라지 봐라. 어쩐다면 네가 어쩔 건데?”

“어쩌긴요.”


용수는 마력을 뻗어 양중기의 신체정보를 읽어들였다. 지구의 인간은 항마력이 없는 탓에 어린아이 손목 비트는 것만큼 쉬운 일이었다. 키는 180cm, 영화 촬영 때문에 몸을 만든 덕인지 근육량은 평균 이상이었다.


‘이런 쓸데없는 정보는 필요 없어.’


살면서 잔병치레 몇 번 하지 않는 체질이었다. 잘못 건드렸다가 촬영에 차질이라도 빚으면 손해니까, 사소한 질환을 심기로 했다.


‘변비랑 치질이 같이 오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느껴 봐라.’


조작이 끝났다. 양중기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지옥을 맛보리라.

아무것도 모르는 양중기는 그의 손목을 잡고 있는 용수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어쩔 거냐고.”


양중기가 눈을 부라렸다. 그 모습이 꼭 복어가 몸을 부풀리는 것 같았다. 용수는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꾹 참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하, 이제 와서 죄송하다?”


양중기는 손등으로 용수의 뺨을 툭툭 쳤다. 용수가 반항 없이 맞고만 있자 우월감을 느꼈는지, 적당히 끝내지 않고 계속 두드렸다.


“늦었어 새끼야. 살고 싶으면 앞으로 눈 깔고 다녀라. 알겠냐.”

“네. 죄송합니다.”

“가 봐.”

“그런데요 선배님.”


용수가 나가지 않고 양중기의 손을 잡자, 양중기가 ‘이놈이 또 뭔짓을 하려고 그러나’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성호는 용수가 무슨 사고를 칠지. 조마조마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손금을 보니 장이 많이 안 좋아요. 신경 쓰셔야 할 것 같아요.”

“뭐 시발?”

“요구르트 꼭꼭 챙겨 드세요.”


용수는 말을 끝내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성호도 호다닥 뒤따라왔다.


“저거 미친새끼 아니야!!”

“크흐흐.”


둘이 밖으로 나감과 동시에 양중기가 잔뜩 화난 목소리로 소리치는 게 들렸다. 용수는 만족해서 웃음을 터트렸고, 성호는 혹시 양중기가 쫒아올세라 용수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얼른 가자,”

“그래 흐흐흐.”


구석진 곳에 도착할 때까지 용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성호는 그가 걱정됐다. 얘가 충격을 받아서 조증이라도 걸렸나. 그렇게 멘탈이 약하지는 않은데.

용수는 성호의 시선을 느끼고 변명했다.


“아니, 그냥 뭣도 아닌 게 지 잘난 줄 아니까 웃기잖아.”

“그게 뭐가 웃겨?”

“형은 안 웃겨?”


성호는 양중기의 행태를 떠올렸다. 미필주제에 군부심 부리려고 했던 거는 좀 웃겼다.


“하긴, 나도 헛웃음이 다 나더라.”

“그렇지?”


둘이 낄낄대는데, 제정신을 차린 성호가 물었다.


“그런데 너 양중기한테 왜 그런 거야?”

“왜긴, 형한테 지랄하니까 그랬지.”

“···고맙다.”

“별걸 가지고.”

“그런데 영화 찍을 때 어쩌려고? 이따가 합 맞출 때 해코지라도 하면 어떻게 해.”

“합 그거 별거 아니야.”


용수는 자신의 검술재능을 떠올렸다.

어쩌지.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양중기 그 자식. 수작 부리면 큰 코 다칠 거야.”


**


합을 맞출 기회는 오지 않았다. 조감독이 오더니, 양중기의 강력한 요청으로 합을 맞추지 말고 바로 촬영 들어가자고 했단다.


“뭐라고요! 합 안 맞추고 찍었다가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요.”

“죄송합니다. 양중기 씨가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합을 맞출 시간이 안 난다네요. 저희가 그래도 한두 번은 맞추고 가야 하지 않겠냐 해도 아득바득 우겨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성호가 분기탱천해서 따지려 했지만, 용수가 그를 막았다. 어찌 된 일인지 뻔했으니까.


“됐어. 형 나 몰라? 황 관장이 사범 해도 되겠다고 극찬한 사람이야.”

“그래도···.”

“걱정 말고 지켜보고 계셔.”

“감사합니다.”


조감독이 큰 짐을 덜었다는 듯 감사를 표하고 도망쳤다. 용수는 스태프에게 가검을 받아들고 털레털레 촬영장으로 향했다. 상황을 짐작한다는 듯, 암살자역과 호위무사 역을 맡은 스턴트맨들이 그를 걱정스레 쳐다보고 있었다.


“왜들 그렇게 보세요. 이 바닥에서 흔한 일 아닙니까.”


용수가 너스레를 떨어보지만 반응은 없었다. 용수는 멋쩍어서 칼을 만지작거렸다.


‘양중기는 언제 오지.’


배우하고 스태프는 다 모였는데 주연만 없다니. 용수는 그를 둘러싼 사람들 틈에서 양중기를 찾았으나,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양중기의 매니저만이 헐레벌떡 달려와서, 한누리 감독에게 뭐라 귓속말을 할 뿐이었다.

