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만기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성상영
작품등록일 :
2009.11.20 22:13
최근연재일 :
2009.11.2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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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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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쪽

요괴 - 여행자와 사건

DUMMY

여행자와 사건



비슷하지만 결코 같지 않은 세상.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다.

모든 것은 예정되어졌던 그대로.

모든 것은 예정되었던 대로.

죽음이 이미 결정되었던 나에게.

미래에 예정된 과거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는 변한다.

세계가 변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한다.


-세상




파일해는 반청향과 계속해서 동행했다.

그녀는 무거운 짐을 떠안고 있었고 그로인해서 그를 멀리하려고 하는 기색이 너무나도 정확하게 파일해에게 전해져 왔다.

그리고 파일해는 그런 그녀에게 점점더 이끌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째서 이렇게 까지 성격이 나쁜 걸까. 힘들어서 허덕이는 여자나 쫒아다니고.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파일해는 한번의 웃음으로 날려 버렸다.

내가 뭐 그런 녀석이니까 나인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만큼 낙천적이고 매끄럽다. 그의 정신은 간단히 부서지지 않는 것이다.

그는 그녀와 함께 감숙성의 중심지인 난주에 도착했다. 이곳에 반가의 분가가 운영하는 최고의 세력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본가가 사라졌기에 반가의 힘은 사실상 육할이 사라진 셈이다. 나머지 사할은 감숙성 여기저기에 뻗은 유통망과 상가들. 그리고 대장간과 장원들에 머무는 무인들이다.

그리고 이곳 난주에 반청향의 숙부가 살고 있다. 즉. 반청향의 아버지의 동생이다. 그가 바로 반가의 방계혈족의 힘을 이끄는 자다.

반청향은 모든 것을 숙부게에 맡겨 버릴 셈이었다. 단지 하수인이 반가의 정예를 모두 죽일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럼 곳을 남은 힘을 가지고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

그렇기에 반청향은 반가의 남은 힘을 취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어느정도의 자금지원을 생각하고 있다.

돈.

그 돈으로 하오문과 같은 정보단체를 찾아갈 것이다. 그리하여 태극인을 찾고 그 정체를. 그들의 힘을 파악한 후에 복수를 행한다.

그녀는 어리석지 않다. 세상의 경험은 적지만 그녀의 오성은 그것을 보완하기에 충분하다.

"후우. 오늘은 일단 쉬는게 어떻소?"

파일해가 객잔에 들어서면서 말했다. 이미 늦은 밤이다. 그 숙부라는 자를 만날 때 만나더라도 일단 깔끔한 모습으로 정광이 넘치는 모습으로 만나야 할 것 아닌가?

"그래요."

그녀는 파일해의 생각은 몰랐지만 파일해의 말에 따랐다. 그가 그렇게 말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음을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와 그녀의 여행은 늘 그랬다. 파일해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행동했고 그녀는 조용히 따르며 파일해가 그렇게 움직인 까닭을 생각했다.

파일해의 행동 대부분에는 부적절한 부분이 거의 없었다. 가장 빠르고. 그리고 현명하며 정확하게 이동하는 것.

절경을 구경하자느니 맛나는 음식을 먹자느니 하는 이야기는 없었다. 하지만 그 행동속에는 언제나 그녀 반청향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베어있다.

그것을 그녀는 너무나도 확연하게 느낀다. 그녀의 오성은 그만큼 높아서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나를 생각해 주고 있어.

"어서옵쇼!"

점소이가 나와서 둘을 맞았다.

"식사 이십니까? 아니면 묵으실 건가요?"

"우선 식사. 그리고 묵기도 할 것이니 방 하나를 준비해 주게나."

"예예. 고맙습니다. 우선 이 쪽으로 앉으시지요."

방 하나?

반청향의 눈이 살짝 찌푸려 졌다. 그녀는 지금 면사를 한 상태. 그녀의 미모가 너무나도 눈이 부셔서 파일해가 그렇게 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왜죠?

그녀는 전음을 날렸다. 그녀는 그 동안 상당한 진척을 보여 이제는 전음까지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뭐가 말이오?

-왜 방을 하나만 잡은 거죠?

-그거야 간단하오.

그는 히죽 웃었다.

-돈이 다 떨어졌거든.

그의 말에 그녀의 안색이 굳어졌다.

돈!

비천한 자를 고귀하게 만들고 고귀한 자를 비천하게 만드는 것! 돈이 떨어졌다는데 어떻하나. 그녀는 그냥 잠자코 입을 다물었다.

-걱정마시오. 설마 그대가 그 때처럼 나를 덮치기야 하겠소? 이번에는 나도 만만하게 당하지 않으리다.

그의 얄미운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흥하고는 고개를 돌리고는 점소이가 안내한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파일해는 빙긋 웃었다. 이 귀여운 아가씨는 언제나 그의 생각과는 다른 반응을 보여주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즐거웠다.

보통 이렇게 놀리면 여인들은 화를 낸다. 그런 여인들이 보통여인들이고 강호의 여인들은 싸늘하게 쳐다보고는 고개를 돌려 버린다.

상대도 하기 싫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여인은 화를 내면서도 강호의 여인들처럼 외면을 한다.

그러면서도 파일해에게 떠나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헤어지고 싶지는 않은 것이리라.

미묘하다고 할까.

그런 점이 파일해는 재미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녀의 안에는 어둠이 가득할 진데 이렇게 까지 밝게 행동할 줄이야.

나와는 다르기에 나는 그녀를 좋아한다.

나는 밝은게 아냐. 내 모습은...만들어진 가면.

"뭐해요?"

"아. 잠시 생각 좀 했었소."

어둠을 털어내며 파일해는 다시금 웃는 가면을 썼다.

가면의 안은 그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어.

