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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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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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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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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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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DUMMY

“샬롯 아가씨, 오랜만에 주인님과의 사담은 어떠셨습니까?”


얘기를 끝마친 바론이 밀렸던 업무를 보러 가기 위해 자리를 뜨자 바깥에서 대기 중이었던 알프레드가 다가와 엘리자베트에게 물었다.


“···여전히 시우를 어지간히도 싫어하시는 모양이지만, 그저 그랬어.”


엘리자베트는 바론과의 대화 도중에 보였던 미소가 사라진 채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바론이 이시우를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일찍이 눈치 챘던 엘리자베트는 그 깊이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지만, 그저 그 뿐이었다.

그저 이번에도 이시우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얘기해도 바론의 태도를 바꿀 수는 없었다.


“아버님도 정말이지, 설령 나를 좋아하는 것만큼은 안 되더라도 이제 슬슬 시우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허허허··· 주인님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곧 샬롯 백작령 자체를 떠맡게 된다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니 필요 이상으로 신중하신 거겠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바론은 엘리자베트를 위해서 귀족으로서 수준 높은 교육과 교양을 병행해서 가르치거나 장래가 빛나는 귀족들의 자재 등 이성친구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본래의 뜻에서 다소 다르더라도 부전자전이라고, 바론이 이시우를 거부하는 것처럼 엘리자베트도 그들을 거부했었다.


“뭐, 설령 시우가 아버님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고 해도 나나 시우가 샬롯 백작령을 떠맡을 수는 없겠지만 말이지.”


엘리자베트는 얼마 전에 남쪽으로 향하기 위한 준비 과정 중에서 샬롯 백작령을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목표를 부여해서 바론이 걸어두었던 컨트렉(계약)을 본인의 문장력으로 덮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달리 더 이상 샬롯 백작령에 구속되지 않았고, 하물며 지금까지 마물들의 침입도 없었기에 구속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주인님께서 알아채신다면, 무척이나 상심이 크실 테죠.”


이미 죽어버린 엘리자베트의 어머니, 즉 바론의 아내를 제외하면 바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일하게 남아있는 하나뿐인 혈육인 엘리자베트와 그 동안 관리해 온 영지인 샬롯 백작령 뿐이었다.

그런데 엘리자베트가 샬롯 백작령을 떠나게 된다면, 바론으로서는 애지중지 키웠던 엘리자베트의 탈출과 향후 샬롯 백작령이 위험에 처하게 될 가능성을 동시에 맞이하게 되는 최악의 사태를 겪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아버님의 곁에서 내 과거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길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어. 만일 이번에도 그 바보 아칸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돌아온다면, 그 때는 나도 더 이상 참지 않고 샬롯 백작령을 나갈 거야.”


엘리자베트의 마음은 한없이 진지했다.

기억을 잃은 이후로부터 줄곧 생각해왔던 간절한 소망, 그것이 이뤄진 순간에 곧바로 샬롯 백작령을 뛰쳐나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속 욕망을 애써 견뎌왔으니 말이다.

심지어 가나가 동방국으로부터 아무 성과도 없이 돌아오는 순간마저 기다리게 될 지경이었다.


“만일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역시 샬롯 아가씨는 시우 님과 행동을 함께 하면서 과거의 기억을, 그리고 이능작가에 대해 스스로 조사하실 생각이시겠군요···.”

“후후후! 그거야 당연하지! 시우랑 같이 여행하면서, 같이 조사도 하고, 같이 식사도 하고, 같이 잠··· 은 좀 이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나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순간마다 새로울 거야! 그런 흥미로운 상상만 해도 즐거운 걸!”


알프레드 역시 바론과 엘리자베트를 오랫동안 모셔오면서 그 동안 느끼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식을 생각하면서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 바론의 모습과 바깥의 풍경을 동경하면서 항상 그리워하는 사랑스러운 소녀인 엘리자베트의 모습은 사용인으로서 중간 지점에 있는 알프레드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알프레드는 일개 사용인일 뿐이며, 바론과 엘리자베트의 그 어떠한 결정이라고 한들 존중할 수밖에 없다.

