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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석(一石)
작품등록일 :
2019.04.01 10:49
최근연재일 :
2019.07.26 06:05
연재수 :
99 회
조회수 :
81,195
추천수 :
1,182
글자수 :
491,248

작성
19.06.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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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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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4

DUMMY

“한 번도 거리 측정이 가능한 필드나 연습장에 나가본 적이 없으니 모를 수밖에.”

“상당히 나갈 것 같은데?”



“그래. 설아. 기회를 봐서 어디라도 한 번 가봐서 측정을 한 번 해봐라. 할아버지가 봐도 비거리가 상당할 것 같으니까 말이야.”


따악!!


퍼엉!!


정말, 스윙 한 번 확실했다.

일단 볼과의 임팩트 시에 울려나오는 소리부터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 너무나 청명했으니 거리측정을 해보자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만했다.


“예. 할아버지. 시간이 나면은요.”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나갈 것 같아. 아주 많이.”

“아마도 그렇겠지?”

“아마도가 아니라 틀림없이 그래. 틀림없이 아주 많이 나갈 거야. 내가 장담하는데 이건 분명해.”

“우리 단오의 점수가 생각보다 후하네?”

“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본 느낌 그대로를 말한 거야. 지금 내가 본 오빠 스윙이 그러니까 말이야.”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오의 점수가 정말 후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설의 스윙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록은 재봐야 알 수 있는 거야. 그래도 ‘아주 많이’까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더 나가는 것은 확실할 것은 같아.”

“그전에는 어디까지 나갔었어?”


정확한 비거리를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대충은 안다.

지금은 여름이라 안 되지만, 가을걷이가 끝난 이후에는 그물망과 스윙의 타깃이 되라고 달아놓은 표적지를 걷어버리고, 집 앞에 있는 들판을 향하여 치기도 한다. 공을 치는 시간보다 친 공을 주으러 다니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탓에 자주는 하지 못하고 어쩌다 한 번씩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런 경험이 적지 않았다.


“저 앞의 또랑은 넘었었지. 아마.”

“또랑이야 당연히 넘는 것이고.”

“야!! 그게......”


이설이 발끈했다가 말을 줄였다.

위에서 말한 도랑은 논과 논 사이의 작은 개울을 말하는데, 큰 농수로에서 갈라지고 다시 갈라지고 해서 만들어진 가장 작은 단위의 농수로를 가르킨다.

다른 동네에는 아주 작은 도랑이 있던데, 배들 평야는 농지정리가 오래전에 돼서인지는 몰라도 도랑의 폭이 1m를 약간 넘는 조금 큰 크기가 가장 작은 단위의 도랑이다.


‘너한테야 당연한 것이지만 이 오빠한테는 그렇지가 않았단다.’


이설이 억지로 참기는 했지만 발끈하려했던 이유이다.

이설의 스윙은 임팩트가 좋지 못했다. 그쪽으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원래부터가 좋지가 않았었다.


남자이고 나이 차이가 많아 제대로만 맞으면 단오보다 훨씬 멀리 날아가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소위 ‘삑싸리’라는 것이 많이 났었다. 그 때문에 힘을 싣기보다는 어떻게든 힘을 빼고 볼을 맞추는데 중점을 둬서 스윙을 하곤 했다. 덕분에 거리는 크게 나지 않았었고 말이다.


‘뭐, 그렇지 않았었다고 말할 필요는 없겠지.’


이설이 말을 줄인 이유이다.

스윙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이설은 단오와 달리 잠깐의 흥미를 보인 정도이고, 나중에는 할아버지나 단오가 연습할 때 흥이 동하면 심심풀이로 가끔 한 번 씩 하는 정도였다.

당연히 단오만큼 연습을 많이 하지 않은 탓에, 단오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았었다. 그런데 단오의 생각에는 그렇지 않았던 듯하다.


‘후후훗!! 최고의 비거리만 생각하는 것인가?’


단오가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어쩌네 저쩌네 한다 해도 남자와 여자란 차이가 있었고 나이차이도 제법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맞았을 경우의 비거리는 이설이 단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나갔었고, 그 거리가 단오의 뇌리에 기억된 탓이다.


따악!!


퍼억!!


“정말 비거리를 측정해보고 싶게 하네.”


피식!!


“웃을 일이 아니야. 오빠!!”“할아버지도 궁금하기는 하다. 다시 말하지만 느낌만으로는 상당히 나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거든.”

“할아버지까지 왜 그러세요.”


그냥 느낌만은 아니다.

실제로 많이 나간다.

미국 프로 골프(PGA투어)의 우승 경력을 가진 이설의 스윙이기에 범상치 않음은 당연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군대에서 배운, 그리고 거기서 연습한 골프실력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골프연습장이나 골프병은 실재하고 있었고, 가끔 놀러가서 스윙 몇 번을 해본 것은 분명하지만 그저 그 정도일 뿐이다.


