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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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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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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스크 노래왕(1)

DUMMY

‘왕이되는자’ 시사회. 화려하게 치장한 배우들이 레드카펫 위를 걷고, 포토존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기자들은 사진을 찍고, 실시간으로 기사를 올리고 있었다.


[황후로 거듭난 강아라의 빛나는 미모!]

[양중기. 황제의 품격.]

[한누리 감독. 배우 뺨 치는 외모]


“한누리 감독 가지고 기사 쓴 사람 누구야? 김상윤?”

“야, 이런 걸 누가 읽는다고 썼어······ 어, 조회수 꽤 높네.”


시간이 꽤 흘러 레드카펫을 밟는 인원이 적어져, 기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고 있었다. 쓰잘데기 없는 얘기들이 오가는 가운데, 한 기자가 의문을 제시했다.


“김용수 얘는 요즘 인기 있다고 자기가 나온 영화 시사회를 안 오나?”

“양중기랑 엮이는 게 싫어서 그런 거 아니야? 사이 나쁘다는 소문 있잖아.”

“누리 프로덕션에서 김용수는 포토존 인터뷰 가능하다고 했어.”

“그래? 그럼 온다는 소리인데.”

“앗싸리 안 오면 좋겠다. 그러면 작품 하나 기깔나게 뽑을텐데.”

“저기 김용수다!”

“쳇,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김용수는 차에서 내리곤, 곧은 걸음으로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포토존에 서서 자세를 잡으니, 기자들은 뭐에 홀린 것처럼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댔다. 그리곤 놀랐다.


“뭐야, 왜 이렇게 잘 나와?”

“이거 기사에 왜 김용수만 포샵해 줬냐고 욕 먹겠다.”


김용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남몰래 미소 지었다.


‘좋아. 스킬이 효과가 있어.’


[사진은 보정빨]

[매력 레벨이 3에 달해 얻은 스킬. 사진에 찍히면 매력을 자연스레 발산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정됩니다.]


몇 가지 포즈를 취하고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준 용수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김용수씨. 드라마 PD의 시청률이 20%를 달성하면서, 이벤트로 개최된 인기 투표에서 5위를 달성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작가님께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주셨고, 시청자분들이 그것을 좋아해 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본인의 연기는 상관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저는 그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드라마 PD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 주시고 계신데, 이번 ‘왕이되는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용수는 멍청한 질문에 기가 찼으나, 기자들과 척져서 좋을 것이 없으니 최대한 친절하고 차분한 투로 답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할 뿐입니다. 시청자들이 좋게 봐 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일전에 양중기씨와 얽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오디오스타에 출연해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성을 좋아합니다.”

“김용수 씨! 최근 국민호구라 불리고 있는데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또다시 멍청한 질문. 용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저런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첫 번째 질문과 같은 맥락인데다가, 이 정도면 누리 프로덕션의 부탁도 충분히 지켰다고 본다.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이만 다음분들께 자리를 넘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용수의 말이 끝나자 기자들은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으나, 그를 막지는 못했다. 영양가 있는 정보는 없었지만 애초에 큰 기대는 하지 않은 탓이다. 다만 다음 타겟으로 관심이 쏠렸는데, 뮤즈 4인방은 갑작스런 시선을 받고 살짝 움츠러들었다.


“얘, 얘들아. 너무 긴장하지 말자. 후하후하 숨 쉬고. 우리는 할 수 있어.”

“언니, 긴장한 사람은 언니밖에 없어요.”

“으이구. 우리 리더 긴장했구나? 괜찮아. 나만 믿어.”


이쁜 애들 넷이 그러고 있으니 제법 그림이 나왔다. 기자들은 그 모습을 일단 카메라에 담았다.


“얘네는 누구야?”

“김용수네 소속사에서 새로 키운 신인이라던데?”

“그래? 마스크는 좋네. 애들 개성도 있고.”

“근데 쟤는 누구야?”

“누구?”

“제일 예쁜 애.”

“아, 김혜수. 쟤가 리더라고 하더라.”

“아니, 걔는 나도 알지. 제일 키 작고 예쁜 애.”

“아, 쟤는 막내라던데.”

“그래?”


용수는 기자들의 말에 흡족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포토존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자세를 취하고 있는, 뮤즈들을 보니 고슴도치 새끼를 보는 어미의 마음이 들었다.


“오빠! 저희 괜찮았어요?”

“어. 누가 보면 데뷔한 지 몇 년은 된 것 같더라.”


