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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림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5
최근연재일 :
2019.05.12 12:10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2,042
추천수 :
218
글자수 :
201,449

작성
19.04.05 15:00
조회
344
추천
6
글자
7쪽

play W&W online(7)

DUMMY

그녀는 테이블로 되돌아와 유현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러니까 진짜 돈을 주겠단 거지? 널 키워주면. 10만 골드가 아니고. 중국 위안? 코리안 원? 어느 쪽?”


“어······원이야. 코리안 원.”


“잠시만. 환율 확인해보고 올게.”


두건녀는 잠시 말이 없었다. 유현이 기다리고 있자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가상화폐로 송금할 수 있어? 이더리움? 리플?”


“아무거나. 원하는 걸로 해.”


“좋아. 내 전자지갑 주소 알려줄게. 입금하면 넌 내 고객이 되는 거지.”


“알겠어. 좋아. 그럼 내 금괴는 돌려주는 거지?”


“그러지 뭐. 일단 입금해.”


“어······지금은 못해.”


유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건녀는 내밀고 있었던 금괴를 재빨리 뺐다.


“오~호호. 형씨. 교활하네. 그리폰기사 등쳐먹은 것처럼 나도 등쳐먹겠다? 그렇겐 안 되지. 그렇겐 안 돼.”


유현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한국은 지금 밤이야. 은행 문 닫았다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입금해도 내일 오전에나 확인된단 말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알겠어. 알겠어. 주소 알려줄 테니까, 내일 입금해. 그리고 다시 접속한 다음 생각하자고.”


“네가 여기 있을 건 어떻게 알고.”


“뭐?”


“나야말로 널 못 믿지. 10만원이나 줬는데 네가 안 나타나봐. 나만 돈 날리고 새 되는 거 아냐.”


“알겠어. 그럼 내일 다시 만나자고. 그때까지 담보물로 이건 내가 갖고 있을 테니까. 솔직히 난 형씨가 이 금괴에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돈 있으면 금화 현질해서 사면되잖아.”


“실험······하는 거야.”


“실험이라니. ······해킹?”


“······그 비슷한 거야.”


유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템복사 할 수 있는 거야?”


“······아직은 몰라. 실제 가능한지. 해 봐야 알아.”


두건녀는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유현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제법이구만, 형씨. W&W도 드디어 뚫리는 건가? 여태까지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진짜 가능하면 루글이 가만 놔두지 않을걸.”


두건녀는 흔쾌히 금괴를 테이블 위에 밀어놓았다. 유현은 금괴를 인벤토리에 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간이랑 장소를 정해. 어디서 볼까?”


“시간은 내일 밤 아홉시.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장소는 저기로 하자.”


유현은 두건녀를 데리고 여관을 나섰다. 그는 성문 앞까지 가서 문밖으로 살짝 보이는 언덕을 가리켰다.


“내일 아홉시에 알크레오라는 녹색 아이디를 가진 사제가 올 거야. 걜 죽이고 기다리고 있어. 그럼 내가 로그인 할 테니까.”


“이해가 안 가는데. 그냥 여기서 보면 안 되는 거야?”


“안 돼. 꼭 필드에서 봐야 돼.”


두건녀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럭저럭 납득한 것 같았다.


“뭔가 속는 느낌이지만 한 번 믿어보지. 여기 내 가상화폐 계좌야. 내일 오전에 바로 송금하는 거 잊지 말라고.”


그녀는 빈 양피지 위에 가상화폐 주소를 써서 유현에게 내밀었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두건녀는 망토를 휘둘러 몸을 가렸다. 짙은 연기와 함께 은신상태가 된 여자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유현은 주변을 살피며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금괴는 얌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쿨타임도 지났는지 리얼리티 리커버 스킬의 테두리가 빛나고 있었다.


“리얼리티 리커버!”


주문을 외치는 순간 유현의 몸은 분해되어 게임 속에서 사라졌다.


*****


유현은 전처럼 역류하는 느낌과 함께 고시원방으로 토해내졌다. 이번에는 좀 요령이 생겨 구르는 대신 두 발로 착지할 수 있었다. 유현은 몸을 더듬어 소지품을 확인했다. 티셔츠 속에서 누런색 광채를 숨기지 않는 커다란 덩어리가 툭 떨어졌다.


“해냈어. 해냈다고.”


유현은 바닥에 누운 채로 한동안 미친 듯이 웃었다. 조금 진정되고 나서 유현은 금괴를 찬찬히 관찰했다. 크기나 무게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돌 반지마냥 작진 않았지만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큼지막하진 않았다.


“진짜 금이 맞을까? 금은방에서 가짜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지?”


유현은 금괴의 한가운데를 살짝 눌러보았다. 금괴에서는 무른 느낌이 났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그는 금괴를 품에 껴안고 뜬 눈으로 밤을 세웠다.


다음 날, 유현은 해가 뜨자마자 동네의 금은방으로 향했다.


“열두 냥 약간 넘네요. 1600 드리죠.”


“그러니까, 그 말은······진짜인 건가요?”


“뭐가 말입니까?”


유현은 말없이 금괴를 가리켰다. 감정사는 어깨를 으쓱했다.


“솔직히 각인도 없고 인증마크도 없어서 긴가민가했는데 아주 순도가 좋네요. 상속받으신 건가요?”


“그런 셈이죠.”


유현은 팔지 않고 다른 가게를 두 군데 더 들렀다. 그는 마지막으로 들른 가게에서 1640만원을 이체 받고 가게를 나왔다. 유현은 은행 스마트폰 앱에 찍힌 숫자를 보며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그는 손을 더듬어 계산을 해보려 노력했다.


“금괴 하나에 얼마였지? 5···아니, 800골이었지. 현금가치로 따지면 800원 정도고. 그럼 금은방에서 얻은 수익에서 비용을 빼보면, 제기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유현은 숫자 세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는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향했다. 그는 원무과로 가서 아버지의 병실을 1인 특실로 옮겼다. 유현이 여자와 함께 병실로 들어가자 바늘방석에라도 앉은 듯 1인실의 의자에 불편하게 엉덩이를 걸치고 있던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현아, 이게 대체 무슨······그 여자는 또 누구니?”


“새로운 간병인이요.”


“······나, 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잠깐 나와 봐. 이야기 좀 하자. 대체 이게 다 뭐니? 아빠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맘은 이해하지만 우리 형편으로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한다고.”


“돈 걱정은 마세요. 피곤하신 것 같은데 집에 가서 주무시는 게 좋겠어요. 가시는 길에 맛있는 것도 좀 사드시고요.”


유현은 품속에서 지갑을 꺼내 5만원짜리 지폐를 되는대로 뽑아 어머니의 손에 쥐어드렸다. 돈을 본 어머니는 기겁했다.


“이 돈은 다 뭐니? 너 혹시······ 판 거야? 신장이나 뭐 그런······”


“엄마는 아들을 뭘로 보고!”


유현은 화내는 척 목소리를 높여서 어머니의 말을 끊은 다음 차분하게 미리 생각해놓은 변명을 말했다.


“친구랑 투자한 가상화폐가 급등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수술비도 제가 마련해놓을게요.”


어머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현의 등 뒤로 시선을 돌렸다. 유현은 어머니를 따라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로비에 설치된 티비에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뉴스 앵커가 심각한 얼굴로 전일 대비 40% 폭락한 비트코인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의심의 눈초리로 유현을 바라보았다. 유현은 딴청을 피우며 시선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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