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숫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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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좋아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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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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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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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Six*

DUMMY

60

*Six*

*Six*

중환자실 제일 구석진 곳에 뼈만 남아 호흡기로 호흡하고 있는 정일환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다.

그의 앞에는 세 사람이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아버지 나중에 봐요.”

딸의 작별인사를 끝으로 모두 몸을 돌렸다.

중환자실에서 나오고 나서 그들은 입구 근처에 휠체어를 탄 여인에게 다가갔다.

“엄마, 아프신데 여기 나와 계시면 어떡해요.”

정우아의 말에 그녀의 어머니이자 중환자실에 있는 정일환의 부인인 김숙자가 손을 내밀어 딸의 손을 잡았다.

“우리 딸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그렇지.”

그녀의 말에 무표정했던 정우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이렇게 나와 계시지 마세요.”

“알았다. 다음에는 그러지 않을게.”

“복도 공기가 서늘하니까 일단 병실로 돌아가요.”

정우아는 그녀 뒤로 가서 휠체어를 밀었고, 나머지 두 사람은 말없이 두 모녀의 뒤를 따라 걸었다.

드르륵.


김숙자, 이신녀, 박복남


세 사람의 이름이 적인 문까지 도착하자, 정우아는 몸을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두 분에게 남자들 들어온다고 말할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알았다.”

이신후는 대답하고는 슬쩍 벽 쪽으로 물러났고, 정우아는 문을 열고는 휠체어를 밀며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들어오세요.”

정우아가 문에서 얼굴만 내밀고 말한 뒤, 모습을 감췄고, 두 사람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2, 2


노란색.

두 명의 여인과 눈인사를 한 두 사람은 창가에 있는 김숙자의 자리로 걸어갔다.

“매번 이렇게 오실필요 없어요.”

김숙자의 말에 이신후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문병이라도 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움이라뇨. 저희가 어려울 때 병원비까지 대신 내주신 덕분에 남편도 목숨을 유지하고, 딸도 변호사가 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 남편 수-”

“엄마 그 얘기는 여기서 안 하기로 했잖아요.”

정우아의 말에 김숙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곳에 오래 있었더니, 까먹고 있었구나.”

“전에도 말했지만 집에 간병인 모셔서-”

“안 돼. 그 돈 모아서 우리 딸 더 잘 사는 데 써야지.”

“저 진짜 돈 잘 번다니까요. 그러니까-”

김숙자는 얼굴을 굳혔다.

“돈을 잘 벌수록 아껴야 하는 거야. 혹시 다른 머리 빈 애들처럼 가방이나 옷 사는데 돈 다 쓰는 건 아니지?”

김숙자의 단호하게 내뱉은 말에 정우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엄마 말대로 일할 때 필요한 정장이나 화장품만 사고 그 외에는 돈 잘 안 써요.”

“그래. 잘했다. 겉만 꾸며서 다가오는 놈보다는 지금 네 모습에 반한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한 법이야. 너도 열심히 살면 우리 그이 같은 좋은 사람이랑 결혼할 수 있어. 알았지?”

“네...”

그녀의 시선이 이번엔 박수호에게 향했다.

“팔은 괜찮고?”

그녀의 물음에 박수호는 웃으며 오른손을 크게 움직였다.

“예. 이제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눈은 아직도 그러니?”

그녀의 말에 박수호는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많이 나아졌어요. 물론 아직 가까이 있는 글씨는 잔상이 심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요.”

“머리만 다치지 않았어도, 경찰대학은 거뜬히 들어갔을 녀석인데...”

말하면서 박수호의 오른손을 잡은 그녀가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날 내가 쓰러지지만 않았어도, 이신후 씨랑 같이 돌아갔을 텐데... 정말 미안하다.”

“제 머리를 친 놈이 잘못이지, 아주머니는 아무 잘못 없으니까, 자꾸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전에도 약속 하셨잖아요.”

“그래... 그랬지...”

