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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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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ete20..
작품등록일 :
2019.04.01 11:16
최근연재일 :
2019.12.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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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8,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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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6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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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외전] 세월 4

DUMMY

세레즈력 365년 겨울.







"태자 전하께서 들어오십니다. "


내성 내에 위치한 소규모 접견실 문이 열리고 깐깐하게 생긴 태자궁의 시녀장이 들어와 고한다. 내 곁에 앉아있던 아버지는 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빠르고 낮은 음성으로 다시 한 번 더 주의를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네 현명하게 잘 처신하리라고 믿지만, 태자 전하를 뵙는 것은 처음이니 만큼, 폐하를 대하듯 예의 바르고 기품있게 행동하거라."


"네."


나는 스스로도 놀라울 만큼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하고, 천천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시녀장이 뀌뜸해주고 나간 것처럼, 이내 육중한 접견실 문이 열리고 태자 전하께서 들어오셨다.


"슈피겔 레 폰다, 삼가 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


"어서 오세요, 폰다 대공. 제가 번다한 자리를 그다지 애호하지 아니하여 이리 개인적으로 조졸한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 점 부디 대공께서 너그러히 양해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황감하오신 말씀이십니다, 태자 전하. 외려 소신의 불민한 여식을 위해 이렇듯 자리를 마련해주신 그 배려에 사의를 표할 뿐이옵니다. "


체면을 차리기 위해 의례적으로 오가는 인사말이 꺼끌꺼끌하게 귓가를 겉돈다.


"대공께서 그리 말씀해주시니 제가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진즉 자리를 마련하였어야 했거늘, 이리 늦어져서 대공과 공녀께 어찌 용서를 구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워낙에 병약하고 온유한 성품이라고 들어왔기 때문인지, 딱딱 부러지는 듯한 명확한 발음의 그 목소리가 서늘한 기운을 품은 칼날처럼 내 가슴 속에 차갑게 내리꽂히는 느낌이었다.


"태자 전하, 이쪽이 소신의 불초 여식이옵니다."


그가 절도 있는 발걸음으로 내 쪽으로 다가서며 대꾸한다.


"예. 아버님께 공녀에 대한 말씀은 많이 전해 들었습니다. "


나는 차갑게 멍울이 진 가슴을 안고, 그를 향해 천천히 허리를 굽혀보였다.


"이렇게 대면할 수 있어 기쁩니다."


"황공합니다. 줄리에트 레 폰다, 정식으로 태자 전하께 인사 올릴 수 있음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모자란 몸이오나, 부디 넓으신 마음으로 너그러히 살펴봐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순간, 고개 숙인 내 머리 위로 쿡, 하는 낮은 웃음 소리가 내려앉았다.


왕실 의전 절차에 따른 인사를 건네면서, 그에 걸맞는 예의바르고 정중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답례가 되돌아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는 일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자 전하...?"


그리고 그 당혹감은 나만의 것이 아니었던 모양인지 아버지의 얼떨결한 부름이 그다지 크다고 할 수 없는 접견실 위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미안합니다, 대공. 허나 공녀와 제가 먼저 해결할 부분이 생긴 것 같군요.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는 짧은 사과의 말로 아버지를 막아내고는, 내게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고개를 들어 나를 봐요, 줄리에트. "


종전까지의 냉정하고 단호한 목소리와 달리, 그가 입에 담은 '줄리에트'라는 내 이름에는, 어쩐지 그리운 울림이 한가득 묻어날 것만 같다고 느끼며 나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렸다.


"나, 기억해요? "


일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아니 그 순간 세월을 뛰어넘어 사년 전 그 봄날 숲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역행하여 그 앞에 마주선 것처럼, 내 안에 또렷하게 각인되어 있던 그 깊고 깊은 푸른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던 그 순간, 나는 숨이 멎어버릴 만큼 놀랐다.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단 한 번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 화인처럼 생생하게 남아 내 안에서 반짝이던 그 환한 미소의 소유자가, 내 운명의 상대일 것이라고.


