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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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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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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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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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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DUMMY

월영단의 부단주, 마녀 니제르 하우사는 가까스로 소집된 연맹의 중진들에 의해 변경의 작은 토지에서 무보수 노동과 영구 감금되는 처벌이 내려졌다.

그 이유는 마녀에게 실질적인 의미의 죽음은 형벌로서 별 소용이 없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합맹주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처벌이 내려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동방국을 혼란에 빠뜨린 마녀이기 이전에 인간 이상의 종족으로서 모든 면에서 우월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녀석의 이름이 뭐라고?”

“···대력창 양산박이오.”


이름이 호명되자 니제르는 마력과 문장력을 사용해서 월영단에서 시우 일행들을 괴롭혔던 존재, 월령은 간단하게 만들어냈다.

그리고 월령의 발밑에서 보랏빛의 마법진이 나타나더니 월령의 어두컴컴한 그림자 같은 몸이 점차 색상과 형태를 띠게 되었고, 누가 봐도 크고 건장한 중년 남성의 몸으로 변해 있었다.


“자, 이걸로 내가 만든 월령들과 네크로맨시가 연동되었어. 내가 신호를 보내면 그 양산박이라는 녀석이 깨어날 거야.”


그렇게 니제르가 설명을 마치고서 손가락을 튕기자 변해버린 월령의 몸이, 움찔하더니 의지를 갖게 되었다.


“아, 아니?! 여, 여기는··· 분명 소인은 그 때 통나무 오두막에서··· 아니지, 소인이 연맹의 무인들을··· 맹주님을··· 큭, 머리가···!”


월령의 몸을 매개체로 죽었을 터인 대력창 양산박이 다시금 소생하는데 성공하자 시험 차 나온 연맹의 중진들은 그 놀라운 위업에, 그리고 불길하리만치 기묘한 현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무려 죽은 자의 소생이라니, 그런 건 신이라 부를 정도인 존재만의 위업이자 해서는 안 될 최악의 금기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일단 충고하겠는데 말이야, 내가 되살릴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인간 같은 건 최근이나 며칠 안에 죽어있어야 하고, 그 이전이 될수록 소생시키는 게 힘들어지니까 말이지? 아, 그래도 애완동물 같은 건 몇 년이 지나도 소생이 가능하니 그건 걱정 마.”

“아, 아아아악! 귀, 귀녀는 그 때 그 마녀?! 소, 소, 소인의 머리에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 마녀는 위험하오!”


뒤늦게 주변을 둘러보던 양산박이 니제르를 보면서 소란을 떨었지만, 주변의 만류와 사정을 듣고서야 가까스로 조용해졌다.

이로서 죽은 자의 피를 모두 빼낸 니제르가 속죄의 의미로 그 동안 죽었던 연맹 소속의 무인들이나 일반인들을 무상으로 소생시켜주게 되었고, 이에 대해 놀랍다는 의견과 천벌이 떨어지지 않을까 불길하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먀하하··· 찌이냥, 간지럽냐! 먀하하하!”


그 중에서도 먀우는 니제르를 옹호, 아니 용서하는 쪽이었다.

먀우의 어깨에 올라탄 찌이라는 생쥐와 즐겁게 노는 듯 미소를 짓고 있었고, 그 모습을 훈훈하게 지켜보고 있던 개런드 하사와 칼빈 중사가 각각 한 마디씩 말했다.


“저 먀우 공이 이렇게 진심으로 웃는 건 처음 보는 군요.”

“···흥. 우리들이 이렇게까지 진이 다 빠지도록 개고생을 했는데, 저렇게라도 웃어주지 않으면 곤란해. 설령 저 고양이 녀석은 은연중에 그럴 자격이 없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도 말이지.”


그러자 뒤에서 칼빈 중사의 병사들이 속닥거렸다.


“저 말입니다, 저걸 뭐라고 부르는 지 압니다. 츤데레 맞지 않습니까?”

“···우웩, 중사님의 츤데레라니. 부대 내에서 암묵적으로 떠도는 얇은 여성향 책만큼이나 수요가 없을 것 같지 말입니다.”

“그나저나 포상휴가도 받았으니 다들 여행 계획은 세우셨습니까? 저는 돈 모아서 서방국에서 일하는 메이드 분들을 만나러 갈 겁니다!”