박수호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오른손을 쓰다듬다가 정우아를 바라보았다.

“너 수호에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건 아니지?”

“잘 대해주고 있어요. 정말 걱정하지 마세요.”

정우아의 대답에 김숙자는 쓴웃음을 짓더니 박수호를 바라본다.

“우리 딸이 머리는 좋은데, 아직 애야. 혹시 실수하더라도 이해해줘.”

“아닙니다. 제가 일할 때 법률 자문하면 바로바로 알려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박수호가 웃으며 말하자, 그제야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맺혔다.

“수호가 도움이 된다고 말하니까 믿음이 생기네.”

“엄마는 왜 내 말은 못 믿고 항상 수호 말만 믿어.”

“그야. 너는 항상 거짓말을 하고 수호는 진실만을 말하니까. 그런 거 아니니.”

그녀의 말에 정우아의 입이 살짝 튀어나왔고, 그 모습을 보며 김숙자는 웃었다.

“호호.”

“왜 웃어요.”

“호호. 그냥 오래간만에 보는... 호호.”

그녀는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다시 웃었고, 그렇게 좋은 분위기는 세 사람이 병실에서 나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2, 2.


노란색. 초록색.

“시끄러웠다면 죄송합니다.”

이신후의 말에 오른쪽 정강이 골절로 입원해 가운데 침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신녀가 웃으며 손사래 쳤다.

“아니에요. 간만에 숙자 언니 웃음소리 들어서 저도 좋았어요. 다음에도 자주 찾아와 주세요.”

그녀의 말에 김숙자의 얼굴에 미소가 맺힌 가운데, 이신후는 굳은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박복남에게도 살짝 고개를 숙인 다음 병실을 나섰다.

그 뒤를 따라 박수호와 정우아도 나왔다.

“이제 다시 일하러 간다고.”

이신후의 말에 정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오늘 약속을 미루자고 해서 결렬된 계약 건이 있는데, 고객님이 제가 아픈 어머니 병문안을 갔다는 동료의 말에 마음이 풀어지셨나봐요. 내일 아침 일찍 계약하자고 해서 날을 새야 할 거 같아요.”

“그럼 내 차를 타고-”

“아니에요. 병원에 간병인에 대해서 문의하고 나서, 택시 타고 갈 테니까. 두 분이서 돌아가세요.”

“알았다. 내가 준 건 잘 보관하고 있어라.”

그의 말에 그녀는 자신의 백을 만지며 말했다.

“제 목숨보다 아낄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목요일 이후에나 된다고 했지?”

“예.”

“그럼 그때 보자꾸나.”

“예. 안녕히 가세요. 수호도 잘 가.”

그녀의 인사에 이신후 아저씨는 손을 흔들었고, 수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는 몸을 돌렸다.

그렇게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던 와중에 박수호는 발걸음을 멈췄다.

“아저씨.”

“응? 왜.”

“먼저 차 타고 돌아가 주시겠어요?”

“왜? 설마 또 머리 위에...”

박수호는 대답 대신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흠... 알았다. 위험하다 싶으면 알지?”

“네. 관여하지 않을게요.”

“그래. 그럼 목요일, 아니지 너는 관악경찰서에서 무슨 일 터지면 바로바로 연락해. 내가 바로 달려갈 테니까. 알았어?”

“네.”

“나중에 보자.”

“안녕히 가세요.”

이신후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 박수호가 바라본 곳은 김숙자가 있는 병실이었다.

박수호는 병실 문으로 가지 않고, 이십 대 여간호사에게 다가갔다.

“제가 살짝 팔과 다리가 저려서 그런데, 여기에 앉아 있어도 되겠습니까?”

“굳이 말 안 하셔도 되는데...”

“혹시 오래 앉아 있다고 의심받을까 봐서요.”

그가 웃으며 하는 말에 간호사도 웃었다.

“에이. 괜찮아요. 여기 앉아 계셔도 돼요. 혹시 어지러우시면 바로 말해 주세요.”

