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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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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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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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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볼링앨리

DUMMY

왕이되는자 개봉일.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영화관으로 왔다. 팝콘을 사고 음료를 마시고 여자친구나 가족, 그냥 친구랑 떠드느라 시끌벅적 했다. 학생으로 보이는 몇 명은 티켓 발권기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왕이되는자를 고르고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이거 시사회 후기 좋았으니까 재밌겠지?”

“평론가들 평도 진짜 괜찮아.”

“야, 평론가들은 영화가 재밌건 말건 개똥철학만 있으면 좋다고 하는 인간들이야.”

“하긴, 평론조무사들 말은 들으면 안되지.”


학생들은 달달하고 고소한 팝콘을 냠냠 먹으면서 떠들다가, 영화가 시작되자 조용해졌다.


영화가 시작됐다. 초반부터 빠른 흐름. 그리고, 김용수가 나왔다.


* * *


한 커플이 무슨 영화를 볼지 고민하고 있었다.


“부인! 알라딘과 요술램프는 어때?”

“글쎄, 나는 노래 부르는 영화는 별로던데.”

“그래? 그러면 거미맨은?”

“전편을 안 봤잖아.”


커플이 한참 동안 영화를 고르고 있는데, 왕이되는자를 본 학생들이 옆을 지나갔다. 그들은 잔뜩 흥분해서 큰 소리로 떠들고 있었다.


“진짜 미쳤어. 시간 가는 줄 몰랐어.”

“대박이다 진짜. 이건 내 인생영화야.”

“초반에 양중기 진짜 소름 돋더라. 미친놈인 줄 알았어.”

“아라 언니 진짜 대존예······ 세상 혼자 살아”

“그런데 암살단주는 대체 누구야? 눈만 나와서 누군지 모르겠던데”

“그것도 모르냐? 김용수잖아.”

“김용수가 누구야.”

“그, 그 PD에 나오는 매니저 이중기.”

“걔? 걔가 암살단주라고? 야! 거짓말하지 마”

“내기할래?”

“아니, 검색해 봐야징. 보자······ 진짜네. 얘가 얘구나. 진짜 연기 잘한다.”


학생들의 말을 들은 커플은 왕이 되는자 포스터를 봤다. 생각해 보니 홍보 영상도 괜찮게 잘 뽑았고, 포스터도 멋있고, 평도 좋았으니 보기 딱 좋았다.


“남편, 왕이되는자 평 좋은데 그거나 볼까?”

“그래!”


이런 일이 전국의 영화관에서 벌어졌다. 사극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평이 너무 좋자, 볼까말까 고민하게 되었고,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인생영화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다녔다.


* * *


[왕이되는자. 개봉스코어 70만!]

[마침내 시청률 20%의 고지를 밟은 드라마 PD(Producer Diary).]

[우리 동네 검은소 2연속 가왕 달성! 베일에 싸인 그의 정체]

[신인 아이돌 뮤즈. 진짜 작곡가들의 뮤즈가 될 수 있을까?]


CF를 촬영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는 길. 용수는 쏟아지는 기사를 읽고 있었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려 사라질 줄을 몰랐다. 성호는 빨간불에 차를 멈추고, 용수가 뭘 보나 훔쳐봤다.


“또 기사 보고 있었어?”

“어.”

“요즘 시간만 나면 기사를 보고 있네. 그렇게 좋아?”

“그냥. 좋네.”


출연한 드라마는 승승장구를 달리고 있고, 왕이되는자도 영화가 망하느냐 망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1000만 관객을 달성하느냐 마느냐로 논쟁이 붙고 있었다. 마스크 노래왕에서는 다시 한 번 가왕을 차지함으로써, 큰 화제가 되고 있고.

용수의 연예계 생에 있어서 지금처럼 잘나간 적은 없었다.

비록 조선좀비 때문에 차기작은 망할 거라는 악담도 많이 듣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영화만 잘 뽑히면 그것도 나중에 영화가 나오면 호평으로 돌아설 것이 분명하기에 걱정하지 않았다.

용수는 댓글을 읽다가 ‘김용수 인터뷰 영상’ 링크가 있길래 클릭했다. 곧바로 동영상이 재생되고, 용수와 이민호 감독. 홍수아 작가가 나왔다.


‘어제 찍은 건데 이게 벌써부터 돌고 있네. 올린 사람이 누구지?’


용수는 뒤돌아가서 링크를 올린 사람의 아이디를 봤다.


‘홍보팀장님이구나···’


팬이었으면 기억해 뒀을 텐데. 아쉽게 됐다.