아니, 그러는 것 이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것이 롤랑을 보호해 준 바론과 엘리자베트에 대한 사용인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은혜였으니 말이다.


“···그것이 샬롯 아가씨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고, 또한 그토록 즐거워하신다면··· 저는 백작령에 남아서 미력하게나마 샬롯 아가씨를 응원을 하겠습니다.”

“후후후··· 역시 알프는 아버님과 달리 말이 통해서 좋다니까, 그럼 슬슬 날도 저무는 모양이니 이만 저택으로 돌아가 보도록 할까?”

“···알겠습니다.”


그렇게 엘리자베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뒤를 알프레드가 따라가며 성을 나갈 준비를 했다.

현재 남아있는 업무는 바론이 맡아야 할 중요한 것들뿐이었고, 엘리자베트로서는 오전이나 오후 일과가 끝난 만큼 더 이상 성에 남아있을 이유도 없었으니 말이다.

잠시 후 성을 나오고 경계 중이던 병사들에게 경례를 받아서 귀족 전용 고급 마차에 올라탈 무렵, 갑자기 알프레드가 엘리자베트에게 말을 걸었다.


“···샬롯 아가씨, 기다리시던 아칸 씨가 도착··· 하셨습니다만···.”


거기까지 말하고서 도중에 어째서인지 점차 말이 없어지는 알프레드.

그런 알프레드의 희소식에도 엘리자베트는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하고서 마차에 올라타며 말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빨리 대답해.”


엘리자베트가 단호하게 명령하자 알프레드는 몇 번이고 단안경을 고쳐 쓰면서 가나가 있는 방향을 향해서 주의 깊게 바라봤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는 전혀 바뀌지 않았다.


“어,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 이시우 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뭐, 라고?!”


엘리자베트는 지금까지 줄곧 성에서 유지했던 평정이 일시에 무너지는 것 같은 오싹한 기분에 휩싸이게 되어 곧바로 초조해졌다.

그러는 사이에도 알프레드가 몇 번이나 확인하려는 듯 가나 주변을 살펴봤지만, 시우나 시우로 추정되는 다른 누군가의 존재조차 볼 수 없었다.


“정말, 정말로 안 보여? 알프, 혹시라도 그 바보 아칸처럼 나를 놀리려는 심산이라면 설령 농담이라도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정말 송구스럽게도 샬롯 아가씨, 샬롯 백작령 그 어디에도··· 시우 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알프레드의 말이 농담이나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자 엘리자베트의 초조함은 곧바로 불쾌함으로 변해갔다.

엘리자베트는 이번에는 대체 무슨 사고를 쳐서 이시우를 곤란에 빠뜨린 것인지, 가나에 대한 분노가 가득 차올랐다.


“···명령이야! 지금, 당장, 그 바보 아칸에게 가! 전속력으로 마차를 몰아···!”

“···예!”


그렇게 명령을 받은 알프레드는 곧바로 마부석에 앉아 가나가 있는 방향을 포함해 주변을 줄곧 주시하면서 신중히 마차를 몰았다.

알프레드가 처음부터 지나치게 속도를 올리는 터라 마차 내부는 심하게 덜컹거렸고, 이에 더불어 승차감도 급격하게 나빠졌지만, 엘리자베트는 그런 것보다 알프레드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시우가 더욱 신경이 쓰였다.


“그 빌어먹을 바보 아칸 같으니, 이번에는 또 무슨 사고를 쳐서 이시우가 보이지 않게 된 건데! 그것도 하필 내가 그 동안 철저하게 준비를 마쳐둔 이런 시기에···!”


엘리자베트는 평소보다 훨씬 더 화가 난 상태였다.

바론에게 들키지 않을 생각으로 줄곧 남몰래 애지중지 소중하게 신중히 세워왔던 중요한 계획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갑작스럽게 빠져버린 탓에 머릿속도, 마음속도 진정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서 롤랑 때처럼 심각한 사건에 휘말린 것은 아닌지, 아니면 그보다 더한 것에 휘말린 것인지 초조하고 불안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렇게 고작 몇 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지나서야 가나가 탄 마차와 엘리자베트가 탄 마차가 서로 마주치게 되었다.


