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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2,045
추천수 :
218
글자수 :
201,449

작성
19.04.04 16:00
조회
357
추천
8
글자
8쪽

play W&W online(6)

DUMMY

“······누구신지?”


“네게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는 사람. 네가 유현이지? 엔드리스 길드원의 칼을 훔쳤다던.”


“······그렇다면?”


“아아, 오해하지 마. 딱히 널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니야. 넌 그냥 하던 대로 계속 하면 돼. 난 그냥 지켜보고 싶은 것뿐이니까. 하지만 좀 전 상황은 너무 웃겨서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어.”


“뭐가?”


“너 뉴비야?”


“아니.”


알크레오로 플레이했던 기간이 있으니 뉴비라 할 순 없었다.


“흐음······그 칼이 원래 얼마인지는 알고 있어? 귀속 안 된 것 기준이지만 경매장에서 500만골은 받을 수 있다고.”


“귀속되면 아무 의미 없잖아.”


“헷. W&W에는 여러 직업이 있다구. 귀속을 풀어주는 스킬을 가진 위조범도 있어. 아이템 레벨이 올라갈수록 작업비용이 늘어나긴 하지만······. 재료템 시세로 500만정도 되면 470만골정도 비용을 들이면 귀속이 풀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넌 29만 9천골정도 밑지고 판 거라고. 원가 생각하면 똥값이지.”


“30만골 현질하면 얼마지?”


“음? 음······글쎄. W&W는 시세가 꽤 높아서. 30만골 정도면 300달러는 써야할 걸.”


“그럼 됐어.”


유현은 두건 여자를 지나쳐 경매장으로 향했다.


빨간 아이디들을 위한 경매장은 나와 있는 물건도 얼마 없고 별로 좋은 것도 없었다. 하지만 유현은 잡템과 재료템 사이에서 원하던 물건을 찾았다.


“금괴 하나에 800골드인가······. 캐빈 포트리스에서는 500밖에 안했는데. 어쩔 수 없지.”


유현은 망설이지 않고 상인에게 결제했다. 그는 800골드를 내고 금괴 하나를 받았다. 인벤토리를 열고 금괴를 넣자 하단의 무게표시에 1.1lb(파운드)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0.1lb는 오븐장갑의 무게일테고 정확히 1파운드인가······.”


유현은 주변을 경계하며 근처 주점으로 들어갔다. 그는 주점의 가장 구석자리에 앉아서 다시 인벤토리와 스텟창을 체크했다. 현실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보이지 않던 정보들이 조금만 정신을 집중해도 순조롭게 눈앞에 펼쳐졌다.


캐릭터 : 유현

종족 : 인간

클래스 : 사제

레벨 : 1

능력치

힘 10(+0) 민첩 8(-1) 건강 9(-1) 지능 13(+1) 지혜 11(+0) 매력 10(+0)

특수능력 :

주문사용(0클래스) - 식량정화, 독탐지, 지혈 3회/일

주문사용(1클래스) - 가벼운 상처치료 1회/일

재주 :

스킬 : 훔치기(2)


‘역시 스텟창의 특수능력엔 보이지 않는군······.’


연달아서 남의 물건을 훔쳐서인지 훔치기 스킬이 2점 올라있었다. 하지만 스탯창 어디에서도 게임다이브 능력은 보이지 않았다. 유현은 스킬창을 열었다. 리얼리티 리커버 능력은 아직 사용하려면 30분 정도 쿨타임이 남아있었다.


유현이 스킬을 잠시 쳐다보자 리얼리티 리커버 스킬의 설명이 나타났다. 분량이 꽤 돼서 유연은 다시 한 번 설명을 꼼꼼히 확인했다.


「리얼리티 리커버」 (Su ; 초자연능력) [재사용 대기시간 ; 60분]

시전자를 현실세계로 이동시킨다. 시전자가 게임 속에 있을 때, 이 스킬은 게임다이브 스킬을 대체한다. 시전자가 가지고 있던 물건과 능력도 같이 현실화된다. 다른 조건은 게임다이브 스킬과 같다.


*****


「게임다이브」 (Su ; 초자연능력) [재사용 대기시간 ; 60분]

시전자를 게임세계로 이동시킨다. 시전자가 현실세계에 있을 때, 이 스킬은 리얼리티 리커버 스킬을 대체한다. 시전자가 가지고 있던 물건과 능력도 같이 게임화 된다.