그녀에게 아주 조금 보여준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해. 내 안의 어둠을 꺼내게 하지마.

"그렇군요. 요리는 무엇을 시킬건가요?"

"돈은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 외식이니 뱃심 든든하게 먹어야 하지 않겠소? 여기 황채전소를 가져오게나. 아 죽엽청하고."

"예입!"

점소이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재빠르게 주방으로 달려가 주문 받은 것에 대해서 말했다. 황채전소는 고급의 요리로 양, 돼지, 소, 말등의 여러 대표적인 동물들의 고기로 요리한 요리다.

그 가격은 너무나도 비싸서 하루 방값보다도 비싸다.

"당신...."

세상에 나와서 어느 정도 세상의 금전에 대해서 알게 된 그녀가 파일해를 노려보았다. 아까는 돈이 없다면서 방을 하나를 잡더니 이제는 방값보다도 비싼 요리를 시키고 있지 않은가.

"하하하. 먹는게 남는 거라지 않소?"

"후우.....좋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파일해는 쓴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같이 고개를 돌려서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이곳에 올 수 없는 인물이 와 있었으니까.

"잠깐 나갔다 오겠소. 잘 하면 그대의 소원이 이루어 질 지도 모르겠구료."

파일해는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는 그녀가 바라보던 장소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추례한 한명의 거지가 앉아서 구걸을 하고 있엇다. 나이는 한 예순쯤으로 보이는 노거지.

그는 허리에 세 개의 호리병을 차고 있었고 옆구리에는 때묻은 나무 막대기를 차고 있었다.

"서쪽과 남쪽에 먹을 것이 많은데 어찌 이런 곳까지 오셨습니까?"

"본래 북쪽과 동쪽이 우리의 집이니 어찌 할 수 없지."

"북쪽과 동쪽에는 개가 있습니까?"

"그 개는 하얀색인지 노란색인지 잘 모르겠네."

"그건 아마도 황색 누렁이 일 것 같습니다."

"흠. 황색 누렁이라면 맛있겠군."

"하지만 그 개는 특별한 방법이 아니면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걱정말게 나에게는 개를 잡는 특별한 방법이 있으니까."

선문답 같기도 하고 말장난 같ㅌ기도 한 대화가 둘 사이에서 이루어 졌다. 반청향은 그들의 말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입모양을 보고 그 대화를 알아챘다.

그리고 알아챈 순간 생각했다.

어째서 나는 이런 걸 알고 있지? 어떻게 나는 이런 걸 알고 있지?

그녀가 그렇게 혼란에 빠진 사이에 파일해는 노거지를 보고는 공손히 읍을 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추거원 노사님."

"허허허. 세월이 유수라. 그렇게 젊던 녀석이 이제는 아저씨 소리가 되어 가는 구나. 그래. 아직 장가갈 생각은 없는게냐?"

"제게 시집 오겠다는 여인이 별로 없더군요."

"클. 네놈 아직도 바람기를 못 끊은게냐? 삼서사첩이라고 나불거리지만 그건 사랑 따위 모르는 멍청이들의 헛소리에 불과하다. 진정한 사랑은 한명 만도 찾기 어렵거늘."

"그런 셈입니다. 그런데..어쩐 일로 오신겁니까? 역시. 반가 때문에..."

-그건 전음으로 이야기 하자꾸나. 반가 때문에 온 것도 온 것이지만 네 녀석 소식 때문에 온 것이기도 하다. 또 마병이 하나 더 출현했다고도 하고.

-그렇습니까. 그 마병에 대한 것은 제가 그럭저럭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처자냐?

-그렇습니다.

-보아하니 네가 또 수작을 걸고 있는 것 같던데...

-수작이라니요! 연애입니다. 연애.

-흘흘...일단 만나보자꾸나. 그 상구 놈을 죽이고 그 놈의 부하들 까지 다 쳐 죽일 정도의 실력이라면 대단하겠지?

개방의 열 세명의 장로중 한명이자 장구삼타라 불리우는 추거원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반청향의 잔인한 손속을 못마땅해 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파일해는 무어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 자신이 변명해 봤자 추거원은 그다지 믿지 않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보고가 올라갔던 지간에 말이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것을 믿는 사람이었으니까.

파일해는 추거원을 모시고서 반청향이 앉은 자리로 다가갔다. 점소이는 무어라 말하려다가 강호인임을 알아보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서 눈을 피했다.

강호의 일에 힘없는 이가 끼어들었다가는 비명횡사하기가 십상이니까.

"이분은 개방의 장로이신 추거원 노사이십니다."

"반갑네. 추거원이라고 하는 늙은 거지일세."

추거원이 포권을 하자 반청향도 마주 포권을 하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반청향입니다."

아름다운 미성이 남자같이 단호하고 거칠게 말한다. 그 말투에는 묘한 매력이 서려있지만 추거원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가 쌓아온 수행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 그 모든 것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그렇게 되어져 있으니까.

"홀홀. 그리 긴장할 것 없네. 그나저나..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마침 점소이가 황채전소를 가져왔다.

거지. 여인. 그리고 검을 찬 사내. 딱 봐도 강호인 패거리다. 점소이는 절도있게 음식들을 내려놓고는 바람처럼 빠르게 물러갔다.

"음식좀 먹어도 되겠지?"

"걱정마시고 드십시오."

파일해의 말에 추거원은 껄껄 웃으며 고맙다 말하고는 음식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잠시 식사가 진행되고 요리가 조금 없어 졌을 무렵 추거원이 문득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자네 반청향이라고 했던가? 그 물건은 어떻게 얻었나?"

"대답해 드려야 합니까?"

반청향이 날카롭게 대답한다.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지. 하지만 가르쳐 준다고 해서 손해날 것도 없지 않은가? 만약 그것을 얻은 경위를 가르쳐 준다면 나도 자네가 원하는 정보를 주지."