“예. 감사합니다.”

“뭘요. 호호.”

간호사가 떠나고 박수호는 큰 화초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이십 분 정도 지났을 때, 정우아와 김숙자가 나와 반대편에 있는 화장실로 가고, 일 분 정도 지났을 때 이신녀가 나와 양손에 목발을 들고 끙끙거리며 화장실로 이동했다.

곧바로 몸을 일으킨 박수호는 그들이 나온 병실로 걸어갔다.


똑똑.


안으로 들어간 그를 박복남이 슬쩍 보더니 다시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말했다.

“수호구나. 두 사람 화장실 갔어.”

“저기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혹시 이신녀 아주머니는 이곳 병실에 언제 오셨습니까?”

“내가 알기로는 석 달 전에 왔어.”

“세 달이라...

골절이 심했나 봅니다.”

“수술하지 않고 자연 치유를 선택해서 오래 걸리는 거라고 그랬어.”

“보통은 뼈가 어느 정도 붙은 다음에는 집으로 가지 않습니까?”

그의 말에 그녀는 어깨를 으쓱한다.

“그야 나도 모르지. 돈 쓰는 거 보면 부자는 아닌 거 같은데, 그냥 부잣집 차에 치여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어. 그런 경우도 많으니까.”

“보험왕 출신 박복남 아주머니가 잘 모르시는 거 보니, 별로 자기 이야기는 안 하시는 분인가 보네요.”

“자기 이야기보다는 숙자 동생 이야기를 제일 궁금해하더라고.”

“아주머니에겐 질문 안 해요?”

“그럼 내가 왜 스마트폰만 보고 있겠어.”

그녀의 말에 박수호는 쓴웃음을 지었다.

“섭섭했겠네요.”

“숙자가 내게 잘 해줘서 가만히 있는 거지, 그거 아니었으면 단단히 성냈을 거야. 물론 이 이야기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잖아요.”

“전에 재활하러 다닐 때부터 남 이야기는 안 옮기는 총각인 거 잘 알아.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는 거 보니까, 혹시 저번 보험 사기꾼처럼-”

“그건 아니고. 그냥 처음 보는 분이라서요.”

“단순히 처음 보는 사람이라서 물을 청년은 아니잖아.”

그녀의 말에 박수호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우리 보험왕 아주머니에게 거짓말은 못하겠네요.”

“호호. 그래서 부탁이 뭐야?”

“음... 혹시 이신녀 아주머니가 정일환씨나 경찰 수사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습니까?”

“숙자 남편은 모르겠고, 수사는 들어오고 나서 한 달 정도 지났을 때부터 다른 말들이랑 섞어서 묻기는 했지. 물론 숙자도 나보다는 못하지만 눈치 하나는 좋잖아? 그래서 수사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하지 않았는데, 왜?”

“혹시 어머님이 말하려고 하면-”

“말리거나 말을 돌려달라는 거지? 어떤 수사인지는 당연히 말 안 할 거고.”

“위험한 일입니다.”

그의 말에 박복남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래. 알았어. 내가 같이 있는 한, 최대한 막아 볼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례는-”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야 덕분에 사기꾼 여럿 잡았으니까, 그 값 다 치르려면 아직 멀었어. 정 미안하면 여기 빈 물병에 물 좀 떠 줘.”

“네. 정말 감사합니다.”

박수호는 깊게 고개를 숙였다.


*Six*

*Six*


삼 일 뒤.

남산 아래 길가에 회색 승용차 안에 네 사람이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내일 주말 날씨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원 영서는 폭설 조심하시고요. 나머지 지역은 눈이 녹아 생긴 블랙 아이스를 조심하-


툭.

라디오 전원을 끈 이신후가 입을 열었다.

“다시 말해봐.”

정우아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이번 금감원에서 무역회사를 이용해 탈세한 대기업에게 천억 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뉴스 들으셨죠?”

“그래.”

“그 목록에 그 무역회사가 적혀 있었어요. 그리고 그 회사가 사실은 케이 그룹의 자회사고요.”

