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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2,039
추천수 :
218
글자수 :
201,449

작성
19.04.01 18:20
조회
420
추천
8
글자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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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이건 뭐지······?”


유현의 스킬창에서 난생 처음 보는 스킬 하나가 빛나고 있었다. 알크레오를 조작할 때는 귀환석을 놓았던 자리지만 아직 퀘스트 전이었기 때문에 전혀 신경도 안 쓰던 구석자리 칸이었다. 쿨타임이 도는 동안 어두운 색으로 덧칠돼 있었던 스킬버튼은 자신을 누르라는 듯이 번쩍거렸다. 유현의 눈이 스킬버튼으로 향하자 스킬의 설명이 나타났다. 스킬의 의미를 이해한 유현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집어삼켰다.


“이제 개길 배짱도 없나보지? 에휴, 꺼져라. 병신같은 놈.”


전사는 빈정거리며 자신의 검을 집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의 손과 검 사이로 유현의 손이 먼저 비집고 들어왔다.


“응?”


허를 찔린 전사는 검을 쥐고 있는 유현을 바라보았다. 녹색으로 표시되고 있었던 유현의 이름이 붉게 변하는 것이 보였다. 전사는 잠시 당황했지만 여유롭게 웃어 보이며 주먹을 휘둘렀다.


“ㅋㅋ. 이걸 걸리냐, 병신. 가치관 점수 고맙다.”


유현의 HP가 1인 건 명백했으므로 스치기만 해도 죽은 목숨이었다. 더구나 그는 근력증강의 허리띠도 좋은 것으로 차고 있어 단순한 주먹질만으로도 거인급의 힘을 낼 수 있었다. 명중과 피해에 붙는 보너스를 보면 맞추지 못하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유현은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보면서 침착하게 스킬을 사용했다.


“리얼리티 리커버.”


그 순간 유현의 몸은 게임에서 사라졌다. 전사의 주먹은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을 가르며 지나갔다. 전사는 균형을 잃고 앞으로 기울어지며 바닥을 헛쳤다. 주먹에 맞은 바닥의 포석이 산산히 부서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포석이 부서지며 낸 요란한 소리에 시장에 있던 모든 PC와 NPC가 전사를 돌아보았다. 전사는 몸을 일으키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야, 그 자식 어딨어?”


전사는 동료인 사냥꾼과 사제에게 물었다. 둘은 홀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모른다고?”


“갑자기 사라졌어.”


“그게 말이 돼? 로그아웃 한다고 해도 20초는 걸리잖아.”


“투명화 포션을 먹은 게 아닐까? 내가 마법을 써볼게.”


사제는 투명화 해제의 마법을 외웠다. 사제도 같이 다니는 전사만큼이나 고렙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광대한 영역을 해제시킬 수 있었다. 마법의 파동이 사제를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전사는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없어?” 사제가 물었다.


“없어.” 사냥꾼이 절망적으로 내뱉었다. 그는 자신이 부리는 매와 시야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 매는 지금 상공으로 날아올라 반경 10키로 내의 모든 사람들을 훑어보는 중이었다.


“그럼 내 칼은?” 전사가 물었다.


“······.” 사제와 사냥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 그거 3개월 동안 제작한 건데.”


“······.”


전사는 혼이 빠진 표정으로 허우적거리며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으아아아아아아-!”


비통한 절규가 시장바닥에 울려 퍼졌다.


*****


유현은 자신의 몸이 부유하는 것을 느꼈다. 그의 정신? 정수? 영혼?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것은 푸르게 반짝이는 빛으로 이루어진 원통형 터널을 따라 빠르게 이동했다. 터널을 가득 채운 흐름이 빠르게 상승하며 유현을 밀어 올렸다. 그는 파도에 떠밀린 사람처럼 허우적거리며 모니터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 게임 속보다 더 생생한 고통이 찾아왔다.


“아야야야야.”