반청향은 추거원의 말에 잠시 침묵했다.

개방!

그녀도 개방이 어떤 단체인지는 안다. 아니 상당히 자세히 알고 있었다. 개방의 힘에 대해서 말이다!

"제가 원하는 정보....가르쳐 주실 수 있으십니까?"

남자같은 말투의 반청향의 물음에 추거원은 히죽 웃어 보였다.

"개방이 모르는 것은 거의 없네."

"좋습니다. 그럼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이 흑천편은 한 소년이 주었습니다."

"소년이?"

추거원의 말에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은체 말을 이었다.

"그 소년은....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소년이 아닌 이형의 어떤 괴물. 그 소년 모습의 괴물은 입에서 불을 토하고 사이한 힘을 사용했습니다."

반청향은 두삼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두삼이 했던 일들. 그리고 두삼의 옆에 잇던 여인의 모습.

그리고 두삼이 준 검은 채찍.

"절망의 순간에 나타나 그것을 주었다라."

추거원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과거 광병살마는 사악한 사술과 가공할 마공들을 섭렵하며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그가 아직 젊었을 적의 일이다.

그는 천하의 사술과 사법. 그리고 주문과 밀법들을 모으고 다니는 한편 강호에 퍼진 사악한 무공과 마공과 신공을 가리지 않고서 얻고자 돌아다녔다.

그는 언제나 죽을 뻔 했고 결국 그가 첫 번째 마병을 만들었을 때 세상은 그를 천하십대고수중 한명으로 인정해야만 했다.

광병살마의 기행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대량의 사람들을 초대하고 그들을 죽였다. 그리고 그들 중 단 하나만을 살려주고 그 하나에게 무기를 쥐어주었다.

하지만 그 무기는 또 다시 주인이 바뀐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자를 향해 강호의 사람들이 습격을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수백이 죽어나자빠지고 나서야 첫 번째 마병인 혈루검의 주인이 정해졌다. 천하십대고수중 한명이자 검공의 달인으로 알려진 검치광자 검양생.

그가 그 무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그 검을 얻게 된 것은 그를 이기고 천하제일의 칭호를 얻고자 했던 문단천 때문이었으니까.

살인만을 위주로 하는 살인검인 만살검도. 그리고 자연과의 일체를 위해 검을 휘두른다는 자연검도.

이 두가지 검공은 하나이면서 두 개. 문단천은 그런 두가지 검공을 익힌 자로 검치광자 다음가는 검객이었다.

그는 무인으로서의 호승심으로 혈루검을 손에 얻은 뒤 검양생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는 싸늘한 주검이 되었고 그가 얻었던 혈루검은 검양생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다.

문단천에게 혈루검이 들어가기 까지 수백이 넘는 자들이 서로를 죽이면서 아비규환의 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광병살마의 심사는 언제나 같았고 그 후에 그 무기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사이에서 다툼은 치열했다.

인간의 추악한 욕심이여. 하지만 그것을 추악하다고 말할 수 있으랴. 강해지고자 하는 것은 모든 생물의 본능일 진데.

"제가 아는 것은 이미 다 말했습니다. 그러니 저의 질문에 대답해 주십시오."

"그래. 내가 아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다 말해 주겠네."

"태극인이라는 자에 대해서 아십니까?"

반청향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태극인!

바로 강시와 강시를 부리는 자를 동원하여 반가를 멸가시킨 자!

"태극인?"

추거원은 처음 듣는 기이한 이름에 당황했다. 태극인이라? 그게 누구일까?

"저희 가문을 멸망으로 이끌어간 자의 이름입니다."

반청향은 습격한 강시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그녀 자신을 납치하려던 이유와 그녀를 납치하려던 자가 이야기한 태극인이라는 자에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하지만 두삼과 그 시체를 먹어치우던 기괴한 요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 것은 말한다고 해서 믿어주지도 않을 테니까.

"구음절맥의 여아를 모은다? 태극인? 강시. 그거 정확한 정보인가?"

반청향은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했다.

"알겠네. 알아보도록 하지. 자네가 찾아올 필요는 없네. 우리가 찾아가지."

추거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구음절맥을 앓고 있는 여아를 모으는 집단이라면 범상한 집단이 아닐 것이다.

거기다가 강호에서는 금지된 강시를 부리는 자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강시를 만드는 것에는 구시술이라는 고대의 주술이 필요하다. 구시술법은 오래된 술법으로 지금에 와서는 거의 절전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다.

사실 술법이라는 것 자체도 강호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 되었다. 주술. 주문. 밀법. 사법. 사술.

가이하고 기괴한 힘의 총화들. 그 힘은 이미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고 그 힘을 가진 자는 거의 극 소수.

광병살마가 사술과 사법을 이용해 마병을 만들었지만 그가 어디서 사술과 사법을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

그런 주술의 하나인 구시술.

그것을 사용하는 자가 강호에 나타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일이다. 구시술은 과거 마라혈교와 제천마교. 그리고 일월신교에서 주로 사용하던 것이지 않은가.

마라혈교는 혈천강시라는 극강의 마물로 강호를 피로 물들였다. 제천마교는 제천강시라는 것을 만들어 강호를 피로 물들였다. 일월신교는 월음강시와 일양강시를 만들어 강호를 피로 물들였다.

그들이 그것들을 만든 이유는 단하나. 강호를 전복하고 중원의 주인이 되어 세계를 지배한다!

그런 병기로서의 힘을 가진 것들이니 그 가공함이 절대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강호의 공적으로 몰려 강호인들에게 공격당하는 한편 그들의 역심을 눈치챈 황제의 군대에 의해서 토벌되었다.

그런 구시술이 나타났으니 가볍게 볼 사항이 아닌 것이다.

