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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일석(一石)
작품등록일 :
2019.04.01 10:49
최근연재일 :
2019.07.26 06:05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81,191
추천수 :
1,182
글자수 :
491,248

작성
19.06.11 06:05
조회
535
추천
4
글자
11쪽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3

DUMMY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 기대되는데요?”

“후후훗!!”


자연스럽게 이설과 할아버지의 달리기 코스의 종점은 단오가 한창 골프 연습을 하는 곳인 집 옆의 모퉁가리가 되었다.



따악!!


퍽!!


“오오!!”


깔끔하긴 했지만 아주 작았고, 뭔가 좀 허르스름한 느낌을 주는 골프연습장이다.

그래도 앞 쪽의 그물망 뒤로 너른 평야가 펼쳐져 있고, 논에 심어진 벼들이 골프장의 잔디를 연상시켜 나름의 분위기와 운치는 있었다.

그런 풍경과 느낌들 때문에 이설이나 단오가 이 연습장을 상당히 좋아했다.


따악!!


퍽!!


단오가 오빠 설이의 감탄성을 들었는지 듣지 못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전 힘을 쏟아 자신의 스윙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나도 좀 쳐볼까?”


이설이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면서 한 말이었다.


“제 스윙이 어떤지 좀 봐주세요. 할아버지.”

“오오!! 우리 설이가 연습 좀 했나본데? 먼저 나서서 봐달라고 말하는 것이 말이야.”

“그럼요. 당연하지요.”

“오오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제가 연습 좀 했다니까요. 군대에서.”

“그럼 어디 한 번 봐 볼까?”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물론이요, 이설까지 3명 모두가 헌병 출신이다.

할아버지는 해병대 지원했다가 헌병 시험을 봐서 해병대 헌병이 되었고, 아버지와 이설은 논산훈련소에서 차출되어 육군헌병이 됐다. 3대가 모두 헌병인 조금은 희귀한 상황이다.


이설은 강원도 화천의 7사단 헌병대에서 복무했는데, 부대 내에 골프연습장이 있었고, 골프병까지 있었다.

원래는 테니스장이었다는데, 몇 년 전부터 바뀌었다고 한다.


“아마, 많이 괜찮아졌을 거예요.”

“골프병이 봐줬다고 했지?”

“프로골프에 도전했다가 물먹고서 군대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군에 왔다는데, 시간 날 때 가끔씩 봐줬지요.”


아버지가 군 생활을 할 때에는 사진학과 출신의 병사가 인기였다고 한다.

행보관이나 보좌관이 사단 신교대에 가서 일부러 사진과 출신의 신병을 차출하여 헌병대에 배속시키곤 했다고 한다. 그 덕분인지 아버지의 군대시절 사진들은 정말 프로가 찍은 것처럼 멋있었다.

정말 좋은 사진들은 제대하는 선임들이 다 가져가고 쩌리 같은 것들만 남아있다고 말씀하시는데도 그런 사진들조차도 이설의 눈에는 아주 좋아보였다.


아버지 때가 사진병이 인기라면, 이설의 부대에서는 골프병이 인기였다. 인사계의 공치사인지는 몰라도 사단 신교대에서 차출하는데 경쟁이 상당했단다. 어쨌든 그래도 헌병대 파워가 있는지라 무난하게 배치할 수 있었다.

물론 정식 근무처는 행정반이었고 서류상의 직책은 골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지만, 어쨌든 골프연습장 관리와 사단VIP들의 스윙을 봐주는 골프병이었다.


따악!!


퍼억!!


“오오오!!”

“우와아아!!”


이설의 스윙이 시작되었다.


따악!!


퍼억!!


“대박!!”


단오의 스윙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멈춰지고, 한순간에 오빠의 스윙을 구경하는 관전자 모드로 바뀌었다. 그만큼 이설의 스윙이 가져다준 임팩트가 강력했다.


따악!!


퍼억!!


“오빠!! 스윙 폼 바꿨어?”

“왜? 바뀐 것 같아?”

“아니.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 모르게 뭔가 달라진 것 같기도 하고......”

“후후훗!!”


아마도 알쏭달쏭한 것 같았다.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원래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쨌든 뭔가 모르게 달라 보여.”


따악!!


뻐억!!


단오도 그렇지만 이설도 폼은 무지 좋았다.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것이었는데, 정석 중의 정석에 가까운 폼이라 할 수 있었다.

