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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량수불
작품등록일 :
2019.03.14 21:20
최근연재일 :
2019.07.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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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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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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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끝이 다가온다.

DUMMY

‘임한정 선배님이 악동 기질이 있다더니, 소문이 사실이었네.’


용수는 틀을 깨부수는 임한정의 행동에 놀란 상태였다. 예능 핏덩이인 그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이었다. 하지만 놀란 건 놀란 거고, 무대는 무대.

용수는 내려오면서 모든 감정을 다 잡았다. 그 기세는 무대에 서자마자 나타났는데, 임한정과 강성수, 스파이더우먼이 용수를 보고 소곤거렸다.


“자세를 봐봐. 저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자세라는 거야.”

“형 또 그 소리한다. 소람 누나, 누나는 자세만 보고도 노래 잘하는지 알 수 있어요?”

“그럼. 누가 봐도 노래 잘하는 자세인데.”

“내가 가수 아니라고 둘이서 너무하네.”


객원밴드가 힘차게 연주를 시작했다. 오늘 부를 노래는 일상으로 초대. 초반에는 잔잔한 저음으로 시작했다가, 2절이 시작할 때에 완전 저음의 내레이션. 후에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고음까지. 가수들도 소화해 내기 힘들어하는 곡이었다. 그리고 앞서 음악대장이 불러서 유명해진 곡이기도 했다.

반주를 알아들은 방청객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렇지! 역시 마지막엔 락이지!”


이윤식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는 벌써부터 일어서서, 두 팔을 쫙 벌리고 있었다.


“벌써 준비하는 거야?”

“흑우님의 무대인데. 당연히 처음부터 각오해둬야지. 안 그러면 심장 떨려서 제대로 못 들어요.”


라이어 킴의 면박에 이윤석이 당당히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라이어 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판정단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용수의 노래를 경청할 준비를 했다.


“차를 마시고, 산책을 하고.”


용수의 목소리가 감미롭게 울렸다.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귀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이소람은 저도 모르게 두 손을 맞잡고 몽롱한 얼굴을 했다.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사춘기 여학생이 된 것 같았다.


“내게로 와줘. 내 일상 속으로.”


용수의 노래는 담담하게 울려퍼졌다가, 저음대로 진입했다. 사람들은 귓가를 간질간질이는 소리에 좋아서 몸서리를 쳤다.


“ASMR 듣는 것 같아요.”


양영미의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소곤거리는 소리는 자장가처럼 울려서, 방청객 중 일부는 눈을 감고 노래를 감상하다가 살짝 졸음에 빠진 이도 있었다.


“내게로 와 줘!”


하지만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용수가 압도적이며 파괴적인 고음을 쏟아내는 순간, 모두의 솜털이 곤두섰기 때문이다. 잠깐 졸았던 이들은 그 격차가 더 크게 느껴졌다.

용수의 무대는 리허설 때보다 더 발전해 있었는데, 이소람의 무대를 보면서 기교를 어떻게 부려야 하는지 습득했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의 심장을 쥐락펴락했던 무대가 끝났다. 방청객들은 기진맥진하여 숨을 헐떡였다. 개그우먼 김봉선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의자에 축 늘어졌다.


“이런 무대는 처음이야······.”


김봉선을 필두로 모두가 의자에 주저앉았다. 당연히, 지칠대로 지친 사람들은 박수조차 치지 못했다. 오직 강성수만이 투철한 MC정신으로 멘트를 이을 뿐이었다.


“네, 흑우님의 무대. 정말 엄청난 무대였습니다···.”


강성수가 말을 하고 나서야 곳곳에서 짝-짝 하는 힘없는 박수소리가 들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용수 또한 마력을 모두 쏟아부어서 지친 상태로,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번이 마스크 노래왕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해서 모든 힘을 쏟아부었는데, 늘어진 사람들을 보니 너무했나 싶기도 했다.

그런 용수에게 이소람이 다가왔다. 그녀는 무대로 걸어 올라오며 스파이더 마스크를 벗어던졌는데, 이제야 기운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화들짝 놀랐다. 강성수는 더더욱 놀랐다.


“아니! 누나······.”

“결과를 볼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소람은 그렇게 말하더니 용수를 껴안았다. 용수는 당황해서 손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랐다.


“저······ 선배님.”

“고마워서 그래. 고마워서.”

“네?”


소람은 갈비뼈가 으스러져라 용수를 안았다가, 놓아주었다. 그녀는 정말 감명 깊은 얼굴이었다.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이상적인 노래. 듣는 사람이 가수의 감정을 하나하나 다 해체해서 볼 수 있고, 동화될 수 있는 노래. 가수랑 관객이 하나가 되어 노래를 완성하는 그런······. 이상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들을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

“나도 같은 마음이야.”


임한정도 올라와서 용수를 꽉 끌어안았다.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소람보다 강도가 더욱 셌다. 뒤늦게 무대 위로 올라온 강성수가 황망하게 중얼거렸다.


“이거, 프리허그 타임인가요? 저도 끌어안아도 될까요?”

“물론이죠.”

