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공모전참가작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스법군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7
최근연재일 :
2019.08.04 06: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3,078
추천수 :
25
글자수 :
753,562

작성
19.08.03 06:00
조회
18
추천
0
글자
12쪽

제129화

DUMMY

“먀아아~ 역시 냐의 마차보다 몇 배나 빨라서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냐~.”

“어이, 거기 빌어먹을 고양아? 함부로 창문 바깥으로 얼굴 내밀지 마라? 안 그래도 광학미채로 위장하고 밟는 와중에 네놈이 창문 바깥으로 얼굴을 보이면 어쩌자는 거냐? 젠장, 이쪽은 소령님의 명령으로 잔뜩 경계해서 신중하게 운전하는 와중에 네놈은··· 주변에 나무나 바위 같은 게 있으면 네놈 얼굴을 들이받고 싶을 지경이라고!”


아지트를 출발한 뒤로 칼빈 중사가 줄곧 주변을 경계하며 운전대를 잡고있던 게 짜증이 나서 운전석에서 불평하는 것처럼 떽떽거렸지만, 정작 먀우는 창문 바깥으로 고개를 내민 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여유롭게 대답했다.


“먀하하!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냐? 이 주변에는 사람은커녕 나무나 바위도 없는 황야인데 말이냐? 그런 쓸데없는 걱정은 집어치우고 좀 더 빠르게 달려보는 거냐!”


먀우의 말처럼 칼빈 중사가 운전하는 곳은 아무도 없는,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황야였다.

하지만 만일 제삼자가 그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다면 먀우의 얼굴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갑작스럽게 흙먼지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고 경계할 것을 생각하면 역시 주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리라.


“···시끄러 망할 고양이 같으니! 일단은 시속 120km으로 맞춰서 달리고 있다만, 이것도 엄청 빠르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너는 이게 아무렇지도 않은 거냐?!”

“먀하하! 냐도 마음만 먹는다면 이것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데 말이냐?”


칼빈 중사는 한동안 할 말을 잃은 듯 침묵했다.

바로 옆에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생물이 있다니 믿기지도 않았고, 믿고 싶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뭐냐? 갑자기 조용해졌는데, 냐한테 겁먹은 거냐?”

“···어이가 없어서 그렇다. 역시 수인이라는 건 그 정도로 강한가 싶어서 말이지.”


칼빈 중사가 먀우와 함께 움직이면서 생겨나게 될 변수 중에는 먀우의 변심으로 인한 전투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먀우의 말이 더욱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알려진 정보에 의하면 수인이 인간과는 비교도 안 되는 뛰어난 신체능력의 소유자라고 하지만, 방금 전에 들은 말은 정보로 알고 있는 것보다 2배 이상이나 빨랐기 때문이다.


“먀하하! 어려서부터 유랑상인으로서 고독하게 살아가려면 인간이든 수인이든 간에 어쨌든 자기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을 정도로 강해야하니 말이냐! 그리고 매번 호위로 용병을 고용하는 것도 나름대로 돈이 들어가니 말이냐!”


먀우의 머리가 다시금 차 안으로 되돌아와서 우쭐한 듯 어깨를 으쓱하자 칼빈 중사는 그 틈을 타서 재빨리 먀우의 창문을 올려버렸다.


“먓?! 뭐하는 거냐! 모처럼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는데 말이냐!”

“더 이상 내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멋대로 굴지 못하게 한 것뿐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진지한 얘기를 하려고 하니 창문은 올려두는 게 좋겠지.”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어이없는 사실에 경악하면서 미소마저 지어지려 했던 칼빈 중사가 전방을 주시한 채 한껏 진지하게 말하자 아무리 먀우라도 장난스럽게 떼를 쓰려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 아지트는 북방국 놈들을 경계해서 은밀하게 움직여 왔지만, 브렌 소령님이 이번에 그 롤랑인지 하는 제삼자 녀석을 데려오라는 것은 조금 놀랐어. 비록 개인적인 경우에 한정하지만, 외부에 우리의 존재를 밝히는 것은 물론인데다 동료로 삼으려고 하시니까.”

“먀아아··· 게다가 냐한테도 엄청난 이득을 제시하면서 부탁했으니 말이냐. 보통 일이 아니겠다고 생각은 하냐.”


칼빈 중사가 생각하는 브렌 소령은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조금이라도 승산이 없으면 물러나고, 후일을 도모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로 상대의 퇴로를 차단시켜서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등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동안 은밀하게 행동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서방국에서 어느 분야에 유명한 사람, 즉 롤랑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포섭해오라고 명령하는 것은 브렌 소령의 명령 중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브렌 소령님 말씀으로는 남쪽에서 일어난 전쟁인지 뭔지 때문에 빠르게 데려와야 한다는데, 그 전쟁이라는 곳에 너 같은 수인이 잔뜩 몰려오는 거냐?”