앞서도 말했듯이 특별히 레슨을 받거나 교정을 받아보지 않고, 그저 동영상과 교재를 보고 따라하며 가르쳐준 것인지라 외형적으로는 완벽한 정석이었다. 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고쳐야할 부분들이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외형적 느낌만은 그러했다.


“군대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골프병한테 놀러가서 연습 좀 했지.”

“교정은 안 받았고?”

“폼이 좋아서 딱히 교정할 곳은 없다던데?”

“정말?”


끄덕끄덕!!


이설이 대답대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해줬다.


“정말 폼이 좋데? 고칠 데가 없이?”

“그렇다던데?”

“혹시, 말만 그랬던 것 아니야? 귀찮아서 봐주기 싫으니까 말이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이설이 놀러간 것이라면 골프병으로선 휴식시간일 터이니 그 시간까지 레슨을 한다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딱히 교정을 봐준 것은 없었어.”

“흐으음!!”

“그래도 귀찮아서 말만 그렇게 한 것 같지는 않아. 내 폼을 보고 아마추어의 폼으로는 완전 제대로 됐다고 감탄을 했었으니까 말이야.”

“그럼 뭐야? 정말 폼이 괜찮다는 말이야? 그리고 지금 이 결과가 순전히 연습의 효과란 것이고 말이야?”


따악!!


펑!!


단오로서도 별로 꼬투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

여전히 완전히 풀리지 않아 조금은 의심스러운 것도 같았지만, 약간의 의심정도까지일 뿐이었다. 스윙이 강력해진 것이지 폼 자체가 바뀐 것은 특별하게 눈에 띄지는 않았던 탓이다.


‘작은 변화들을 단오가 잡아낼 수는 없지.’


당연하다.


‘비디오로 촬영하여 영상을 돌리며 비교를 한다면 모를까, 전문가들도 쉽게 잡아내지 못할걸?’


원래의 폼에서 큰 변화는 없었고, 백스윙 탑에서 드라이버 헤드의 방향과 팔목의 각도 등을 조금씩 조정했다.

임팩트 시의 클럽 헤드의 오픈 정도와 다운스윙 시의 팔이 내려오는 위치와 관련한 것 등도 있었는데, 큰 차이가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시선의 고정으로 인한 임팩트 시의 정확도 향상이었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나 단오가 단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그리고 기억속의 스윙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는 그런 소소한 변화들을 단번에 잡아낼 수가 없는 일이다.


따악!!


퍼엉!!


“할아버지가 보기는 어때요? 좀 바뀐 것 같지 않아요?”

“폼이 바뀐 건 잘 모르겠구나.”

“그래요?”

“느낌으로는 조금 달라진 것 같기는 한데, 어디가 달라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설이 말대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예상대로 할아버지도 잡아내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투에서 느껴지기로는 달라졌음만은 캐치한 것 같았다.


“스윙 스피드가 빨라져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인가?”

“그럴지도 모르지.”


단오가 알아서 스스로의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일단 스윙에 자신감이 붙었어. 그 덕에 뭐랄까......”

“.....?”“스윙이 좀 더..... 그러니까......”

“호쾌함? 장쾌함? 아니면 시원함이요? 그것도 아니면 자신감이나 뭐 그런 것이요?”


할아버지께서 적당한 단어를 고르려고 생각을 하는데, 단오가 오빠의 스윙을 보면서 떠올렸던 단어들 몇 가지를 차례로 읊었다.


“그래. 호쾌함. 호쾌함이 적당할 것 같다. 스윙이 호쾌해졌어. 망설임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스윙이야.”

“그러면서도 힘이 실렸고요?”

“그렇지.”

“이전에는 공을 억지로 타격하려고 하고, 맞추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빈 스윙을 하는 중에 공이 와서 저절로 맞는 느낌이에요.”


오빠 이설의 스윙을 본 단오의 느낌이었는데 그건 할아버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특별한 스윙교정 없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러게. 나도 그게 의문이야.”


이설이 마음껏 때려내고 있었다.

남자 스윙의 호쾌함이 그대로 묻어날 수밖에 없었다.

단오의 스윙이 안정감이라면, 이설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스윙은 빠른 속도와 힘,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강렬함을 함께 뿜어내고 있었다.


“방향성도 상당히 좋아졌어.”

“그래요. 방향성이었어요. 뭐가 달라졌나하고 한참을 고민했는데, 방향성이 정말 좋아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조금만 힘을 줘도 들쭉날쭉했는데, 지금은 거의 같은 곳을 보잖아.”

