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용궁의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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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수
작품등록일 :
2019.04.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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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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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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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차 각성 2.

DUMMY

애애앵! 앵! 앵!


‘야! 누가 너한테 ‘에휴킬라’ 라도 뿌렸냐! 그만 좀 비틀거리고 잘 좀 날아보라고!’

‘우엑! 나도 그러고 싶다고! 근데 자꾸 속이 메스껍고 구역질이 나는 걸 어떡해, 젠장!’

‘속이 메스껍고 구역질이 난다고? 입덧이냐?’

‘얘가 뭐라는 거야? 징그럽게. 기운도 말을 안 듣는 데다가 곤충으로 변신해서 나는 게 처음이라 그런 거지. 근데 의주야, 어디로 나가야 하는 거야? 우리가 들어올 때 통과한 곳은 동해 용궁처럼 결계가 쳐져 있는 것 같던데······.’

‘어이구, 이 화상아! 야, 그래도 일단 그쪽으로 가보자, 다른 출구는 우리가 모르잖아.

빨리 여길 빠져나가야지, 지금 네 상태로 괜히 싸움이라도 났다간 기운이 폭주해서 위험할 수도 있어.’

‘알았어. 그래도 여기 내부구조가 복잡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저쪽으로 온 거 맞지?’


애애애앵! 앵!


에휴킬라를 맞은 것처럼 비틀거리며 날아가고 있는 파리의 정체는 바로 창룡이었다.

창룡은 조금 전 여의주의 계획대로 신기, 콜미의 기운을 흡수해서 드디어 2차 각성에 성공했다.

비록, 도중에 창룡의 욕심으로 갑자기 콜미의 기운이 대량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바람에 잠깐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동해 용궁에서 청룡에게 일족의 비술을 전수 받을 때의 경험을 되살려 위험을 극복하고 결국 2차 각성을 해낸 것이다.

2차 각성을 성공한 데다가 자신을 가두고 있던 콜미마저 보유하고 있던 기운을 창룡에게 다 빼앗기고 깨져버리자, 창룡은 근 하루 동안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었다.

구속이 풀린 창룡은 그 자리에서, 평소와는 달리 마음을 독하게 먹고 얄팍한 잔꾀로 자신을 곤경에 빠트린 데다 성배 작업을 위해 무고한 인간들을 희생시키려는, 이미 333명은 희생됐지만, 혼 형제를 없애버리려고 마음먹었다.


솔직히 말해서 창룡은 아직 살생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있었다.

그것은 1차 각성 이후로 창룡의 손에 유명(幽明)을 달리한 요괴나 마족 등의 머릿수를 봐도 알 수 있었다.

먼저 동해 해저에서 벌어졌던 싸움에서는 몇 명의 재수 없는 오니만이 창룡의 무지막지한 여의봉에 맞아 소멸했었고, 언더월드로 건너와서는 고위급 마족인 악마, 발록에게만 살수(殺手)를 썼었다.

그마저도 발록은 진체가 아닌 분신이었기에 목숨을 거뒀다고는 볼 수 없었다.

그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창룡이 요괴나 마족도 아닌 인간형 천족인 혼 형제를 없애버리려고 마음먹은 것은, 그들 형제가 저지른 악행이 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들처럼 인간 외 종족도 아니고, 멀쩡하게 살아있는 인간들을 희생시키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똑같은 짓을 저지르려고 하는 혼 형제였기에, 마음이 약한 창룡도 독하게 마음을 먹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창룡의 결심은 실행에 나서기도 전에 크나큰 암초를 만나 좌절되었다.

그것은 창룡이 행한 2차 각성의 후유증(?) 때문이었다.

창룡이 흡수한 신기, 콜미가 가진 기운은 생각보다 너무 방대(厖大)해서 창룡이 각성을 완료하고도 남는 기운이 너무 많았다.

그 기운은 2차 각성을 완료하고 안정을 찾고 있는 창룡의 체내를 폭주하며 기혈을 들끓게 했고, 막 혼 형제를 향해 살수를 뻗으려던 창룡을 깜짝 놀라게 했다.

들끓는 기운에 화들짝 놀란 창룡은 골드 혼이 소란스러운 상황에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보고, 여의주가 댄시스 위드 울브즈에서부터 수련시킨 지살수 비급의 3가지 변신술 중 하나를 사용해 파리로 변신한 뒤, 황급히 자리를 벗어난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책상 위에 콜미와 같이 놓여 있던 골드 혼의 세븐 스타를 아공간에 챙겨 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4.


‘저기다! 의주야, 저기 맞지? 광장 중앙에 둥그런 물결무늬 같은 게 있는 저거. 근데 아까는 여기 그 인스펀지 스펀진지 하는 놈이랑 애들하고 수준 떨어지는 요괴 놈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네······?’

‘다 자러 갔겠지, 걔들이라고 잠도 안 자고 살겠냐? 하물며 아까 보니까 몇 명 빼고는 애들은 대부분 인간이던데 말이야, 안 그래?’

‘그런가? 근데 우리 저기 통과할 수 있으려나? 왠지 여기 사는 것들만 출입이 가능할 거 같은데······?’