지금의 골프 실력은 회귀를 통해 단련된 연습의 결과일 뿐이다.

당장은 근력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고, 관련 근육도 단련하지 못했기에 한창 활동할 때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만만치 않은 거리가 나올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빤, 필드에 한 번 나가봐야겠다.”

“필드에 나가면, 내가 또 한 골프 하지.”

“피이~”

“피이할 것이 아니야. 드라이버나 아이언은 지금 치는 것을 봤으니 알 것이고. 퍼팅이야 또 이 오빠잖아.”

“피이!! 퍼팅은 나보다 못하면서 뭐.”


퍼팅은 이설도 많이 했다.

퍼팅 연습을 많이 한 것이 아니라 퍼팅으로 가족들끼리 게임을 했었는데, 그 게임을 아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퍼팅연습도 아주 많이 하게 되었다.


“너보다 못하긴 뭐가 너보다 못하냐?”

“쏠롱살이 하면 나한테 맨날 졌으면서 뭐.”

“그게 진 거냐? 져준 거지.”

“패자는 유구무언이야. 져줬든, 실제로 진 것이든, 진 것은 진거야.”

“그치 할아버지. 그치이.”


남매의 대화를 조용히 듣고만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패자는 유구무언이라는 말로 단오의 편을 들어줬다.


사실, 애매하기는 하다.

단오가 승부욕이 제대로 발동하면 끝까지 달라붙는다. ‘이기고 그만두는 것이 어딨어?’라며 울고불고 떼를 쓰는데, 그러기 시작하면 말릴 사람이 없다.

그 덕분에 마지막에는 져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군대 가기 직전에는 실력으로도 지는 경우가 상당했었다.


“오랜만에 쏠롱살이 한 번 할까?”

“쏠롱살이?”


원래의 쏠롱살이는 구슬로 하는 아이들 놀이이다.

한 가운데에 어른 주먹 크기의 작은 구멍 하나를 파고 동서남북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구멍 네 개를 더 판다.

기준이 되는 구멍에서 중앙으로 그리고 좌우 구멍을 갔다가 와서 위쪽의 먼 곳까지 먼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면 이기는 놀이이다.


‘쏠롱살이’라는 말, 혹은 그런 게임이 다른 지방에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이설의 동네에서는 구슬이 구멍에 들어가는 것을 ‘쏠롱’이라 하고, 그 놀이를 ‘쏠롱살이’라 그렇게 불렀다.

중간에 상대의 구슬을 자신의 구슬로 맞춰서 저 멀리 튕겨냄으로써 서로 방해도 하고 그러는데, 아버지가 어렸을 때에는 겨울이 되면 양지바른 곳에 구멍을 파놓고 많이 했었다며 가르쳐준 놀이이다.


이걸 구멍 간에 거리를 좀 더 벌리고, 구슬이 아니라 골프공과 골프 퍼터를 이용하여 하는 놀이로 바꿔서 가족들끼리 많이 놀았었다.

구슬로 하는 쏠롱살이는 완전히 흙 놀이에 가까운데, 골프공으로 하면 상대적으로 좀 더 깔끔하기에 자연스럽게 변형된 거였다.


“마당에 구멍이 아직 그대로 있나?”

“그러니까. 그 구멍 언제부턴가 없어졌던데.”

“하나는 있는 것 같던데?”

“맞아. 그러고 보니 하나는 있어. 그런데 왜 하나만 있지?”


있으려면 다 있어야 정상이다.

없어졌다고 해도 구멍의 형태나 흔적 정도는 남아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구멍은 하나만 온전히 남아 있고, 나머지 구멍들은 아예 없었으니 의문일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가 메워놨다.”

“할아버지께서요?”

“별로 쓰지도 않을 것 같고, 잘못하여 발에 걸리기라도 하면 넘어질 것 같아 그냥 메웠다.”

“아하아!!”


이설이 군대에 가면서 이것도 가족들의 신경에서 조금씩 멀어졌었고, 어느 사이엔가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지금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아마도 할아버지께서 잘 메워두신 것 같다.


“적당히 메워놨지만 그걸 다시 빼내면 사용할 수는 있을 거야. 아마도.”

“그래요 할아버지?”

“그런데 왜 하나만 남겨두셨어요?”

“퍼팅 연습을 하려면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가장 구석 쪽에 있는 하난 그대로 놔뒀다.”


그 하나도 구멍의 크기에 정확하게 들어맞도록 나무를 깎아서 언제든 메울 수 있게 준비해둔 상태였다.

겨울철처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그걸 이용하여 메워둔다고 하셨다.


