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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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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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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7.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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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4

DUMMY

-94-




“흥. 말만 거창했지. 볼 것도 없었네.”


유이한이 검을 아공간 창고에 집어넣으려는데 루린의 부러진 검이 날아들었다.


탓.


유이한은 가볍게 손을 쳐냈지만, 루린의 입장에선 상당한 충격이었고, 다음 수를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검을 놓치고 말았다.


부러진 검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검을 훈련한 보통 사람이라면 무기를 놓친 상대를 주목하겠지만, 유이한은 조금 특별한(?) 경험이 있어서 검을 노려봤다.


‘방심했다가 또 당할 순 없지.’




마나를 통해 강화된 각력으로 뛰어올라서 공중으로 날아간 검을 잡은 루린은 깜짝 놀랐다.


‘왜? 왜? 왜냐고!’


뛰어올라 검을 잡아채며 내려치는 이 수법을 루린은 살아오면서 세 번째 쓰는 것이었다.

그만큼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기습에 가까운 공격이라 잘 선보이지 않는 기술이다.


이전까지 당했던 상대들은 반 박자 늦게 쳐다보는 바람에 반응이 늦어서 속수무책으로 당했었다.

그런데 유이한은 이미 고개를 들어 날아간 검을 보고 있었다.

루린은 상대가 이미 이 기술까지 모두 뚫고 있었다고밖에 느낄 수밖에 없었다.


쿵!


“커헉!”


갑자기 뛰어오른 루린의 옷을 잡아다가 유이한이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친 것이지만, 당한 본인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으로 기절하고 말았다.




“검에 대한 끈기 하나는 알아줘야겠네.”


유이한이 상대에 대해서 내린 평가는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무기에 대한 집중력은 쓸만할지도? 였다.


혹시 모르니 힐을 걸어주고 감옥에 갔다가 둔 유이한에게 한우연이 다가왔다.


“잠깐 나 좀 보자.”

“응. 저 인간들도 집어넣고.”


고개를 끄덕이고 한우연은 장소를 물색하러 저택으로 들어갔다.

한우연이 알아챘듯 실제로 대면했던 유이한도 뭔가를 눈치챘기에 디커스 영주와 레빈 지부장에겐 피곤하다는 핑계로 협상은 조금 쉬었다가 하기로하고 다시 감옥에 가둔 뒤에 저택으로 들어갔다.


모든 사람이 마당에 갇혀있었기에 저택은 비어있었고, 딱히 한우연의 탐사마법에 뭔가 걸리는 것도 없어서 가까운 방에서 밀담을 나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탈옥을 방지하기 위해 골렘이 감옥을 지키고 있었다.




“아까 그 여자.”

“응. 마족이거나 ‘우리가 아는’ 마족과 관계가 있는 사람이야.”

“역시. 눈치챈 건 그 보법이야?”


끄덕.


고개를 끄덕인 유이한은 루린이 보였던 가장 힘이 실린 공격.

마지막으로 공격했던 대각선 올려 베기를 떠올렸다.


밑에서부터 위를 향해 검이 올라가는 검술이면 대부분 올려치는 방향의 발을 뒤에 둔다.

아니면 최소한 검을 올려치면서 발을 내디딘다.


그런데 루린은 발을 먼저 내디디고, 그 힘을 아주 부드럽게 상체의 회전에 더해서 검에 실었다.


유이한이 이런 전투를 많이 겪은 건 아니지만, 딱 한 명을 빼고는 이런 무식한 보법을 밟는 자를 보지 못했다.


“딜드 그라네.”

“나도 그 인간. 아니지. 마족? 하여튼 그 녀석한테 검술을 배워서 그 보법을 바꾸는데 애먹었거든.”


한우연은 왼쪽 다리를 만지며 지금은 완전히 없어진, 상처가 있던 자리를 매만졌다.


“역시 위험하지?”

“응. 처음에 지구 모험가 연합이랑 싸울 땐 다리가 잘릴 뻔했어. 내 칼에.”

“크크큭. 검에 대해선 백지에 가까운 사람한테 너무 고차원 검술을 가르쳐놨으니까.”

“웃기냐? 웃겨?”

“응.”


한우연과 유이한은 둘 다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억지로 농담을 주고받았다.

서로 대놓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적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어쩌면 동료-종족은 다르지만-의 지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다.


“혹시 딜드가 알려준 검술이 마족 기본 검술일 확률은?”

“그랬다간 마족이 전부 네가 그랬던 것처럼 다리가 한쪽 없을걸?”

“야! 내 다리 멀쩡히 붙어있거든!”


자기 다리를 내리치며 씁쓸하게 웃는 한우연 덕분에 그제야 조금은 진심으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한바탕 웃고 난 뒤 루린 메이벨에 대한 방침은 ‘최소한 사지는 멀쩡하게 유지한다.’라고 결정 났다.