“그냥 좋아진 정도가 아니라 엄청 좋아진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요.”

“옛날에가 워낙 엉망이었어서 그래. 지금의 스윙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야.”

“삑사리 대장이 삑사리가 보이지 않으니 말 다한 거죠.”


전에는 정말 폼만 좋았었다. 그 스윙 폼조차도 제대로 분석해보면 절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지만, 그래서 그저 겉보기에만 그럴 듯한 것일 뿐이었지만, 어쨌든 다른 것은 엉망이었고 폼만 그럴듯했었다.


‘그러고 보니 삑사리가 하나도 없네. 정말로 하나도 없어. 우와아!!’


이제야 제대로 인식했나보다.


‘삑사리는 고사하고 그물망의 표적지를 벗어나는 볼이 단 한 번도 없었어.’


설이는 원래 삑사리로 유명했다.

설이 자신도 거리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다. 선수를 할 것도 아니고 필드에 나갈 것도 아니다. 그 때문에 제대로 맞아서 멀리 나가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란 생각으로 쳤었다.


아마추어적인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거리나 방향성, 임팩트와 같은 것들은 일단 폼이 잡히고 난 이후에 생각할 문제라고 판단했었다.

괜히 억지로 맞추려고 하다가 폼이 흐트러지고 자세가 이상해지면 답도 없다고 생각한 거였다. 아마추어 골퍼는 성적보다는 폼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였으니 이설로선 당연한 생각이다.


“그냥 이 할아버지의 느낌일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때려내는 것 같아.”

“그러게요. 제가 봐도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하체가 단단해진 영향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골프에서 단단한 하체는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야구도 그렇지만 골프에서도 하체가 단단한 지지대 역할을 해줌으로써 임팩트 때에 보다 강력한 힘과 정확도의 발휘가 가능해진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육상 연습을 강하게 해온 이설임을 잘 알기에, 그리고 거기서 메달을 휩쓸었을 만큼 단단한 하체를 가진 설이임을 알기에, 단단한 하체라는 부분에서 원인을 찾아가고 있는 할아버지와 단오였다.


“이 정도면 프로급 아니에요?”

“후후훗!!”


프로골퍼!!

두어 번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하던 설이 할아버지의 머리에 순간적으로 스친 생각이었는데, 생각은 모두가 비슷한 것인지 단오가 물어오니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프로골퍼가 치는 걸 가까이서 직접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설이의 할아버지로서도 뭐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줘도 일류 프로골퍼라 해도 지금 설이의 스윙보다 좋을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딱!!


퍼억!!


“오빠!! 거리는 얼마나 나가?”

“나야 모르지.”

“몰라? 오빠가 치는 건데 오빠 본인이 몰라?”

“당연히 모르지. 그러는 넌 아냐?”

“그런가?”


인정해야 했다.

단오 자신도 자신의 비거리를 모르는 것이다.


“한 번도 거리 측정이 가능한 필드나 연습장에 나가본 적이 없으니 모를 수밖에.”

“상당히 나갈 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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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3 19.07.12 413 7 11쪽
88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2 19.07.11 435 8 11쪽
87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19.07.10 438 7 11쪽
86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5 19.07.09 451 7 11쪽
85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4 19.07.08 445 8 11쪽
84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3 19.07.05 448 9 11쪽
83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2 19.07.04 442 7 11쪽
82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19.07.03 459 6 11쪽
81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7 19.07.02 478 7 11쪽
80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6 19.07.01 490 6 11쪽
79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5 19.06.28 478 8 11쪽
78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4 +1 19.06.27 491 7 11쪽
77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3 19.06.26 481 7 11쪽
76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2 19.06.25 485 6 11쪽
75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19.06.24 487 7 11쪽
74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5 19.06.21 489 5 10쪽
73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4 19.06.20 498 6 11쪽
72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3 19.06.19 495 7 11쪽
71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2 19.06.18 50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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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6 19.06.14 532 7 11쪽
68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5 19.06.13 538 4 11쪽
67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4 19.06.12 535 5 11쪽
»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3 19.06.11 536 4 11쪽
65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2 +1 19.06.10 552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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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제 12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할머니의 심부름 미션. 19.06.03 648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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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제 11 장 베이징 올림픽!! 1면을 장악하다. 그 두 번째. 3 19.05.30 668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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