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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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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17
추천수 :
417
글자수 :
212,356

작성
19.07.0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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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
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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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넛츠 브레이커

DUMMY

1화 시청률은 8.3% 2화 시청률은 8.8%.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재밌다며 인터넷을 통해 소문을 냈고, 움짤들이 생성되어서 돌아다녔다.


[PD, 환단연대기, 업어 키운 사장님. 드라마 전쟁의 승리자는 PD?]

[이번 주 금요일 저녁. MBS의 PD(Producer Diary), KBC의 환단연대기, LTV의 업어 키운 사장님이 동시간대에 첫 방을 시작하면서 드라마 전쟁의 서막을 여는 듯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PD의 시청률은 1화 8.3%, 2화 8.8%로 대작의 냄새를 풍겼으며, 환단연대기는 500억이라는 거대자본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1화 8.6%, 2화 7.7%로 하락세를 보였다. LTV의 업어 키운 사장님은 1화 2.0% 2화 2.1%로 무난했다.]

- 환단연대기 CG 봤음? 500억을 쓰레기통에 갖다 버렸더라.

- 간만에 한국 판타지 대작 나오나 했더니 ㅋㅋㅋ 하 시바, 이럴 거면 설레발은 치지 말던가.

- 그래도 얘는 돈 안 먹었네ㅋㅋㅋ 옆집 기사 보면 ‘대작’ ‘인기몰이’ ‘한국형 서사시’ ㅇㅈㄹ 해서 존나 오글오글거림ㅋㅋㅋ

- 내가 환단연대기 투자자였으면 제작진 줄빳따쳤음ㅋㅋㅋ

- PD 김용수인가 하는 애 때문에 봤는데, 강아라 왜 이렇게 멋있음? 나 여자인데도 반한 것 같아.


[간만에 나온 대작 드라마 ‘PD’ 성공 요인은?]

[훌륭한 연출, 좋은 대본, 참신한 소재. 익숙한 얼굴과 낯선 얼굴의 합작.]

- 신가현······ 귀여움과 섹시함을 다 가진 여자. 하지만 김해 김씨 38대손 나 김덕규는 가지지 못했지.

- 김목현 진짜 바보 아님?? 바보 아니면 저런 연기 못함ㅋㅋㅋ

- 차태웅 강아라 남사친여사친 케미 어쩜 좋아ㅠㅠ 하ㅠㅠ 나도 저런 남사친 하나 있었으면

└ 야 나 13살인데 나랑 친구하자

└ 애긔야^^ 누나는 26살이야······.

└ 누나는 무슨 우리 이모보다 늙은 주제에

- 송동진이 우리나라 연기자 중에서 코믹하고 망가지는 역할은 진짜 최고인 것 같아요.

- 김용수는 그냥 호구던데?ㅋㅋㅋㅋ 아, 존나 괴롭히고 싶다. 길가다 만나면 심부름 시켜봐야지.

└ ㄹㅇㄹㅇ 빵 존나 잘 사올 것 같음ㅋㅋ


여러 움짤들이 생성됐지만, 시청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움짤이 몇 있었다. 김목현이 안경을 벗는 장면은 당연히 인기를 끌어서, 고화질로 캡처되어 여성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고, 강아라와 신가현이 PD와 출연진으로 만나 기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여배우 기싸움’이라는 낚시성 제목으로 많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용수가 연기한 매니저 역도 주연배우만큼이나 인기를 끌었다. 여초에서는 초반에 김목현에게서 예지를 지키는 모습은 멋있다고 칭찬이 자자했고, 예지한테 당하고 사는 모습, 예지가 김목현에게 호감이 있는데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모습이 호구 같아서 챙겨주고 싶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남초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 김용수 얘 왕이되는자에 나왔을 때랑 분위기 완전 다르다. 간만에 제대로 된 연기자 하나 나온 듯.