김우학.

대법원장 출신의 기업인.

군사정권 시절에 대법원장직을 그만두고 세운 기업이 바로 케이 그룹이다.

김우학의 독자 김인술은 정우아가 다니는 회사 로펌과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대형 로펌을 이끌고 있으며, 장손 김명인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 일 후계자로, 차남 김명호는 제 이 후계자로 회사를 양분해 맡고 있다.

지금은 경기 침체와 중국 투자 실패, 그리고 장손 김명인의 연이은 운영 실패로 재계 서열 이십 위까지 떨어졌지만, 로펌까지 합치면 아직은 십 위 안에는 충분히 들어가는 회사다.

“내가 알기로는 재단도 여러 곳 운영하면서 상당수 떼먹었다고 들었는데, 무역회사까지 이용할 필요가 있나?”

명훈의 말에 정우아는 태블릿을 내밀었다.

“수법은 기사에 적힌 내용대로 외국 페이퍼 컴퍼니에게 중계비를 준 것으로 꾸며서, 매출을 줄이는 수법을 써 탈세를 했어요. 사실, 이 방법도 재단 만큼이나 흔한 방법이지만, 인력이 적어 제대로 확인하기 힘든 금감원의 현 상황을 이용해서 한 짓인데, 이번에 김명인이 큰 사고를 쳐서 자금을 급하게 당겨쓰다가 걸린 거예요.”

“사고라니?”

“김명호가 투자하는 곳에 과도하게 경쟁 입찰을 했어요. 문제는 제일 큰 거래처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하는 사업이라서 물릴 수 없어서, 일조가 넘는 손해는 고스란히 케이 그룹이 떠안게 되었어요.”

“일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허접한 물건 팔아먹고서, 사우디에 돈을 퍼다 주는 꼴이 됐구나.”

“중요한 건, 무역회사를 케이그룹이 운영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무역회사에서 거래하는 파란 연필 안에는 마약이 있었죠. 문제는 경찰이 그냥 흔한 마약 은닉 수법으로 생각하고 넘겼다는 거예요. 이때 비밀 장부 내용이라도 알면 좋을 텐데...”

“네가 부탁한 그자도 모른다고 했구나.”

그의 말에 정우아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네. 더 큰 문제는... 유일한 희망이었던 이다훈 아저씨가 저와 명훈 아저씨를 만난 뒤에,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는 거예요.”

“휴대폰 기록도 아예 사라졌고, 통장에 있는 현금을 다 빼서 사라졌습니다. 아예 완전히 잠수 탄 거 같습니다.”

명훈의 말에 이신후와 박수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설마 자기 자식을 죽이고-”

“그런 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했어요. 대신”

정우아가 백에서 자그마한 쪽지를 하나 꺼내어 내밀었다.

“집에 찾아 갔을 때, 저에게 이거 하나 주고는 나는 모르니 이만 떠나라는 말만 했어요.”

그녀의 오른손바닥 위에 있는 쪽지에 적힌 내용을 박수호가 읽었다.

“중간을 바꾸고, 떨어뜨렸다. 먼저가 진짜다.”

“이게 뭔 소리냐.”

“저도 몰라요. 단지 그 장부를 빼내려고 숨어 들어갔을 때, 책상 위에 적혀 있었던 단어라고 들었어요. 아저씨는 실패해서 빈손으로 돌아왔고, 그 사실을 들은 제 아버지가 장부를 빼내 왔지만,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고 고백하더라고요.”

“관악경찰서에 있는 녀석은 이수지 사생팬이라는 말만 하고 마약은 입을 다물고 있으니... 결국 제자리걸음 했군.”

이신후의 말에 다들 입을 굳게 다물었다.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박수호였다.

“장부. 제가 볼 수 있겠습니까?”

“수호 너는 글자 제대로 못 읽잖아.”

“모니터에 있는 건 힘들지만, 종이는 많이 나아졌다.”