"먼저 일어나겠네."

추거원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많은 인파에 묻혀서 그가 사라지고 나자 파일해는 입을 열었다.

"내 말이 맞지 않소?"

"그렇군요."

그녀의 말투는 다시 여성의 말투로 돌아와 있었다.

"그분은 믿을 만한 분이니 그대의 소망을 이루어 줄 것이오. 그 태극인이라는 자도 찾아내겠지."

"그러기를 바래요."

그녀는 침착한 눈으로 파일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과연 개방은 태극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하오문에도 그 일을 맡기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돈으로 태극인의 정보를 사리라.

그것이 그녀의 계획이었다.



하루가 지났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풀려진 흑천편을 알아챘다. 바닥에서는 파일해가 자고 있다. 풀려진 흑천편은 파일해를 감싸려고 하고 있었다.

“이리와.”

그녀의 말에 흑천편이 쉬륵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금 그녀의 몸안으로 감겨들었다. 흑천편은 살아있다.

그리고 그 길이가 어디까지라도 늘어나는 기이한 힘을 지녔다. 일장. 이장. 삼장...아니 어쩌면 백장까지도 늘어날 것이다.

그것이 흑천편의 힘. 이 녀석을 쥐고 있으면 점차 알아서는 안 되는 내면을 정확하게 보게 되어버린다.

사람은 모두다 그 안에 작은 광기. 혹은 더러움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착한 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

무언가를 잡아먹어서 살아가야만 하는 생명의 숙명이니까.

무언가를 잡아 먹기 위해서는 비정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누군가를 죽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잡아 먹을 돼지에게 동정심 따위 가지고 있을 리가 없다. 내가 먹고 있는 고기의 주인에 대한 애도따위.

사람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모든 생물이 그렇다. 자신이 먹어치울 ‘식량‘에게 애도 따위는 필요가 없는 것.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마음이다.

그것이 어둠이다.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생존욕구에서 가지가 돋고 열매가 맺힌다. 그것은 계속해서 자라나 사람이라는 이름의 자아를 만든다.

강해지려고 하겠지.

살아남기 위해서.

권력을 얻겠지.

살아남기 위해서.

여자를 탐해.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것은 더욱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한 것. 생존에 대한 욕구에서 사람의 모든 마음이 태어났다.

하지만 그 마음의 안을 사람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한체 불꽃처럼 타오르다 죽어버린다. 그렇게 되어있다.

스스로의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면 더 이상 평범하게는....사람이 만들어낸 사람의 기준으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하지만 안돼.

이 흑천편은 그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려.

내 안의 나를 직시하게 만들어 버린단 말이야.

성욕이란 것을 이유를 만들어 생각하는 사람 따위는 없겠지. 성욕은 종족번식에 의한 자연스러운 마음.

그런데 이 흑천편을 가진 순간 나는 알아버렸다. 어째서 내가 성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를 알면서도 절제하지 못하는 자신이 혐오스럽다.

내가 저 사내를 원하는 것은 단순히 살아남고자 하는 내 육신의 본능. 종족을 번식시키려는 기본적 마음.

그렇기 때문에 몸은 반응한다. 몸의 반응은 마음을 움직인다. 그 과정을 흑천편은 다 보여주고 있다.

혐오스러워.

세상이 만든 도덕과 법규가 그녀의 안에 있다. 평범하게 한 남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다.

그런 법규와 도덕. 그리고 윤리야 말로 그녀의 자아를 이루는 중추중 하나. 그런데 그녀 안의 본능을 직시하게 되자 그것들이 충돌한다.

혐오스러워.

스스로가 혐오스럽다.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성욕을 품다니. 몸을 섞고 그의 혀를 빨고 싶다니.

그런 상상을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확실히 느끼면서 스스로에 대한 혐오가 더욱 깊어진다.

흑천편이 보여주는 스스로의 모습은 너무나도 끔찍해.

하지만 버릴 수는 없다. 이 흑천편이 그녀에게 힘을 나누어 주니까. 이 흑천편이 없다면 복수할 수 없다.

그렇기에 그녀는 마음을 추스르고 흑천편을 거두어 들였다.

-그걸로 되는 거야?

닥쳐.

-흐응. 나는 너라구. 저 남자의 그것. 크고 딱딱했는데 말이야. 분출할 때 그 힘은 또 어땠는지 알아? 너도 알잖아? 기억을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녀의 아랫배가 화끈해진다. 그리고 그 아래 은밀한 그곳이 뜨거워 졌다. 그녀는 그 느낌에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몸의 본능이 소리친다. 안아! 저 남자를 안아!

-아아. 가지고 싶어. 그의 것에 다시금 꿰뚫리고 싶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그 감각...아아...그와 하나가 되고 싶어....

“닥치란 말이야!”

그녀는 소리를 지르고 한쪽 팔을 잡아 쥐었다. 그녀의 손에 의해서 팔의 피부가 상처를 입으면서 피가 흐른다.

“하악...하악...”

그녀는 날카롭게 선 본능을 이성으로 내리눌렀다. 정말...싫은 몸이다. 살아남는 다는 것이 이런 것이라니.

그것을 이렇게 극명하게 알려주는 흑천편도 싫다. 하지만 복수를 위해서. 참아야 한다. 그래. 복수를 위해서다.

“무슨 일입니까?”

그녀가 스스로의 두 팔로 스스로를 감싼채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면서 파일해가 말했다. 그녀의 일갈에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아무것도...아니에요.”

그녀는 힘들게 말하고는 침대에 쓰러졌다. 무인에게 심정의 안정은 중요한 일이다. 심정적으로 안정 되지 않으면 기혈이 역류하여 주화입마에 드니까.

그녀의 육신은 이미 반요괴화 되었기에 그런 일까지 일어나지는 않지만 그런 충격은 온다.

