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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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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45
추천수 :
417
글자수 :
2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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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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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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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차기작

DUMMY

- 우우 say yes. 널 지켜본 날 떠나가는 너. 알 수 없어.


“와, 목소리 대박”

“뭐야? 왜 목소리가 달라?”

“락커 맞네. 스크래치 넣는게 아주 고단수야.”


이번 곡도 1라운드와 같이 저음으로 시작했지만, 티 없이 맑고 청아했던 ‘넘쳐흐르다’ 무대와는 달리, Yes를 부를 때는 처음부터 스크레치를 넣어서 불렀다. 목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 창법이었지만, 마력으로 인해 보호받는 목은 아무 부담 없이 노래를 소화했다. 용수가 무대에 익숙해졌기 때문인가. 폭발적인 고음을 뽑아내면서도 패널, 방청객 한 명 한명을 바라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용수의 노래를 듣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열광하고 있었다.

용수는 노래를 부르며, 발전한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기본적인 노래 실력도, 음절 하나하나에 실리는 마력도,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었다.

용수가 애드리브로 오늘 무대 최고의 고음을 내지르고, 1초, 2초······, 시간이 지나도 음은 내려앉지 않고 점점 올라가자, 패널과 방청객들은 고음이 이어지는 동안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마침내 고음이 끊기고, 반주까지 사라졌을 때. 무대의 끝임을 알아차린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용수의 눈앞에는 한 가지 메시지가 나타났다.


[노래 Lv이 6으로 상승했습니다.]

[스킬. 피스메이커를 습득했습니다.]

[피스메이커 – 노래가 종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매력적이라 느낄 수 있게 함. 듣는 이의 심신을 안정시킨다.]


용수가 메시지를 읽고있는데, 강성수가 올라와 멘트를 쳤다. 그제야 관객들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았다.


“정말 엄청난 무대였습니다. 어우, 저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습니다.”


강성수의 말에 패널들이 저마다 멘트를 던졌다.


“어우, 대체 뭐하는 분이세요. 우리나라 사람은 맞아요? 목소리 바뀐 것하며······. 제가 우리나라 가수들 대부분 안다고 자부하는데, 검은소님은 진짜 처음 듣는 목소리네요.”

“해외 가수 아니에요? 왜, 저번에도 한 분 나오셨잖아요.”

“그렇다기엔 발음이 너무 또렷했어. 배우라고 해도 될 정도야.”


라이어 킴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용수의 직업을 맞췄다. 물론 믿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고, 괜히 찔린 용수만 움찔했을 뿐이었다.


“가왕께서는 이번 무대를 어떻게 보셨나요?”

“굉장히 좋은 무대였습니다. 어쩌면 오늘 새로운 왕조가 세워질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그만큼 훌륭했다는 뜻이죠?”

“대단했죠. 감동했습니다.”


노래를 부르기도 전부터 패배를 시인하는 모습에 강성주가 진땀을 뻘뻘 흘렀다. 황금마스크를 쓴 가왕은 장난스런 어조로 덧붙였다.


“하지만 저도 최선을 다할 테니, 왕좌를 계승하느냐 아니냐는 좀 더 두고 볼 일이죠.”

“그렇죠?”


뒤이어 다른 이들이 저마다의 소감을 말했다. 모두가 극찬 일색이었다. 용수는 감상평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연기도 좋지만, 역시 무대에 서는 것도 좋아. 앞으로도 자주 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만 해도 용수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가 마력의 도움을 받고, 스킬을 사용한다 해도 한국에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은 많으니까. 가왕의 무대를 지켜보며, 탈락할 수도 있다 생각하고 홍보용 멘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오늘, 그 멘트를 써먹는 일은 없었다.

147표 대 52표로, 오늘 최고 표 차이를 갱신하며 가왕에 등극한 것이다.


‘이번에 가왕 됐으니 다음에는 떨어지겠지.’


* * *


[너네 이번 주 마스크 노래왕 봤음? 흑우 개쩔더라.]