다시 동영상을 틀었다. 영상 속의 용수가 왜 조선좀비를 택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신만만하게 대답하고 있었다.


“이 영화가 성공할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성공이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근거가 있나요?”

“근거요?”


용수는 의미심장하게 허공을 쳐다봤다. 옆에 앉은 이민호나 홍수아도 같은 곳을 쳐다봤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건 비밀입니다.”


용수는 댓글을 봤다. ‘근자감’, ‘저러다 망해야 정신차리지’, ‘호구가 뭘 믿고 저렇게 자신만만하냐’라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게. 어떻게 자신하고 있을까?’


용수는 엊그제의 일을 떠올렸다. 이민호 감독과 홍수아 작가와의 만남 뒤, 출연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순간 그의 앞에 환상이 펼쳐졌었다.

연기를 하는 자신의 모습. 혼신의 힘을 다하는 무명배우들. 그리고 연말 시상식 무대에 오르는 이민호 감독.


[사도 고유 스킬. 미래예지를 습득했습니다.]

[패시브. 사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신이 후원한 스킬. 사도의 미래를 긍정적 방향으로 보정한다.]


용수가 신을 선택해야만 하는 날이 일주일도 안 남은 지금. 용수가 누구를 선택할거라는 기색을 드러내지 않자 초조해진 한 신이 권능을 스킬로 만들어 선물한 것이다.


‘시간의 신 님 감사합니다.’


용수는 이 스킬을 얻은 순간, 영화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냈다. 그게 인터뷰에서의 자신감의 발로였다.


* * *


용수는 CF장에 도착했다. 이번 광고는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베라의 광고였다. 같이 CF를 찍는 사람은 양중기.

먼저 도착해 있던 양중기가 곤룡포를 펄럭거리며 용수에게 다가갔다.


“우리 영화의 숨은 주역! 우리 자랑스러운 후배! 어디 한번 안아 보자.”


‘무슨 개짓거리지.’


무엇을 하려고 이러나 싶어서 가만히 냅뒀더니, 양중기가 용수를 끌어안은 후, 무릎으로 정강이를 퍽퍽 쳤다. 곤룡포가 헐렁한 덕에 타인의 시야를 벗어날 수 있어서 할 수 있는 폭력이었다.


‘아프지는 않은데, 기분이 나쁘네.’


용수는 마력을 뭉쳤다. 어디를 가격하지. 자고로 맞은 곳을 또 맞으면 더 아프고, 그곳이 원래 아픈 부위면 두 배로 아픈 법이다. 그래도 같은 남자니까 인정을 담아서.


‘양중기가 삼대독자라서 싸가지가 없댔나? 대를 끊기게 하는 건 너무 심하지.’


적당히 툭 쳤다. 양중기는 윽!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났다. 허벅지를 오무린 꼴이 참 우습다.


“야 시발, 너 나 발로 찼지?”

“무슨 소리예요, 선배?”

“발뺌하지 마, 씹새야.”

“선배. 저 두 발 다 땅에 디디고 있었는데 어떻게 발로 차요. 거리도 안 나오고요.”

“그야 나처럼······ 아니다. 됐다.”


양중기는 자신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을 발견하고 물러났다.

얼마 안 있어 촬영이 시작됐다.

양중기가 신하들에게 맛있는 것을 가져오라 했는데, 용수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 ‘레드소르베를 먹어 본 적이 있느냐’하는 대사였다. 전형적인 B급 감성이었으나, CF를 촬영하는 내내 피식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성호는 개그 프로보다 재밌었다고 쌍따봉을 치켜들었다.


* * *


[베라 올 3월 레드소르베 출시! 전국 매장에서 만나요]

- 베라 돌앗ㅋㅋㅋㅋ 암살자가 대체 왜 아이스크림 가지고 오냐곸ㅋㅋㅋ

- 망할 영화 출연하는 새끼가 웃고 자빠졌네ㅋㅋㅋㅋ 나 같은면 쪽팔려서 얼굴도 못 들고다니겠다

└ 용까들 극혐이네 ㅡㅡ 조선좀비 기사에나 가서 놀아

- 영화관에서 볼 때는 눈물펑펑이었는뎈ㅋㅋㅋ 이렇게 보니 ㄹㅇ 웃음꽃을 피우넼ㅋㅋ

- 웃음꽃? 혹시 헤롱이라고 아십니ᄁᆞ?

└ 아재 낄끼빠빠 합시다.

- ㅋㅋㅋ 김용수 레드소르베 녹으니까 당황해서 ‘이, 이건 피가 아닙니다. 아이스크림입니다!’ 아ㅋㅋ 왜이리 커엽냐ㅋㅋㅋ


[양중기X김용수 허그샷!]