- 김용수 나만 웃기냐?? ‘예지야, 호, 홍시 먹고 싶다고? 지금 가을도 아니고 겨울인데’ 대사 칠 때ㅋㅋㅋ 눈 왕방울만 해졌잖아ㅋㅋㅋ

- PD 보면 볼수록 매니저 호감 가네. 예지 뒷담까다 걸렸을 때 표정 개억울해 보였잖아ㅋㅋ

- 김용수 잘생겼는데 왜 안 뜬 거죠? 저 얼굴이면 아무리 망했어도 이름은 들어봤을 만한데

- 김용수 칭찬하는 새끼들 다 눈깔 갈아버리세요ㅎㅎ 못생기고 발연기 하는 아이돌을 대체 왜 빨아주는거예요?? 스타엔터 알바생한테 돈 많이 준 것 같네요ㅎㅎㅎ

└ 응 느그가 빠는 양중기가 더 못생겼어~

└ 나 양중기 팬 아닌데?? 근데 양중기가 더 잘생겼거든

- 연기 잘하면 뭐해? 싸가지가 없는데, 소문에는 선후배도 못 알아보고 개나댄다 함

└ 양중기씨 여기서 이러면 안 됩니다.


“이런 씨발!”


양중기는 화가 나서 스마트폰을 집어 던졌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까지는 김용수의 인성이 쓰레기라 하면 동조하는 댓글이 그래도 몇 개는 있었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니까 김용수의 팬이라는 것들이 하나둘씩 기어 나와서 반박글을 달아가지고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글을 올린 지 며칠이나 됐다고, 이제는 인성논란을 일으키려 하면 양중기 자신, 혹은 팬으로 취급할 뿐이었다.


“양블리들아 힘을 내. 김용수 이미지를 조져버리자고······.”

“중기야. 이거 그만 하면 안 될까? 효과 없는 것 같다.”


옆에서 열심히 악플을 달던 양중기 매니저가 말했다. 양중기가 도끼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자 시선을 회피하곤, 다시 열심히 악플을 달았다.


“형, 열심히 해. 이따가 검사할거야.”


매니저의 한숨이 숙소를 맴돌았다.


* * *


“누나 댓글 봐요. 누나 같은 여사친 있으면 평생 모시고 살겠대.”

“네 댓글은 봤어? 너같은 셔틀 하나 있으면 좋겠단다.”

“그럼 우리 둘이 같이 다니면 완벽한 조합이네?”

“그게 그렇게 되나?”


강아라가 용수의 등을 퍽퍽 치며 눈꼬리를 파들파들 떨었다. 강아라는 한참을 그렇게 웃었고, 용수는 얼얼한 등짝 때문에 눈물이 찔끔 나왔다.


“아, 웃겨. 그래도 너 반응 좀 오고 있다? 알아보는 사람 없어?”

“안 그래도······.”


* * *


용수는 사옥 근처 원룸에 살고 있었다. 아이돌을 그만두고 연기자로 전향하면서 들어갔으니, 햇수로만 3년째.

당연히 낯익은 사람들도 많았지만 딱 인사까지만 하는, 데면데면한 관계였다. 그런데 어제 술 취한 옆집 청년과 마주했을 때는 다른 날과 달랐다. 만취해서 양 벽에 몸을 쿵쿵 부딪치던 청년은 용수를 보곤 눈을 게슴츠레 떴다.


“뭐야? 매니저 아니야?”

“네, 안녕하세요.”

“매니저, 술 좀 깨게 가서 메로나 좀 사와라.”


청년은 아주 당당하게 말했고, 용수는 그 말을 무시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야, 그래서 이런 글이 올라왔었구나.”


아라는 자기가 보던 글을 보여줬다. ‘PD에 나오는 매니저 옆집 사람인데, 걔 개싸가지 없더라.’라는 글이었다. 내용은 자기가 말 걸었는데 김용수가 씹었다는 거였다. 댓글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는데, 양중기가 쓴 거 아니냐면서 용수의 편을 드는 사람들과, 그럴 줄 알았다는 사람으로 갈려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아, 이거 아까 성호 형이 보여 준 거네.’


용수는 이미 아는 내용이었지만 모른 척했다.


“그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참 뻔뻔하네요.”

“세상엔 진짜 별의별 놈들이 다 있다니까.”


아라는 용수를 걱정스레 쳐다봤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중들에게 노출되니 만큼, 이런 또라이들이 달라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강아라는 화려한 면만 보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 했던 아이들이 악플 때문에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용수가 말도 안 되는 음해에 상처 받지는 않을까 걱정됐다.


