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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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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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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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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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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열애설이 터졌다

DUMMY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 시간에 딱 맞춰서 왔으면서, 뭐가 죄송해요.”


홍수아 작가의 호의적인 말이 돌아왔다. 용수가 자리에 앉은 뒤, 김목현과 황선희랑 눈인사를 하곤, 대본 리딩이 시작되었다.


“나으리. 험한 꼴 보기 싫으면 여기 접근하지 말어.”

“왜 그러느냐?”

“거 뭐시기. 역병이 돌았응께.”

“나는 이 마을에 들어가야 할 의무가 있노라.”

“그러다 뒤지면 저 놈들 좋은 일만 하는겨. 잔말 말구, 내 말 들어.”


덕삼은 한낱 사냥꾼이 반말을 함에도 개의치 않는 이성원에게 호감을 느낀 상태였다. 그래서 마을에 역병이 돌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장면이었다.

황후인 민씨를 맡은 배우 황선희는 용수와 김목현이 대사를 읽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드라마 PD의 촬영장에서도 느꼈었지만, 이 둘이 같이 출연하는 장면에서는 김용수와 김목현이라는 이름을 잃어버리고, 대본상의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용수의 연기 실력이 훌륭한 덕도 있지만, 이 케미는 스킬 덕분이었다.


[친구따라 배우한다.]

[연기 Lv3 에 습득. 같이 연기를 하는 배우와의 친분관계에 따라 연기 실력이 상향된다.]


최근 ‘PD’의 시청률이 20%를 돌파하며 그 이유 중 하나로, 나날이 성장해 가는 배우들의 연기력을 꼽았었는데 이 스킬도 한몫을 했었다.


‘여기서는 목현이하고 황선희 씨밖에 효과를 못 보겠네. 빨리 다른 사람들이랑 친해지던가 해야지.’


용수가 대사를 마치고 다른 사람들을 보니, 질투를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감탄하는 사람만이 보였다.


‘인성들은 다 제대로 됐네. 이민호 감독님이랑 홍수아 작가님의 안목이 괜찮은 것 같아.’


친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용수는 자기 무명 시절을 생각해 봤다. 눈치보고 앉아 있다가 누가 말만 걸어 줘도 감사하던 시기.


‘아라 누나랑 친해진 것도, 누나가 먼저 말을 걸어 줘서 그랬었지.’


김목현은 연극 에이스 출신에 데뷔하자마자 꽃길만 걸어서 이런 건 잘 모를 터이다.

용수는 황선희와 눈을 맞췄다. 그녀는 이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지만, 외부에서 조선좀비를 공격하고 있는 와중에 내부 친목을 다지지 않을 인물은 아니었다. 경력도 제일 많으니 촬영장의 리더가 되기에도 충분했다.


“자, 이따가 스케줄 있는 분 계신가요?”

“없습니다.”


김목현이 없다고 하자 무명 배우 몇이 우물쭈물했다. 자신들과 비교도 안 되게 바쁜 김목현이 바쁘지 않다고 하자 자기들의 사정을 말하기 힘든 것이다.

황선희가 재빨리 덧붙였다.


“그냥 시간도 늦었겠다.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이나 먹고 헤어지자고요. 제가 쏩니다. 혹시 알바라던가 사정이 있는 분들은 이번만 기회가 아니니까. 다음에 같이 밥이나 먹어요. 대신 그때는 용수가 쏠 겁니다.”

“선배님?”

“왜 그래. 요즘 CF도 많이 찍어서 돈 많잖아?”

“아, 들켰네요. 좋아요, 다음번에는 제가 쏠게요.”