한누리 감독은 매니저의 말을 듣더니 뭐라 소리쳤다. 용수는 그 내용이 궁금해서 귀를 기울였다.


“시간 없다고 빨리 촬영하자더니, 이제 와 이러는 저의가 뭡니까?”

“옷 없이 촬영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잖아요. 애초에 의상을 많이 준비했으면 되는 일 아닙니까.”

“하루에 옷을 네 벌이나 날려 먹는 멍청이가 있을지 몰랐죠.”

“우리 중기가 멍청이라는 뜻이에요?”

“팀장님. 우리 솔직해집시다. 이러는 이유가 뭐에요?”

“뭐긴요. 옷이 불편하니까 찢어먹었겠지.”

“하아···.”


한누리 감독은 골치가 아파서 머리를 짚었다. 그러면서 손짓을 했는데, 찰떡같이 알아들은 조감독이 용수를 향해 다가왔다. 스턴트맨들은 왜 촬영 안 하고 오나 싶어서 멀뚱히 쳐다보고, 용수는 바닥을 적당히 고르고 주저앉았다.

“양중기 씨 의상에 문제가 생겨서 잠깐 대기하겠습니다.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에이, 또 양중기야?”

“걔는 맨날 지각에 딜레이야. 자기만 바쁜 줄 아나.”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 스턴트맨과 스태프들이 투덜거렸다. 카메라에 달라붙어 있던 장 감독 또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양중기가 개수작 부린 걸 텐데. 대기를 얼마나 해야 하려나.’


그가 파악한 양중기의 성정이라면, 새 옷을 가져다 줘도 일부러 찢은 후 뻐팅길 게 분명했다. 한 번은 그럴 수 있어도, 두 번째는 티나니까 그 때 나타나겠지.


‘스케줄 꼬여서 양중기 말고 다른 배우들이 없으니까 똥배짱을 부리지. 아, 아라 누나 보고 싶다.’


강아라는 새벽이 되야 온다 했으니, 다른 배우가 일찍 오길 기대해야겠다.

아니면 아까 그 코디가 수선작업을 빨리 끝내주길 고대하거나.


용수가 체념하고 자리에 앉아있는데, 무술감독이 다가왔다.


“용수 씨. 이렇게 됐으니 우리 합이나 맞춰 볼까요?”

“양중기 선배님도 안 계시는데요?”

“그 사람은 가만히 있다가 마지막에 칼 몇 번 휘두르고 끝이니 상관없잖아요. 합 복잡한 사람끼리 연습해야죠.”

“저는 좋아요!”


스턴트맨 한 명이 발랄하게 소리쳤다. 그가 분위기메이커였는지,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야 인마. 우리 배우님이 오케이 해야지 네가 그러면 어떡해.”

“아파요!!”


옆 사람이 헤드락을 걸자 스턴트맨이 장난스레 소리쳤다. 그 모습이 유쾌했다.


“저도 좋아요.”

“자자, 그럼 지체하지 말고 시작합시다.”

“아, 지루할 뻔했는데 감사합니다. 감독님 최고! 용수씨도 최고!”


아까 그 스턴트맨이 신나서 소리쳤다. 용수가 피식거리면서 암살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는데, 반대편의 호위무사들 틈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김상윤 씨?”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상태창이 잘못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오늘 12일 연재는 저녁 11시에 올라갑니다 19.07.12 74 0 -
공지 재연재 시작했습니다. 19.06.06 850 0 -
39 최종장(완) +2 19.07.30 387 6 11쪽
38 유종의 미를 거둔다. 19.07.29 322 4 14쪽
37 끝이 다가온다. 19.07.26 351 9 14쪽
36 성숙해진다 19.07.25 357 8 13쪽
35 직접 해결한다. 19.07.24 372 8 13쪽
34 열애설이 터졌다 19.07.23 409 9 10쪽
33 달린다 19.07.22 374 7 12쪽
32 선택 19.07.19 416 7 15쪽
31 추격자들(2)_수정 19.07.18 399 8 14쪽
30 추격자들(1) 19.07.17 411 10 12쪽
29 볼링앨리 19.07.16 446 9 11쪽
28 조선좀비 19.07.15 451 12 11쪽
27 차기작 19.07.12 505 9 13쪽
26 마스크 노래왕(2) 19.07.11 488 9 12쪽
25 마스크 노래왕(1) 19.07.10 500 10 13쪽
24 궤도 19.07.09 485 6 13쪽
23 지구라트 - 오크 토벌 19.07.08 511 11 14쪽
22 지구라트 - 나 이런 사람이야 +2 19.07.05 528 10 14쪽
21 지구라트-전조(수정) 19.07.04 547 9 11쪽
20 오디오스타 19.07.03 553 10 12쪽
19 넛츠 브레이커 19.07.02 558 10 11쪽
18 대박 19.07.01 581 9 13쪽
17 진행시켜 19.06.28 578 9 11쪽
16 참교육 19.06.27 582 12 12쪽
» I`m like a supervisor 19.06.26 657 10 10쪽
14 양아치를 만났다 19.06.25 649 9 12쪽
13 지구라트-오크 19.06.24 629 11 11쪽
12 왕이되는자 오디션 +1 19.06.21 640 13 10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쿠량수불'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