“내일...움직여요...저는 조금...쉴테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런 그녀를 파일해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시간이 지난다.

아빠...아빠...따뜻해요. 아빠의 손...따뜻해요...아빠..가지..가지 말아요.

어둠속에서 그녀는 과거를 들여다 본다.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꿈에 휩쓸린다.

아버지가 보이고 아버지의 따뜻한 손이 자신을 쥐어준다. 아프고 아팠던 그 시절이 그리워 한방울의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를 불러본다.

아빠...가지 말아요.

그 다뜻함을 느끼면서 그녀는 눈을 떴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파일해는 그녀의 옆에서 자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위에는 차가운 물수건이 올려져 있었고 파일해는 그녀의 손을 꼬옥 붑잡고 있었다.

따뜻한 손이다. 순간적으로 머릿속이 맑아졌다. 잠들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마음이 일소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그의 얼굴을 매만졌다. 그리고 천천히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었다.

“고마워요.”

그녀의 손길에 눈을 뜬 파일해를 보면서 그녀는 말했다. 그 아름다운 눈동자를 들여다 보면서 파일해는 대답했다.

“별말씀을.”



반주천은 반청향의 숙부다. 촌수로 따지면 삼촌이 되는 것이다. 반청향의 아버지의 동생이니 그것은 당연하다.

대외적인 사업체들을 관리하고 반가의 금력을 관리하는 이가 바로 그였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또한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반가를 위해서 일을 해 왔을 뿐이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쉰에 가까워 졌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홀로 살아간다.

아이도. 여자도 없이.

한가지 알고 있는 점이 있다면 그는 반청향을 극히 귀여워 했다는 점이다. 반청향의 어머니에게 언제나 공손했고 반청향을 귀여워 해주었다.

반청향은 그 점을 기억하고 있었다.

반청향은 숙부가 운영하는 반가상가회의 큰 건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문지기에게 자신의 출현을 알렸다.

문지기는 반청향의 이름을 듣자 안색이 변하여 안으로 뛰쳐들어갔고 곧이어 안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달려나왔다.

"향아!"

반주천. 반청향의 숙부가 감격한 얼굴로 달려나와서는 반청향을 꼬옥 껴안았다. 그 따뜻함에 반청향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면사에 가려져 그 누구도 보지 못했지만.

"네가 무사하다니. 하늘이 도우셨구나! 나는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단다. 그 참화에서 너라도 살아 남아서 정말 다행이야."

평범한 얼굴에 무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조금 작은 체구의 숙부를 보면서 그녀는 입을 열었다.

"천운이었어요."

반청향이 말하는 천운은 바로 두삼이다.

"천운이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지 않느냐. 자자. 들어가자. 우선 들어가서 이야기 하자."

숙부의 이끌림에 그녀는 안으로 들어섰다. 파일해도 어슬렁 거리면서 안으로 들어서다가 익숙한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자네! 여기 있었나?"

반주천 옆에 있던 사람들 중 한명. 그는 바로 반성이검중 한명인 일검관천 위정천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여기로 찾아 올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위정천이 차분하게 말했다. 그의 말에 파일해는 웃었다.

"자네가 제법 머리를 썼군."

"그래. 본래 이런 일은 자네 일이었지 않은가."

"내가 없어도 되는 것을 보니 기쁘군."

파일해는 웃었고 그런 파일해를 보면서 위정천도 웃었다. 그렇게 일행이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의 회의실 같은 곳으로 안내된 사람들.

그곳에서 반주천은 반청향을 자신의 옆에 앉혔고 그 주위로 사람들이 앉았다.

위정천과 같이 있던 자들은 북림맹에서 파견 된 사람들과 반주천에 의해서 고용된 자들이었다.

한명 한명이 반성이검에 비해서 뒤떨어지지 않는 무인들. 서로에 대해서 소개하자 가볍게 소란이 있었다.

상당히 유명한 이들이 여섯이나 모인 것이다.

"반성이검과 북림맹 분들은 서로를 잘 아실 것이오. 여기 두분은 한랑도 송대협이시고 이 분은 패천부 이대협이오."

"아!"

패천부와 한랑도는 돈을 받고 움직이는 낭인중에서 가장 강한 두명이다. 따로 낭인이왕이라고 불리는 두명의 무위는 사실 반성이검보다도 한수 위의 초절정 고수다.

한명이 반청향에 의해서 죽은 상구보다 뒤지지 않는 고수!

패천부 이렵! 한랑도 송현철!

이 두명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은 반주천이 그만큼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는 뜻이리라.

"사실 제 조카아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여러분을 모셨는데 이렇게 제 조카아이가 돌아 왔으니 그 일은 완료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래도 이곳까지 오신 분들을 위해서 의뢰비는 전부 드리겠습니다."

"고맙소."

한랑도 송현철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일도 하지 않았는데 돈이 굴러들어 왔는데도 그는 그다지 좋아하는 기색이 아니다.

그들에게도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패천부 이렵도 마찬가지였다.

"금액은 집사가 드럴겁니다."

"이만 실례하겠소."

이렵과 송현철은 그렇게 말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렵과 송현철이 나가고 남은 사람은 반성이검과 북림맹에서 파견되어 나온 중년의 도사와 금색 장포를 입은 중년 사내 한명이었다.

구파일방은 도인과 승려. 그리고 거지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구파에는 아미파. 청성파. 소림사. 무당파와 같은 도인과 승려들의 문파들로 가득하고 일방은 바로 천하제일의 대방인 개방이 자리한다.

개방은 그 무력과 세력이 천하제일으로 십만개방도라는 말은 유명하다. 당금 강호에서 가장 강한 세력은 세군대로 바로 천하제일의 세를 자랑하는 개방이 소속된 북림맹.