칼빈 중사는 브렌 소령의 명령을 받아 여느 때처럼 성실하게 수행할 뿐이다.

하지만 그 철저한 브렌 소령이 신경 쓰고 있던 전쟁이라는 것의 규모나 세력이 그 정도로 엄청나다면, 최악에는 향후 목숨을 걸고서라도 롤랑이라는 사람을 무사히 아지트까지 데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군인 특유의 직업의식을 알 리가 없는 먀우는 나름대로 깊게 생각하며 대답했다.


“냐 같은 게 어떤 기준으로 말하는 건진 몰라도 아마··· 아니, 확실하게 아인들이나 마물들이 수십, 수백만 단위로 몰려 들거냐.”

“뭐?! 수, 수백만?! 그, 그렇게나 많아?!”


하마터면 칼빈 중사는 냉정을 잃을 뻔 했다.

비록 자세하게 알아본 것은 아니지만, 서방국이나 동방국의 총 인구수가 간신히 수백만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남쪽에 대한 엄청난 수적인 열세인 것이다.

마음 한편으로는 그런 압도적인 물량을 앞에 두고 십 수 년 동안 용케 버텨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가혹한 숫자였으니 말이다.


“언젠가 냐가 말하지 않았냐? 아인들이나 마물들은 남쪽 특유의 약육강식 같은 생존 방식이나 항상 짙은 마나와 접하면서 자라나는 혹독한 환경 탓에 장수하는 녀석들은 강해지면서 장수하고, 먹이가 되는 약한 녀석들의 번식이나 생장은 인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냐.”

“분명히 예전에 브렌 소령님에게도, 그리고 언젠가 너한테도 들었던 기억이 있는 것도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설마 수백만이라니 터무니없는 숫자라고?!”


게다가 칼빈 중사가 동방국에서 연합맹주와 니제르와의 대화를 듣기로는 남쪽 경계에서 싸우고 있는 아인들이나 마물들은 강자에게 밀려나서 억지로 싸우고 있는 약자들이라고도 말했던 기억이 있었다.

설령 위험성이 적어서 간단하게 죽일 수 있을 마물이라고 해도 수백만의 단위가 되면 그 자체로 전쟁에서 버티는 것조차 힘겹다 못해 밀려나는 게 당연하리라.


“···그, 그럼 아까 전에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던 너를 기준으로 말해보자. 그 정도로 빠른 아인이나 마물이 전쟁 중에 엄청나게 많이 있다고 해도, 서방국의 기사들이나 동방국의 무인들··· 아니, 설령 나나 다른 부하 놈들의 장비가 있어도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지 않겠어?”

“먀아아··· 그건 냐가 직접 싸워본 적이 없으니까 뭐라고 말하기 힘든데 말이냐. 먓, 그래도 서방국에서 만났던 그 월영단이라는 뚱땡냥 같은 무인이라면 순식간에 죽일 수 있는데 말이냐?”


칼빈 중사는 그 당시에 먀우가 별 어려움 없이 제압했던 월영단 소속의 뚱뚱한 무인을 떠올렸다.

칼빈 중사도 동방국 출신의 무인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무기를 든 사람을 상대로 마치 어린애 다루는 것처럼 간단하게 제압하고, 더해서 자칫 죽이려던 광경이 먀우에게 순식간으로 치부될 수 있다면 전쟁 당시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어째서 수인들이 인간들보다 전투에 있어서 우월하다고 말하는지 알 것도 같네. 서방국의 기사들이든 동방국의 무인들이든 맨 몸으로 수인들과 싸우려면 꽤나 고생하겠군. 하아···.”


칼빈 중사가 앞으로 벌어질 북방국과의 싸움 이전에 서방국이나 동방국의 전시 상황을 상상하면서 한숨을 쉬자 괜히 먀우가 어깨를 으쓱였다.


“먀하하! 왠지 냐에 대한 칭찬 같아서 어쩐지 기쁜데 말이냐!”

“칭찬이 아니다. 너 같은 수인이나 그 악독하다는 니제르 하우사 같은 마녀 같은 놈들이 떼로 몰려오는 사실에 인간으로서 서방국과 동방국에 동정심이 든 것뿐이야.”


그러자 먀우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되물었다.


“···먀? 근데 그러는 너희들도 어쨌든 같은 인간이니까 동방국이나 서방국 다음에는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냐?”

“결과적으로는 그렇겠지. 하지만 설령 놈들이라고 해도 북방국에는 당해내지 못할 거야.”


수백만 규모의 아인들과 마물들의 엄청난 물량을 상정해두고서도 북방국에 당해내지 못 할 거라는 칼빈 중사의 말에 수인인 먀우는 조금이나마 흥미가 생겨났다.