- 흑우? 너 아직도 비트코인 함?

└ 아니 ㅅㅂ 흑우 말고 우리 동네 흑우.

└ 너네 동네 사람들 다 비트코인 함?

└ 하··· 빡대가리랑 말이 안통하네

- ㅇㅇ 나도 봄ㅋㅋㅋ ㄹㅇ 개쩔더라ㅋㅋㅋ


[흑우 대체 누구임?]

- 지금 국화스덴이랑 JB가 제일 유력한 후보인데, 둘 말고 이 정도 무대 보여 줄 락가수가 더 있음?

- 내 생각에는 유효상임. 이 아재가 지금은 발라드만 부르기는 해도, 데뷔 초반까지는 락가수였음

- 이아람도 킹능성 있지 않냐? 이아람도 고음 쩔잖아.

└ 퇴물을 어디다 갖다 비비냐?

└ 퇴물? 퇴물? 시발 음반 냈다 하면 음원차트 석권하는 이아람이 퇴물이라고?

└ 응~ 라이브 못하는 퇴물이야


[흑우 노래 오조오억번 스밍중ㅠㅠㅠ 들을때마다 가슴떨리낟.]

- 쓰니는 뭐들어? 나는 2라에서 부른 빈칸 들어! 지칠 때 들으면 진자 힐링되더라 ㅜㅜ

- 나도 흑우 노래 무한스밍중···. 넘쳐흐르다 듣고 원곡도 찾아 들었는데··· 하, 내 인생곡이야.

- 나도나도 ㅠㅠ 노래 3개가 다 다른 매력이라 하루종일 들어도 안 질려


“흑우는 대체 누굴까?”


드라마 촬영 중 쉬는 시간. 김목현이 용수에게 질문을 던졌다. 용수는 태연히 흑당라떼를 마시며 대답했다.


“글쎄?”

“난 국화스덴 같던데. 우리나라에 음역대가 저렇게 넓은 사람이 또 있을 리 없어.”

“그런데 1라운드 때는 국화스덴 노래였잖아. 그러면 자기가 자기 거 한 거 아니야?”

“그렇지? 그런데 그때는 목소리가 달랐단 말이야. 자기 목소리를 숨기고 그만한 고음을 낼 수 있나? 국화스덴이라 가능한가?”


매니저 성호는 용수와 김목현의 대화를 들으며 감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용수가 그것을 발견하고 얼른 눈치를 주었다.


‘형, 표정관리.’


성호는 연기자가 아니라, 고개를 푹 숙이고 미술팀 사이로 스며들었다. 용수가 맡은 이중기역의 인기가 상상 이상으로 많아져서, 예정에 없던 장면을 찍게 되었다. 매니저의 일상컷을 촬영하기 위해 방을 꾸미는 것이다.


“성호 씨. 용수 씨 이거 좋아해요?”


미술감독이 성호에게 캔음료를 내밀었다. 흑당라떼 음료다. 성호는 그것을 보더니 애매한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같은 제품을 꺼냈다.


“제가 꼭 배치해야 한다는 게 이거였는데······. 감독님도 생각하고 계실 줄을 몰랐네요.”

“뭐래. PPL 들어온 거예요.”


미술감독은 잘됐다는 듯 캔음료를 흔들었다.


“잘됐네. 싫어하면 어쩌나 했는데. SNS에 예지 욕하는 글 보이면 바로 반박댓글 달면서 마셔야 하니까, 아무리 NG 안 내는 용수 씨라도 몇 캔은 마셔야 할 거거든요.”

“그거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보다시피······.”


성호가 눈짓을 했다. 그 끝에 보이는 건 용수가 흑당라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었다. 미술감독이 소화제를 열 개쯤 먹은 얼굴을 했다.

“그래. 걱정 없겠네.”


