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2,823
추천수 :
25
글자수 :
753,562

작성
19.07.15 06:00
조회
24
추천
0
글자
13쪽

제110화

DUMMY

“···뭐야! 나는 바깥에 있는 루시아 수준의 강자가 여럿 대기하고 있을 줄 알고 나름대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그냥 평범한 언데드들이나 약해빠진 오토마타들뿐이잖아?”


옛날에 한 번은 온 적이 있기도 했었고, 성의 내부는 쇼타가 살고 있던 성과 비교하면 분위기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전과는 달리 성의 구조가 바뀌어 있었고, 내부를 지키고 있는 병사들의 질적인 면이나 수적인 면이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 하는 게 흠이었다.

정해진 행동대로 움직일 뿐인 단순한 꼭두각시들이라 아무래도 바깥에 나왔던 대군이 주력 부대인 것 같다.


“그렇다고 그 밖에 말이 통하는 녀석을··· 하다못해 다크 엘프는커녕 악마도 발견할 수 없는 건 의외여서 조금 실망인데···.”


언데드들은 생전의 원한이나 산 자에 대한 적개심을 원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상당히 고위의 언데드가 아니면 자율적으로 행동하거나 대화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오토마타들은 명령으로 정해진 행동대로 움직이는 범위 내에서가 아니면 자율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으니 내부 탐색에 대한 참고가 되지 않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루시아를 안내역으로 데려오는 게 좋았으리라 후회된다.


“···후우, 결국 샅샅이 뒤져보는 수밖에 없나.”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단순무식, 그냥 눈에 보이는 곳으로 향해서 미셸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나마 쇼타가 보여주었던 과거의 기록에 의하면, 미셸을 굽혀서 결박할 수 있는 침대 비슷한 게 있었던 걸 생각하면 뭔가 특별한 의도로 만든 장소인 건 확실할 것이다.


“침대, 침대··· 아니, 그러고 보면 마왕의 부활을 위한 제물이라고도 했으니 어쩌면 마왕 근처에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히 성의 가장 높은 곳을 떠올렸다.

마왕은 남쪽 숲의 정점에 군림하는 마족 중의 마족이니까, 분명 지위가 엄청나게 높을 것이다.

샬롯 백작령의 바론 아저씨도 꼭대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높은 곳에 있는 침실에서 잠을 자니 말이다.


“위층, 위층··· 앗, 계단이다!”


나는 마침 위층으로 향하는 나선형 계단을 발견하고 서둘러 올라간다.

살아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미셸을 구하기 위해 계단을 올라간다.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계속해서 올라가고, 끝없이 올라가고···.


“아니, 말도 안 되잖아?! 대체 계단이 얼마나 있는 거야?!”


고작 계단을 올라가는 일로 내가 지칠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서둘러 올라갔다는 걸 감안해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뭔가가 수상쩍었다.


“흠··· 정말로 성이 그 정도로 클 리는 없을 테고, 돌(인형)을 보내볼까.”


나는 돌(인형)을 소환시켜서 먼저 계단을 올라가게 명령했다.

마법으로 나와 이어져 있는 돌(인형)은 무슨 일을 당하거나 사라지게 되면 곧바로 나에게 신호가 오게 되어있으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잠시 동안 기다리고 있다가 이변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말도 안 돼··· 내가 소환한 돌(인형)이 어느 새 내 뒤로 이동했잖아?!”


계단을 어느 정도 올라간 이후부터 갑작스럽게 내 뒤로 이동한 채 다시금 내가 있는 제자리로 돌아온 돌(인형).

겉으로 보나 속으로 느껴도 어떤 공격을 당한 흔적도 없고, 마법에 걸린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돌(인형)에게 매직 프로텍터(마법 방어)를 걸어서 다시 앞으로 가게 해봤다.


“···또야, 이번에도 뒤로 이동해 있잖아?”


이번에도 돌(인형)은 내 뒤에서부터 제자리로 도착했다.

그걸로 이제야 겨우 확신을 갖게 되었다.

무슨 수를 쓴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동안 계단을 따라서 반복해서 돌고 돈 것이며, 이것은 평범한 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좀 이른 감이 있지만··· 문장력으로 깨뜨려서 원래의 마왕성으로 되돌려놓겠어.”


문장력을 실은 나의 몇 마디의 말에 의해 계단이, 아니 공간 자체가 일그러지더니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

그러자 나와 소환된 돌(인형)은 어느 새 아래와는 다른 의미로 처음 보는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간과 아인들의 수많은 시체들이 쇠사슬에 묶인 채 천장 가득히 빼곡하게 매달려 있는 넓은 공간이었다.


“뭐야, 여긴··· 읏?!”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내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돌(인형)마저도 형체를 잃어가며 소멸해버렸을 정도로 마력을, 아니 생명력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천장에 매달려 있는 시체들 사이로 수십 가닥의 쇠사슬이 내게로 쇄도해왔다.


“큭··· 이런 것 정도는···!”