- 얘네 한동안 잠잠하더니 또 서로 껴안고 있네... 하앍!

└ 윗댓ㅋㅋㅋㅋㅋㅋ 너무 욕망에 충실해!!

└ 사심을 좀 숨기라고!!!

- 보통 남자들이 잘 안고 그러나? 안 그러지 않나?

- 양중기 왜 껴안았다가 다리 오무림? 설마?ㅋㅋㅋㅋㅋ 에이 짐승도 아니고 촬영장에서 그러진 않았겠지????

└ 킹리적 갓심 해봐야 한다 ㄹㅇ


“이거 스캔들이라도 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용수는 조선좀비 기사에 열심히 반박댓글을 달아준 홍보팀장이 고마워서, 커피를 사들고 갔다가 마침 허그샷 글이 보였다.

용수의 장난스런 말에 홍보팀장이 눈을 가늘게 떴다.


“스캔들 낼 사람은 있고?”

“아라 누나나 가현이?”

“하이고, 퍽도 나겠다.”

“형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용수가 고리눈을 뜨고 홍보팀장이 쥐고 있는 커피를 노려봤다. 홍보팀장은 커피를 슬그머니 양손으로 감싸쥐었다.


“너 또 준 거 뺏어 가려고 그러지. 줬다 뺏는 게 가장 치사한 거 몰라?”

“형이 날 너무 무시하니까 그렇지.”

“야야, 나는 팩트만 말했다. 얻어맞은 건 네 잘못이야.”


말은 그렇게 했어도 서로 장난인 걸 잘 알고 있었다. 용수가 과장스레 두 팔을 들어올리며 항복 선언을 했다.


“그런데 용수 너, 무사태평이다.”

“왜, 별로야?”

“그건 아닌데. 성호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영화가 성공할 거라고 너무 확신하는 것 같아서.”


홍보팀장은 목이 말랐는지 커피를 쪽쪽 빨고는, 서둘러 덧붙였다.


“아 맞아. 너 예전에 그쪽 계열 학생들하고 친하게 지낸 적 있어? 아니면 학교후배 중에 그쪽 간 사람이 있다던가.”

“아니, 왜?”

“새끼 기자 하나도 네가 성공할 거라 생각하나봐. 욕 엄청 먹는데도 꿋꿋하게 기사 올리더라.”


홍보팀장이 기사를 보여 줬다. 조선좀비가 성공할 거라는 기사. 김용수의 연기력을 찬양하는 기사. 인성이 좋다고 말하는 기사······.

밥 먹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한 개씩 꼬박꼬박 올라오고 있었다.


“얘 내 팬인가? 아무리 그래도 이거는 좀 민망하다. 어디, 기자 이름이······ 어, 김상윤?”


용수는 놀랐다. 홍보팀장도 덩달아 놀랐다.


“왜? 지인이야? 야 너 이거 큰일 나. 지금은 별문제 없어도 나중에 여론 조작했다니 뭐니 하면서 문제 생길 확률이 높다.”

“아니, 촬영장에서 몇 번 본 사람인데······ 동명이인이겠지. 연기자가 왜 기자를 하고 있겠어?”

“난 또. 그냥 이름만 같은 사람이겠네.”

“그렇지?”


홍보팀장이 안도하며 커피를 마시는 순간, 성호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용수야! 예능 잡혔다!”

“좋다. 이번엔 어디야?”

“추격자들!”

“대박.”


추격자들은 도주자와 추격자로 팀을 나눠서 촬영을 하는 추격전 전문 예능으로, MBS의 일요일 저녁을 책임지는 간판 예능이었다. 홍보팀장이 신이 나서 소리쳤다


“좋아! 내가 홍보 팍팍 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나가!”

“형······ 뮤즈 애들이나 신경 좀 써 줘요.”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래도 첫 주에는 뮤뱅에서밖에 안 불러 줬는데, 이번 주는 3사 다 나간다. 천천히 가면 돼.”

“형만 믿고 있을게요.”

“참, 네가 부탁을 하는 걸 보면 내 기분이 묘하다. 대표님도 아니고.”

“동생 같은 애들이라 눈에 밟히나 봐요.”

“하여튼 걱정 말아. 너야 잘 되고 있어서 성호한테 전적으로 맡겨놨지만, 뮤즈 애들한테는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 잘 될 거야.”

“그러면 좋겠네요.”


용수는 홍보팀장과 한참을 더 떠들고 PD 촬영을 위해 떠났다. 그리고, 추격자들 녹화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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