그리고 세외의 현천맹과 사천의 남림연이 바로 그것이다. 장강 남쪽을 지배하고 있는 사파들의 연합인 사파천은 그 세가 북림맹에 비하면 한 수 뒤지지만 그 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

북림맹이 사파천을 친다면 남림연이 북림맹의 영역에 손을 대려고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균형추가 무너지면서 현천맹에서도 달려들 것이다.

거기다가 과거 천하재패를 노리다가 요녕으로 쫒겨간 모용세가 또한 신경 쓰이는 것은 마찬가지!

여하튼 그런 세계의 정세 속에서 구파일방은 명문이며 강자의 전통을 이어오는 문파들이다. 그런 문파에서 파견 나온 두명이 범상할 리가 없다.

도복을 입은 중년 사내의 이름은 진명으로 유명한 공동파의 도인이다. 그리고 금색 장포를 입은 자는 소림사의 속가제자로서 칠십이종절예중 하나를 익힌 자로 그 이름을 유진한이라고 했다.

"두분이 이렇게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파일해가 말했다. 둘의 배분은 파일해와 위정천 보다 한배분 위인데다가 실제로 나이도 반성이검에 비해서 열 살정도가 더 많았다.

당연히 강호에서 활동한 시기도 반성이검에 비해서 더 많았으며 그 능력도 반성이검보다 반수 정도 우위에 있었다.

반성이검도 기재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 두 중년인도 젊었을 적부터 기재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온 자들이니까.

"북림맹에서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네."

이번 일이란 단혈도 상구의 일이 아닌 반가의 갑작스러운 멸문이다. 반가가 팔대세가에는 끼지 못한다 하나 감숙을 지배하는 거대한 세가다.

반가의 반천장은 강호에서도 인정하는 절기인 데다가 반가에서 가지고 있는 반선반마공은 강호에서 다섯손가락에 들어가는 강맹한 내공심법이다.

반선반마공은 일부러 심마에 들어 심력을 신장시키고 동시에 내공을 급증시키며 육신을 금강불괴에 이르도록 만든다.

사실 반선반마공을 익힌 자는 반가에도 삼백년 이내에 단 한명도 없었다. 구결로만 전해져 올 뿐 그것을 익힌자는 아무도 없는 것이다.

반선반마공은 일부러 심마에 드는 만큼 다른 무공과는 그 괘와 이치가 상이하게 다른 무공!

잘못 익히면 광마가 되어 시산혈해를 이루는 지독한 신공이자 마공이었다.

전설에 따르면 한 마인이 신선이 되기 위하여 이 신공이자 마공인 무공을 만들었고 반가에게 전수해 주었다고 한다.

그것이 오백여년 전의 일이고 그 당시 이 무공을 전수 받은 반가의 선조는 이걸 익히고 심마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폭주하여 사방을 파괴하고 날뛰다가 진기를 쇄진하여 죽었다고 한다.

겨우겨우 살아남은 후손들은 이 반선반마공을 제어할 방법을 찾아 해매고 결국 삼백년전에 반선반마공을 나누어 반선신공과 반마신공을 만들고 그것을 적당히 섞어서 지금의 반천신공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반선신공은 극선을 추구하여 인간으로서는 익히는 것조차 불가능하고. 반마신공은 극마를 추구하여 익히는 순간 한 마리 악마가 되어버린다.

그렇다고 그 원본인 반선반마공을 익힌다면 그것은 그야 말로 죽음을 부르는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반선반마공을 익힌 반가의 가주가 삼천여명을 단 하루만에 죽이고는 스스로 기혈을 쇄진시키며 죽어버렸다고 한다.

반선반마공을 약화시키고 약화시킨 반천신공이지만 그럼에도 강맹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반선장과 같은 절세의 장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반가는 역사가 깊고 뿌리가 깊으며 가진바 무공도 높아서 북림맹에서는 연재나 포섭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반가는 언제나 중립을 지켰는데 반가의 무사들 중에는 한족이 아닌 이족도 적지 않았고 반가의 핏줄에도 이족의 피가 섞여 있었다.

그렇기에 중원의 도니 뭐니 하는 중화주의는 반가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소리.

그런 반가가 그 어떤 소문도 나지 않고 멸문당했다. 거기다가 반가의 집들은 너무나도 깨끗하다.

어디하나 부서진 곳 없이 그렇게 깨끗하게 사람들을 모조리 죽일 수 있는 자들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

현천맹일까? 아니면 남림연? 그것도 아니면 사파천?

하지만 현천맹에서 반가를 멸문할 정도의 병력이 움직였다면 북림맹에서 몰랐을 리가 없다. 그것은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다.

사파천은 거리가 머니 더더욱 안되고. 남림연이라고 할지라도 이곳까지 은밀하게 그만한 병력을 파견할 수는 없다.

아니면. 새로운 세력의 발호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모용세가가 움직였는가!

그래서 북림맹에서는 재빠르게 이 두고수를 파견한 것이다.

공동의 정진 도장과 소림의 유진한!

정진은 제마파검이라는 별호로써 이름이 높은 검의 고수. 유진한은 금파멸지라는 별호로 이름 높은 지공의 달인이었다.

특히 유진한은 소림사의 속가제자로서 머리회전이 빠르고 판단력이 높아서 무림맹의 여러 단체중 하나인 지한당을 맡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감숙에 온 자들이 바로 그 지한당이다. 유진한의 통제하에 지한당의 오십여명의 무인이 같이 온 것이다.

지한당은 소림의 속가제자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배분으로 따지면 유진한의 사질들이었다.

북림맹은 지한당. 장천당. 패력당. 도형당. 검유당. 권정당. 낭인당등 총 일곱 개의 당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일곱 당의 한 당마다 약 백여명에서 오십여명 정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한당 외에는 모두 각파의 사람들이 혼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칠당위에는 사단이 존재하는데 청룡단. 주작단. 백호단. 현무단이 바로 그것이다.

