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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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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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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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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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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DUMMY

“냐아아··· 냐아아··· 지, 진정하는 거냐, 진정해야 된다냐···.”


서둘러 막사를 뛰쳐나온 먀우는 흥분된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긴 심호흡을 반복했다.

비록 시우의 무신경한 말을 먀우가 멋대로 오해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먀우 본인은 그 말들을 좋을 대로 해석해서 곤란에 처한 것이다.

그러자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막사 안으로 들어가려는 칼빈 중사가 먀우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어이, 왜 그러냐? 네 얼굴이 빨개지고, 숨을 거칠게 쉬다니? 혹시 수인들도 발정기 같은 게···.”

“시, 시끄럽다냐!”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인 칼빈 중사에 대한 먀우의 제재는 칼빈 중사의 얼굴에 네 줄기의 손톱자국을 남기게 만드는 것이었다.


“끄, 끄아아악?! 이 빌어먹을 발정 고양이 같으니! 내, 내 얼굴이이이이!”

“아무리 냐라고 해도 될 말과 해선 안 될 말이 있다냐! 반성하라냐!”

“···아침부터 소란스럽군요. 두 분 다, 막사 앞에서 대체 뭘 하는 겁니까?”


그 뒤로 식당에서 나와서 말을 거는 사람은 브렌 소령이었다.

그러자 먀우는 손톱이 번뜩이는 손가락으로 칼빈 중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이 바보 같은 수컷 놈이 내 심기를 건드렸다냐! 성희롱이다냐!”

“아니, 이 빌어먹을 발정 고양이가?! 나는 그냥 농담 삼아 말한 건데 이렇게 만들어 놓고서 성희롱이라니?!”

“···하아. 중사가 반성하도록 하세요. 먀우 씨가 아무리 수인이라고 해도 여자애입니다. 그런 눈치 없는 발언은 설령 농담이라도 질이 나쁘군요.”


브렌 소령의 말에 칼빈 중사는 얼굴을 감싸면서 먀우를 증오스럽게 노려보고, 먀우는 그런 칼빈 중사를 향해 혓바닥을 내밀어 조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나저나 마침 두 분에게 전해 줄 얘기가 있었는데, 아멜리의 아침 식사가 한창일 때 모처럼 이렇게 막사 앞에 동시에 만나기도 했으니··· 저에게 잠시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서로 으르렁거리던 칼빈 중사와 먀우는 브렌 소령의 뒤를 따라 막사 안에 있는 개인 집무실로 들어갔다.


“일단 두 분에게 향후 예정되어 있는 일정이 있는 지 여쭤보고 싶군요.”

“네, 오전 및 오후 중으로 이곳 주변의 순찰과 보수 공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냐도 물자 보급을 위해서 잠시 후 동방국에 가야 한다냐.”


각각의 대답을 들은 브렌 소령은 신중하게 안경을 고치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원스레 대답했다.


“그러면 제가 리더를 대신해서 독자적으로 의뢰를 할 테니, 두 분의 예정을 취소해주시기 바랍니다.”

“···예?!”

“그, 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냐?! 저 녀석은 몰라도 냐는 물자 보급 역이라 취소한다는 말은 곧 보급이 중지된다는 말이냐!”


먀우의 지적은 정당했지만, 브렌 소령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현재 재배중인 감자의 생산도 수월하고, 여차하면 아지트 내에 비축되어 있는 비상식량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다, 바위산 근처에 서식하는 들짐승들을 수렵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소, 소령님? 그럼 저희가 해야 할 보수 공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칼빈 중사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반박을 시도하려 했지만, 브렌 소령은 짧게 한숨을 쉬면서 대답했다.


“···설마 그런 것까지 말해줘야 되는 겁니까, 어제를 기점으로 중사가 주었던 포상휴가의 기한이 끝난 만큼 그 동안 놀고 있던 병사들에게 시키도록 하죠.”

“먀아아··· 그렇게까지 해서 우리들에게 대체 뭘 시키려는 거냐?”


그렇게 얘기가 간신히 나아갈 수 있게 되자 브렌 소령은 다시금 헛기침을 하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


“크흠! 두 분에게 의뢰할 일이라는 것은 어느 인물의 호위 및 운송입니다.”