당연히 거짓말이었다. 예능감이 있는 한비를 제외한 셋은 포즈가 딱딱한 것이 로봇 같았다.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을 한 효과가 있는지, 네 명 모두 뿌듯한 표정이다.


“그럼 이제 영화 보러 가자. 곧 시작하겠다.”


“좋아요!”


과연, 시사회장에 들어가니 거의 다 모여 있었다. 강아라가 용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곤 아는척을 했으나, 주연배우석과 조연배우석이 꽤 멀리 떨어져있어, 눈인사만 했다. 뮤즈들은 신이나서 조잘조잘거리다가,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자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왕이되는자 초반부는 요즘 영화답게 장면들이 빨리 지나갔다. 임진왜란, 선조가 붕어하고 뒤이어 제위에 오른 광군의 폭정을 보여주고, 선조 측에 붙어 백성들을 수탈하는 간신들, 왕조를 다시 세우려는 양반들과, 탐관오리의 수탈을 못 이기고 들고 일어난 백성들. 왕을 암살하기 위해 양반들이 계획을 세우고, 왕의 호위가 제일 약해지는 때에 암살자를 보낸다.


어두운 밤. 사군이 나타났다. 사군이 힘차게 담벼락을 뛰어넘으니, 검은 옷의 암살자들이 뒤를 이었다.


“암습이다!”

“암살자다! 폐하를 지켜라!”


암살자와 병졸들이 싸우는 와중, 사군은 천천히 걸으며 몇을 베어내더니, 부하의 보고를 받았다.


“단주님. 광군이 처소에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알겠다.”


사군은 여유롭게 왕의 침소로 향했다. 문 밖을 지키고 있던 호위 둘을 일검에 헤치우고, 안으로 들어가 광군을 보았다.

순간, 사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진흙으로 만든 약과를 먹어 본 적이 있느냐······.”


용수는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져 옆에 앉은 뮤즈들을 보았다. 넷 모두 숨도 못 쉬고 스크린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스크린 속의 사군이 대사를 칠 때마다 감정이 흘러넘쳐서, 감수성이 예민한 위수정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뒤를 돌아보니,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사람. 눈가를 쓸어내리는 사람. 감탄하는 사람 등 반응이 다양했다. 용수는 남몰래 두 손을 꽉 쥐었다.


‘좋아. 해냈어.’


일단 사람들 머리에 김용수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영화가 평작 이상만 되도 화제몰이를 할 수 있을 거고, 뉴페이스를 좋아하는 평론가들의 호의도 살 수 있겠지.

무엇보다 드라마 ‘PD’로 인하여 코믹하고 궁상맞은 이미지로 고착화될 수 있는 위기를, 정반대 이미지인 사군을 통해 다양한 필모를 갖출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한 것이다.


사군은 광군을 죽이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으나, 그가 남긴 여파는 적지 않았다. 광군은 대노하여 관료들을 대거 숙청하고, 그런 임금을 미쳤다고 판단한 양반들이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힘을 가진 모든 이들이 왕이 되려 하는 전란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자신이 나온 장면도 지나갔겠다. 편안히 영화를 관람하려던 용수는 쿡쿡 찌르는 시선 때문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뮤즈 넷이 존경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빠 너무 불쌍해요.’


수정이는 입모양으로 저렇게 말했다. 용수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인터넷 반응도 뜨거웠다.


* * *


[뻔하지 않은 액션과 뻔하지 않은 연기. 액션 사극의 정통 – 평론가 이나성-]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듯한 속도감에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았다. 왕이 되려고 하는 이들의 암투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화려한 액션은 가슴을 뻥 뚫리게 했다. -평론가 최미화-]


[한국 영화 살아있네! - 평론가 양효진-]

[미친 듯한 속도감. 미친 듯한 액션. 특히 초반부에 내 모든 신경을 다 빼앗겼다. - 평론가 김동진-]


마스크 노래왕 촬영 대기실. 성호가 한줄평들을 하나하나 읽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용수야 평론들 봐봐. 어떻게 욕 하는 게 하나도 없냐.”

“왜 없어. 여기 하나 있는데”


용수가 성호에게 스마트폰을 보여 줬다,


[한국스러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외래종. 건물의 양식. 인물들의 복장 모두 일본에서 건너온 것 같았다. 심지어 왕이 먹는 음식조차 일본에서 유래된 식생활들. 한국영화는 일본에 비해 너무 낙후되어 있다. - 유튜버 황서인-]


“얘는 뭐든 일본 거라고 우기는 애잖아. 헛소리만 잔득 써놓은 거 보니······.”

“도저히 깔 게 없었던 것 같지?”