이번에는 빠진다는 사람이 없었다. 밥값도 없다는 무명 배우가 끼니를 때울 기회를 거절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훗날 이원미는 한 힐링 예능에 출연해서,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가 조선좀비의 이우영 역으로 출연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욕을 엄청 했었어요. 망할 영화라서 망할만한 배우가 들어갔다. 네 까짓게 뭔데 신가현을 제치고 배역을 꿰찼냐. 성형한 티 난다······. 요즘은 개나소나 배우 하네 나도 할 수 있을 듯. 그래서 대본리딩장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황선희 선배님께서 다 같이 밥 먹자고 해 주시고, 덕분에 배우랑 스태프 가리지 않고 똘똘 뭉치는 분위기가 형성 돼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그때만큼 가족 같고 화목했던 촬영이 더 없네요······.”


* * *


총 12회로 구성된 드라마 ‘PD’가 어느덧 종영을 향해 달려가고, 사람들의 관심은 10화 때는 19%에 달하던 시청률이 과연 20%의 고지를 넘을 수 있을지에 쏠렸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서 20%를 넘기기는 힘들 거라고 했지만 11화가 방영된 토요일, 전문가들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시청률은 갑자기 껑충 뛰어서 27%에 달했다.

덕분에 스타엔터의 홍보팀장은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네, 홍 기자님. 하하하. PD 시청률 27% 축하하신다고요? 감사합니다.”


홍보팀장은 전화기에 파묻혀 있음에도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홍보팀 직원들 역시 이제야 일 할 맛 난다는 얼굴로 연신 전화를 받고,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들은 쏟아지는 기삿거리 중 용수를 언급하는 것들을 따로 모으고 있었다.


[드라마 PD 11화 시청률 27%. 10화 시청률과 비교해서 ‘9%’ 껑충. 그 이유는 김용수 때문?]

[드라마 PD의 시청률이 10화 19%에서 11화 27%로 껑충 뛰었다. 이 믿을 수 없는 성과에 전문가들이 그 요인을 분석한 결과, 영화 ‘왕이되는자’에 출연한 김용수가 ‘조선좀비’로 화제를 불러일으킴으로써 배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는 분석이다.]

[PD의 사랑스러운 감초 김용수. 조선좀비에서도 활약 보여주나?]

[드라마 PD가 시청률 20%를 넘긴 지금. 각 배우들의 공약을 알아보자.

[아이돌 김용수를 배우로 키워낸 스타 엔터. 신인 걸그룹 뮤즈에게선 무엇을 보았을까?]


* * *


PD의 시청률이 20%를 넘기면 팬 미팅을 하기로 했다. 장소는 대강당. 용수는 강당 위에 준비된 의자에 앉았다. 마스크 노래왕 때와는 달리, 배우들을 응원하는 플랜카드를 든 이도 있었고, 용수의 팬카페에서도 많은 팬이 찾아와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 용수는 감동을 느꼈다.


“기분이 어때?”

“감동적이네요.”

“그렇지? 나는 목현이처럼 촬영장에 찾아오는 팬들까진 커버 못 쳐주겠는데, 이런 곳에 찾아와주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해. 팬미팅을 할 때마다 계속 배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어.”

“의외네요. 누나는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줄 알았는데.”

“신경 안 쓰는 사람이 어딨냐. 그런 척할 뿐이지.”


용수와 강아라가 머리를 맞대고 속닥거리는 것을 본 다른 배우들은 ‘평소랑 똑같네’라고 생각하며 가벼이 넘겼지만, 이 광경을 처음 보는 팬들은 둘이 사귀는 게 아니냐고 쑥덕거렸다.

MC 바나나가 묘한 분위기를 읽었다.


“두 분이 사이가 너무 좋으신 거 아니에요? 혹시······.”

“무슨 생각 하시는 줄 아는데, 그거 망붕이에요.”

“말을 안 해도 아시네요?”

“워낙 자주 들은 질문이어서요.”

“저희가 너무 친하니까 오해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목현이도 처음에는 사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고,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지금 보세요. 아무도 신경 안 쓰죠? 우리가 우정100%로 이루어졌다는 걸 이해해서 그래요.”

“맞아요. 언니랑 오빠랑 정말 담백한 관계라서 저희는 신경 안 써요.”


