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3,076
추천수 :
25
글자수 :
753,562

작성
19.07.14 06:00
조회
23
추천
0
글자
12쪽

제109화

DUMMY

마왕성.

과거에 기록된 신화나 문헌을 통틀어도 그 존재가 몇 번 정도만 언급됐을 뿐, 공식적으로 입장할 수 있었던 적은 호기심 차에 방문했던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남쪽 숲 일대에 퍼져 있는 고농도의 짙은 마나와 다양한 아인이나 마물들의 위협, 그리고 마왕성 주변에는 그보다도 더 짙고 강하게 퍼져 있는 초고농도의 마나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 왔을 때는 어지러워서 죽는 줄 알았지.’


일반적인 마법사라고 해도 남쪽 숲에 있는 짙은 마나 탓에 행동하기 힘든 마당에 마왕성 근처에 왔다간 숨을 내쉬는 것만으로도, 혹은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머지않아 즉사해버리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나는 문제없었다.


“···그래서 내 앞을 막아서는 자는 너희들이 전부냐?”


내 외침을 듣고서 마왕성에 대기하고 있던 무수히 많은 마물과 악마들의 배치가 완료되었다.

더 이상 인간이나 마족 숭배자들이 아닌, 마왕측에 가담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 남쪽 출신의 강자들뿐이었다.

초고농도의 마나를 견뎌내고 있는 녀석들은 마나친화력이 높은 다크 엘프들, 지상의 규칙에 속박되지 않는 좀비나 고스트 같은 언데드들, 먼 옛날에 유실되었던 고대 문명의 결정체인 오토마타들, 대부분의 물리 공격이나 마법 공격에 강력한 내성을 악마들 등이 있었다.


“언데드나 오토마타는 몰라도··· 다크 엘프들이나 악마들은 목숨이 아까우면 저리 꺼져. 지금의 나는 엄청 진지하니까.”


쇼타와 만나기 직전에 걸어둔 각종 강화 마법이나 보조 마법이 아직까지 발동중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마왕성 내부에 있을 다른 마물들도 함부로 경시할 수 없는 만큼 싸움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좋으리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왕군에 가담한 녀석들은 전부 다 미셸의, 아니 나의 적이니 말이다.


“그럴 수는 없다, 가나 아칸.”


그렇게 마왕성 앞에 진을 친 대군 사이로 누군가가 나타났다.

머리를 제외한 전신에 검은색의 풀 플레이트 아머로 감싸고 있는 백발의 여자 다크 엘프가 자기 몸집만 한 대검을 한 손에 각각 한 자루씩 들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저런 수준의 대검은 아무리 숙련된 기사라고 해도 두 손으로 드는 게 보통이고, 휘두르기도 상당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한 손으로 든다고 하면 가히 엄청난 괴력이다.


“이 앞은 마왕님의 성역, 이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봉인된 마왕님을 위해서라도 네놈의 그 살기와 적의를 함부로 경시할 수 없다.”


그 말에 호응하는 것처럼 마왕측의 대군이 크게 포효했다.

마치 하늘이, 땅이 포효로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이제부터 너희들을 상대로 손대중을 할 필요가 없으니 내게는 잘된 일이지.”


남쪽 지대 특유의 고농도 마나를 활용한 마법전투는 그들만이 아닌, 내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다소의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광범위 대군 마법을 거의 무영창에 가까운 수준으로 즉발할 수 있으니 말이다.


“메테오 스트라이크(운석 충돌).”


내 말 한 마디로 곧바로 발동되어 등 뒤에서 나타나 적들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운석, 광범위 대군 마법 메테오 스트라이크(운석 충돌).

몇 주 전에 만났던 악마와의 싸움은 대저택 안에 펼쳐진 결계 탓에 폭발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어서 시험하지 못 했지만, 이 정도 수준의 화력이라면 악마들이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하겠지.


“···마법 부대, 적의 대군 마법을 상쇄하라! 언데드 워리어, 언데드 나이트! 전방에 있는 적을 향해 돌격하라! 궁수 부대는 지원 사격을, 어떻게 해서든 추가 영창을 방해하는 거다!”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운석을 향해 다크 엘프들과 악마들이 각종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등 상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그 동안 나에게 쉴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근접 공격을 한다.

나는 전략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게 아니라서 좋은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


“다 소용없어, 어차피 너희들은 나한테 쓰러질 테니까!”


나에게 몰려오는 언데드들에게 물리 공격은 거의 효과를 못 본다.

그러니 언데드의 상성에 맞는 마법 공격이 유효했다.


“턴 언데드(사령 회귀).”


턴 언데드(사령 회귀)는 데우스 신을 믿는 교회에 소속된 교주, 혹은 일부 특별한 교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신성 마법이라 알려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교회측의 농간에 불과하며, 데우스 신을 그럭저럭 적당히 믿는 나라도 사용할 수 있다.

