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스칸으로 우주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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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페
작품등록일 :
2019.04.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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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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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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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귀신 부대

DUMMY

“전진무의탁!”

“으랴앗!”

병사들이 사격술 예비 자세를 취했다.


“엎드려 쏴!”


후다닥!

병사들이 다시 한번 번개처럼 빠른 동작으로 총을 든 채로 엎드렸다.


좋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총’이라는 물건 자체를 껄끄러워하던 병사들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500사로 봐!”


타타타탕!


20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50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표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천둥 20번이 동시에 치는 것 같았다.


사격이 끝나자 저 멀리서 사격통제관이 흰색 깃발을 흔들었다. 명중이다. 한 명도 빠짐없이.


“좋아, 좋아.”


이제 거의 완성되어 간다. 지금 사격술 훈련을 받는 병사들은 각 부대에서 차출한 엘리트 병사들이다. 화살을 가장 잘 쏘는 20명을 가려 뽑은 것이다.


화살을 잘 쏘는 병사들이 총도 잘 쏘았다. 총은 반동을 줄이고, 호흡만 조절하면 되는 무기라 오히려 화살보다 쏘기가 더 쉬웠다.


나는 사격훈련이 끝나고 앉아서 쉬는 병사들 앞에 섰다.

“이제 곧 카이펑에 가면 너희들은 특수부대로 활약할 것이다. 제베와 함께 금나라 지휘관들을 저격하면 된다.”

“저······칭기스칸!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말해라.”

“혹시 금나라에도 이런 무기가 있나요? 그러니까 총 같은 무기가 있느냐는 말입니다.”

“물론, 없다. 총을 가진 것은 지구 상에서 우리뿐이다.”

“지구가 뭔가요?”

“그러니까 하늘하고 땅 사이에 우리뿐이란 말이다.”

내 말을 들은 병사가 용기를 얻어 말했다.

“그, 그렇다면 싸우나마나 아닙니까? 우리 20명이 가서 카이펑을 쓸어버릴 수도 있겠습니다!”

나는 병사의 말을 듣고 하하 웃었다.

“10만이 모여있는 성(城)이다. 미사일이 아니고서야 20명으로 제압하기는 어렵지.”

“미사일이라뇨?”

“뭐, 그런 게 있어. 아무튼 너희들 20명이 앞장서서 카이펑 공략에 나설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사격술을 갈고 닦아라.”

병사들이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명 받들겠습니다!”


나는 병사들의 훈련을 조금 더 지켜본 후에 군막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 젤메가 들어와 인사했다.

“중도성 안에 괴이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무슨 소문 말이냐?”

“칭기스칸이 수없는 귀신을 몰고 와 성 밖에서 이상한 짓을 꾸미고 있다는 겁니다.”

“귀신이라니?”

젤메는 빙긋 웃었다.

“사격 훈련 때 나는 소리 때문에 그런 소문이 도는 것 같습니다. 성 안의 주민들은 총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하하. 그렇다면 계속 소문이 돌도록 놔두어라. 공포를 심어줘서 나쁠 것 없다.”

젤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카이펑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제 10만명 정도 되는 부대가 집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딱 2주일 걸렸습니다.”

“그래, 송나라를 상대로 구축해놓은 방어 병력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병력이 모였겠군.”

“그렇습니다.”

“카이펑만 깨뜨리면 금나라는 우리의 것이 된다. 바로 내일 금나라를 향해 진격한다.”

“네.”

“기병 2만, 보병 5만으로 출격할 것이다. 중도성 밖에서 주둔 중인 서요 부대에 기별을 넣고, 제베를 들라하라.”

“네!”

젤메가 꾸벅 인사를 하고 군막을 빠져나갔다. 10여분 뒤 제베가 군막을 뛰어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제베야, 이번 카이펑 공략전에서 네 힘을 빌려야겠다.”

“뭐든 말씀하옵소서.”

“나와 네가 직접 훈련시킨 병사 20명을 데리고, 금나라 부대를 저격해라. K2 소총의 위력은 너도 아다시피 천보 밖에서 맞춰도 사망할 수 있다.”

“그렇습니다.”