그러자 브렌 소령의 집무실에 잠시 동안 싸늘한 침묵이 흘렀지만, 계속해서 브렌 소령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지난 1개월 동안 서방국과 동방국에 잠복해 있던 통신병에게 전해들은 근황 보고를 정리한 결과, 남쪽 위험지대 부근에서 올라오는 마물들의 수와 질이 서서히 높아지는 것을 보고받았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고위 언데드를 포함하여 모든 것이 과거와 비교조차 못할 수준으로까지 상승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우가 아지트에 도착하기까지 1개월 전, 각 국경과 인접한 남쪽 위험지대의 마물들에게서는 평소와는 별 다르지 않는 일상적인 공세가 이어졌었다.

하지만 지난 1개월 동안 마치 시험이라도 해보려는 듯 그 대군의 수나 질의 수준이 점차 높아져왔고, 그 중에는 언데드가 섞여 있었던 터라 서방국에서는 교회 소속인 사람도 참전해야 할 정도였다.


“특히 동방국은 서방국에서 데우스 신 정도의 교리를 내세울 수 있는 종교나 신앙심이 부족한 탓에 언데드를 상대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아서 곤란하다고 합니다.”


동방국은 서방국과는 다른 세계관으로 언데드에 맞서는 터라 물리적인 방법이나 화기를 사용한 순수 화력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개월 동안 간신히 버텨왔지만, 그것도 매번 패배에 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어서 점차 동방국의 입지가 밀려나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동방국이 극단적 전시 상황으로 모든 출입을 통제하기 전에 두 분이 동방국을 경유해서 서방국에 있는 어떤 분을 모셔와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브렌 소령이 두 사람에게 이번에 데려와야 할 사람의 프로필이 적힌 종이를 건네주며 말했다.


“그 분의 이름은 롤랑, 시우 군에게 듣기로는 연금술에 한해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자이면서 무려 마법에도 능통한 뛰어난 연금술사 겸 과학자라고 합니다.”


칼빈 중사와 먀우는 브렌 소령에게서 받아낸 프로필이 적힌 종이를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

그곳에 빼곡하게 적혀있는 무수히 많은 다양한 업적은 물론이고, 특기이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해서는 수십 줄이 넘어가도록 항목이 줄곧 이어졌다.

특히 한때 서방국에서 상인 일을 하면서 소문 정도는 들어봤던 먀우로서는 그 당시 소문이나 예상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무시무시한 인재임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서방국에서 입수한 소문에 의하면 심지어 제국에서도 수시로 접촉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하니 그 실력은 프로필대로, 혹은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런 자라면 분명 북방국 타도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죠.”

“···소령님, 요컨대 동방국이 마물들과의 전쟁으로 출입을 금지하기 전에 이 롤랑이라는 자를 저희가 스카우트해서 오라는 말씀입니까?”


그러자 브렌 소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먀우가 프로필을 다시금 브렌 소령에게 떠밀면서 반론했다.


“···이건 어렵고 자시고 전에, 쌍방에 이익이 없다냐. 제국에서도 접촉해오는 걸 거절하는 인간이 정체도 모르는 우리들에게 도움을 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냐. 롤랑이라는 인간이 무엇을 원하고, 우리들이 충분한 보답, 혹은 이익을 제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오히려 시간과 인력만 낭비하는 꼴이냐.”


먀우의 지적은 정확했다.

제국에서도 꾸준히 접촉하려는 롤랑 정도의 능력자가 아지트에 오는 것으로 무슨 이득이 있을지 알 수 없고, 보수조차 제시할 수 없는 이상 도움을 바라기는 힘들었다.

그건 아무리 머리가 둔한 칼빈 중사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시우 군에게 듣기로는 그 롤랑 씨에게는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살려내고 싶다는 간절한 염원이 말이죠.”


과거의 롤랑은 자신의 아버지, 세바스티아 알프레드에게 버려지다시피 나 홀로 살아남게 되면서 그 이전의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완전한 무(無)에서부터 세바스티아 알프레드의 이전 모습을 온전히 되돌려서 재창조하는 것을 바랐고, 그 재료로서 시우가 지키고자 한 미셸을 이용하려 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고, 정작 미셸은 샬롯 백작령을 떠나게 되어 그 동안 세워둔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그런 저희가 보수로서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북방국의 ‘클론’ 제작 기술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중사가 말해줄 테니 넘어가겠지만, 저희의 염원인 북방국의 타도를 위해서 ‘리더’의 힘이 필요한 이상··· 롤랑 씨의 도움은 가히 필연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브렌 소령의 의뢰 설명이 끝나자 칼빈 중사도, 먀우도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기존의 임무마저 도중에 중단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등으로 운영을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며, 리더를 대신하는 브렌 소령의 의뢰이기도 했다.