“그동안은 거절했지만, 이번 무대가 마지막인데 언제 이런 제안을 또 받겠어요?”


강성수도 용수를 안았다. 이쯤 되니 용수는 자기가 노래를 부르러 나온 건지 포옹을 하기 위해 나온 건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저희는요!”

“아쉽지만 꽝입니다! 다음 기회를 기약하세요!”

“다음 기회가 없다면서요.”

“그거는 어쩔 수가 없지요. 명예졸업을 시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맞다! 명예졸업!”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된 판정단은 명예졸업에 초점을 맞추고 신나게 떠들었다. 드디어 용수의 정체가 밝혀진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방청객의 눈도 덩달아 반짝반짝 빛났다. 몰래 숨겨 온 스마트폰을 꺼내드는 사람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경호원들의 실랑이로 금세 세트장이 북새통이 되었다.


“먼저 소감부터 듣고 가겠습니다. 이소람 씨. 가왕님의 무대를 직접 본 소감이 어떠셨나요?”

“사실 제가 마스크 노래왕에 나온 것은 가왕님의 무대를 라이브로 지켜보고 싶어서 제작진께 말씀드렸던 건데요, 이런 무대를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소감은 아까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고 가능하다면 다음 비긴어게인 시즌에 같이 출연하고 싶네요.”

“네, 잘 들었습니다. 판정단분들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그만하고 얼른 정체부터 밝힙시다!”


라이어 킴의 성토에 모두가 ‘맞아맞아’라며 동조했다. 방청객이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강성수가 졌다는 듯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


“하하, 모두 기대를 하고 계셔서 인터뷰가 불가능하네요. 마지막으로 가왕님께 묻겠습니다. 즐거우셨습니까?”


용수는 마이크를 잡고 말을 골랐다. 새삼 감회가 북돋움 쳤다. 마스크 노래왕에 섭외됐을 때만 해도 별다른 인지도가 없었던 자신이, 어느새 드라마 하나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차기작까지 찍고 있다니. 그동안 마스크 노래왕에 섰던 무대들은 다 레전드라 불리고 있었고, 노래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천사의 핍박을 받으며 겨우겨우 임무를 완수하던 사도 후보때와는 달리, 정식사도가 되어 임무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천사가 징벌을 받기 위해 사라짐으로써, 시간의 신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되는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졌다.


“일단······ 정말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이렇게나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용수는 강성수부터 시작해, 일일판정단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꼭 연말 시상식같은 분위기가 되었지만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명예졸업하는 가왕이 하는 말인데, 누가 막을 것인가.


“네, 정말 진심이 절절히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 이제 정체를······ 밝히기 전에!”


사방에서 탄식이 터졌다. 야유하는 듯 우-하는 소리도 울려퍼졌다. 강성수는 웃는 낯으로 멘트를 이었다.


“다들 아마추어같이 왜 이러세요. 알겠습니다. 원래는 명예졸업 트로피를 먼저 시상해야 하는데, 특별히 가왕님의 정체를 먼저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음악대장님도 정체를 밝힌 다음에 트로피를 받았었잖아.”

“그랬었나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하여튼 밉상이야.”


강성수는 라이어 킴의 말을 신경도 쓰지 않고 이소람과 임한정에게 손짓을 했다. 그때까지 무대 위에 올라와 있던 둘은 허겁지겁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용수의 정체를 밝힐 때가 되었다. 용수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무대 끝자락으로 가서, 뒤돌아 선 후 마스크를 벗었다. 근처에 앉은 방청객이 목을 쭉 빼고 그의 얼굴을 확인하려 하고 있었다.


용수는 시간을 더 끌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얼굴을 가린 손을 치웠다. 그의 얼굴을 식별한 사람들이 흡-하고 숨 멈추는 소리를 냈다.


“꺄아악!”

“어떻게 해. 진짜? 진짜로?”

“뭐야? 누군데 저렇게 놀라!”

“빨리 우리도 보여 주세요!”

“우리 동네 검은소의 정체는······.”


강성수의 말에 맞춰 용수가 얼굴을 공개했다. 용수의 얼굴에 미소가 만개해있었다.


“아이돌 그룹 MY출신. 드라마 PD의 매니저 이중기. 왕이되는자의 암살단주. 배우 김용수였습니다!”

“김용수라고?”

“미친, 진짜로?”

“와, 몇 달 전에 우스갯소리로 나오던 말이 진짜였어? 나 거기다가 말도 안 된다고 댓글 달았었는데.”

“김용수 팬클럽에서도 말도 안 된다고, 우리 오빠 욕 먹일 짓 하지 말라고 그랬었잖아요. 그런데······.”


김봉선이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하고 침을 꿀걱 삼켰다. 라이어 킴이 뒷말을 이었다.


“전국민이 흑우의 정체를 궁금해 했는데, 인터넷 폭발하겠네.”


* * *


[전 국민을 속인 놀라운 연기력. 우리 동네 검은소는 배우 김용수!!]

- 김용수? 우리 호구가 흑우라고?

- 존나말도안되······.