사년 전, 어렴풋하게 갖고 있던 소년티를 벗어나, 이제는 완연히 성인 남성으로 변해버린 그. 내 안의 왕자님, 리온.


아아, 내가 어떻게 당신을 잊을 수가 있었겠어요.

당신 생각에, 그리 가슴 아프고, 그리 슬퍼했던 나였는데.


어떻게 자제할 길도 없이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무어라 말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내게 생겨난 이 놀라운 기적 앞에서, 그저 나는 바보처럼 입술만 달싹였다. 언어화되지 못한 달싹임에 눈가에 고인 눈물이 내 뺨을 긋고 흘러내렸다.


"내가 그랬었지요? 우리, 반드시 만나게 될 거라고. "


사년 전, 그 따사로운 봄날. 햇살보다도 더 찬란하게 빛나던 그 아름다운 미소가 다시 한 번 그 얼굴 위로 떠오르는 순간, 끔찍하리 만큼 단조롭고 지루하던 내 잿빛 세계 속으로 눈이 부실 만큼 아름다운 빛과 색채들이 빠르게 밀려드는 느낌이었다.


태자 전하 앞에 정식으로 선 것은 처음인데. 그 자리에서 울다니.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얼른 매무새를 갖추고 폰다 공녀로 돌아와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나는 여전히 그 앞에서 폰다 공녀가 아닌 줄리에트였다. 사년 전의 숲에서처럼.


"어, 지금 우는 건가요? 이런. "


그가 난처한 듯, 아버지 쪽을 쓱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이며 한 걸음 더 내게로 다가섰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손을 뻗어 내 어깨를 감싸안았다. 옷깃 너머로 느껴지는 그의 체온에, 그간 억눌러 왔던 감정의 둑이 일순간에 무너져내렸다. 그가 들썩이는 내 어깨를 다정하게 다독이며 혼잣말 하듯 중얼거렸다.


"설마 줄리에트,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거에요? 난, 당신이 이미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


어떻게 알 수 있었겠어요. 내가 기억하는 당신과, 다른 이들이 말하는 당신은 그리 다른데. 내가 알고 있는 리온이, 남들이 말하는 펠릭스 전하일 거라고, 내가 어떻게 생각할 수 있었겠어요.


하지만 내 무언(無言)의 항변조차 알아들은 것처럼, 그가 낮게 속삭였다.


"내가 이름 가르쳐주었잖아요. 잊어버렸나 보다. 난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는데. "


"···리온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내가··· 아, 리온이면! "


억울하다는 듯 훌쩍거리다가, 나는 문득 깨달아 버렸다. 이런 바보. 어째서 세컨드 네임은 생각도 안해봤던 걸까.


"이제, 알았어요? 보기보다 눈치가 형편없네, 내 공주님은. "


아아. 펠릭스 카르실리온 벤 세레즈. 나의 리온. 나의 왕자님. 내 운명의 상대.