현재의 동방국과 서방국의 전쟁 상황을 감안해도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좋을 것이리라 생각하며 각자 대답했다.


“···아, 알겠습니다. 어차피 소령님의 명령이니 저로서는 따를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냐는 좀 불안하냐! 안 그래도 서방국에는 유랑상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는데, 외화 문제가 얽혀서 이제는 냐가 서방국에 가기만 해도 처벌이 내려질 게 분명하냐!”

“···먀우 씨가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고서 이쪽으로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파격적인 조건을 걸도록 하죠.”


그렇게 브렌 소령이 내미는 또 다른 종이가 먀우에게 전해지자 먀우는 그 종이에 적힌 글씨를 힘겹게 읽어냈다.


“먀? 뭐냐, 기술력··· 독점권?”

“간단히 말하자면, 특허권이군요. 향후 롤랑 씨를 포섭해서 저희가 북방국을 상대로 승리했을 경우, 아무리 북방국의 기술력이 뛰어나긴 해도 그걸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로 전수하지 않거나 못한 채로 사라지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죠. 그럴 경우 먀우 씨에게 독점권, 즉 특허권을 내주어서 북방국의 기술을 일부분 공개하는 대신 저희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겁니다.”


그러자 갑자기 먀우가 침묵하면서 머릿속의 뇌세포가 맹렬하게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 말대로 북방국의 기술력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북방국에서만 독점적으로 이용당하는 모양이지만, 향후 북방국의 타도에 성공하게 된다면 대륙 전체에 그 기술력이 드러나게 될 것이고, 이를 노려서 이익을 탐하려는 자들이 몰려들 것을 생각하면 그 중에서 무려 국가에게 인정받아서 1순위로 기술력을 독점하게 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장점이었다.

게다가 자세한 원리는 몰라도 ‘클론’이라는 기술의 유용성을 생각하면 수명이 짧은 인간들과 부조리하게 핍박당하는 타 아인들에게는 가히 상상도 못할 호응을 얻어서 상당한 자산을 쌓을 수 있게 되리라.


‘애, 애, 액수가··· 냐, 냐의 머리로도 계산이 안 될 만큼 어마어마한 액수가···?!’


그 모습을 줄곧 지켜보고 있던 브렌 소령이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물론 현재의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렇게 구두나 서면으로 밖에 할 수 없지만, 정말로 북방국 타도가 실현되었을 때에는 그렇게 얘기가 진행될 거라는 겁니다. 설령 저희가 실패하더라도 먀우 씨께서는 그 동안 저희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미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이익을 얻은 뒤라 생각합니다만··· 과연 이런 터무니없는 기회가 다른 상인에게 넘어가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냐, 냐, 냐아아아아아악! 냐, 냐가 할래! 반드시 하게 해달라냐! 냐도 끝까지 따라갈 거라냐!”


경제에 어두운 칼빈 중사는 먀우가 저렇게 흥분하는 모습을 오늘로 두 번째 봤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얼굴을 보이며 다시금 얼굴을 할퀴지 않기 위해 애써 무시했다.

그 와중에 먀우의 대답을 들은 브렌 소령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역시 먀우 씨의 판단은 훌륭합니다. 저로서도 당신을 믿고 말씀드린 보람이 있군요. 그 믿음에 대한 증거이자 보답이라고 할지··· 서방국으로 향해야 할 먀우 씨의 부담과 위험성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저희 측의 차량을 준비하라고 식사 중에 지시했으니 마음껏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냐, 냐아아아악?! 그, 그거··· 지난번에 탔던 말 없는 마차냐?! 타, 탈래! 또 타보고 싶냐!”


연이어 환호하는 먀우에 대해서 브렌 소령의 작은 미소가 유독 오싹하게 느껴지던 칼빈 중사는 섣부른 생각이라고 무시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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