용수가 악플러들과 싸우는 씬을 찍는데 NG가 몇 번 나서, 캔음료를 열 캔은 마신 듯했다. 하지만 용수는 매번 마실 때마다 맛있다는 양 먹었고, 그를 지켜보던 송동진이 기가 차서 물었다.


“그거 안 질리나?”

“네, 형님. 마실 때마다 맛있네요.”

“부럽다.”

“그렇게 맛있어요? 남은 거 있으면 저도 하나 줄 수 있어요?”

“자.”


신가현에게 흑당라떼 하나를 던져 준 용수는, 김목현과 강아라의 사이에 앉았다. 강아라가 용수의 자켓 주머니를 뒤지더니 공깃돌을 꺼냈다.


“우리 차례 오려면 아직 멀었는데, 오랜만에 한 판 할까?”

“좋지. 이번에는 어느 장면으로 할 텐가. 우리가 모두 나오는 씬이 몇 없을텐데?”

“아, 선배님. 제가 용수를 한 번도 못 이겨봐서요. 오늘은 연기 빼고 순수한 공기놀이만 하려고 합니다.”

“에잉. 보는 맛이 없겠네.”

“제가 복수해 드릴까요? 저 잘해요!”

“가현아. 나 너한테도 많이 졌다.”


‘어쩌지? 이번엔 져줄까?’


용수는 강아라가 열의를 불태우는 모습에 져줄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랬다가는 티가 날 것 같아서 제 실력으로 상대 해 주기로 했다.


“제가 너무 유리하니까, 누나한테 20동 드리고 시작할게요. 어때요?”

“너 나를 너무 무시하는데··· 내가 연습을 무지 했거든?”

“그러면 그냥 시작하시죠.”

“아니야. 20동은 고맙게 받을게.”


강아라는 자신만만했다가, 용수가 한번에 10동을 내고 차례를 넘기는 것을 보곤 기겁했다. 그래서 용수의 차례일 때 일부러 말을 걸었다.


“용수야. 너 요즘 CF도 찍고, 잘나가고 있잖아.”

“화장품 광고 쓸어 담고 계시는 선배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죠.”

“영화나 드라마 섭외 들어오는 거 많을 텐데. 후속작으로 생각하는 거 있어?”


강알의 말대로 요즘 스타엔터에 대본이 들어오고 있었다. 케이블에서 찍는 드라마부터 공중파까지. 아무리 연기력이 좋아도 망한 드라마나 영화에 들어가서 필모를 망친다면, 용수와 같은 신예들에게 향했던 관심이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기에 신중하게 고르고 있었다.


“글쎄요. 중요한 시기니까 천천히 결정해야죠.”

“그래. 도저히 못 고르겠으면 나한테 연락해. 너 좋아하는 흑설탕라떼 전문점 찾아놨으니, 그거나 마시면서 골라보자.”


용수는 흠칫 놀랐다. 데이트 신청인가? 하지만 아라의 표정을 보니, 친한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상스러운 만남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진짜, 무슨 작품을 골라야 할까.


* * *


“용수야. 이게 다 너한테 들어온 작품이야.”


촬영이 끝나고, 마스크 노래왕 연습을 위해 사옥으로 이동하기 전, 매니저 성호가 뒷좌석에 수북이 쌓인 대본들을 가리켰다. 얼핏 봐도 열 편은 넘어 보였다. 용수는 우선 얇은 대본부터 펼쳤다.


“얘네들은 조연롤이네.”

“네가 아직 주연할 인지도는 아니니까. 그래도 드라마 잘 돼서 얼마나 다행이야. 지금 18%니까 이대로 쭉쭉 가면 20% 찍는 것도 문제는 아니다.”

“영화도 있네? 조선좀비?”

“아, 그거. 감독은 신인인데 금수저 출신이래. 감독 부모가 아들내미 경력 쌓아 준다고 돈지랄을 해서 제작, 연출, 촬영부 전부다 실력 있는 사람들만 모아 놨어.”

“대본이 똥인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좀비가 통할까?”