칠당은 청룡단에 소속된 주력 무력단체고 주작단은 첩보와 정보수집을 맡는 집단으로 개방이 주축이다.

백호단은 북림맹의 노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곳이며 현무단은 이런 북림맹을 뒷받침 해주는 세력의 총합이다.

무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금전적인 문제의 해결까지. 현무단은 북림맹을 굴러가게 하는 문사와 상인. 그리고 총관과 대장장이들의 총합인 셈이다.

그 위로는 북림맹주와 북림맹의 장로들이 존재한다. 북림맹주는 당연히 북림맹의 우두머리고 그 밑의 장로들은 각문파들의 대표자들이었다.

그런 칠당중 지한당이 이곳에 왔다. 그리고 그 당주인 유진한이 왔고 유진한과 같은 배분인 공동의 정진 도장이 같이 왔다.

거기다가 개방의 장로인 추거원까지 이미 와 있다. 북림맹이 이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야 당연한 일입니다."

위천해의 말에 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회이기도 하고."

정진의 말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기회라! 반가가 지배하던 섬숙이 비었다. 이 빈 자리를 현천맹은 노리고 올 것이다.

하지만 반가는 사실 정파쪽과 가까웠고 북림맹에서는 이를 이용하여 이 섬서를 집어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칠당의 아래에 존재하는 네 개의 대를 좀더 키울 수 있으리라.

사대는 무림맹에 모인 각 정파의 무공을 하나로 모아 새롭게 다듬어 만든 무림맹의 무공들을 새로운 인재들에게 가르쳐 양성하는 곳.

즉. 각 문파의 제자로서가 아닌. 무림맹만의 무력단체로서 키워지고 있는 단체다. 아직 그 세는 미미하지만 많은 인재를 받아들여 양성중이니 몇 년 후에는 제법 큰 힘이 되리라.

"저는 이만 제 조카아이와 자리를 파하겠습니다. 내일 이야기를 계속하지요."

반주천이 그리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반청향도 따라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이제 혈족간의 이야기를 할 시간이다.

그렇게 둘이 나가자 유진한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오감을 활성화 시켜 사방에 숨은 자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그들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를 것이다 멀어지는 반주천의 귀에 그들의 모든 대화가 들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걱정을 많이했단다."

반주천이 반청향에게 말했다. 그는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 눈에는 정감이 가득했다.

"숙부. 저는 복수를 하고 싶어요."

"복수? 본가를 괴멸시킨 자들이다. 그들을 어찌 죽일 수 있겠느냐? 잊거라. 우리의 터전을 북림맹에 어느정도 내어주더라도 그들의 힘을 빌어 복수하는 것이 옳다."

북림맹과 그 괴이한 집단이 싸우다가 공멸하면 더욱 더 좋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가 아는 반청향은 착하디 착한아이 이니까.

하지만 반청향은 차갑게 말했다.

"그들은 할 수 없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반주천은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는 다시금 침착한 얼굴이 되었다.

"변했구나."

"사람은 누구나 다 변해요. 저도 그리고 숙부님도."

"부질없는 짓. 복수를 위해서 겨우 남은 일가마저 다 죽일 셈이냐."

"친척들을 끌어들일 생각은 없어요. 제가 원하는 것은 하나 뿐."

"정보를 원하느냐?"

반주천은 반청향의 말을 충분히 알아들었다. 반가의 남은 전력은 사실상 본래의 사할밖에 안된다.

거대문파보다 조금 못한 정도였던 반가가 지금은 중소규모의 문파만큼 약해졌다. 그러니 반가가 나서서 복수를 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본래 많은 것을 가진 자일수록 움직일 수 없는 법이니까!

그렇기에 반청향은 혼자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힘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흑천편이 그녀에게 있으니까!

비록 이 흑천편 때문에 대가를 치르었지만 그 정도의 대가는 얼마든지 치를 수 있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마[魔]로구나...."

반주천은 그런 그녀를 보면서 말을 흐렸다. 그 말에 그녀는 숙부를 바라보았다.

"복수가 너의 삶의 증거인 것이냐? 이미 일은 저질러졌다. 네가 움직이지 않아도 나는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너는 너의 마음속 불길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들을 직접 찾아가겠다는 것이냐?"

"저는 제 손으로 복수하고 싶어요."

"그것이 마[魔]다."

반주천은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금 입을 열었다.

"마가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유욕이다. 선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것은 무욕이다. 욕심. 욕망. 야욕. 그 원하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가 바로 마를 결정하는 것이다."

반주천의 말은 그녀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형은 너에게 그런 것은 가르쳐 주지 않았을 것이다. 너는 분명 반선반마공의 구결도 알고 있을 것이고 반선신공과 반마신공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그것을 익히는 것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구결을 너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으니까."

반주천의 말은 충격이었다.

"어째서지요?"

"반선반마공은 지고의 절학이지. 하지만 그것은 그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는 절대의 마공이기도 하다. 반선반마공은 병신이라도 익힐 수 있다. 뇌가 있고 숨만 쉴 수 있다면 그 누구라도 익힐 수 있단 말이다! 그리고 그 경지가 겨우 사성에만 올라도 그 육신은 그 어떤 병마도 물리치며 그 어떤 독과 무기도 통하지 않지."

그녀는 경악어린 눈으로 숙부를 바라보았다.

