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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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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7,892

작성
19.08.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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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12

DUMMY

-112-




마왕은 자신과의 대결에서 성검에 집착하는 이유를 유이한에게 묻지 않았다.

아니. 묻지 못했다.

혹시나 쓸데없이 물어서 애써 얻은 승리를 날려버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그분’에게 밀명을 받고 그동안 마음고생 한 시간에 비하면 이런 사소한 의문 따윈 바로 묻어 버릴 수 있었다.


마왕은 바로 승자의 특권을 발휘했다.


“우리 백성들의 안녕을 위해. 다른 세상의 모험가 유이한과 그 일당들을 전원 마계에서 추방한다!”


““네?!””

“컹!”


모여있는 마족은 모두 수긍했지만, 유이한의 뒤에 버티고 선 외부인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는 주변 인간들이 소리 지르니 같이 짖을 뿐이다.


여기까지 오며 수많은 마족을 상대해온 일행이다.

최소한 죄를 물어 감옥에 가두거나 아니면 대신 노역이라도 시킬 줄 알고 나름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별거 없이 그냥 추방이었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관대한 처분에 감사합니다.”


일행이 혼란에 빠지든 말든 유이한은 마왕의 처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조금 전엔 이상한 소리를 해서 주변의 눈총을 샀지만, 유이한과 한동안 같이 지내면서 마왕을 직접 보지 않아도 백성에게 어떤 왕인지 알 수 있을 만큼 수많은 일화를 주입한 한 귀족과 그 기사 덕분이었다.


미리 마왕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유이한은 그동안 마족과 싸우면서도 절대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심한 상처를 입은 마족은 가볍게나마 상처를 치료도 해줬다.


물론 몇몇은 예외적으로 심각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지만, 이들을 어떻게 치료해줄 방법을 일행 중에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넘어가기로 하자.

애초에 마왕의 사자가 절대 해를 입힐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아 놨기도 했으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 @ @




추방 절차는 빠르게 진행됐다.

마왕성에 상주하는 게이트 전용 배터리-궁정 마법사-가 모여들었다.

마왕은 대형마법을 준비하는 동안에 이왕 추방하는 김에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겠다는 통 큰 배포를 베풀었다.


‘이걸로 그분의 명령은 완벽히 수행할 수 있어.’


한 가정의 소소한(?) 행복으로 세계의 평화를 지켜냈다는 긍지를 품은 마왕은 내심 환호를 내질렀지만, 겉으론 근엄한 왕의 모습을 연기했다.


“아. 그럼 저랑 여기 셀라와 하늘이만 라이드림 왕국으로 부탁드리고 나머지는 마탑이요.”


아무 협의 없이 유이한이 멋대로 정했지만, 일행 중에 이 장면을 목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한우연은 지마와 골렘을 데리고 예전 동료였던 인포스 후작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나이트 레인저 일당은 장거리 게이트 마법이 준비되는 동안 기다리면서 먹으라고 내준 다과를 각자의 위장으로 쑤셔 넣느라 정신이 없었다.

거기다가 마왕과 유이한은 흡사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끼리 이야기하는, 좀전의 살벌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평화로운 분위기여서 이런 중요한 대화를 나누는지 아무도 몰랐었다.




게이트 마법의 준비가 끝났다.


“어? 왜 게이트가 두 갠가요?”


지마의 당연한 물음에 일행은 조용히 마왕을 쳐다보다가 그대로 시선이 유이한에게 이동했다.

마왕이 턱짓으로 유이한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응?”


일행의 시선을 느낀 유이한은 자랑스럽게 설명해줬다.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알아서 모두 행복한 결말을 준비했다는 자부심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중요한 건 당사자들의 의견은 완벽하게 무시 됐다는 점이지만.

이 인간은 그런 것까지 신경 써줄 만큼 세심한 인간이 아니었다.


“나랑 여기 셀라는 라이드림 왕국으로 가야 할 일이 있지만, 너흰 아니잖아. 지구 모험가 연합도 이제 알아서 무너질 테니 너흰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되잖아.”

“그런 겁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트램 왕자.”


골렘은 상체만 숙여 트램 왕자와 그 일행인 나이트 레인저에게 인사를 하고 유이한의 옆으로 향했다가 제지당했다.


“넌 저기.”

“네? 주인님!”

“내가 돌아갈 때까지 한우연 따라가서 뒷정리 도와주고 있어.”

“하지만.”

“야. 그럼 내가 돌아가서 직접 뒷정리해야겠냐?”


골렘은 눈을 감더니 고심 끝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우연의 옆으로 이동했다.




마왕의 배려로 게이트로 들어가기 전 일행은 각자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동안 게이트를 열고 있는 배터리들은 죽을 맛이라는 걸 누구 하나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유이한은 먼저 어쩌다가 자기에게 찍혀서 온갖 고생을 하게 만든 지마에게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했다.


“지마. 고맙다.”

“뭘. 나중에 호주로 놀러 오라고.”

“그래.”


그 옆의 한우연에겐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돌아가면 누나를 잘 부탁합니다.”

