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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21세기 용궁의 후계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제인수
작품등록일 :
2019.04.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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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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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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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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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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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혼 형제 3.

DUMMY

창룡 일행과 타이치가 걸음을 멈춘 것은 그들이 중립지대를 떠난 지 3일째 되던 날 저녁이었다.

핑딩산이 육안으로 보이는 넓은 벌판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권한 타이치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때는 온종일 뜨겁게 타오르든 해가 거의 떨어질 무렵이라 시리도록 파랬던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어가면서 사위는 조금씩 어둠에 잠기고 있었다.


“저길 보면 알겠지만 핑딩산은 높이가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라네. 하지만 그에 비해 산세가 아주 험해서 저 산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차 하면 길을 잃고 헤매기가 쉽다네.”

“그러면 우리도 길을 잃는 거 아녜요?”


타이치가 손으로 가리키는 핑딩산을 보며 창룡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하하하! 그건 걱정하지 말게. 내가 이번에 혼 형제의 로터스 플라워 케이브를 조사하면서 주변 지리를 꼼꼼하게 살폈었다네. 그러니 그런 걱정은 접어두고 자네들은 혼 형제와의 싸움이나 신경 쓰도록 하게.”

“알았어요, 그러면 이제 어떡하죠? 여기서 완전히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그놈들 소굴로 몰래 잠입할까요?”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우리도 아직 준비가 덜 됐으니까 일단 더 다가가지 말고 여기서 잠깐이라도 쉬면서 점검을 좀 하자고. 시야가 탁 트인 벌판이라 더 이상 가까이 가면 혹시 경계를 서는 놈들에게 발각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아우, 빨리 가서 죄다 잡도리를 해야 하는데······.”

“조금만 참으라고, 오늘이 가기 전에 자네가 원하는 대로 될 테니까. 자, 저기 저쪽에다가 자리를 좀 만들어볼까?”

“알았어요.”


창룡은 타이치의 말을 듣고 두어 차례 숨을 크게 내쉬어 감정을 추슬렀다.

큰 싸움을 앞둔 상태에서 적당한 긴장은 도움이 되지만, 너무 흥분해 있으면 오히려 본인의 실력을 제대로 내보이는 데 방해가 된다는 걸 그동안의 경험으로 터득했기 때문이다.

조와, 사오정을 데리고 타이치를 따라 바닥이 살짝 꺼져있는 곳에서 쉴 자리를 만든 창룡은 조용히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3, 4시간이 흐른 뒤였다.

창룡 일행과 타이치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는 핑딩산을 조용히 오르고 있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오늘따라 달빛도 비치지 않아 핑딩산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완벽한 암흑세계였다.

하지만 이미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는 네 사람은 큰 어려움 없이 산을 오를 수 있었다.


“발밑을 조심하게, 나뭇가지라도 밟아서 부러지면 늦은 밤이라 생각 외로 소리가 멀리까지 들린다네.”


앞서서 창룡 등을 이끌던 타이치가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 오정아, 타이치 말 들었지? 조심해라.”

“너나 조심해, 남 신경 쓰지 말고.”

“여기서 형 말고 사고 칠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내가 뭘! 이것들이 사람을 뭐로 보고!”

“쉿! 목소리 낮추게! 저기 커다란 나무 사이로 불빛이 보이지? 저기가 바로 혼 형제의 로터스 플라워 케이브가 있는 곳이네.”

‘뚱땡이랑 오정이가 제대로 봤네, 뭐. 좀 더 기다리다가 준비가 갖춰지면 시작하자니까 성질만 급해서는······.’

‘의주야, 난 진짜 마음이 급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죄 없는 사람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있을지도 몰라.’

‘알아, 니가 어떤 마음인지. 하지만 나에게는 그 사람들보다 네 목숨이 더 중요해. 고난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것도 좋지만, 그러다 네가 피해를 본다면 나는 그 사람들을 용서할 수가 없을 거야.’

‘······.’