"겨우 사성까지 오르는 데에 겨우 삼년이다. 하지만 문제라면 사성에 오르는 순간 반선심과 반마심. 그 두가지 마음과 싸워야만 해! 그것이 바로 주화입마를 부르고 폭주를 불러일으킨다. 너는 모른다. 우리 반가의 그늘진 역사에서 반선반마공을 익히다가 죽어간 사람들을. 반천신공이 어떻게 나온 줄 아느냐? 바로 그들. 이름도 없이 반선반마공을 익히다가 죽어간 사람들의 희생속에서 겨우 탄생한 무공이다. 반선반마공을 약화시키고 약화시켜서 만들어낸 것이 지금 우리 반가의 절학이란 말이다."

그것은 반청향이 모르는 반가의 숨겨진 역사.

"우리 가문은 숱한 사람들에게 반선반마공을 전수했다. 이백여년전 천하를 피로 물들였던 혈천신마는 사실 도문에 속한 자로 그는 작은 도문의 도인이었지. 그의 도문이 일단의 무리에게 멸문당하고 그의 스승과 사제가 다 죽자 그는 복수를 위한 무공을 위해 천하를 떠돌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에게 반선반마공을 가르쳐 주었지. 그 당시의 반선반마공은 무려 사백여명이나 죽이면서 다듬어 진 것이었다. 많이 순화 되었고 많이 약해진 것이었지. 그는 반선반마공을 익혂고 그가 본래 익히고 있던 도가의 내공심법과 결합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지."

반주천이 하늘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 하지만 반선반마공의 치명적인 약점인 기력을 쇄진하여 죽을 때까지 날뛰는 것이 약간이나마 고쳐졌다. 그가 익힌 도문의 내공심법이 반선반마공과 결합하여 그에게 많은 힘을 준 것이다. 그는 두달 동안 무려 삼천여명의 무인을 모두 죽이고서야 지쳐쓰러져 죽었다. 사람이 석달간 먹지도 마시지도 잠을 자지도 않은체 살육만을 일삼다니...놀랍지 않느냐? 조사마저도 겨우 몇일간 움직이다가 죽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 때부터 우리는 천하의 절기를 수집하면서 반선반마공을 가다듬었다. 그리하여 결국 반선신공과 반마신공으로 나눌 수 있었고 그것을 다시 합쳐 반천신공이 된 것이다."

그는 강렬한 눈으로 반천향을 바라보았다.

"반선반마공의 핵심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이 선과 마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지! 그 점을 알아야만 반선반마공을 완성할 수 있다. 예전의 너는 그것을 몰랐지! 하지만 지금의 너는 안다. 그렇기에 그만 두어야 해! 네가 마에 물들게 된다면 반천신공은 불완전성을 깨고 반선반마공으로 거듭나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높은 곳의 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반주천은 단하게 말했다. 그녀는 반주천에게서 생전 처음으로 낮선 위압감을 느껴야 했다. 거대한 무언가가 그의 몸에서부터 뿜어져 나와 그녀를 내리누른다.

"그런데도 너는 가려고 하느냐?"

"예."

그녀는 그 위압감을 밀어내며 말했다. 그녀에게는 흑천편이 있다. 그리고 음한괴요가 있다! 그 괴이한 힘이 그녀를 강하게 해 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구나...."

반주천은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뻗었다. 무시무시하게 빠른 일 수! 그 손이 움직임과 동시에 반청향의 몸이 반응하며 뛰어올랐다.

퍼펑!

그녀가 뛰어오름과 동시에 그녀의 몸을 감고 있던 흑천편이 풀려나가며 반주천의 손을 때렸다.

본래라면 사람의 손 따위는 단번에 박살내어 피를 뿌려야 할 상황! 하지만 단지 폭음만이 울리고 반주천은 무사했다.

"숙부..."

"내가 왜 너를 말리는지 아느냐?"

반주천이 들어 올린 손! 그 손은 아까와 같지 않았다. 검고 검은 어떤 무엇으로 된 그 손은 그야말로 공포.

빛조차 잡아먹어 완전한 암흑이 되어버린 그 손은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되는 그 어떤 것!

"숙부...설마...."

"그래. 본가가 사라지고...네가 죽은 줄 알앗던 그 순간에....나는 반선반마공을 익혔기 때문이다."

그의 몸 주위로 천천히 암흑이 퍼져나간다. 빛을 잡아 먹는 그 기이한 어둠. 그 속에서 그가 말했다.

"흑천편이라. 광병살마의 무기겠지. 하지만 너는 가지 못한다. 반선반마공도 익히지 못할 것이다. 복수는 내가 해 줄테니!"

그가 움직였다. 흑천편이 그를 향해 나아갔다. 바위와 금속을 부수는 강맹한 힘이 담긴 흑천편!

하지만 그런 흑천편이 그의 손에 잡히자 맥없이 늘어졌다.

"아악!"

흑천편을 통해 검고 음험한 힘이 타고흘러와 그녀를 뒤흔들었다. 천하의 흑천편이 이렇게 당할 줄이야!

그 순간 반주천이 빠르게 다가와서는 그녀를 안아 들었다. 흑천편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마구 꿈틀 거렸지만 그가 손에 힘을 주자 흑천편은 다시금 늘어졌다.

"복종해라 쓰레기 같은 마물. 내 조카에 붙어사는 쓰레기..."

그의 안광에서 푸른 빛이 뿜어진다. 무시무시한 위압감.

"너에게 싸움은 어울리지 않아."

그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를 안고서 걸음을 옮겼다. 그의 얼굴은 흉측한 악귀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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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병 사안겸 2 +43 08.08.25 15,875 19 7쪽
12 광천만기狂天滿氣 - 마병 사안겸 +52 08.08.20 15,761 21 7쪽
11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내와 여인과 소녀 3 +50 08.07.30 16,824 20 9쪽
10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내와 여인과 소녀 2 +54 08.07.11 17,816 18 10쪽
9 광천만기狂天滿氣 - 사내와 여인과 소녀 +44 08.07.01 19,378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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