“주고 싶지만, 회사 사무실에 있는 개인 금고에 넣어놨어.”

“그럼 찍어 놓은 거라도 있지? 내가 보게 그것 좀 보내줘.”

“잠시만. 보냈어.”

그녀의 말에 박수호는 스마트폰을 바라보았다.


-야옹이1.hwp, 야옹이2.hwp, 야옹이3.hwp


“야옹이는 뭐야?”

“그냥. 장부라고 하기엔 좀 그래서.”

“일단 이다훈씨가 사라진 사실이 그쪽에도 들어갔다면 우리들을 감시하려고 들지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러니, 급한 일을 제외하고는 연락을 삼가고, 일이 생기면 만나는 거로 하죠.”

박수호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알겠습니다.”

“나도 찬성.”

그의 말이 끝나자 명훈이 제일 먼저 차 문고리를 잡았다.

“저는 이만 용산서로 가보겠습니다.”

“용산서에 저도 일이 있어서 같이 가요.”

“다음에 봅시다.”

“조심해요.”

두 사람이 나가고, 이신후는 박수호를 바라보았다.

“정우아에게 이신녀 이야기는 언제 할 거냐.”

박수호는 차 앞으로 걸어가는 두 사람 중 검은 정장 차림의 정우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직 거짓말을 제대로 할 줄 모릅니다. 말했다가는 바로 걸릴 겁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을 집어넣거나, 그 주변에 있는 사람을 섭외하겠죠. 이미 알고 있는 위협이 보이지 않는 위협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네 말이 맞지만... 나중에 알면 성질낼 텐데. 감당되겠냐?”

그의 말에 박수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봤자. 남혜미보다 약합니다. 그리고... 무섭지 않고 귀엽잖아요. 일단 저는 저들 반대 방향으로 가서 관악경찰서로 가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곧바로 바깥으로 나간 박수호가 뒤쪽으로 걸어갔고, 그것을 사이드미러로 살펴보며 이신후는 중얼거렸다.

“얼음 마녀보다 차가운 우아가 귀엽다고? 고된 업무 때문에 기력이라도 쇠했나... 한약이라도 지어줘야겠어.”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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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파일18# 원래 (10) +3 19.11.17 151 11 17쪽
181 파일18# 원래 (9) 19.11.15 151 4 22쪽
180 파일18# 원래 (8) +1 19.11.13 166 8 16쪽
179 파일18# 원래 (7) +1 19.11.11 166 5 13쪽
178 파일18# 원래 (6) +1 19.11.08 177 6 24쪽
177 파일18# 원래 (5) +1 19.11.06 167 7 12쪽
176 파일18# 원래 (4) +1 19.11.03 171 8 18쪽
175 파일18# 원래 (3) 19.11.02 181 7 13쪽
174 파일18# 원래 (2) +1 19.10.30 185 8 11쪽
173 파일18# 원래 (1) +1 19.10.28 209 9 11쪽
172 파일17# 변해야 산다.(3) +2 19.10.26 174 7 15쪽
171 파일17# 변해야 산다.(2) +3 19.10.21 210 8 13쪽
170 파일17# 변해야 산다.(1) +1 19.10.19 192 9 11쪽
169 파일16# 여왕개미.(6) +2 19.10.17 196 9 16쪽
168 파일16# 여왕개미.(5) +4 19.10.15 204 9 15쪽
167 파일16# 여왕개미.(4) +1 19.10.13 204 8 14쪽
166 파일16# 여왕개미.(3) +2 19.10.11 194 9 11쪽
165 파일16# 여왕개미.(2) +1 19.10.09 199 9 14쪽
164 파일16# 여왕개미.(1) +1 19.10.07 201 8 16쪽
163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4) +2 19.10.06 201 10 19쪽
162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3) +1 19.10.05 206 9 12쪽
161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2) +1 19.10.04 203 8 14쪽
160 파일15# 허수아비 안에 사람은 없다.(1) +1 19.10.03 209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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