그 효과는 전방에서 달려오는 언데드들이 흙으로 돌아가는, 즉사 수준으로 치명적이었다.

그 이후로 날아오는 화살들은 내가 이미 전개시켜 두고 있는 방어마법에 가로막혀 소용이 없었고 말이다.


“···큭! 역시 가나 아칸, 서방국에 떠돈다고 하는 소문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군! 그럼 오토마타들이여, 언데드 무리에 섞여서 좌우로 산개하여 돌격하라! 너희들이라면 턴 언데드의 효과를 받지 않을 것이다!”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언데드 무리 속으로 섞여들고 돌진하는 오토마타들.

그렇게 좌우로 갈라지면서 내게서 빈틈을 노리려는 모양이다만, 턴 언데드가 듣지 않을 방법으로 공격해오는 것 정도는 나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하하하! 고작 꼭두각시 인형들 주제에, 날 얕보는 거냐아아!”


내가 사용하는 돌(인형)이라는 마법과 원리는 비슷하지만, 그에 비해 오토마타들은 고대 시절에 잃어버린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유물이라 다소의 제한이 따라붙어도 자율적으로 행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두들겨 패는 게 강하게, 혹은 조금만 더 강하게 정도의 차이 밖에 없었다.


“···읏?!”


그러나 그 정도의 차이 밖에 없었을 텐데도, 나에게 상처를 입히게 만들었다.

그것은 좌우로 쏟아진 오토마타들이 아닌, 정면으로부터 돌진해 온 사령관으로 추정되는 다크 엘프였다.


“네놈을 얕보는 실책은 더 이상 저지르지 않겠다, 그러니 잠시 동안 마왕군단장··· ‘루시아’가 상대해주마!”


나를 보호하고 있는 각종 방어 마법과 보조 마법을 뚫고, 게다가 강화하고 있는 강화 마법으로도 가까스로 반응할 수 있는 수준의 강자, 루시아의 등장에 내 마음은 흥분과 긴장으로 작게나마 흔들렸다.

무시무시한 괴력을 바탕으로 두 자루의 대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면서 나를 몰아붙이는 순간 동안 내가 급조해서 만들어내는 ‘마나 소드(마력검)’조차도 버티지 못 하고 그대로 잘려나갔으니 말이다.


“왜 그러나, 가나 아칸! 방금 전까지 보였던 기세는 어디로 사라진 거지···?!”

‘···다크 엘프 주제에 보기보다 근접전이 뛰어나잖아?!’


나는 평소에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터라 이런 식으로 마땅한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날붙이를 이용한 근접전이 되어버리면, 한 수 밀리게 되어버린다.

그러니 나에게 남아있는 방법은,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은 정해져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주먹으로 밀고 나간다!’

“아니, 설마 네놈···?! 내 대검을 튕겨낼 정도로 초고농도의 마력을 주먹에 집중시킨 건가···?!”


내 주먹에 맞고 튕겨나가는 대검을 보고 루시아가 놀란 듯 소리쳤다.

원리 자체는 마나 아머(마력 갑옷)와 비슷하게 응용했을 뿐이다.

몸 전체를 감싸는 갑옷이 아닌, 오로지 두 주먹에만 평소에 수십 배에 이르는 마나 아머를 전개해서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체내의 마력의 형태를 상시로 유지해야 하는 점 때문에 마나 소드(마력검)에 응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일까.


“왜? 설마 이런 거 처음 보냐?”

“바보 같은··· 설마하니 대검을 튕겨낼 수준의 엄청난 마력이라니! 비록 적이지만 실로 내 취향의 무식한 싸움법이구나아아앗!”


그렇게 나와 루시아 간의 당분간 수십, 수백의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몰려오는 언데드들에게 턴 언데드를, 그리고 좌우로 공세를 가하는 오토마타들을 피해서 루시아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은 아무리 나라도 힘에 부친 모양인지 꽤나 상처를 입고 말았다.

각종 마법으로 무장한 나와 대등한 기량, 그리고 끝없이 몰려드는 적들의 공세가 갈수록 나를 힘들게 만든 것이다.


“···지금이다! 최전방은 수십 보 후퇴! 그리고 후방의 궁수 부대는 지원 사격을, 마법 부대는 대군 마법을 쏴라!”


명령을 내린 루시아가 갑작스럽게 후퇴하자 나도 그제야 눈치 챌 수 있었다.

다크 엘프들의 고농도 마력이 담겨있는 화살, 그리고 악마들이 만들어 낸 것은 ‘메테오 스트라이크(운석 충돌)’와 대등한 수준으로 휘몰아치는 폭풍으로 모든 것을 파괴하는 대군 마법 ‘템페스트 버스터(파괴의 폭풍)’였다.