*시전자는 「W&W」의 게임세계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다이브할 수 있는 게임의 목록은 스킬레벨이 상승하면서 늘어난다.

*주인공 캐릭터가 존재하는 게임에서는 주인공 캐릭터로, 주인공 생성식 게임에서는 현실의 시전자를 반영해 새로 만든 캐릭터로 전이된다. 시전자는 게임 시작시 일반적으로 주어지는 특수능력을 획득하며, 게임의 규칙에 따라 성장도 가능하다.

*시전자가 게임 내에서 죽는 것은 「진정한 죽음」으로 간주되며 어떤 방식으로도 되살릴 수 없다. 이 규칙은 다른 모든 게임규칙에 우선한다.

*시전자가 게임 속에 있을 때 Game over 되면 시전자는 죽는다.


“과연······.”


게임 안에서 죽으면 현실에서도 죽는다. 그 사실을 확인하자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무리 아퍼도 게임 속의 고통일 뿐인 것을 왜 그렇게 피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았다. 설명을 보지 않아도 본능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게임 속에 들어오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익혔던 것처럼.


유현은 식탁 아래로 떨리는 다리를 손으로 꾹 눌렀다. 그리고 부모님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할 수밖에 없어.”


“뭐야, 돈 가지고 뭘 하나 했더니 금괴 하나 사고 끝? 물약이라도 만들게?”


두건녀가 유현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멋대로 의자를 빼서 앉았다.


“꺼져.”


“그래? 뭐 그럼 그럴까? 이건 안돌려줘도 되지?”


두건녀는 손에 금괴를 쥐고 공중으로 던졌다 받았다. 유현은 무의식적으로 현실세계에서처럼 자신의 주머니를 더듬었다. 유현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자동으로 인벤토리 창이 열렸다. 인벤 창에 있어야 할 금괴가 보이지 않았다.


“내놔.”


“거 말투 그렇네. 줄 순 있지. 너 하는 거 봐서.”


“왜 귀찮게 구는 거야? 내가 너한테 뭘 했다고.”


“아무 것도 안했어. 원래 로그로치에서는 이렇게 플레이하는 거야.”


두건녀는 식탁에 발을 올린 채 의자를 비스듬히 뒤로 제꼈다. 여자는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면서 장갑을 낀 손으로 코를 후볐다.


“널 털어먹은 놈이 나인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세상에 어느 소매치기가 훔친 물건 들고 보고하러 와? 그나마 내가 인정이 많아서 한 번 기회를 주는 거지.”


“원하는 게 뭐야.”


유현은 화를 삼키며 애써 목소리를 누그러트렸다.


“좀 겸손해진 걸 보니 좋네. 옛다.”


두건녀는 거래창을 열고 금괴를 되돌려주었다. 그녀는 식탁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귓속말로 유현에게 속삭였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 너 해커야?”


“뭐? 아냐.”


“그럼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그리폰기사의 칼을 훔치고 바로 로그아웃 할 수 있었던거지?”


“그리폰기사······?”


“네가 칼 훔친 전사말야. 나름 네임드인데 몰라?”


“몰라. 알 게 뭐야.”


“평소에 랭킹 같은 거 안 보나? 템점수로는 서버 탑3에 들어가는데. 흠, 상관없나. 아까 물어본 거나 대답해.”


“왜 그런 게 궁금한 거야?”


“왜냐니. 시스템에 버그가 있으면 많은 것을 할 수가 있지. 네가 그리폰기사한테서 칼을 훔친 것처럼 말야. 아님, 해킹이나 그런 거야?”


“아냐, 그런 거 아냐. 그러니까 내 말은······버그, 버그인 것 같아. 근데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는 몰라.”


“그래? 아쉽구만.”


두건녀는 망설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금괴를 꺼내 유현의 눈앞에 흔들었다.


“그럼 이건 내가 가져간다. 상담이 성과가 없었으니 상담료라도 받아가야지.”


두건녀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 유현은 의자를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만!”


두건녀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유현을 바라보았다.


“말해줄 마음이 들었어?”


“10만원.”


“뭐?”


“날 키워줘. 그럼 10만원 낼게.”


두건녀는 유현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눈을 깜빡거리다 천천히 되물었다.


“지금 나더러 버스 태워달라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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