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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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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글자수 :
2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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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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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추격자들(1)

DUMMY

용수는 오프닝 촬영 시간보다 일찍 세트장에 도착했다. 그럼에도 제작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용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자신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발견했다.


“안녕하세요.”


카메라맨은 촬영 중이라 대답할 수 없다는 시늉과 함께 고개를 까딱했다. 용수가 세트장 안으로 들어가자 PD의 모습도 보였다. 나태석 PD였다. 그는 대한민국의 스타PD중 한 명으로, 론칭하는 프로그램마다 승승장구하여 10여 년 넘게 MBS의 주말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능력자였다.


“반갑습니다. 나태석입니다.”

“아 네.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영광은요. 제가 더 영광이죠.”


나태석은 인싸의 향기를 솔솔 풍기는 매력적인 남자였다. 그의 수더분한 말투 덕분에 용수는 그에게 친근감이 들었다.


“제가 용수씨 섭외를 강력히 추진했어요. 왜인지 아세요?”

“왜요?”

“인상이 참 좋아서요······는 농담이고요. 오디오스타 나가신 걸 보니 대선배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말 잘 하시고, 예능감도 좀 있으신 것 같고, 얘기를 들어보니 운동신경도 훌륭하시다면서요.”

“아.”


마지막 말은 액션스쿨에서 흘러나온 것일 터다.


아무리 잘 단련된 육체라고 해봐야 마력의 보조를 받지 못하면 7등급을 넘기기 힘든 법. 마력의 보조까지 받는 데다가, 최근 상태창의 합일을 이룸으로써 육체능력이 몇 곱절이 된 용수의 신체능력은······ 주머니 안의 송곳 같았다.

나태석 PD는 홍 관장의 액션스쿨에서 용수가 운동하는 동영상을 받아보고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아깝다. 만약에 김용수 씨가 아이돌을 계속했었으면 아육대 메달을 쓸어 담았을 텐데. 아니 이정도면 그냥 선수로 뛰어도 될 수준 아닌가?’


김용수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말을 꺼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초면에 그런 얘기를 하는 건 큰 실례일 터.

더 친해진 다음 이야기를 꺼내 봐야겠다 생각하고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직 촬영 시작 전이지만 카메라는 계속 돌고 있을 거고요, 한 컷만 먼저 찍고 대기실에서 쉬고 계시면 됩니다.”

“다 안 왔는데 찍는 거예요?”

“역할 카드 고르는 건 오시는 순서대로 찍고 있어서요. 별 상관없습니다.”


용수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추격자들의 오프닝을 책임지는 그 방. 시청자들이 자신의 방보다 더 친숙해 한다는 선택의 방이었다. 용수는 뒤집혀져 있는 카드들을 보고 고심했다.


‘기왕이면 도주자보다는 추격자가 낫겠지?’


출연자들에게 마력을 심어 두고, 지형정보까지 매직맵으로 작성해 놓으면 날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격자들은 방울을 달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도주자가 추격자를 미리 알아내는 것보다는, 도주자의 위치를 귀신같이 알아내는 추격자가 더 매력적인 롤 아닐까.


‘특히 내 팬들이 좋아할 거야.’


용수는 자신이 이번 드라마 ‘PD’를 찍기 전에는 MY에서부터 이어져 오던 팬 몇 명밖에 없던 카페가 활성화되고, 글이나 움짤들, 응원글이 돌아다녀서 기뻤다. PD를 찍는 다른 주조연들은 예능에 자주 얼굴을 비추는데 반해, 용수는 오디오스타만 찍고 안 나온다고 얼굴 좀 비춰달라는 글들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우리 동네 검은소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니 일어나는 해프닝이었다.


용수는 제일 느낌이 좋은 카드를 뒤집었다. 추격자였다.


‘좋다. 다 뒤졌다.’


* * *


용수는 세트장을 돌며 지형을 미리 익혀 두고 싶었지만, 형평성을 위해 촬영 전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기에, 얌전히 대기실에 있었다. 같은 게스트인 강아라, 김목현, 신가현. 맨날 모이던 넷이서 즐겁게 떠들다 오프닝 시간이 되어 밖으로 나왔다.


추격자들은 국민MC인 유호석과 강재동. 둘이 더블 MC가 되어 각각 추격자, 도주자의 대표가 되어 매주 추격씬을 찍는 프로그램이었다. 근육남의 상징이자, 최근 PD에 출연하고 있는 김동국, 힙합과수 출신인 스하 등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자, 오늘도 추격자들 촬영날이 되었습니다. 재동아, 우리 전적이 몇 승 몇 패지?”