강아라와 용수의 대답. 신가현의 부언까지 이어지자 분위기가 안 사귀는 것 같다는 쪽으로 전환되었다. MC그리는 능숙하게 진행을 보며 각 연예인들의 공약을 실행했는데, 기부, 춤, 애교 등 다양한 것이 나왔다. 강아라의 막춤을 보고, 용수의 차례가 왔다.


“김용수 씨. 아이돌 출신답게 노래와 춤을 준비하셨다고요?”

“그렇습니다.”

“어떤 곡으로 준비하셨나요?”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재채기라는 곡입니다.”

“여성 그룹의 노래를 부르시겠다. 기대되네요.”


MC의 인도를 받아 용수는 강당 중앙에 섰다. 팬들의 흥미로운 시선이 쿡쿡 찔렀다. 용수는 반주에 맞춰서 춤을 췄다. 소녀 특유의 발랄하면서도 상큼한 몸짓을 그대로 재현해서, 여성팬들이 좋아 죽었다.


“아침밥을 해 주고 싶은 그런 사람이 난 생겼어.”


용수는 자신이 마스크 노래왕의 가왕이라는 사실을 슬슬 밝히고 싶어서, 힘을 전혀 빼지 않고 불렀다. 관객들은 용수의 빼어난 노래실력에 감탄했지만, 신가현은 기시감을 느꼈다.


‘이상해. 오빠의 노래가 왜 이렇게 익숙하지? 꼭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아.’


그녀는 고민하다가, 곧 가왕의 무대를 떠올렸다. 신가현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가왕이 김용수라는 가정을 세웠다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가왕님이 용수 오빠일 리 없지. 무대가 너무 인상 깊어서 착각했나 보다.’


팬미팅은 성황리에 끝났지만, 신가현과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이 몇 생겼다.


* * *


[김용수가 우리 동네 흑우 아님??]

[이거 봐봐. (팬미팅에서 김용수가 노래 부르는 영상) 고음이 청아하게 쫙쫙 올라가는데 감성까지 잘 느껴지잖아. 이거 흑우가 아왕 방어전에서 선보였던 거랑 똑같은 거 아님?]

- 지랄ㄴㄴ 목소리 톤이 아예 다른데

- 김용수가 검은소면은 손에 장을 지진다 ㄹㅇ

└ 진짜지? 캡처 떴다? 맞으면 바로 지지는 거다?

- 이 집 재밌네.

└ 흑종원ㅋㅋㅋㅋ


[김용수랑 가왕이랑 자세 존똑인데?]

[저거 따라 하려고 해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세임. 특히 고음 뽑을 때, 사진 첨부한다.jpg]

- ㅋㅋㅋㅋ 소설을 쓰고 ㅈㄹ

- 막눈이냐? 저게 어떻게 똑같은 자세야?

- 막귀 인증 지렸고요 오지고요 글삭튀하고 꺼지구요

- 설득력이.... 있어!

└ 있기는 개뿔ㅋㅋㅋㅋ 이 새끼 모르는 사람이 사탕 사 준다 하면 따라갈 새끼네ㅋㅋㅋㅋ

└ 찐


[김용수 아이돌 시절에 냈던 노래 들어 보면, 지금이 좀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클라스 나오는데ㅋㅋㅋㅋㅋㅋ 존나 막귀새끼들 왜이리 판치냐 아ㅋㅋ 꼴 보기 싫네.]

- (대충 동조하는 댓글)

- ㅇㄱㄹㅇ ㅂㅂㅂㄱ


김용수가 우리 동네 검은소라는 논란은 워낙 믿기지 않는 정보다 보니 의문을 제사한 사람들은 몰매를 맞고 조용히 사라지거나 글을 지웠다.

하지만 용수의 노래에 주목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많은 이가 잠든 야심한 새벽.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속보. 드라마 PD의 강아라와 김용수, 열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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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궤도 19.07.09 49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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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대박 19.07.01 588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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