“호오··· 냐가 방금 전에 말한 내용을 알고서도 그런 대담한 말이 나오다니, 대체 그 북방국이라는 곳은 무슨 괴물이 살고 있는 거냐?”

“···뭐, 애초에 그 쪽에서 멋대로 쇄국을 시작해서 철저하게 수비에만 전념하고 있지만, 그럴 마음만 먹는다면 북방국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신식 무기조차 꺼낼 필요도 없이 구시대 대량살상무기만으로도 수백만의 아인들이나 마물들은 물론, 지도상에서 남쪽 자체를 감쪽같이 소멸시킬 수도 있겠지.”


칼빈 중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무기 중 하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남쪽에서 올라오는 아인들과 마물들이 몇 마리든 간에 소용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북방국은 기본적으로 북방국 이외에 다른 것에 일절 신경을 쓰지 않는 만큼 어떤 수를 쓰든, 혹은 어떻게 운용하든 별 상관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그 정도로 북방국의 무력은 동방국이나 서방국은 물론, 엄청난 물량의 남쪽조차도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먀?! 뭐냐, 그 무시무시한 규모는?! 마치 어렸을 적에 읽었던 옛날 문헌에 나오는 데우스 신과 마왕님의 싸움 같다냐!”

“그러니 그러기 전에 우리들이 먼저 북방국을 타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겠지. 물론 현재 아지트에 있는 장비들과 병사들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못해 불가능에 가깝다만, 그 철저하신 브렌 소령님이라면 뭔가 승산이 있으니 롤랑이라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명령하신 거겠지.”


칼빈 중사를 비롯해서 지금은 이 자리에 없지만, 아지트의 다른 병사들도 전부 이전에 북방국 소속으로서 살아온 적이 있기에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상대하게 될 세력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강력하고 절대적인지, 그리고 쇄국을 그만두고 타국에 대해 전면적으로 나서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 말이다.

설령 최종적으로 서방국과 동방국이 수많은 아인들과 마물들에 의해 패배하게 되어도 별 문제 없으리라 말이다.


“우리들은 그런 터무니없는 적을 상대로 쓸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지. 아마도 이번에 일어난 전쟁으로 조만간 우리들에게도 극적인 변화가 찾아오게 될 지도 몰라.”


그제야 브렌 소령으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제시받은 먀우도 이번 일이 평소처럼 간단한 것도, 쉬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상인으로서 금전 감각이 마비될 정도로 터무니없는 액수에 어울리는 터무니없는 목적이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마음 한 구석이 들뜨는 것을 느끼면서 미소가 지어졌다.


“···즉 서방국과 동방국이 전쟁을 버티고 있는 사이에 북방국이 먼저 움직일지, 아니면 너희들이 뭔가 방법을 마련해서 대처하는지 시간 싸움인 거냐?”

“뭐, 요약하자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겠네. 그러니 빌어먹을 고양아, 서방국에 도착해서 그 롤랑이라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고.”


그러자 먀우가 갑작스럽게 흥미를 잃은 듯 우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알았냐. 하지만 고작 서방국에 그 롤랑이라는 인간을 데려갈 뿐인 간단한 일인데, 설마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겠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이트한 옴니버스인 죄와 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사항입니다. 19.08.05 23 0 -
130 제130화 19.08.04 20 0 14쪽
» 제129화 19.08.03 19 0 12쪽
128 제128화 19.08.02 33 0 13쪽
127 제127화 19.08.01 19 0 13쪽
126 제126화 19.07.31 19 0 12쪽
125 제125화 19.07.30 27 0 13쪽
124 제124화 19.07.29 22 0 13쪽
123 제123화 19.07.28 21 0 12쪽
122 제122화 19.07.27 23 0 12쪽
121 제121화 19.07.26 23 0 12쪽
120 제120화 19.07.25 22 0 11쪽
119 제119화 19.07.24 21 0 12쪽
118 제118화 19.07.23 45 0 13쪽
117 제117화 19.07.22 56 0 12쪽
116 제116화 19.07.21 34 0 12쪽
115 제115화 19.07.20 30 0 12쪽
114 제114화 19.07.19 30 0 13쪽
113 제113화 19.07.18 31 0 13쪽
112 제112화 19.07.17 23 0 12쪽
111 제111화 19.07.16 25 0 12쪽
110 제110화 19.07.15 26 0 13쪽
109 제109화 19.07.14 24 0 12쪽
108 제108화 19.07.13 20 0 13쪽
107 제107화 19.07.12 29 0 14쪽
106 제106화 19.07.11 25 0 13쪽
105 제105화 19.07.10 27 0 12쪽
104 제104화 19.07.09 23 0 12쪽
103 제103화 19.07.08 27 0 12쪽
102 제102화 19.07.07 23 0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스법군'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