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조회수 :
820,426
추천수 :
13,729
글자수 :
1,133,243

작성
20.06.10 18:05
조회
3,368
추천
56
글자
11쪽

82화: 이제는 머리를 노린다 (3)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82화: 이제는 머리를 노린다 (3)


대부분이 기갑전력으로 구성된 관동군 타격대.


관동군 타격대는 동면에 들어간 전선의 망령을 다시금 굴 밖으로 끌어내려 하고 있었다.


대성은 곧바로 작전 회의를 소집했다.


[규모는 얼마나 되지?]

[생존 장병의 증언에 따르면 대략 대대에서 연대 정도 사이라고 합니다.]

[사람 없다면서 골골댄다고 하더니만. 그게 다야? 다른 정보는?]

[지금으로써는 그게 답니다. 이제 알아가야지요.]


굳이 지시를 내릴 필요도 없었다.


대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정보수집이 이루어졌다.


특전 대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위장을 한 채 관동군 타격대를 찾아 나섰다.


대성도 회의실에 가만히 앉아있지만은 않았다.


관동군 타격대의 행동반경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탐색과 추적이 필요했다.


그 결과, 특전 대대는 타격대의 뒤를 어렵지 않게 밟을 수 있었다.


대성은 정찰대와 함께 관동군 타격대를 유심히 관찰했다.


[저기 있습니다. 대대장님. 저놈들 같아요.]

[군용트럭에 장갑차, 전차까지··· 전원이 기갑 병기를 운용하고 있군.]

[기갑 대대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

[나도 마침 그 말을 하려고 했어.]


대성은 항일군이 저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퇴각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관동군 타격대는 현대의 기계화보병, 차량화보병을 연상시킬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타격대 병사들은 항상 기관총을 단 군용트럭이나 장갑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러다가 항일군을 발견하면 내려서 싸우고 전투가 끝나면 다시 올라타는 식이었다.


장갑차는 병사들의 화력도 잘 받쳐주었고 든든한 방패도 되어주었다.


그뿐이랴. 전차도 있었다.


호랑이가 없는 숲은 여우가 지배한다고 하지 않던가? 89식 전차는 전차가 없는 만주 벌판의 최강자였다.


요술봉이 없는 항일군은 전투를 벌이고 싶어도 벌일 수가 없었다.


제대로 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몇 명이 달려들든 저승행 확정이었다.


그렇다고 전투를 피하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다.


관동군 타격대는 상대방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자신들에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을 때는 죽을 때까지 목덜미를 붙잡고 늘어졌다.


여러모로 골치 아픈 적의 등장이었다.


대원들은 정찰 보고를 할 때마다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대대장님. 항일군에 합류했던 소규모 무장조직의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달려봐야 자동차나 말이 조금만 속도를 올리면 그만이니··· 난감하네.]

[맞습니다. 한곳에 오래 머무는 것도 아니고 정말 골치 아픈 놈들입니다.]

[저격수도 있다면서? 내가 봤을 때는 없었는데.]

[이번에 새로 식별했답니다. 주로 장갑차나 군용차량 뒤에 숨어서 쏜다고 하더군요.]

[저격수보다는 지정 사수에 가까운 놈들이군. 이 자식들이 뭘 잘못 먹었나? 왜 갑자기 머리를 쓰지?]

[그러게 말입니다. 어떻게든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피해는 더 커질 겁니다.]


대원들은 지휘관의 빠른 결단을 요구했다.


대성 역시 시간을 질질 끌 생각은 없었다. 관동군 타격대는 하는 행동이나 무장 수준으로 봤을 때 나름대로 정예 부대에 속했다.


어떻게든 운동장을 기울이기 위해 타격대를 편성했을 터, 이들이 없어진다면 관동군은 한동안 공세를 펼치지 못할 것이다.


***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기습을 하느냐였다.


관동군 타격대는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타격대는 일단 정해진 주둔지가 없었다.


[대대장님. 정찰 보고서입니다. 주둔지 없이 계속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그럼 보급도 자리를 옮길 때마다 받겠군.]

[그렇습니다. 관동군 야전 부대와 가까운 쪽에서 보급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급 부대에 호위가 많이 붙나?]

[보면 놀라실 겁니다.]