제베는 고개를 숙인 채로 대답했다.

“성 근처 700보까지 접근해 특히 성벽에 서있는 지휘관들을 모조리 저격하라. 금나라 병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도록.”

“네, 그리 하겠습니다.”

“어서 나가보아라. 바로 내일 카이펑에 진군한다.”

제베는 황급히 군막을 빠져나갔다.


***


다음날.

나는 총 7만에 달하는 병사들 앞에 섰다.

“지금부터 우리는 카이펑 공략에 나선다. 오자(吳子)가 이르기를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라고 하였다. 너희가 죽기를 각오하고 카이펑을 향해 달려든다면 반드시 살 것이고, 살기 위해 급급하면 죽임을 당할 것이다.

우리 모두 카이펑 함락을 위해 목숨을 걸자. 너희들뿐만 아니라 나 또한 목숨을 걸 것이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추고 병사들의 얼굴을 살폈다.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나가자! 나의 병사들아! 나가서 카이펑에 있는 도적 같은 금나라 놈들을 멸하고, 그들의 처자를 차지하자!

통통한 배를 두드리고 있는 금나라 쥐새끼 무리들을 때려잡고, 카이펑을 우리의 집으로 삼자!

카이펑을 함락시키는 날, 카이펑의 모든 재물이 바로 너희의 것이다!“

“우와아아!”

병사들의 함성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언제 봐도 수만 명이 내지르는 함성 소리는 정말 엄청나다.

근처를 날던 새들조차 떨어뜨릴 듯 큰 함성 소리다.


“가자!”

나는 백마를 타고 중군에 자리를 잡았다. 기병이 속도를 내기 전, 서요의 부대장 야율진채가 나에게 왔다.

“드디어 카이펑으로 가는군요.”

“오래 기다리셨소. 그대들의 마음이 조급할 것 같구려.”

“정말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전투에 참가하지도 못했고, 전리품을 얻지도 못했는데 만일 이번 카이펑 공략전에서도 빈손에 그친다면······.”

야율진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소?”

“네? 무얼 말입니까?”

“이번 카이펑 공략전에서 선봉에 서시오. 그대들이 먼저 카이펑 성벽을 넘으란 말이오.”

야율진채가 반색하며 말했다.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선봉을 저희에게 맡겨주시겠습니까?”

“안될 이유가 있겠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희가 결사적으로 성벽을 넘어 반드시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야율진채가 머리를 한동안 조아리다가 자신의 부대로 돌아갔다.

우리 부대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이펑까지는 600km가 채 되지 않는다. 기병으로 열흘이면 넉넉잡고 도착할 수 있다.

그 사이에 금나라 병력은 더 모일 것이었다.

젤메가 다가와 말했다. 그는 조금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왜 서요의 부대에게 선봉을 허락하셨습니까? 가장 큰 영광을 서요에게 맡기시다니, 저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수천리 밖까지 원정을 왔는데 건진 것 하나없이 돌아가면 서요의 왕이 뭐라 하겠는가? 괜히 물자 낭비만 했다며 목을 벨 수도 있겠지. 서요군의 총대장 야율진채는 그것이 두려울 것이다. 나는 그 점을 고려해 선봉을 맡겼다.”

“우리 몽골군이 서요군의 편의를 그렇게까지 봐줄 필요는 없습니다.”

젤메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가시가 돋아 있었다.

“서요군이 앞장서면 좋은 점이 두 가지다.”

“그것이 대체 무엇입니까?”

“몽골군 단독이 아니라 연합군으로 쳐들어왔다는 사실을 금나라가 알게 되면 그들은 더 큰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릴 것이다. 서요군 외에 또다른 연합군이 있지 않는가 의심도 할 수 있겠지.

또한 우리 몽골군의 전력 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젤메가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말했다.

“······그렇게까지 멀리 보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젤메가 고개를 숙였다.

“젤메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 내가 자리를 비우면 우리 몽골제국의 군대를 지휘하는 건 네가 될 것이다. 그러니 너는 큰그림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명심하겠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표피만 보지 말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와 맥락을 잘 읽어라. 모든 것은 흐름으로 파악하도록 해.”