창룡은 여의주의 말을 듣고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여의주의 진심을 마음속 깊이 느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험한 말로 자신에게 구박을 일삼는 여의주였지만, 그 마음속 깊은 곳에는 세상의 누구보다 더 자신을 신경 쓰고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을 창룡은 또 한 번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구구! 우리 의주가 그렇게 이 오라버니를 걱정하고 있는 거야? 알았어, 알았어. 네가 걱정하는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이 오라비가 단단히 신경을 쓸게.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은 이제 그만해. 알았지?’

‘닥쳐! 이 멍충아! 누가 너 같이 덜떨어진 놈을 걱정한다고 그런 헛소리를 하는 거야! 그딴 소리를 지껄일 시간 있으면 차라리 술법 하나라도 더 연마하라고! 알겠어? 이 돌대가리 같은 놈아!’

‘······!’


여의주가 저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마 자신의 속마음을 창룡에게 들켜서 부끄러워서 저러는 것일 거다. 진짜다.


“타이치, 뭐 좀 보여요?”


쏟아지는 여의주의 구박+막말 패키지에 정신이 혼미해진 창룡은 얼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커다란 나무 뒤에 몸을 감춘 채 전방을 살피는 타이치의 곁으로 다가가며 말을 건넸다.


“여기서는 저기 동굴 입구에 걸어놓은 횃불 말고 사람의 움직임 같은 건 안 보여. 아무래도 그때처럼 동굴 안으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

“그래요? 어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타이치의 말에 창룡이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을 때였다.

걸음을 옮기던 창룡은 갑자기 자신의 몸에 무언가가 와닿는 듯한 느낌을 받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 뭐지?”


순간,


왜애애애애앵!


갑자기 귀청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가 어두운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헉! 뭐, 뭐야? 갑자기 웬 사이렌이? 가만, 이거 전에 이카로스의 스카이캐슬에서 들었던 그 소리 하고 비슷한데······?”

“초이! 이 웬수야! 내가 조심하라 그랬지! 에휴! 어째 불안하더라니.”

“내,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소리 들어보면 모르냐! 니가 지금 알람 마법을 건드렸잖아!”

“두 분 지금 싸우고 있을 때가 아녜요! 이제 어떡해요? 소리 듣고 도적단 놈들이 우르르 몰려올 거 같은데.”

“어떡하긴 뭘 어떡해?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때려잡아야지. 타이치, 죄송해요.”

“아니야, 초이. 나도 알람 마법이 설치돼 있는지는 몰랐어. 전에는 없었던 거 같은데 이상하군······?”


사실 도적단 소굴 주위에 알람 마법이 설치된 이유는 타이치 때문이었다.

앞서 타이치는 로터스 플라워 케이브를 염탐할 때, 호인족의 투명화 능력 덕분에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이치가 돌아가고 난 뒤 도적단이 자신들의 소굴 주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침입했던 흔적을 발견했고, 이에 대노(大怒)한 혼 형제가 조력자의 힘을 빌려 당장 소굴 주위에 알람 마법을 설치하게끔 지시한 것이다.


잠시 창룡과 타이치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동굴 입구가 있는 공터 앞에는 알람 소리를 듣고 혼 형제의 도적단이 죄다 몰려온 듯 수십 명의 도적이 저마다 손에 횃불을 들고 모여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이대로 저놈들하고 싸워야겠네, 준비가 덜 됐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도망갈 수도 없지 않은가? 자네들 생각은 어떤가?”

“당연하죠! 저깟 놈들이 무섭다고 도망간다면 제가 용족이 아니고 미꾸라지족이죠! 조, 오정아, 안 그래?”

“휴! 하여튼 계획대로 되는 게 한 번도 없네. 어쩔 수 없지, 그냥 밀어붙이자고.”

“저도 찬성!”

“좋아! 초이, 시간 없으니 자네부터 시작하게.”


창룡, 조, 사오정까지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표하자 타이치가 빠르게 창룡에게 말했다.


“알았어요, 나와랏! 창일!”


타이치의 재촉에 창룡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하나 뽑은 뒤 ‘훅’ 하고 불어버렸다.


펑!


바로 지살수 72종 변화술법 중, 분신술을 펼친 것이다.


“창일!”


나타난 창룡의 분신 창일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창룡에게 고개를 까딱였다.