‘지키는 놈들이 없는 거로 봐서는 니 말이 맞을 것 같긴 한데, 일단 한번 가봐.’

‘알았어.’


애애애앵! 애앵!


여의주와 의견을 교환하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하며 날아간 플라이 맨, 창룡은 통텐 호수 중앙에 있는 돌산, 큰 바위로 통하는 둥근 물결무늬 결계를 향해 몸을 부딪쳐 갔다.



앵!

퉁!


‘캑!’


삐요요요요옹!


‘야야야! 정신 차려! 정신!’


혹시나 하고 결계를 향해 몸을 부딪쳐 간 창룡은 역시나 물결무늬에 부딪힌 순간, 결계를 통과하지 못하고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을 느끼며 뒤로 퉁겨져 나왔다.

결계에 부딪친 충격으로 살짝 정신을 잃은 창룡이 작은 회전을 그리며 바닥으로 추락하자, 여의주가 다급한 목소리로 창룡을 불러댔다.


‘야! 정신 차리라고!’

‘으그그그! 블랙 호크 다운!’

‘뭐라는 거야? 이 멍충아! 빨리 위로 날아!’


앵앵앵!


‘이 씨! 너, 내가 그랬지! 여기 사는 것들만 통과할 수 있을 거 같다고!’

‘그러네, 이제 알겠어.’

‘뭐? 이제 알겠다고? 야!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아냐?’


바닥으로 추락하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다시 날아오른 창룡은, 뻔뻔한 여의주의 대답에 들끓는 기혈이 아예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소리를 질렀다.


‘알았다고. 소리 지르는 것 보니 이제 좀 살만한가 보지?’

‘살만하기는! 그나마 조금 기운이 진정되나 싶었는데 방금 충격받아서 다시 날뛰고 있단 말이야! 으으윽!’

‘이거 어떡하지? 빨리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기운을 진정시켜야 하는데······.’


담담하게 말은 했지만, 창룡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하다는 걸 깨달은 여의주가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중얼거릴 때였다.

두런거리는 말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야! 누가 이쪽으로 오는 거 같아. 눈에 띄지 않게 한쪽 구석으로 좀 숨어봐.’

‘나도 들었어. 으으으! 미치겠네, 속이 울렁거려서.’


앵앵!

뚝!


“아 진짜, 새벽부터 나가려니까 피곤해 죽겠네. 넌 안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눈이 안 떠지는 걸 겨우 일어났다니까. 에휴! 우린 언제 쫄따구 신세 면해서 경계근무 좀 안 서고 사나······.”


창룡이 여의주의 말대로 둥근 물결무늬 결계를 감싸고 있는 돌기둥의 한쪽에 내려앉았을 때,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지하 광장의 모퉁이에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두 명의 남자가 보였다.

남자들의 외형은 멀리서 언뜻 봤을 때는 키나 덩치가 평범한 인간 남자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으나, 가까이 다가온 그들의 모습을 보니 그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선 그들은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벌거숭이 차림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전신의 피부 위로 물고기 비늘 같은 것이 촘촘히 돋아나 있었다.

게다가 머리는 인스퍼 대왕처럼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대머리에 커다란 눈알이 툭 튀어나와 있었고, 코와 귀가 있는 자리에는 두 개의 작은 구멍들만이 보였다.

제일 특이한 부분은 입이었는데, 얼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커다란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얼기설기 나 있어 평범한 인간들이 봤다면 흉측함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리고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엷은 막은 그들이 수중에 특화된 요괴들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게, 이럴 때는 오히려 대왕님이 거느리시는 인간 애새끼들 팔자가 부럽더라니까.”

“크크큭! 말 같은 소리를 해라! 너, 걔들이 대왕님에게 어떤 취급을 당하고 사는지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

“하긴, 내가 인간이래도 늙은 붕어 요괴 새끼한테 정기(正氣)를 빼앗기고 희롱까지 당하며 사는 건 싫을 것 같아. 차라리 우리처럼 하급 요괴라도 맘 편하게 사는 게 낫지.”

“야! 야! 입조심 좀 해! 누가 들으면 어떡하려고 대왕님을 그렇게 부르는 거야?”

“자식이 소심하기는! 지금 여기 너하고 나 말고 누가 있다고 그래? 없는 데서는 나라님 욕도 한다는 말 몰라?”

“그래도 항상 조심해, 저번에 그 사건 벌써 잊었어? 너처럼 뒤에서 대왕님 욕하다가 감찰조(監察組)한테 걸려서 소멸된 애들 있잖아.”

“나도 알아, 그러니까 너하고 있을 때만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거잖아. 설마 네 녀석이 날 고발하지는 않겠지?”

“에라, 자식아! 날 뭐로 보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내가 이래 봬도 의리 빼면 시체인 요괴인 거 몰라?”

“네, 네. 의리의 송사리 요괴님. 얼른 근무나 하러 가자고요. 늦으면 또 앞 조(組) 애들 난리 칠 테니까요.”

“크크크! 알았어, 얼른 가자. 이 피라미 새끼야!”