“올해 2승 2패지.”

“그럼 오늘 이기는 쪽이 기분 좋게 시작하겠네? 저번에는 우리 팀이 이겼는데. 이번에는 자신 이 좀 있어?”

“마! 네 팀에 운 좋게 피지컬 좋은 사람들만 걸렸기 때문 아이가! 저번까지는 우리가 이기고 있었다.”

“맞아. 호석이 너 너무 잘난 척 한다.”

“형은 빠져.”


최연장자인 석훈이 기회다 싶어 호석을 극딜하려 했지만, 강재동의 태클에 다시 들어갔다.

석훈은 시무룩하게 돌아가다가, 스하의 패션을 보고 질색을 했다.


“야! 너 스타일이 그게 뭐야?”

“이거 몰라요? 이게 요즘 제일 핫한 룩이잖아요!”

“제일 찌질한 룩이 아니라? 유행 금속테로 바뀐 지가 언젠데 뿔테를 쓰고 있어. 얼씨구, 머리도 바가지다?”

“이거 몰라요?”


스하의 되물음에 모델 출신 강수와 선희가 빵 터졌다.


“형! 그것도 잘생긴 사람이 해야지. 형이 따라하면 너드남이 아니라 그냥 너드야!”

“죄, 죄송합니다.”


스하는 강수의 말에 어설픈 연기를 하며 안경을 벗었다. 호석이 낄낄대며 놀렸다.


“어떻게 안경을 벗어도 못생겼냐. 저렇게 생긴 것도 재주는 재주다.”

“형은 사마귀 닮았잖아!”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용수와 강아라도 김목현을 놀렸다.


“야, 쟤가 너 따라한다?”

“하하. 역시 스하 씨가 트렌드를 좀 아시네요.”

“요즘 길거리 가면 다 목현이처럼 입은 사람밖에 없어요. 부럽다. 부러워.”


잠시 스하를 놀리는 시간이 지나고, 강재동이 PD에게 물었다.


“그래서 오늘 게스트는 누구인가요?”

“스하 씨를 보시길 바랍니다.”

“못생긴 사람 특집인가요?”

“아, 진짜!”

“못생긴 사람 특집도 괜찮겠네요. 아쉽지만 그건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요즘 핫한 드라마죠. PD의 배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드라마 PD의 OST가 흘러나오고, 강아라와 김목현이 앞에, 그 뒤를 용수와 신가현이 따라 나갔다. 강재동이 혀를 굴리며 소리를 질렀다.


“강RRRRRRR아라. 니 오랜만이다!”

“아이고, 우리 동생들 왔구나.”

“호석이 너 아는 척하지 마.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막 동생이라 부르더라?”

“형이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

“와, 너네 오늘 나온다면 나온다고 귀띔 좀 해주지. 촬영장에서 어떻게 입을 싹 닫고 있었냐.”

“미안 오빠. 서프라이즈 하려고 그랬어.”

“와! 김목현 씨! 저 진짜 팬이에요!”


역시 주연 둘에게 관심이 많이 쏟아졌다, 스하는 뿔테안경을 벗고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김목현을 끌어안았다.


“김목현씨! 같은 너드남끼리 프리허그! 완전 팬이야!”

“저도 팬입니다.”


김목현이 어색하게 스하를 끌어안는데, 선희가 눈을 반짝이더니 스하의 뒤에 가서 섰다. 강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아, 누나. 왜 잘생긴 사람만 오면 이래!”

“이거 놔! 나도 좀 안아 보자.”

“왜 맨날 촬영장에서 사심을 채워. 욕망을 좀 자제하면서 살자.”


한바탕 폭풍이 지나가고, 출연진들이 대형을 갖추고 섰다. 김목현의 옆에 선 남성 출연진들은 서로를 보고 놀려 댔다.


“야 너 오늘따라 되게 못생겼다.”

“형도 지금 장난 아니야.”


유호석과 이강수가 그렇게 말하자 스하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안경을 주머니에 숨겼다. 그리고 슬금슬금 움직여 용수와 자리를 바꾸었다.

이강수는 스하를 보고, 용수의 얼굴을 보고, 김목현을 보더니 손바닥을 치곤 용수와 또 자리를 바꾸었다. 선희가 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꽃받침 효과. 훈남이 둘이면 미모가 네 배······.”

“꽃받침이면 여러 명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는 둘밖에 없지 않아요?”