“누나 왜 그렇게 봐요.”

“뭐가.”

“걱정도 팔자다. 내가 무슨 출신인지 까먹었어요?”

“전직 아이돌이잖아.”

“그래요. 아무리 망했다고 해도 아이돌 출신이었어요. 폭망한 놈들이라고 그렇게 욕을 먹었는데, 이런 관심조차 얼마나 바랐는지 몰라.”

“그래?”

“그럼요.”


양중기는 김용수와 강아라가 꼭 붙어서 소곤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 빈정이 팍 상했다.


“시발, 저년은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붙어먹고 있네.”


양중기의 혼잣말은 들은 매니저가 화들짝 놀라서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도 들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중기야! 말조심 해야지. 누가 들으면 너 진짜 큰일 나.”

“누가 듣는다고 그래. 형 진짜 쫄보다.”


매니저는 욕지기가 목 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물론 인내심을 발하는 건 매니저뿐이 아니었다. 용수는 아라랑 얘기하다가 양중기의 혼잣말을 듣고 기분을 확 잡쳤다.


‘저 미친놈을 어떻게 조져야 잘 조졌다고 소문이 날까.’


“너 표정이 안 좋은데, 괜히 센 척하는 거 아니야?”

“아뇨, 그냥 어떻게 할까 해서요.”

“고소는 하지 말고 친한 사람들한테 썰만 풀어. 예능에 나가도 괜찮고.”

“네. 고마워요.”


용수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를 걱정해 주는 아라 누나가 참으로 예뻐 보였다.


‘누나를 위해서라도 양중기를 반드시 조져야지.’


양중기가 왔으니 촬영을 해야 할 때였다. 저번의 그 배우들이 모였다. 양중기는 용수를 보자마자 웃음기를 띄고 다가왔는데, 누가 보면 친한 사이라 생각 할 정도로 가식적인 웃음이었다.


“씹새야 오랜만이다?”

“······.”

“새끼. 이제는 아예 씹네?”


‘무슨 말 하려고 오나 했다.’


대답할 가치가 없는 말이라 계속 씹었다. 양중기는 용수가 계속 무시하니 화가 나서 씩씩거렸지만, 촬영 시작 전 짜투리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제 위치로 가야 했다.


“두고 보자.”


양중기가 입모양으로 그리 말하자, 용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내가 할 말을 대신 해 주네.’


* * *


촬영이 시작되었다.

양중기는 절치부심 칼을 갈았는지 대사를 매끄럽게 쳤고, 호위무사들이 암살단주 사군에게 밀리는 것을 보고, 분노하는 연기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것뿐이면 별일이 없을 터였다. 양중기의 속셈은 용수와 칼을 부딪치는 장면에서 드러났다. 대본상으로는 양중기가 내뻗은 검을 용수가 회피하고, 반격을 해야 했지만, 양중기가 용수의 동선에 슬쩍 검을 가져다 댄 것이다. 가검이지만 부딪치면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짓이었다.


‘이런 거에 당해 주면 검술재능 LV2가 울지.’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 용수는 스텝이 꼬인 척을 하며 앞으로 넘어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검을 놓친 척, 던져 버렸다. 마력이 가득 담긴 검은 그대로 양중기의 급소를 강타했다.


“!”


끔찍한 소리가 촬영장을 울렸다. 양중기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얼굴을 뻘겋게 변했고 목에는 힘줄이 돋았다. 얼마나 아픈지 눈가에 눈물이 맺혀서, 용수는 신이 났다.


‘간섭력으로 알이 안 깨지게 했지만, 고통은 늘렸으니 엄청 아플 거야.’


“형! 괜찮아요? 형!”


용수는 걱정하는 척 양중기를 흔들었다. 그러면서 은근히 양중기의 급소를 툭툭 쳐서, 그때마다 양중기가 ‘끕끕’ 신음을 흘렸다. 용수는 신음소리를 듣자마자 웃음이 터져버려서, 티 내지 않으려고 양중기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형, 크읍······ 숨······ 쉬었다······ 내쉬어요. 큽.”


놀랍게도 양중기는 용수의 말대로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쉽게 벗어날 수 있는 고통이 아닌 만큼, 양중기는 매니저와 용수의 손에 들려 밴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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