한때는 뒤에서 어딘지 모를 곳에 통신하고, 몰래 공작을 벌이는 것 때문에 삐지기도 했고, 어차피 여행하는 목적이 다르기에 헤어졌다.-다시는 볼일 없을 줄 알고 인연을 끊을 생각이었지만-

그래도 유이한에겐 동료라고 여겨지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 딜드 그라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였다.




@ @ @




디커스 영주와 유이한의 협상은 별다른 이견 없이 마무리됐다.

어차피 5년 전 맺은 계약에서 몇 가지 항목이 추가된 선에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특징이 유이한의 광산에서 일하는 몬스터에게 주는 권리다.

다른 지역 출신의 모험가와 같은 권리를 준 것이다.

권리가 있기에 의무도 있는데, 이들에겐 납세의 의무만 지도록 했다.

문제는 세금을 어떤 식으로 내야 할 지였는데, 이는 모험가에게 길드에서 의뢰비를 지급하며 일정비율 수수료를 떼서 그중에 세금을 내던 방식에서 착안, 광산에서 산출하는 광석을 사면서 그 대금에서 세금을 제외하고 주는 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이 계약의 주체는 디커스 페신과 유이한이 아니다.

스페신웨이와 광산 근로자 사이의 계약인 것이다.

이는 후에 영주가 바뀌고, 유이한의 사후에도 지속할 수 있도록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다.


새로운 계약을 마치고 유이한은 지구 모험가 연합이 열심히 두들기고 있는 광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영주와 그 외 모든 인물은 다 풀어줬는데, 유독 주방장이 유이한에게 들러붙어서 이것저것 캐물었고, 알려줄 수 있는 만큼은 알려주고 풀려났다(?).




“여긴가?”

“응. 영주가 알려준 위치와 정확하네.”


한우연이 발견하고 유이한이 확인하자 천으로 돌돌 말은 루린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골렘이 수풀을 정리하려 앞으로 나서려 했다.


“안 그래도 돼. 자.”


유이한이 손을 한번 움직이자 수풀이 알아서 움직이며 길을 터줬다.

아무리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이 광산 주변은 엄연히 유이한의 영토다.

이 땅의 모든 마나는 유이한의 의지를 거역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명령을 따르고 싶어서 난리다.

그 결과 마나에 의존성이 높은 식물은 이렇게 손짓 한 번이면 대부분 처리된다.




애초에 비상구 개념으로 뚫어놓은 길이라고 했다.

그래선지 그냥 보기엔 막힌 것처럼 커다란 바위가 있었지만, 바닥엔 이 바위가 움직여서 생긴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이 작은 돌을 오른쪽으로 두 번 돌리고···”


드드득.


한우연이 영주가 알려준 돌 여는 조작을 하고 있는데, 이미 돌이 옆으로 움직이며 길이 드러났다.


“뭐하러 귀찮게 그런 걸 하고 있어.”

“하아~. 그래. 너 잘났다.”


깊은 한숨을 내쉰 한우연은 유이한을 따라서 광산으로 진입했다.




@ @ @




거래일도 아닌데 비상대피로가 열린 것도 모자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남자 셋에 포박된 성별 불확실한 인간 하나.’


지금 정문을 공격하고 있는 모험가 중에 실력이 낮은 자라면 1:2까지도 할 수 있는 고블린들이다.

모두 유이한의 강화를 받은 덕분인데, 이게 강화된 고블린끼리 자손을 낳다 보니 그 특성이 유전됐다.

보통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고블린이 일반 고블린이라면, 이 광산에 있는 고블린은 모두 유니크라고 불린다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런 고블린의 앞에 한때 공포의 군주라고 불렸던 그가 나타났지만, 정식으로 임무를 받은 지 얼마 안 되는, 이제 겨우 어린 티를 벗어난 고블린이라 유이한을 알아보지 못했다.

옛날이야기처럼 전해지는 전설적인 존재가 실제로 앞에 나타날 거라고 감히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고블린은 바로 숨겨진 통로를 이용해 침입자의 존재를 알렸다.

5년간 실전으로 단련된 광산 마을의 고블린이다.

비상대피로가 뚫렸다는 비상시국이기에 마을의 2인자가 직접 나섰다.


이 광산 마을을 다스리는 총책임자인 오우거는 오늘도 정문의 침략을 막기 위해 공포의 군주께서 직접 하사하신 활을 가지고 방어전을 치르고 있었다.


고블린 중에 가장 처음으로 군주의 축복-강화-를 받아 마을의 2인자가 된 고블린이 수비대를 이끌고 비상대피로를 향해 진격했다.