“허! 신기하구먼. 이 정도면 누가 봐도 가짠지 모르겠어. 초이, 분신이 자네처럼 말도 할 수 있나?”

“그럼요, 제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얘가 말할 거예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서둘러야겠어, 저놈들이 사방을 들쑤시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나가자고. 초이, 너는 여기 잘 숨어있다가 계획대로 잘해. 괜히 흥분해서 빨리 나서지 말고.”

“내 걱정하지 말고 조 너나 잘해. 오정이 잘 살피고.”

“형, 저도 이제 완전한 최상급 수, 아니 요정이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최상급 수괴라고 말하려던 사오정이 옆에 있는 타이치를 의식한 듯 얼른 요정으로 말을 바꿨다.


“크크크! 알았어, 최상급 물의 요정 오정아. 그래도 너랑 타이치가 상대할 숫자가 많으니까 조심해, 알았지?”

“넵!”

“자, 준비됐으면 가세.”


저벅저벅!


타이치를 필두로 조와 사오정이 천천히 수풀을 헤치고 동굴 앞 공터로 걸어 나갔다.


“창일아, 뭐해? 빨리 따라가!”


창룡은 옆에 가만히 서 있던 분신 창일에게 명령을 내린 후 커다란 나무 뒤에 찰싹 들러붙어 정면을 주시했다.


4.


횃불을 들고 막 사방을 수색하려던 도적단 놈들은 정체 모를 자들이 울창한 수풀을 헤치고 동굴 앞 공터에 모습을 드러내자 말없이 그들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던지고 있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여기가 어딘 줄은 알고 온 거야?”


모여있는 도적단 무리 중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는 검은 얼굴의 사내가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도적단은 모두 같은 패(牌)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단순한 형태의 검은색 상 하의를 똑같이 착용하고 있었는데, 통일된 복장과는 달리 허리나 등에 착용하고 있는 무기는 저마다 각양각색이었다.

지금 말을 한 사내는 한 손에 기다란 창을 한 자루 들고 있었는데, 덩치에 맞게 창날이나 창 자루의 두께나 크기가 상당해 보였다.


“누구냐고 묻잖아! 이 자식들아! 왜 대답이 없어? 다들 귓구멍이 막혔어?”

“야 이, 씨이 파루 쵸 같은 도적놈 새꺄! 어린 노무 쉐끼가 어디 어르신들 앞에서 아갈질을 하고 있어! 니네 두목 쉐리들이 그렇게 가르쳤냐? 까불다 옥수수 확 털리지 말고 얼른 가서 대가리 두 놈 불러와! 알았어? 이 깜쨩 고양이 네로 같은 자식아!”

“······!”

“헐······!”

“워······!”

“와······!”


검은 얼굴 사내의 멘탈을 우주로 날려 보내고 조와 사오정, 타이치의 입에서 감탄사를 불러일으키는 시원한 욕지거리가 창룡의 분신 일호, 창일의 입에서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물론, 창일의 모든 대사는 나무 뒤에 숨어서 키득거리는 창룡의 머릿속에서 작성된 것이지만.


‘크크크크! 이거 간만에 스트레스 풀리는데? 오정이녀석이 배울까 봐 웬만하면 욕하는 걸 자제했었는데 이런 데서 기회가 생길 줄이야.’

‘좋냐? 애(?)한테는 맨날 바른말 쓰라고 구박하면서 저는 이렇게 저질스런 쌍욕을 해대다니······.’

‘왜 이래? 내가 직접 하는 게 아니잖아, 분신이 하는 거라고.’

‘엎어치나 메치나 그게 그거지. 어차피 다 니가 조종하는 거 아냐!’

‘사실은 쟤가 얼마나 내 생각을 잘 따라 하는지 보려고 그런 거야. 진짜야.’

‘퍽이나!’

‘진짜라니까, 어? 의주야 저기 좀 봐봐. 지금 동굴에서 나오는 저 두 놈. 쟤들이 그 혼 형제라는 것들 아냐?’


창룡의 시선이 막 동굴에서 걸어 나오는 무지막지한 덩치의 금발과 은발 사내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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