시시덕거리든 두 하급 요괴는 결계가 있는 곳으로 다가와서는 그대로 그곳을 통과하는 듯 보였다.

이때,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추릅!

쏙!


꿀꺽!


“어? 야, 너 뭘 먹는 거야?”

“크크크! 별거 아냐. 결계 돌기둥에 웬 파리가 한 마리 붙어있더라고, 그래서 습관처럼 낼름 했지 뭐. 에이! 너무 작아서 간에 기별도 안 가네······.”

“이 치사한 피라미 새끼야, 간식을 혼자 처먹냐! 나눠 먹어야지. 요즘 호수 부근에 곤충들이 씨가 말라서 경계근무 중에 한 마리 먹기도 힘들구먼.”

“야, 야. 너무 작아서 나누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어. 나가서 또 보면 이번엔 너한테 양보할게. 됐지? 얼른 가자. 늦었어.”


우우웅!


두 하급 요괴의 손이 닿은 부분이 옅은 빛을 발하자, 낮은 진동음과 함께 지하 광장의 결계 앞은 다시 적막감에 휩싸였다.


5.


‘으갸갹! 이건 또 뭐야? 의주야, 여기 어디야? 우리 결계 통과한 거야? 아니지, 그러면 돌산 위로 나와야 하는데 여긴 무슨 동굴 같은데······?’

‘결계 통과 같은 소리 하네, 크크크!’

‘뭐지? 뭔가 축축하고 미끈거리는 게 몸에 착 감겼었는데······?’

‘너 아까 그 피라미 새끼한테 먹혔어, 멍충아!’

‘뭐! 내가 먹히다니 설마······?’

‘설마가 아니라 사실이야. 갑자기 그 피라미 새끼 혓바닥이 날아와서 나도 깜짝 놀랐어. 아 그 새끼, 무슨 혓바닥이 그렇게 기냐? 징그럽게.’

‘어허, 의주야. 여자애 말투가 아름답지 못하게 그게 뭐니? 내가 이쁜 말 쓰라고 했지!’

‘너 때문에 지금 열 받아 죽겠는데 자꾸 헛소리할래? 닥치고 기다렸다가 얘네들 호수로 나가면 바로 탈출할 생각이나 해!’

‘또 탈출이야? 에휴! 내가 무슨 석후필도 아니고 콜미에서 빠져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갇히냐, 게다가 이번엔 술병도 아니고 요괴 뱃속이라니 젠장! 어?’


투덜거리던 창룡은 갑자기 자신이 갇혀있는 곳으로 호숫물이 쏟아져 들어오자 깜짝 놀랐다.


‘의주야, 이 피라미 같은 놈이 물속으로 들어왔나 봐.’

‘나도 알아. 더 이상 기다릴 것 없이 바로 나가자!’

‘알았어, 나도 기분이 영 불쾌해서 빨리 나가고 싶어. 이 자식! 상한(?) 음식 먹으면 배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마! 합!’


펑!


‘히엑! 이, 이게 뭐야!’


호숫가로 나와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 본래의 물고기 모습으로 돌아간 송사리 요괴는, 물속으로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옆에서 헤엄치던 피라미 요괴가 갑자기 폭탄이 터지듯 폭발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뻐끔거리며 소리를 질렀다.

너무 놀란 나머지, 송사리 요괴는 피라미의 뱃속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창룡이 물보라를 헤치고 고속 수중비행으로 물속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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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제34화. <복수는 나의 것 1.> +6 19.08.05 15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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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2차 각성 3. +4 19.07.24 179 4 12쪽
» 2차 각성 2. +6 19.07.22 149 3 12쪽
83 제33화. <2차 각성 1.> +4 19.07.19 151 5 12쪽
82 인스퍼 대왕 2. +4 19.07.17 159 4 12쪽
81 제32화. <인스퍼 대왕 1.> +7 19.07.15 149 4 12쪽
80 구미호 코쏘여 2. +4 19.07.12 150 5 12쪽
79 제31화. <구미호 코쏘여 1.> +4 19.07.10 205 4 12쪽
78 창룡의 위기 2. +7 19.07.08 150 6 12쪽
77 제30화. <창룡의 위기 1.> +5 19.07.05 151 5 12쪽
76 콜미의 함정 3. +6 19.07.04 180 4 12쪽
75 콜미의 함정 2. +8 19.07.03 168 5 12쪽
74 제29화. <콜미의 함정 1.> +9 19.07.02 170 6 12쪽
73 혼 형제 4. +7 19.07.01 168 5 12쪽
72 혼 형제 3. +8 19.06.28 163 5 12쪽
71 혼 형제 2. +6 19.06.27 169 6 12쪽
70 제28화. <혼 형제 1.> +4 19.06.26 175 6 12쪽
69 다크 트라이앵글 2. +5 19.06.25 196 5 12쪽
68 제27화. <다크 트라이앵글 1.> +4 19.06.24 18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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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제26화. <정보 상인 트리위키 1.> +4 19.06.20 17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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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25화. <반 헬싱의 딸이 스토커였어? 1.> +4 19.06.18 18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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