“네.”

“단순한 상황도 결코 단순하지 않다. 다른 이들이 하나를 볼 때, 너는 넷, 다섯을 보려고 노력해야한다.”

“알겠습니다.”

젤메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들었다. 이만하면 알아들었을까?


우리는 열흘 동안 말을 달려 마침내 카이펑에 도착했다.


카이펑은 미래 중국에서 허난성 샹푸 구로 불리는 곳이다. 낙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중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고대 전국시대에는 위나라의 수도였고, 당시 이름은 대량(大梁)이었다.

진시황의 통일 전쟁 당시 강하게 저항한 끝에 진시황의 명령에 따라 잔혹할 정도로 파괴되었다. 얼마나 심하게 파괴되었는지 카이펑은 삼국지(三國志)에도 등장하지 않을 정도였다. 삼국시대의 행정구역으로 따지면 조조의 근거지인 진류에 해당했다.

카이펑이 다시금 도약한 것은 수나라가 대운하를 만들고, 이것이 크게 이용된 당나라 때다. 이후 송나라가 카이펑을 물려받아 크게 번성했고, 그 유명한 불야성(不夜城)이라는 단어가 바로 이곳 카이펑에서 나왔다.


몽골군과 서요 연합군의 모습을 본 금나라 병사들은 성벽에서 분주했다. 공성전을 대비해 돌과 끓는 물과 기름, 화살 등을 부지런히 성벽 위에 쌓고 있는 모습이었다.


“성이 참 큰데 딱히 방어할만한 지형은 없군요.”

젤메가 카이펑 성(城)을 보며 평가했다.

“그래, 평야에 위치해 있는 탓에 북방 민족이 침략했을 때마다 털리곤 했지. 평지에 있으니 홍수와 수공에도 약할 수밖에 없다.”

“빼앗기는 쉬워도 지키기엔 어려운 성일듯 합니다.”

“그래, 하지만 우리가 빼앗은 뒤엔 그 누구에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젤메가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카이펑의 수장은 누구인가?”

“임시 황제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큰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왜?”

“걸핏하면 트집을 잡아 사람을 죽인다고 하더군요.”

“나라가 기울려고 하니 별 시덥잖은 자가 왕이 되었구나. 사람들의 마음을 다잡아도 모자를 상황에······.”

“그렇습니다.”

“제베와 저격부대를 불러라.”

“네!”


잠시 후 제베와 저격부대원 20명이 나타났다.

“너희들의 어깨에 카이펑 공략의 성공 여부가 걸렸다. 잘해주길 바란다.”

“목숨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하하하, 죽지는 말고.”

나는 웃으며 제베의 어깨를 두드렸다.

“가보거라.”

제베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부대원들을 데리고 성벽 근처로 접근했다.

“적들이 접근한다! 적들이 온다!”

금나라 병사들이 성벽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쳤다.

“저게 몇 명이야? 50명도 안 되는 것 같은데? 왜 저것밖에 안 되는 적이 오는거지? 탐색하는 건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금나라 병사 하나가 이를 까득 물었다.

“저것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는거야. 중도성 하나 함락시켰다고, 금나라가 우습냐? 다 죽여버리겠다!”

바로 그때였다.


타타타타탕!


갑자기 우레와 같은 천둥소리가 나더니 방금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금나라 병사가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커, 커억······!”


그 병사뿐만 아니라 그 병사 근처에 있던 10명 남짓한 병사가 그대로 뒤로 고꾸라졌다.

쓰러지는 병사들을 보고 성벽 위로 다급히 뛰어온 지휘관이 깜짝 놀라 말했다.

“화살에 맞았는가?”

지휘관은 병사들을 살폈다. 하지만 화살을 맞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

지휘관이 주위를 둘러보니 쓰러지지 않은 병사들 외에 나머지 병사들이 충격을 받아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패닉에 빠진 금나라 병사 하나가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귀신이다! 몽골군이 귀신을 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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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암살범 +4 19.06.28 604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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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전염된 공포 +1 19.06.26 665 23 12쪽
» 귀신 부대 19.06.25 689 2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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