이곳은 이들의 집이며 앞마당이다.

겉보기엔 아무것도 없는 외통 길이지만, 이곳에 사는 고블린만이 아는 수많은 비밀 통로가 숨겨져 있기에 확실한 승리를 장담하며 출진하고 있었다.




@ @ @




“이길 맞아?”


횃불을 들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선두를 걷게 된 한우연이 몇 번째인지 모를 불만을 투덜거렸다.


“나도 몰라. 그리고 옆으로 빠지는 길도 없었잖아. 맞겠지.”


유이한의 지도 스킬에도 등록이 되지 않은 새로운 길이지만, 영토의 주인이다 보니 어렴풋이 길의 상태를 알 수는 있었다.

주변 곳곳에 사람이 지나가기엔 조금 작은 통로가 있었지만, 조금씩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있는 한우연에겐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다.

귀찮아 질 게 뻔하니까.




“어? 잠깐.”

“왜?”


선두의 한우연을 멈춰 세우고 유이한이 대신 앞으로 나섰다.


“마중이 나왔어.”

“그게 너를 주인으로 나온 마중인지, 저승행 마중인지는 확인해야 하지 않아?”

“그렇지.”


피식 웃으며 유이한이 어둠에 숨어서 대기하고 있는 고블린을 향해 한발 나섰다.


“야 이 자식들아! 내가 이 땅의 주인이 오는데 그렇게 대하라고 가르치던?”




@ @ @




완벽하게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있던 고블린은 유이한의 호통에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


“그분이다.”

“그분이 오셨다.”

“어느 놈이야. 저분을 알아보지도 못한 병신은!”


덜덜덜.


한마디씩 하는 고블린은 다들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공포에 몸을 떤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젊은 고블린들은 무슨 일이지 전혀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을의 2인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앞으로 뛰어나갔다.


“위험합니다!”


이제 앳된 티를 벗은 고블린들이 말릴 틈도 없었다.


쿵!


유이한의 앞에 나오자마자 머리를 바닥에 박으면서 손을 뒷짐 진 2인자 고블린의 모습에 떨고 있던 고블린들이 모두 합세했다.

남은 건 이게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한 젊은 고블린들 뿐이다.


“재성합니다!”

““재성합니다!””




어이가 없긴 유이한도 마찬가지였다.


고블린 하나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원산폭격을 하더니 몇이 우르르 나와서 따라 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죄송하단다.


“저기 남아있는 놈들은 뭔데?”

“히익! 재성합니다!”


가장 앞에 있는 놈이 손을 휘휘 저으니 숨어있던 놈들도 나와서 같은 자세를 취했다.


그 모습을 다 보고 있던 한우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 쓰레기인 줄은 알았는데. 정말 이 정도 일 줄···”


한우연의 지적에 그제야 뒤늦게 나온 고블린이 조금 어려 보인다는 걸 눈치챘다.


“아냐. 난 이런 거 안 시켰었어. 야! 일어나! 누가 이런 거 가리켰어!”


유이한은 자신의 말에도 꿈쩍 않는 고블린들의 모습을 기가 막혀 바라보다가 살짝 발로 바닥을 내리쳤다.


쿵!

흔들.


광산이 전체가 살짝 흔들렸다.


“나 두 번 말하는 거 안 좋아한다.”


그제야 고블린들은 전부 일어나서 차려자세를 취했다.


“누구야. 누가 이런 거 하라고 했어? 어!”

“군주님의 동료분께서 알려주셨습니다! 나중에 군주님께서 정말 화나셨다면 이렇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정재찬!!!”


차남인, 딜드는 나름 기사다.

아무리 상대가 몬스터라고는 하지만, 절대 이런 일을 시킬 리가 없었었다.

그러면 남은 용의자는 하나뿐.

아마 말없이 훌쩍 떠난 자신에게 화가 났을 거다.

그걸 유이한의 소유물과 다름없는 이 고블린들을 골탕 먹이는 거로 해소하려 한 게 틀림없다고 단정 지었다.


작가의말

이제 연참 대전이 마지막 주말을 맞이했습니다.

. 장마도 막바지에 본격적인 더위가 스탠바이 중이라는 거죠.

너무 에어콘의 가호 아래 있다가 저처럼 냉방병으로 병원 찾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탈퇴계정]
    작성일
    19.07.27 17:18
    No. 1

    고블린 하나가 사람 둘을 이긴다니 ㅎㄷㄷ
    옆동네 고블린 슬레이어님좀 불러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민트호빵
    작성일
    19.07.30 00:40
    No. 2

    어쩌면 추가로 고통이 없다는 측면에선 그분이 더 인도적일지도 모르겠네요.;;;
    여긴 뭔가 걸리면 죽는 것도 맘대로 못해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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