루시아 때처럼 마력을 담아낸 두 주먹이 내게로 쇄도해오는 쇠사슬들을 박살냈지만, 어째서인지 주먹에 맺혀있는 마력을 제대로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아니, 내가 정신을 집중해도 조금씩 마력이 바깥으로 흘러가는 걸 도무지 막을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거대한 공간 어딘가에서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말 대단한 집중력이군요, 평범한 자라면 이곳에 발을 들이는 즉시 전신에 있는 생명력과 마력을 빨려서 죽을 텐데 말이죠.”


목소리가 들려온 직후 다시금 수십 가닥의 쇠사슬이 쇄도해왔지만, 나는 다시금 쇠사슬을 부수면서 소리쳤다.


“···나도 그렇고, 천장에 매달린 것들도 그렇고, 아무래도 당신이 벌인 짓인가 보네?”

“후후후··· 그렇습니다, 아칸 경. 제 소개를 하자면, 마왕군단장 중 하나인···.”


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주먹에 맺혀있는 마력을 뭉쳐서 그대로 쐈다.

마력 그 자체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공격마법에 필적하는 파괴력인 탓에 직격한 곳으로부터 마나 폭발이 일어나서 시체들이 소멸해버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어, 너는 내가 몇 주 전에 만나서 죽였던 그 때의 악마 맞지?”

“새삼스레 그런 부끄러운 추억을 일부러 들추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만, 사실 그렇습니다. 그건 저의 분신이었죠. 그리고 지금도 마왕군단장 중 하나로서 아칸 경을 막아서야 하는 입장이고, 여전히 저의 진명을 알려드릴 수 없는 점은 개인적으로 참 안타깝지만 말이죠.”


말하는 방식, 말투나 목소리 등이 그 때의 악마와 일치했었고, 무엇보다 이런 비인도적인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건 악마 정도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건 더 이상 상관없었다.


“네가 마왕군단장이든 뭐든 간에 더 이상 내 상대가 되지 않는 건 아마 알고 있을 테니, 또 죽기 싫으면 순순히 미셸을 내놓지 그래?”


내 대답에 호응하려는 것처럼 다시금 천장으로부터 쇠사슬이 쇄도했지만, 이번에는 수십 가닥의 쇠사슬들이 한데 뭉쳐서 거대한 주먹 모양의 쇠사슬 뭉치를 만들어내서 돌진해왔다.


“···읏?! 이, 이런 것 정도는···!”


만전의 상태였다면 몰라도, 마왕성 앞에서의 싸움에 더해서 이곳에서 수시로 생명력과 마력을 빨리는 상황에서 그 거대한 쇠사슬 뭉치들을 주먹으로 튕겨내는 건 아무래도 힘들었다.

게다가 주먹으로 맞대고 있던 쇠사슬을 통해서도 생명력과 마력이 빨려나가는 느낌이 들었기에 어쩔 수 없이 옆으로 굴러서 쇄도해오는 공격을 피해야 했다.


“송구스럽게도 그럴 순 없습니다, 아칸 경. 다른 것도 아니고, 저희 악마들의 오랜 비원인 마왕님의 부활을 위한 제물인 겁니다. 그리 순순히 넘겨드릴 순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 어쩔 수 없겠네, 다시 죽어 버려.”


그러자 문장력을 담은 내 말에 의해 천장 속 시체들 사이에 숨어있던 정장을 입은 악마가 검은색 피를 토해내며 힘없이 추락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악마 녀석이 죽었는데도 생명력과 마력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데, 이것도 대저택에서 봤던 결계 같은 걸까?


“저런, 또 저를 죽이셨군요? 만물이 평생에 걸쳐서 단 한 번만 허락되는 죽음을 두 번에 걸쳐서, 아니 그 이상 겪게 되는 건 참으로 진귀한 경험이겠죠.”

“···뭐야? 어째서 아직도 살아있는 거야?”


내가 보고 있는 시체, 정장 차림의 악마는 쓰러진 채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걸 생각하면 언데드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설마 저것도 분신이라는 걸까?


“후우··· 아무래도 상관없어. 또 죽어라.”


이번에도 천장 속 시체들 사이에서 검은색 피를 토해내며 추락하는 악마의 시체.

하지만 이번에는 추락하는 동시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이능작가의 문장력이라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힘이군요! 저와 같은 마왕군단장을 말만으로도 일격에 죽일 수 있다니, 아칸 경께서 저희들 측에 가담해주신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대체 분신이 얼마나 있는 걸까.

내가 사용하는 돌(인형)도 어떤 의미에서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분신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실체까지 있는 악마인데다 독립된 자아나 강력한 마법 같은 걸 생각하면 마법이라는 상식을 아득히 넘어간다.


“아무래도 혼란스러우신 모양인 것 같군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아칸 경에 의해서 저라는 악마는 확실하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다만 여타 다른 악마들과는 달리 저라는 존재는 특별하니 말이죠?”


다시금 쇠사슬들이 쇄도해왔지만, 이번에는 아까 전의 거대한 주먹 모양의 쇠사슬 뭉치들이 하나, 둘, 셋, 아니··· 무려 열 개가 모든 방위에서 덮쳐왔다.