퍼팅 연습은 잔디에서 해야 하는 것이지만, 잔디가 아닌 맨땅이었어도 모래나 돌이 없고 딱딱하게 다져진 상태인지라 불편하지 않았다. 더욱이 할아버지께서 매일아침 마당주변의 잡초를 제거하며 매끄럽게 관리하는 마당이기에 불편할 것은 없었고, 그렇게 연습하는 것도 한편으로는 메리트가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오오!! 좋네.”

“그럼 아침 먹기 전에 한 판 해?”

“나야 좋지.”

“나도 좋아.”


이렇게 해서 설이와 단오의 쏠롱살이 퍼팅게임이 결정되었다.


“한 가지는 미리 약속해야 된다.”

“약속?”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단오의 승부욕을 과소평가하면 절대 안 된다.


“지고 나서 울기 없기.”

“엥?”

“안에서 엄마나 아빠가 아침 밥 먹으라고 하면 곧바로 끝내고 그만하기.”

“그야 당연하지.”

“밥 먹고 나서 다시 하자고 떼쓰기 없기.”

“후훗!! 오빠가 무조건 이길 것처럼 다짐을 받는데, 오빠나 그러지마. 쏠롱살이는 무조건 내가 이기니까.”


단오는 아주 유명했다.

고모가 할아버지께 바둑을 배울 때에 그랬었다는데, 단오도 만만치 않아서 지면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이길 때까지 ‘한 판 더!!’를 외치곤 한다.


절래절래!!


쏠롱살이는 이설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적당한 선에서 져주고 끝내곤 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둑과 장기는 절대 져주는 법이 없으셨다.


할아버지께서 바둑을 정신스포츠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바둑에서 진다는 건 머리가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고, 그게 아니면 할아버지나 아버지 나름의 승부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애초에 바둑을 가르치신 목적이 바로 집중력 향상에 있었는데, 슬슬 둬서 져주는 것은 그 목적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에 그러셨는지도 모르겠다.



* * * * *


“우와!! 멀쩡한데?”

“할아버지께서 관리하신 것인데 당연하지.”


허투루 넘기듯이 하는 거라면 애시당초에 손을 대지 않으시는 것이 할아버지의 성격이시다. 따라서 손을 댄 이상 제대로 관리가 되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쏠롱살이 준비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우와아!! 구멍이 되게 작다.”

“그러게.”

“쏠롱살이 구멍이 이렇게 작았었나?”

“원래 구멍을 만들 때는 골프의 홀컵 크기로 했었다가 구멍의 크기를 줄였었잖아. 그러니 이 정도면 큰 거지.”


여름밤이면, 특히 방학이면, 쏠롱살이를 자주하다보니 게임이 너무 쉽게 끝나자 규칙을 여러 가지로 바꾸거나 추가하곤 했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구멍의 크기마저 조금 줄였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더욱 작아보였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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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제 19 장 이건 놓을 수 없다. - 방송과 엔터테인먼트 19.07.18 416 7 11쪽
92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6 19.07.17 403 7 11쪽
91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5 19.07.16 419 7 11쪽
90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4 19.07.15 421 8 11쪽
89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3 19.07.12 413 7 11쪽
88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2 19.07.11 435 8 11쪽
87 제 18 장 모건 스탠리와 아랍왕자들 19.07.10 438 7 11쪽
86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5 19.07.09 451 7 11쪽
85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4 19.07.08 445 8 11쪽
84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3 19.07.05 448 9 11쪽
83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2 19.07.04 443 7 11쪽
82 제 17 장 거인, 쓰러지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19.07.03 459 6 11쪽
81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7 19.07.02 478 7 11쪽
80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6 19.07.01 490 6 11쪽
79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5 19.06.28 478 8 11쪽
78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4 +1 19.06.27 491 7 11쪽
77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3 19.06.26 481 7 11쪽
76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2 19.06.25 485 6 11쪽
75 제 16 장 인터뷰-세상을 향해 당당해지다. 19.06.24 487 7 11쪽
74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5 19.06.21 489 5 10쪽
73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4 19.06.20 498 6 11쪽
72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3 19.06.19 495 7 11쪽
71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2 19.06.18 506 6 11쪽
70 제 15 장 꿈을 위해 한걸음을 내딛다. 19.06.17 539 5 11쪽
69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6 19.06.14 532 7 11쪽
68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5 19.06.13 538 4 11쪽
»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4 19.06.12 536 5 11쪽
66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3 19.06.11 536 4 11쪽
65 제 13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 그 두 번째. 2 +1 19.06.10 552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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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제 12 장 일상으로 돌아오다.-할머니의 심부름 미션. 19.06.03 648 9 11쪽
59 제 11 장 베이징 올림픽!! 1면을 장악하다. 그 두 번째. 4 19.05.31 664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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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제 11 장 베이징 올림픽!! 1면을 장악하다. 그 두 번째. 19.05.28 669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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