“좀비물이 마니아가 많잖아. 그리고 돈을 그렇게 쏟아붓는데 좀비분장하고 CG도 리얼하게 하지 않을까?”

“환단 연대기 못 봤어?”

“아······.”


환단 연대기는 500억 먹튀라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본래 18부작으로 기획됐었지만, 영화가 망하며 광고도 잘 안 붙는 터라 조기종영 한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퍼졌다. 용수는 초등학생이 만든 것 같은 소품들과 분장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환단 연대기에 캐스팅 되지 않아서 다행이야.’


환단 연대기와 조선좀비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둘 다 감독이 금수저 출신에 집안에서 밀어줬다는 점이다.


“이미 나쁜 선례가 있으니까. 진짜 돈 필요한 사람 아니면 안 들어가지 않을까?”

“그래도 대본 한 번만 읽어봐. 재밌을지도 모르잖아.”

“형은 마음에 들었어? 엄청 추천하네.”


평소와 달리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호의 모습에, 용수는 대본을 팔락팔락 넘겼다. 병에 들어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왕과, 백성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지는 역병에 대한 소문. 신하들은 왕이 병든 틈을 타 권력을 잡으려 하고, 세자는 이를 막으러 동분서주하다 역병환자. 즉 좀비의 침공을 받는다. 뒷내용은 없었지만, 앞부분 줄거리만 봐도 굉장히 재밌었다.


“어때? 괜찮아?”


운전을 하며 용수의 눈치를 보던 성호가 물었다. 용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재밌네. 스토리도 마음에 들고, 정치 부분도 자세히 써 놓으셨는데 이것도 재밌다. 작가님이 누구야?”

“신인이래. 감독님 여자친구라는 소문이 있더라.”

“그럼 설마 여자친구 시놉을 영화로 만들어 주려고 감독이 됐다는, 진부한 얘기는 아니겠지?”

“맞을걸.”

“······갑자기 하기 싫어지는데.”


용수는 대본을 내려놓으려다가, 다시 한 번 읽었다. 스토리도 마음에 들고, 용수가 맡을 배역인 덕삼이도 마음에 들었다. 민간시찰을 나갔다가 좀비의 습격을 받고 도주하던 세자를 구해준 사냥꾼 덕삼이. 유쾌할 땐 유쾌하고 진중할 땐 진중한, 괜찮은 배역이였다.

용수가 고민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성호가 쐐기를 박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성격이 참 좋대. 스태프들도 부모가 돈만 써서 모은 게 아니라, 감독님이 직접 발로 뛰어서 모은 사람들이라네?”

“조사 많이 했다.”

“그럼. 네 후속작 고르는 건데 열심히 해야지.”

“다른 것들도 좀 보고.”


용수는 다른 대본들도 봤지만, 성에 차는 것은 없었다. 결국 조선좀비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


“형. 결정했어.”

“진짜? 한다고?”

“내가 뭐 한다고 할지 알고?”

“당연히 조선좀비지!”

“아니면 어쩌려고?”

“······아니야?”


성호의 눈동자가 바들바들 떨렸다.


“내가 보기에는 조선좀비가 제일 괜찮고 다른 것들은 다 별로였지만, 나는 매니저고 배우는 너니까 네 눈을 믿어볼게. 어디에 출연하려고 그래?”

“조선좀비.”

“야!”


성호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용수는 그 모습을 보고 배를 부여잡고 낄낄거렸다.


“와, 진짜. 나는 혹시 네가 성냥팔이소녀의 강림 같은거 고르지 않았을까 어떻게 설득해야 될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장난을 치면 내가 어? 얼마나 쫄렸는지 알아?”


용수는 삐진 성호를 달래며 사옥으로 향했다.


‘그런데 조선좀비가 언제 크랭크인 하지? 영화 찍기 전까지는 마스크 노래왕을 그만둬야 하는데. 뭐, 금방 떨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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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궤도 19.07.09 481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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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박 19.07.01 578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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