“으, 으악?! 가, 갑자기 뭐야?! 어이, 영감님! 대체 어딜 보고 다니는 거야?!”


느닷없이 알프레드가 모는 마차가 가나의 마차로 돌진해 와서 길을 가로막히게 만들자 앞서 목적지로 향하려던 말들이 서로 흥분했지만, 알프레드와 마부가 각각 고삐를 잡아 다른 곳으로 진정시키면서 말들의 폭주를 일찍 멈출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알프레드가 몰던 마차가 멈추자마자 그 안에서 엘리자베트가 걸어 나오면서 방금 전까지 소리치던 마부는 물론, 주변을 걷고 있던 영지민들의 이목도 집중되어 금세 조용해졌다.


“···당장 이리 나와, 가나 아칸!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가나가 있을 마차를 향해 소리치는 엘리자베트.

하지만 마차 안에 있는 가나가 대답할 낌새도, 나올 낌새도 없자 화가 난 엘리자베트는 급기야 문장력을 써서 소리쳤다.


“가나 아칸! 지금 당장 마차 밖으로 나오라고!”


그러자 마차가 내부에서부터 부서질 정도로 강력한 문장력의 힘에 의해서 밖으로 끌려나온 가나가 힘없이 지면을 굴러다녔다.

그 모습을 본 엘리자베트는 마음속에서 평소에는 느끼지 못 했던 질척거리면서도 더럽고 흉악한 부정적인 감정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소리쳤다.


“지금 당장 대답해! 시우는··· 이시우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문장력이 실린 엘리자베트의 말에 지면을 구르던 가나가 한 순간 움찔했다.

엘리자베트의 강력한 문장력이 가나에게서 강제로 대답을 이끌어내려는 순간, 가나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으면서 지면으로부터 가뿐히 일어나면서 대답했다.


“아함~ 한창 잘 자고 있었는데, 대체 누군가 했더니 샤베트였잖아···?”


엘리자베트의 명령에 실려 있던 문장력은 방금 전 가나의 문장력에 의해 뒤덮여서 허무하게 깨져버렸다.

하지만 엘리자베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장력을 써서 질문했다.


“이시우, 어디 있어?”

“이야~ 대체 얼마만의 샬롯 백작령인지 무심코 안심이 돼서 금방 잠이 들어버렸네.”

“이시우, 어디 있냐고.”

“그건 그렇고 설마 이런 곳에서 샤베트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이시우, 어디 있냔 말이야.”

“뭐, 어차피 네가 붙여뒀던 사용인들 문제로 조만간 만나러 갈 생각이긴 했지만···.”

“이시우, 어디 있냐고 묻잖아! 이 바보 아칸아!”


엘리자베트가 몇 번이나 문장력을 사용한 끝에 가나는 엘리자베트의 시선을 피한 채 힘겹게 대답하게 되었다.


“그, 그게··· 동방국에서 헤어졌···.”


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나의 안면으로 마법과 문장력으로 강화된 엘리자베트의 주먹이 작렬했다.


그 기습과도 같은 강력한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가나는 그대로 뒤로 밀려나서 근처에 있는 가게에 요란스럽게 충돌했다.

그러자 수많은 영지민들이 있던 광장은 곧바로 아수라장이 되어 소란스러워졌다.


“아, 아가씨! 샬롯 아가씨! 부, 부디 진정을···.”

“···헤어져? 동방국에서? 그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변명이야?!”


엘리자베트는 알프레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들고 있는 부채에 문장력을 마구 불어넣었다.

그러자 가나가 충돌한 가게의 위로 반투명한 색의 부채 모양을 띤 고농도의 마나가 응집되었고, 엘리자베트가 부채를 아래로 내리는 시늉을 하자 가게 위에 생겨나 부채 모양으로 응집된 마나도 함께 아래로 내려가 그대로 가게를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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