용수의 물음에 선희가 고정 출연진들을 가리켰다.


“저기 받침들을 보다가 목현 씨랑 용수 씨를 보니 네 배는 잘생겨 보이네요.”

“누나, 우리랑 같이 한 정이 있는데 이러기야?”

“억울하면 잘생기던가.”

“자! 이제 도주자들 도망치러 갑시다. 오늘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


강재동의 정리에 나태석 PD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드라마 PD의 배경이 MBS라는 사실 다들 알고계신가요? 세트장도 사무실하고 똑같이 꾸며놨고, 급할 때는 진짜 사무실을 빌려서 찍는다고 합니다.”


‘잘됐다.’


용수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MBS 본사라면 아이돌 시절 때부터 몇 번이고 와봤던 곳이라, 외부인의 접근이 허용된 곳은 전부타 숙지하고 있었다.

매직맵은 직접 경험한 장소만 맵핑 할 수 있기에, 원래대로라면 초반부터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할 생각이었는데, 좀 더 느긋하게 해도 될 것 같았다.


“그거 유명하지. 방송국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다고 반응 좋잖아.”

“그렇기 때문에, 오늘은 바로 여기, 방송국에서 촬영을 개시합니다. 어느 곳이던지 들어가도 괜찮아요.”

“국장님실에 들어가도 괜찮은가요?”


유호석의 당돌한 질문이었다. 예정에 없던 질문이었지만 나태석은 태연했다.


“감당하실 수만 있다면요. 미리 말하지만 저는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할 겁니다.”

“물론 농담이죠. 국장님, 보고 계시죠? 사랑합니다!”

“저도 사랑합니다!”

“뭐야 갑자기 사랑고백 타임이야?”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됐다. 도주자 팀의 리더는 유호석. 김목현과 신가현도 도주자라서 추격자 팀인 용수와 헤어졌다.


“다행이다.”

“뭐가요?”

“용수 네가 도주팀이었으면 내가 널 잡아야 했잖아. 어떻게 그러냐.”

“저를 잡으실 수는 있고요?”

“당연한 소리를?”

“자, 작전회의 시작하겠습니다.”


용수는 아라와 잡담을 나누다 강재동의 호출에 주변으로 모였다. 같은 팀이 된 김동국이 질렸다는 양 쳐다봤다.


“너희는 드라마 찍을 때도 하루 종일 붙어있더니 여기 와서도 똑같냐. 그러다 둘이 사귀겠다?”

“뭐야 뭐야.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야?”

“아니요.”

“우정 100% 사심 0%입니다.”


선희는 그들의 변명을 믿지 않았다. 눈에 망붕을 가득 담았다.


“그렇구나~ 둘이 잘 어울린다. 오래오래 함께 갔으면 좋겠어.”

“언니!”

“왜 소리를 질러? 우정 오래 가라고.”

“이이이잉. 재동이 회의하고 싶어!”


‘미쳤나?’


뜬금없는 강재동의 애교에 용수는 생각하는 걸 멈췄다. 전직 씨름선수의 애교는 그만큼 흉폭하고··· 박력 넘쳤다.

강재동은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얼굴 하나 붉어지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다 집중해 주시니 얼마나 좋아. 이번 도주팀의 목표는 각 출연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물건을 MBS에서 찾아서, 준비된 위치에 올려놓는 거래요. 김목현 씨는 뿔테안경, 아라 씨는 마라탕, 신가현 씨는 앨범이고, 용수 씨는 곶감이네. 1차 목표는 이것들을 찾아내는 거로 합시다.”

“이게 몇 층에 있을까요?”

“글쎄요. 제작진들이 영악해서 어떨 때는 한 층에다가 몰아넣을 때도 있고, 어쩔 때는 층마다 나눠놔서 모르겠네요. 특히 우리가 촬영해야 되는 층수가 이번에는 10개나 되지 않습니까. 도주자나 우리나 발품을 엄청 팔아야 할 겁니다.”

“힘들겠네요.”

“그렇죠. 장소가 넓으니 고생한만큼 분량이 안 나올 수도 있고요. 그래도 이겨야죠. 그럼 역할 분담하겠습니다. 아라 씨가 1층, 용수 씨가 2층, 처음에는 각각 한 개층씩 맡아서 합시다. 괜찮죠?”

“회의는 끝나셨나요?”


재동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태석이 말을 걸었다. 강재동이 답했다.


“다 끝났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추격팀도 출발하겠습니다.”

“갑시다.”


용수는 재동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MBS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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