즉 언데드들과 오토마타들로는 내 상대가 안 되니 군단장인 루시아가 직접 나서서 준비와 영창까지 시간을 끈 것이다.


“가나 아칸! 제 아무리 네놈이라도 이 정도 화력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겠지···!”


후퇴하는 루시아의 말이 옳다.

아무리 나라도 대군을 상대로 하는 마법을 온전히 막아내는 건 힘들었다.

하지만 그러면 막아내지만 않으면 된다.


“···맥시멈 리플렉트(최대 반사)!”


나에게로 직격해오는 무수히 많은 화살과 대군 마법을 다시금 상대에게로 반사시키려 했다.

보통이라면 막거나 상쇄시키거나 피해야 할 수준이라도 나 정도라면 반사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저기 있는 대군들은 자기들이 했던 공격으로 괴멸하게 될 것이리라.


“마, 말도 안 돼··· 가능할 리가 없어! 쏴라, 화살과 마법을 있는 대로 전부 다 쏴라!”


추가로 날아오는 원거리 공격들 탓에 내게로 가해지는 부담이 점차 늘어났다.

막는 게 아니라 되돌리는 거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긴 해도 내 체내의 마력이 엄청난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저 놈들은 더욱 초조할 것이다.


“서, 설마 인간이 저 정도의 화력을 견뎌낸단 말인가?!”

“그럼 당연하지! 내가 누구인 줄 알아, 서방국 베테랑 이능작가 ‘가나 아칸’님이시라고! 이런 것 정도는 당연하게 되받아쳐야지!”


그렇게 내 문장력의 힘을 받아서 맥시멈 리플렉트(최대 반사)가 무사히 발동되었다.

그리고 반사된 화살들과 대군 마법은 내 강화 마법인 매직 부스트(마법 증폭)에 효과를 받아서 더욱 더 위력이 강해져서 마왕측 놈들에게 되돌아갔다.


“바, 바보 같은··· 이, 이건 말도 안 돼애애!”


마왕군단장 루시아의 비명과 함께 마왕성 앞에 버티고 있던 무수하게 많았던 적들이 반사된 공격에 휩쓸려서 처참하게 날아가고, 또한 죽어갔다.

나는 그 후폭풍으로 발생하는 돌풍을 견뎌내면서 그 자리에 서 있었고, 잠시 후에 깊고 거대한 균열이 생긴 전장에 남아있게 되었다.


“어라, 너 아직도 살아있었냐?”


그렇게 마왕성 내부로 들어가려던 찰나, 풀 플레이트 아머가 박살이 난 채 마왕성 외벽에 박혀 피를 토하는 루시아를 발견했다.

역시나 마왕군단장이라고 할까, 용케도 강화된 대군 마법에 휩쓸리고도 죽지 않았다.


“···커헉! 죄··· 죄송합니··· 마, 마왕··· 님···.”


앗, 기절해버렸다.

기왕 살아있는 거 마왕성 안내라도 시키려고 했는데 말이지.

뭐, 마왕성 안에 들어가면 다른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아마 괜찮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사항입니다. 19.08.05 23 0 -
130 제130화 19.08.04 20 0 14쪽
129 제129화 19.08.03 18 0 12쪽
128 제128화 19.08.02 33 0 13쪽
127 제127화 19.08.01 19 0 13쪽
126 제126화 19.07.31 19 0 12쪽
125 제125화 19.07.30 27 0 13쪽
124 제124화 19.07.29 22 0 13쪽
123 제123화 19.07.28 21 0 12쪽
122 제122화 19.07.27 22 0 12쪽
121 제121화 19.07.26 23 0 12쪽
120 제120화 19.07.25 22 0 11쪽
119 제119화 19.07.24 21 0 12쪽
118 제118화 19.07.23 45 0 13쪽
117 제117화 19.07.22 56 0 12쪽
116 제116화 19.07.21 34 0 12쪽
115 제115화 19.07.20 30 0 12쪽
114 제114화 19.07.19 30 0 13쪽
113 제113화 19.07.18 31 0 13쪽
112 제112화 19.07.17 23 0 12쪽
111 제111화 19.07.16 25 0 12쪽
110 제110화 19.07.15 26 0 13쪽
» 제109화 19.07.14 24 0 12쪽
108 제108화 19.07.13 20 0 13쪽
107 제107화 19.07.12 29 0 14쪽
106 제106화 19.07.11 25 0 13쪽
105 제105화 19.07.10 27 0 12쪽
104 제104화 19.07.09 23 0 12쪽
103 제103화 19.07.08 27 0 12쪽
102 제102화 19.07.07 23 0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스법군'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