“내가 하려던 말이 그거였어. 용수야 영화 대박나면 어떻게 하지.”

“뭘 어떻게 해. 난 그냥 조연인데. 주연들만 노났지”

“너 지금 조연급 반응이 아니야. 이거 봐봐.”


[암살자 보고 저만 울었나요? 울면서 진흙약과를 먹어 본 적이 있냐고 묻는데··· 막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 저도ㅠㅠㅜㅠ 분명 나쁜앤데 막 보살펴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ㅠㅠ

└ 33333 저도 모르게 눈물 나왔네요

└ 저랑 친구랑 같이 갔는데 나올 때 손수건 하나 다 적셨음ㅋ큐ㅠㅠㅠ

└ 난 남자인데 눈물나더라


반응들을 살펴 본 용수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러고 보니 수정이도 막 울었었지. 이거 찍었을 때는 스킬 얻기 전인데, 감정이 막 튀나?’


시사회에서 봤을 때에는 이 정도 반응을 얻을만한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연기 실력이 늘어나서 보는 눈이 높아졌다는 부작용이 있었단 말인가. 성호가 신나서 짹짹이와 인싸그램에 올라온 반응들도 보여주는데, 스태프가 문을 두드렸다.


“우리 동네 검은소님. 입장하시겠습니다.”

“드디어 우리 차례인가 보다.”


용수가 검은 소의 탈을 쓰고, 잠시 쉬고 있던 코디가 다가와서 옷매무새를 만져 주었다. 성호는 용수의 분장이 완벽한 것을 확인하곤, 용수의 등을 툭툭 쳤다.


“좋아! 다 조져!”

“조지면 큰일 나지. 노래만 부르고 올게”

“탈락하면 왕이되는자 홍보하는 거 잊지 말고.”

“벌써부터 탈락 얘기야? 내가 기를 써서라도 1라운드는 이기고 만다.”

“그래. 잘하고 와.”


용수가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무대에 입장하자, 사회자의 소개가 울려 퍼졌다.


[어떤 소가 노래를 더 잘하오? 우리 동네 검은소!]


‘저 멘트를 지금 쓰면, 다음 소개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


용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무대로 올라갔다. 검은 소의 탈을 재밌어 하는 방청객들의 열띈 환호가 뒤따랐다.


“하하! 저게 뭐야? 소야?”

“흑우네, 흑우!”


고정패널 라이어 킴과 개그우먼 김봉선의 말이 용수의 귀에 쏙쏙 박혔다. 용수가 흥이 나서 네발로 걷는 척을 하자, 패널들이 뒤집어졌다.


“저 친구 분명 개그맨이야. 끼가 있어.”


[사실은 제가 노래를 제일 잘합니다! 우리 동네 농부!]


“뭐야! 누렁소가 아니라 농부야?”


“와, 마스크 노래왕 진짜 센스가 넘친다. 최고다.”


두 사람이 무대에 섰다. 마스크 노래왕 출연자들의 첫 무대는, 2명이서 듀엣곡을 부르는 것으로, 노래 시작 전에 편견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마자 바로 시작됐다. 용수와 농부는 각자 마이크를 잡고 반주에 몸을 맡겼다. 노래는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있는 넘쳐흐르다. 농부가 먼저 한 소절을 불렀다.


“나는 그대를 뒤로한 채로.”


허스키한 중저음의 목소리였다. 패널들은 모두 놀라는 리액션을 하고, 7년차 아이돌인 유리아는 소녀마냥 두 손을 꼭 잡았다.


“누구지? 이런 중저음 흔치 않은데?”

“가수네. 가수야. 이건 가수일 수밖에 없어.”


“괜히 소개를 할 때 노래를 잘 한다 한게 아니야. 진짜 잘하네.”


패널들이 저마다 멘트를 던졌다. 용수도 농부의 노래를 듣고 놀랐다.


‘마스크 노래왕 섭외력 진짜 대단하네. 어떻게 이분을 모셔왔지?’


정체를 들킬까 봐 일부러 힘을 빼고 부르고 있었지만,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용수가 어릴 적에 연달아 곡 3개를 히트치고 소식이 묘연해졌던 가수, 이용관이었다.


‘가수 활동은 안 했어도 목 관리는 꾸준히 하셨구나. 옛날하고 톤이 똑같아.’


용수는 존경하던 가수를 만났다는 생각에,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하기로 마음먹었다. 용수의 차례가 되었고, 노래가 마이크를 타고 무대에 울려 퍼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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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박 19.07.01 578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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