하나만으로도 튕겨내기 급급했었는데, 이런 것들을 정면에서 막아낼 수는 없었다.


“···매, 맥시멈 리플렉터 배리어(최대 반사 방어막)···!”


내 주변에 전방위로 펼쳐지는 맥시멈 리플렉터 배리어(최대 반사 방어막)에 쇠사슬들이 가로막혔다.

하지만 지금의 내 상태로는 그 압도적인 질량에 버티는 것마저 매우 힘들었다.

급기야 기억을 잃은 후 처음으로 생명력과 마력이 고갈 될 위기에 처하게 되자 문장력마저 생명력과 마력으로 바꿔서 버티는 중이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아칸 경. 경께서 갖고 있는 엄청난 생명력과 마력, 그리고 이능작가로서의 소질은 인간은 물론 각종 마물이나 아인들을 포함해도 대륙 전체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데, 그런 경께서 저희들을 지지해주신다면 차기 마왕군단장··· 아니, 차기 마왕 후계자마저 약속해도 될 정도로 말이죠?”

“고, 공교롭게도 나는 마왕 같은 거 되고 싶지도 않고, 이대로 즐겁게 사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해서 말이지···?!”


지금은 가까스로 버티고 있지만, 이 공간의 특성에 의해서 흡수되는 모양인지 맥시멈 리플렉터 배리어(최대 반사 방어막)마저 압도적인 질량 공격에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전투를, 아니 시간을 끌게 되면 내가 불리해질 따름이다.


“···안타깝습니다,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분명 아칸 경이라면 이후에 마왕님 부활을 위한 훌륭한 제물이 되어주실 겁니다. 그런 뜻으로 경에게 진심을 다해서 감사하며, 이대로 짓이겨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압도적인 질량에 짓이겨지는 일 따위는 없었다.

어딘가에 있을 악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내 주변에 있는 쇠사슬들이 먼지로 산화하고 있었고, 나는 무사했으니 말이다.


“아, 아니··· 어떻게?! 그, 그리고 어째서인지 결계마저 작동을 멈추다니···?!”

“그거 내가 문장력을 사용해서 없애는 과정을 ‘생략’했어, 그러니 더 이상 작동도 하지 않을 거야.”


그 대신 이 정도로 엄청난 공간에 대해서 문장력으로 ‘생략’하는 과정은 나로서도 처음이기에 생각 이상으로 많은 양의 문장력을 소비해서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래도 미셸을 구할 때까지는 포기할 수 없다.


“그, 그렇다면 이 제가··· 마왕군단장인 제가 막아보이겠습니다! 제 아무리 경이라 하셔도 저를 죽이지는 못하니 말입···!”

“···응? 무리해서 죽일 필요는 없겠지, 그러니 목숨은 살려줄 테니까 내 대신에 가서 미셸이나 데리고 와라. 도중에 방해하는 놈들이 있으면 반쯤 죽여도 좋고, 5분 안에 빨리 갔다가 와라.”


5분 후, 자의식을 가진 채 내 문장력에 의해 움직이는 정장 차림의 악마 녀석이 미셸로 보이는 것을 두 손으로 안아들고 내게 건네주면서 말했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가 없다니?! 이, 이런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 마왕군단장이··· 마왕님의 제물을 되돌려주는 일 따위는···!”

“아아··· 나를 대신해서 수고했어, 근데 이게 미셸이라고? 아니, 내 문장력에 따라서 행동하게 한 거니 아마 맞는 것 같은데··· 애한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사항입니다. 19.08.05 17 0 -
130 제130화 19.08.04 13 0 14쪽
129 제129화 19.08.03 14 0 12쪽
128 제128화 19.08.02 29 0 13쪽
127 제127화 19.08.01 15 0 13쪽
126 제126화 19.07.31 15 0 12쪽
125 제125화 19.07.30 20 0 13쪽
124 제124화 19.07.29 17 0 13쪽
123 제123화 19.07.28 16 0 12쪽
122 제122화 19.07.27 16 0 12쪽
121 제121화 19.07.26 19 0 12쪽
120 제120화 19.07.25 17 0 11쪽
119 제119화 19.07.24 17 0 12쪽
118 제118화 19.07.23 40 0 13쪽
117 제117화 19.07.22 51 0 12쪽
116 제116화 19.07.21 30 0 12쪽
115 제115화 19.07.20 25 0 12쪽
114 제114화 19.07.19 25 0 13쪽
113 제113화 19.07.18 26 0 13쪽
112 제112화 19.07.17 18 0 12쪽
111 제111화 19.07.16 24 0 12쪽
» 제110화 19.07.15 25 0 13쪽
109 제109화 19.07.14 20 0 12쪽
108 제108화 19.07.13 18 0 13쪽
107 제107화 19.07.12 28 0 14쪽
106 제106화 19.07.11 23 0 13쪽
105 제105화 19.07.10 23 0 12쪽
104 제104화 19.07.09 22 0 12쪽
103 제103화 19.07.08 26 0 12쪽
102 제102화 19.07.07 22 0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스법군'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