유현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방바닥을 굴렀다. 왼쪽 어깨부터 가슴을 지나 오른쪽 옆구리까지 길고 깊게 자상이 나있었다. 베인 상처를 따라 까맣게 그슬린 화상이 몸 전체에 퍼져있기까지 했다. 화상이 상처를 지혈한 것인지 출혈은 심각하지 않았지만 베인 상처에서는 피고름 같은 진물이 비어져 나왔다.


“여, 여기는?”


유현은 상처를 손으로 움켜쥐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익숙한 고시원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 서서히 불이 번지고 있었다.


“이런 젠장. 뭐야?!”


유현은 아픔을 돌볼 여유도 없이 몸을 일으켰다. 그는 화장실로 달려가 바가지에 물을 받았다. 그는 물을 가지고 나와 불이 뒤덮은 곳에 뿌렸다. 불길이 잦아들며 큼지막한 검 하나가 까맣게 그을린 장판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엥?”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그게 어디서 튀어나온 검인지. 하지만 그게 왜 여기 있는 건지는 심정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치 ‘형이 왜 거기서 나와?’같은-.


유현이 멍청하게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을 때 칼날을 뒤덮은 물이 부글부글 끓는 소리를 내며 수증기로 변해갔다. 물기가 완전히 사라지자 칼날에서 다시 불꽃이 솟아올랐다.


“안 돼. 안 돼!”


유현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칼을 집어 들었다. 칼날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손잡이까지 옮겨 붙었다.


“앗뜨뜨뜨!”


유현은 뜨거움을 견디며 간신히 화장실까지 칼을 가져갔다. 그는 물을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물이 고여 있는 것은 변기 속 뿐이었다. 급한 대로 변기 안으로 칼을 던져 넣었다. 불꽃은 변기 안을 그슬려놓으며 꿈틀거리다 사라졌다. 칼끝에서 마지막 발악처럼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무심코 연기를 마신 유현은 기침을 하며 벽에 몸을 기댔다. 컨디션도 안 좋은데 연기를 마신 탓인지 세상이 노랗게 보였다. 유현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번엔 뭐······야, 윽.”


붉은 얼룩이 타일을 적시고 있었다. 가슴팍의 상처가 벌어져 벌컥거리며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완전히 힘이 풀린 유현은 버둥거리며 간신히 변기를 껴안았다. 그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가슴의 상처를 움켜잡았다.


“이렇···게······죽는 건가. 빌어먹을, 갖고 올 거면 회복 능력이나 가져오지.”


그 때, 희미하게 손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유현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주광색의 따듯한 빛이 손을 감싼 것이 보였다.


“아니, 잠깐. 진짜로?”


손에 맺힌 빛은 게임에서는 수도 없이 봤었다. 유현은 피가 부족해진 뇌가 환각을 보여주는 건 아닌지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어차피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유현은 속는 셈 치고 자신의 상처에 빛이 맺힌 손을 갖다 댔다.


“상처······치료를.”


부드러운 빛무리가 상처를 따라 퍼졌다. 상처가 아물면서 거짓말처럼 정신이 말짱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유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너덜거리는 셔츠를 벗어던졌다. 셔츠 아래의 자상은 깔끔하게 아물어있었다. 화상자국과 염증도 흔적은 남아있었지만 거의 사라졌다.


“진짜 되잖아.”


10초도 안돼서 아물었던 상처가 다시 벌어지며 피를 쏟았다. 하지만 유현은 놀라지 않았다. 고렙들은 마법무기에 흔히 절개독을 발라놓기 마련이다. 독이 효과를 발휘하면 상처에서 출혈이 계속된다. 하지만 사제는 간단한 마법으로 효과를 무효화시킬 수 있었다.


“지혈.”


유현은 상처에 다시 손을 얹고 주문을 외웠다. 0클래스 지혈주문을 외우자 갈라졌던 상처가 다시 닫히고 더 이상 피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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