“아니, 아니. 서방국은 요즘 물가도 비싸지고, 어째 흉흉해진다는 소문이 있으니 이 참에 동방국에서 식도락이나 즐기는 건 어때?”


그런 아무래도 좋을 잡담을 잠자코 듣고 있던 칼빈 중사는 개런드 하사의 만류로 가까스로 분노를 억눌렀고, 그러면서도 그들이 살아서 이렇게나마 잡담을 나눠주는 것에 감사했다.


“하여간··· 저 놈들이나 고양이 놈이나 전부 다 군기가 빠졌어!”


그렇게 칼빈 중사가 개런드 하사와 부하들에게서 벗어나고 연맹 소속의 무인들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정확하게는 진수련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아, 그···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긴 한데, 그래도 우리들로서는 슬슬 이번 사건의 보수를 받고 싶은데 말이지.”


칼빈 중사 일행들은 먀우의 동행인이자 용병의 개념으로 이번 사건을 도와주면서 나름대로의 보수를 받기로 했었다.

그리고 그 보수란 일찍이 오해로 시작된 만남으로 어긋나버린 서로의 인상, 즉 여자 옷을 입고서 주목을 받아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는 이유로 해방을 요구한 것이다.


“아아! 소녀도 할아버님··· 아니, 맹주님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본국의 위기를 위해 목숨을 걸어주신 은인들이니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그래주면 고마운데, 그··· 크흠! 그럼 그런 걸로 알고 있을 테니 나중에 연합맹주나 고양이 녀석한테 잘 말해달라고.”


물론 그 과정에서 칼빈 중사가 진수련이 입어야 할 여자 옷을 걸쳤다는 사실은 서로가 피해야 했다.

그렇게 칼빈 중사가 부하들의 뒤담화를 피해서 진수련과 시시한 잡담을 나누는 사이, 그 모습을 부러운 듯 지켜보고 있던 시우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명백하게 우울했었다.


“후우··· 장부 씨, 무명 씨는 어째서 소생하려 하시지 않으려는 걸까.”


니제르 하우사의 속죄로 죽은 자들을 소생시키는 일이 이어지자 시우가 부탁, 아니 명령한 것은 대장부와 무명의 소생이었고, 이에 대해 니제르는 알았다고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월령을 만들고 소생 준비를 갖춰도, 어째서인지 두 사람이 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답. 해당 개체 ‘니제르 하우사’가 말했습니다. 사령마법 네크로맨시는 죽은 자를 살리는 마법이긴 해도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합니다. 매우 드물긴 해도 소생하기 위한 영혼 쪽에서 강렬한 거부의사를 밝히면 네크로맨시의 성공률은 저하한다고 합니다.”


토리의 대답에 시우는 다시금 우울해졌다.

그렇다는 말은 대장부나 무명은 소생하기를 거부한다는 말이며, 죽음을 받아들이겠다는 선언이었으니 말이다.

결국 니제르의 네크로맨시는 도중에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소생은 실패하게 됐다.

그 사실에 시우는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해지는 것 같은 공허한 감각에 시달려야 했다.


“···혹시 내가 짐짝에 불과해서 싫증이 나셨던 걸까.”

“대답. 그 질문에 대해서는 해당 개체 대장부와 무명이 아닌 이상 대답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제가 다이렉트 링크로 대장부의 영혼을 해석하는 도중 느껴졌던, 그 형용하기 힘든 감각은 이시우가 말하는 ‘싫증’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토리는 대장부가 죽어가는 순간에 미약하게나마 그의 의지를, 그리고 영혼을 이해하면서 헤어질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런 대답이 가능했지만, 그것이 시우로서는 의외였는지 조금이나마 기운을 차리게 해주었다.


“하하하···. 네가 무언가를 해석하는 일은 있어도 느꼈다는 말은 처음 듣는 것 같네.”

“대답. 그것은 저로서도 해석이 애매한, 매우 신기한 현상이었다고 사료됩니다. 실제로 사령마법 네크로맨시가 성공하는 사례를 생각하면 영혼이라 불리는 미지의 추상적인 존재가 실존하며, 그런 순간에 다이렉트 링크로 단편적으로나마 해석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신들이 말하는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토리의 대답을 듣는 등 마는 등 시우가 별다른 반응이 없자 토리가 질문했다.