“어. 어. 맡겨두라고.”


유하나의 부모님보다도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유이한에게 얼떨결에 인정을 받아서 어리바리한 한우연은 그렇게 건너뛰고 골렘을 쳐다봤다.


“맡겨 주세요. 주인님이 오실 때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해 놓겠습니다.”

“그래. 너만 믿는다.”


골렘의 머리를 가볍게 툭툭 쳐주고 유이한은 마지막으로 트램 왕자와 일당에게 더욱 정진하라는 충고를 해주고 하늘이와 셀라를 데리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나한텐 따로 말도 없이 그냥 가네.’


일부러 편의를 봐주려고 이렇게 준비를 한 마왕은 살짝 마음이 상했지만, 역대 최고 난이도의 숙제가 완료됐다는 사실에 위안을 두기로 했다.




@ @ @




라이드림 왕국의 왕성이 있는 왕도 근처의 숲으로 이동한 유이한은 셀라의 의뢰를 무사히 완수했기에 같이 왕성으로 향했다.

중간에 여러 검문소가 있었지만, 셀라가 가진 증표를 내밀자 프리패스였다.


‘이 여자 이 왕국에선 쓸만하겠는데?’


셀라는 빠르게도 유이한에게 동료라기보다는 패스권으로 취급당하기 시작했다.




라이드림 왕국의 왕성에는 처음 발을 내디딘 유이한이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어째 마왕성 보다 미적 감각이 떨어지냐.’


마왕성에선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웅장한 아름다움이 있었지만, 이곳은 뭔가 억지스러운 분위기였다.


미술에 관해선 문외한인 유이한이 보기에도 성에 화려하게 치장된 장식과 주변이 약간 겉도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인데, 이는 얼마 전까지 마왕성에서 천상에 필적하는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있었다가 갑자기 인간계로 내려와서 그런 것이다.


직접 천계를 들락날락하는 마왕이 거주하는 곳이 마왕성이다.

천계의 아름다운 양식을 따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거기다가 마왕은 정년이 90세까지 하는 장기 집권 구조다.

언제 즉위하든 상관없이 무조건 정년은 90세다.

그리고 즉위하는 즉시 늙지도 않는다.

이런 마왕 밑에서 단련 받게 된 장인들의 솜씨 수준이 높지 않으면 그거야말로 세계 최대 미스터리일 것이다.


유이한은 수준 떨어지는 왕성의 풍경에 미적 감각이 강제로 현실 복귀하고 말았다.




집무실에서 따로 셀라의 보고를 들은 국왕은 엄청난 성과라면서 약속대로 유이한이 소속된 요정 마을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직 마을엔 보고하지 못했으니 나중에 따로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러니까 확인증 끊어주세요.”


유이한은 손을 까닥거리면서 빨리 내놓으라는 행동을 취했다.

이런 무례한 행동에도 국왕은 참으면서 확인서를 한 장 만들어 도장까지 찍어서 내줬다.


요정 모험가 한 명을 이용하려다가 지방 영주가 몰락한 사건은 아주 유명한 이야기였다.

하물며 요정 마을을 적대했다간, 아무리 마계의 침공에서 최전선을 맡는 군사 강대국인 라이드림 왕국이라도 그냥은 넘어가지 못할 거라는 계산이었기에 참는 것이었다.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며, 대접한다는 셀라의 요청을 삭둑 자른 유이한은 국왕에게 부탁한 지도를 열심히 지도 스킬에 업데이트하고선 왕성을 뒤로했다.


‘역시 저 인간은 그쪽이었어. 남자를 좋아하는 그쪽.’


셀라는 이미 유이한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면서 유이한의 성 정체성을 거듭 확신했다.




@ @ @




연속으로 블링크를 사용해 이동하는 도중에 하늘이가 멀미하는 걸 막으려고 주둥이를 손으로 틀어막은 유이한은 셀라와 작별하고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서 카리엔 마을의 광장에 도착했다.

자신의 손에서 풀려나자마자 바로 토하는 하늘이를 내버려 두고, 유이한은 주변을 둘러싼 마을 주민을 보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하하하. 안녕하세요? 아니면, 오래간만인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탈퇴계정]
    작성일
    19.08.27 18:38
    No. 1

    13%중간 못이 박이도록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민트호빵
    작성일
    19.08.28 13:38
    No. 2

    그 관용구가 ‘박히다’가 아니라 ‘박이다’라고 하네요.
    한글에서 자꾸 오타라고 지적해서 찾아봤다가 새로운 지식을 +1 했습니다. (이렇다 해도 아직까진 저도 뭔가 어색한 문장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탈퇴계정]
    작성일
    19.08.28 14:09
    No. 3

    귀에 못이 박히다 라고도 쓴다고
    대백과(?)그런데에 있다고 네이버 검색하니 나오네요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알기도 하고 읽기도 편하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4 민트호빵
    작성일
    19.08.29 13:18
    No. 4

    내버려 두자니 찝찝하고, 고치자니 자꾸 한글에서 오타라고 잡아내서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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