13살의 봄, 우연처럼 찾아든 내 첫사랑은,

17살의 겨울, 현실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내게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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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외전] 세월 17 19.12.03 30 2 7쪽
232 [외전] 세월 16 19.11.30 35 3 7쪽
231 [외전] 세월 15 19.11.29 33 2 7쪽
230 [외전] 세월 14 19.11.28 36 2 8쪽
229 [외전] 세월 13 +2 19.11.27 31 2 9쪽
228 [외전] 세월 12 19.11.26 39 3 7쪽
227 [외전] 세월 11 19.11.25 33 3 11쪽
226 [외전] 세월 10 19.11.23 41 3 9쪽
225 [외전] 세월 9 19.11.22 37 3 7쪽
224 [외전] 세월 8 19.11.21 41 3 7쪽
223 [외전] 세월 7 19.11.20 38 2 7쪽
222 [외전] 세월 6 19.11.19 48 3 9쪽
221 [외전] 세월 5 19.11.18 43 3 12쪽
» [외전] 세월 4 19.11.16 66 3 7쪽
219 [외전] 세월 3 19.11.15 62 3 12쪽
218 [외전] 세월 2 19.11.14 65 3 11쪽
217 [외전] 세월 1 -세느비엔느 여왕의 외전 19.11.13 85 4 15쪽
216 36장 선전포고 6화 무혈입성(2부 完) +2 19.11.12 95 4 11쪽
215 36장 선전포고 5화 백성들의 왕 19.11.11 83 5 9쪽
214 36장 선전포고 4화 태자의 대의 19.11.09 92 6 7쪽
213 36장 선전포고 3화 로크라테군의 대응 19.11.08 78 4 7쪽
212 36장 선전포고 2화 전서 19.11.07 83 4 9쪽
211 36장 선전포고 1화 항복 +2 19.11.06 90 5 8쪽
210 35장 붉은 숲 전투 6화 투항 권유 19.11.05 94 4 7쪽
209 35장 붉은 숲 전투 5화 공세 19.11.04 94 4 8쪽
208 35장 붉은 숲 전투 4화 매복 19.11.02 99 3 9쪽
207 35장 붉은 숲 전투 3화 유인 19.11.01 90 3 7쪽
206 35장 붉은 숲 전투 2장 작전과 신뢰 +2 19.10.30 102 5 8쪽
205 35장 붉은 숲 전투 1화 괴물용병 19.10.28 95 3 9쪽
204 34장 여름 해질녘 향기 6화 첸트로빌 공성군 19.10.25 101 3 10쪽
203 34장 여름 해질녘 향기 5화 전투 준비 19.10.23 96 3 8쪽
202 34장 여름 해질녘 향기 4화 요란한 출병 19.10.21 90 5 7쪽
201 34장 여름 해질녘 향기 3화 관점의 차이 19.10.18 96 5 7쪽
200 34장 여름 해질녘 향기 2화 백의종군 +4 19.10.16 108 5 9쪽
199 34장 여름 해질녘 향기 1화 아크레이드의 입장 19.10.14 102 5 9쪽
198 33장 흑운의 그림자 6화 급변하는 정세 19.10.11 112 6 8쪽
197 33장 흑운의 그림자 5화 미드프레드와 메이샤드 19.10.09 105 4 9쪽
196 33장 흑운의 그림자 4화 유훈 19.10.07 115 4 9쪽
195 33장 흑운의 그림자 3화 음독 19.10.04 105 5 8쪽
194 33장 흑운의 그림자 2화 번뇌 어린 선택 19.10.02 123 4 7쪽
193 33장 흑운의 그림자 1화 짬짜미 19.10.01 115 6 9쪽
192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8화 줄다리기 하 19.09.30 107 5 9쪽
191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7화 줄다리기 上 19.09.30 99 6 7쪽
190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6화 휘장 너머의 소녀 19.09.28 121 6 9쪽
189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5화 은밀한 초대 19.09.27 117 5 8쪽
188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4화 아비와 딸 19.09.26 114 5 12쪽
187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3화 커런스의 입장 19.09.25 112 5 9쪽