“질문. 이시우, 당신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해당 개체 대장부와 무명의 소생이 실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더는 니제르 하우사에게 볼 일은 없는 만큼 본래 목적대로 2대 마스터를 따라서 이능작가의 단서를 조사하는 겁니까?”

“···글쎄, 과연 어떨까. 지금에 이르러선 나도 잘 모르겠단 말이지.”


목표를 잃은 시우는 아직까지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우울했다.

다른 사람들이, 심지어 먀우조차 소중한 사람이 돌아오는 기쁨에 취해있더라도 그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거나 축하할 수 없었다.

결국 가나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채, 그리고 죽을 수도 없는 처벌에 처하게 되어 니제르에 대한 복수심도 사라진 마당에 시우는 공허했다.


“대답. 그렇다면 그 동안 제가 말씀드렸던 제안에 대해서 생각해보셨습니까?”


그러자 그 동안 별 다른 반응이 없던 시우가 희미하게나마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니제르에 의해 손이 절단되었다가 토리에 의해 치료된 이후, 즉 정신을 차리고 나서 스스로의 나약함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 들었던 제안을 떠올렸다.


“응··· 그 때부터 쭉, 가나 씨와 만났을 때도 줄곧 생각했어. 하지만 그게 정말 옳은 일인지는 모르겠어.”

“대답. 제안은 제안일 뿐입니다. 이시우, 당신에게 강제로 권고하려는 게 아닙니다. 또한 저의 제안이 옳은 일인지, 아닌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당신의 사정에 맞춰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입니다.”


그 대답에 시우는 다시금 침묵했다.

좀처럼 결정하기 힘든 제안, 그래도 그 만큼 납득이 되는 매혹적인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현재 우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실이든, 혹은 앞서 괴로워해야 했던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든, 그 이외에 어떤 이유에서든 시우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만일··· 정말 만약에 말이지? 내가 토리의 제안을 승낙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대답. 해당 주제를 통한 해당 개체 이시우의 시뮬레이트 결과, 다소의 변수를 제외하면··· 매우 고확률로 현재의 상황을 타파하고, 더해서 지금까지 이상의 효율로 이능작가의 단서를 찾기가 쉬워지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수많은 가능성과 변수가 작용하는 탓에 불확실했다.

무엇보다 무능력한 일반인에 불과할 뿐인 이시우이기에, 미래는 더욱 더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런 이시우를 곁에서 이끌어주는 최첨단 인공지능인 토리의 대답에 이시우는 각오를 굳히고 결정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그 직후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미 죽은 무인을 소생하고 있는 니제르, 오랜만의 친구와 기쁘게 대화를 나누는 먀우, 여행 계획과 잡담에 대해 한창인 칼빈 중사 일행들을 무시하고, 오로지 한 사람··· 가나 아칸을 찾고 있었다.


“아, 저기 계시네.”


가나 아칸은 언제나 그랬듯 호쾌한 식사 중이었다.

벌써 테이블 구석에는 셀 수도 없는 빈 그릇이 수북하게 쌓여있었고, 주문한 요리들은 끊임없이 차례대로 나오고 있었다.

그곳으로 시우가 다가가며 말을 걸었다.


“또 이렇게 무작정 드셔서는··· 탈이 나 버려도 저는 몰라요?”

“하하하! 걱정 마! 동방국의 요리들이 너무 맛있어서 아직까지 충분히 들어갈 수 있거든! 너도 이제 그만 기운 차리고 밥이나 좀 먹지 그래?”


가나의 세심한 배려에 시우는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안심이 되는 한편, 초조해졌다.

하지만 이미 결정한 일인 만큼 대답해야만 했다.


“저기, 가나 씨? 드릴 말씀이 있어요.”

“···엉? 뭔데?”


그것은 그 동안 시우가 여러 번을 고민하고 또 고민한 내용인 동시에, 토리로부터 듣게 된 제안이었다.


“···저, 아무래도 가나 씨와는 더 이상 여행하지 못 할 것 같아요.”


갑작스러운,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일탈 선언에 가나는 멍한 표정과 함께 식사하던 손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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