└ 되 X 돼 O

- 킹갓엠퍼러충무공마제스티 김용수님 저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부디 음반만 내 주세요. 지갑을 바치겠습니다.


[와 이게 말이 돼? 김용수가 흑우라고?]

- 아니야. 생각해 보면 제작진이 우리한테 힌트를 많이 줬던 것 같아

└ 뭔 개소리야

└ 국민 호구 김용수. 국민 흑우 검은소. 둘다 똑같이 호구라는 뜻이잖아.

- 오우 싱크빅 좀 해본 놈인가?


[김용수 마지막 무대 반응 봄? 진짜 티비로 보는데 소름이 쫙 끼치더라]

[반주 시작하자마 사람들 기립박수 칠 준비한다고 일어나서 노래 듣는데, 판정단이 일어나니까 방청객들까지 싹 다 일어났잖아. 그런데ㅋㅋㅋㅋ 노래 끝나니까 하나같이 다 의자에 주저앉음ㅋㅋㅋㅋ 근데 나도 집에서 보다가 소파에 오줌 지릴 뻔ㅋㅋㅋㅋㅋ]

- 현직 비뇨기과 의사다. 흑우 마지막 무대 보고 오줌 지리는 환자 때문에 너무 바쁘다. 병원까지 와서 무대 다시보기 한다고 계속 지리고 있다. 질문 안 받는다.

- 기저귀 회사 사장이다. 제품 매진됐는데 더 만들라고 자꾸 전화 온다.


SNS든 현실이든 사람들은 만나면 김용수에 대해 떠들었다.

정체가 밝혀지며 그동안 불렀던 노래들이 음원차트 순위를 1위부터 9위까지 차지했고, MY 시절에 냈었던 앨범도 반짝 올라왔다. 스타엔터의 직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대표님! 이거 이것 좀 보세요. ‘김용수를 키워 낸 스타엔터가 걸그룹도 만들었었는데, 얘네 노래도 되게 좋아요’ 누가 봐도 뮤즈애들 팬이 쓴 글인데, 욕은 하나도 없고 노래 좋다는 댓글만 달리고 있어요.”

“대표님. CF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공연 섭외도 끊이질 않고요. 제발 한 곡만 불러도 좋으니 얼굴만 비춰 달라는 업체들도 굉장히 많아요.”

“작곡가 김원일 씨랑 삼단옆차기에서 계속 컨택 들어오고 있습니다. 용수를 위한 노래를 수십 개는 준비했다고, 평생 같이 앨범 만들자고 난리예요.”

“드라마 차기작도 들어왔어요. ‘모차르트의 환생’하고 ‘작곡의 신’에서 주인공역을 꼭 맡아 달라고 사정사정해요.”


대표는 직원들의 말을 듣다가, 회의실 한구석에서 흑당아이스크림을 먹는 용수에게 물었다.


“용수야, 너는 어떻게 하고 싶니?”

“저요?”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이 용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용수는 그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았다. 할 일을 이미 다 정해 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CF는 찍는 게 좋겠죠? 예능은 뮤즈 얘들도 끼워 넣는 조건으로 출연하고, 조선좀비 촬영에 해가 안 되는 선에서 다 잡아 주세요.”

“좋았어!”


대표가 체통도 있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렇게 용수는 몸이 두 개여도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덕분에 지구라트에 가서는 잠만 퍼질러 자서, 알함브람이 불만을 표했을 지경이었다. 그는 용수가 오크 토벌로 인한 부상 때문에 이러나 싶어/ 하르텔을 데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용수를 본 하르텔은 이렇게 말했다.


“아주 멀쩡한 상태야. 우리는 알지 못할 어떤 고행을 한 것 같으니, 먼저 말해 줄 때까지 기다리세.”

“알았다.”


하르텔은 용수가 사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잠만 퍼질러 자는 용수의 모습에도 무언가 다른 뜻이 있겠지, 라고 자신을 설득한 것이다.


덕분에 용수는 조선좀비 촬영을 무사히 소화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가을. 조선좀비의 개봉일이 다가왔다.


[역대급 경쟁률. 한세대 백화점에서 실시한 이벤트. ‘조선좀비’ 시사회 추첨권 추첨을 위해 백화점의 물건을 거덜 낸 사람들. 인터뷰 결과 ‘영화는 기대되지 않지만 시사회에 가서 김용수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영화가 재밌으면 좋겠지만 김용수가 노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 ‘오직 김용수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신인 감독. 신인 작가가 만들었음에도 사전 예매 첫날에만 40만 관객 달성. 모두 ‘가왕’ 김용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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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궤도 19.07.09 477 6 13쪽
23 지구라트 - 오크 토벌 19.07.08 503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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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지구라트-전조(수정) 19.07.04 540 9 11쪽
20 오디오스타 19.07.03 546 10 12쪽
19 넛츠 브레이커 19.07.02 549 10 11쪽
18 대박 19.07.01 574 9 13쪽
17 진행시켜 19.06.28 571 9 11쪽
16 참교육 19.06.27 576 12 12쪽
15 I`m like a supervisor 19.06.26 650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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