186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2화 공주의 선언 19.09.24 112 5 9쪽
185 32장 보이지 않는 싸움 1화 공주의 결단 19.09.23 144 5 7쪽
184 31장 풍운재자 6화 승부수 19.09.21 143 4 9쪽
183 31장 풍운재자 5화 태자의 특사 +2 19.09.20 136 5 7쪽
182 31장 풍운재자 4화 싸움준비 19.09.19 145 5 7쪽
181 31장 풍운재자 3화 해적이 된 초원의 아이 +2 19.09.18 151 5 11쪽
180 31장 풍운재자 2화 이이제이의 계책 +4 19.09.17 158 9 8쪽
179 31장 풍운재자 1화 혁자생존 +2 19.09.16 159 7 9쪽
178 30장 흐르는 별 7화 거절할 수 없는 청 +2 19.09.12 175 6 13쪽
177 30장 흐르는 별 6화 원유회 19.09.11 156 8 8쪽
176 30장 흐르는 별 5화 이면의 계책 +2 19.09.10 153 6 11쪽
175 30장 흐르는 별 3-4화 암살시도 +2 19.09.09 187 6 10쪽
174 30장 흐르는 별 2화 왕자의 재목 +2 19.09.07 175 8 8쪽
173 30장 흐르는 별 1화 사절 데니아크 19.09.06 155 6 7쪽
172 29장 휘몰아치는 바람 6화 대관식 소식 19.09.05 168 4 9쪽
171 29장 휘몰아치는 바람 5화 재상의 대처 19.09.04 160 6 9쪽
170 29장 휘몰아치는 바람 4화 촌각을 다투는 사안 19.09.03 154 4 9쪽
169 29장 휘몰아치는 바람 3화 누군가에겐 기회인 소식 19.09.02 155 5 8쪽
168 29장 휘몰아치는 바람 2화 장계 19.09.02 149 6 8쪽
167 29장 휘몰아치는 바람 1화 충격적인 입장표명 19.08.31 167 5 7쪽
166 28장 소생하는 빛 7화 선택의 기로 19.08.30 171 5 10쪽
165 28장 소생하는 빛 6화 태자의 약혼녀와 젊은 대공 19.08.29 182 6 10쪽
164 28장 소생하는 빛 5화 결혼 피로연 +2 19.08.28 189 7 8쪽
163 28장 소생하는 빛 4화 태자의 부탁 19.08.27 176 6 7쪽
162 28장 소생하는 빛 3화 태자와의 대면 19.08.26 169 6 7쪽
161 28장 소생하는 빛 2화 초청장 19.08.25 176 6 12쪽
160 2부 28장 소생하는 빛 1화 보이지 않는 감화력 19.08.24 211 6 10쪽
159 27장 소리 없이 흐르는 물 7화 더 큰 싸움을 위한 전진(추가) 19.08.23 214 5 8쪽
158 27장 소리 없이 흐르는 물 5-6화 토벌전 19.08.22 199 6 10쪽
157 27장 소리 없이 흐르는 물 4화 정당한 길 19.08.21 218 6 10쪽
156 27장 소리 없이 흐르는 물 3화 뮤켄의 우려 19.08.12 281 8 8쪽
155 27장 소리없이 흐르는 물 2화 태자의 귀환 소식 19.08.09 271 7 8쪽
154 27장 소리 없이 흐르는 물 1화 어떤 조짐 19.08.07 261 6 8쪽
153 26장 조용한 개화 6화 혼담 19.08.05 271 7 7쪽
152 26장 조용한 개화 5화 왕실 종친과의 접견 19.08.02 276 7 8쪽
151 26장 조용한 개화 4화 공주와 기사 下 19.07.31 240 11 8쪽
150 26장 조용한 개화 3화 공주와 기사 上 19.07.30 251 10 7쪽
149 26장 조용한 개화 2화 커런스의 공주, 다이엘라 19.07.29 248 7 10쪽
148 26장 조용한 개화 1화 커런스의 왕실 수예모임 +2 19.07.28 306 7 7쪽
147 25장 금빛 여명 7화 매듭짓기 下 19.07.27 276 8 7쪽
146 25장 금빛 여명 6화 매듭짓기 上 19.07.26 272 10 7쪽
145 25장 금빛 여명 5화 벗 19.07.25 280 8 13쪽
144 25장 금빛 여명 4화 해후 19.07.24 264 9 7쪽
143 25장 금빛 여명 3화 내막 19.07.23 267 10 7쪽
142 2부 25장 금빛 여명 1-2화 구명 19.07.22 247 10 11쪽
141 24장 내일의 시 7장 마지막 인사 19.07.20 304 10 7쪽
140 24장 내일의 시 6화 협상 19.07.19 240 8 11쪽
139 24장 내일의 시 5화 항거 19.07.18 258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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