따로 머무는 곳이 없다. 이는 특정한 날을 잡아 공격하기 어려움을 의미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보병들은 사실상 공격에 나서지를 않습니다. 공격은 주로 전차와 장갑차, 야포가 합니다.]

[그건 나도 알아. 보병 같은 경우에는 지정 사수만 사격을 가하던데.]

[맞습니다. 나머지는 주변에 다른 항일군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기만 하지요. 여러모로 기습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존의 관동군 같았으면 보병들은 조금만 유리하다 싶으면 구호를 외치며 돌격했을 것이다.


그러나 타격대 보병들은 신중하게 움직였다.


타격대 보병들은 군도를 들고 설치는 대신 망원경을 들고 이곳저곳을 살폈다. 지정 사수도 사격을 하지 않을 때는 총구를 눈앞에 보이는 적에게 두지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가상의 적 지원군을 두고 전투에 임했다.


요술봉을 든 항일군이 나타나면 몸으로라도 막을 기세였다.


야간이라고 별반 다를 것은 없었다. 타격대는 꼭 자야 할 때만 잤다.


탐조등을 환하게 켜둔 채로.


그리고 자는 인원도 한정되어 있었다. 경계 근무에 투입된 인원은 부대가 이동할 때까지 잠들지 않았다.


어쩌면 진작에 보여줬어야 할 모습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관동군 타격대는 정예 부대라고 할 수 있었다.


특전 대대와의 전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정예 부대 말이다.


대성은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


[대대장님!]

[무슨 일인가?]

[근방에서 반란군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인근 보급 부대를 습격하려고 했다더군요.]

[대낮에? 무장 상태는? 대전차무기와 기관총을 소지하고 있었나?]

[예. 소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생충 같은 자식들. 이제 슬슬 배가 고파지는 모양이군.]


타격대 대대장은 지도를 펼친 다음 보급 부대의 위치를 확인했다.


보급 부대는 타격대가 머무는 곳과 꽤 가까운 편이었다.


타격대 대대장은 곧장 참모를 불렀다.


[출발해. 귀신 사냥을 시작한다.]

[습격에 실패했는데 다시 오겠습니까? 차라리 동선을 살피시는 게-]

[지금 가는 게 맞아. 밤에만 싸돌아다니는 귀신들이 낮에 기어 나온 이유가 뭐겠어?]

[놈들 상황이 대충 짐작이 갑니다만···]

[놈들은 분명히 부대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을 거다. 한두 놈은 반드시 살려. 물어볼 게 많으니까. 어서 출발해.]

[알겠습니다. 대대장님.]


관동군 타격대는 습격을 받은 보급 부대로 이동했다.


타격대 대대장은 기갑 차량 위에 올라탄 병사들을 돌아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 잘 들어라. 귀신은 대전차무기를 갖고 다닌다. 사정거리에 들어오기만 하면 쏘려고 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지?]

[예!]

[귀신이 절대로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라. 대일본제국의 군복을 입지 않은 놈은 전부 적으로 간주해도 좋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머리를 내밀든 팔을 내밀든 바로 쏴 버려라. 단, 최소한 한 명은 반드시 살리도록. 적을 생포해오는 자에게는 특별 포상을 수여할 것이다.]


망원경을 든 병사도, 조준경이 달린 소총을 든 병사도 바쁘게 고개를 돌렸다.


타격대 병사들은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살폈다.


그들은 특전 대원들을 귀신이나 저승사자라고 불렀다. 그만큼 대전차무기는 두려운 존재였다.


그러나 병사들은 작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


혹독한 겨울. 가진 게 없는 자들은 만주의 겨울을 이겨낼 수 없었다.


밤에만 나타난다는 귀신이 낮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그리고 무리하게 공격을 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는 그들이 위기에 몰렸음을 의미했다.


멀쩡한 사람도 벼랑 끝에 몰리면 이성을 잃는 법.


결국, 귀신도 이름만 귀신일 뿐 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타격대 병사들은 귀신의 최후가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


얼마나 갔을까?


보급 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습격이 있었다는 보고와 다르게 부대 자체는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듯했다.


저 정도면 창고는커녕 쌀 한 톨도 가져가지 못했을 것이다.


타격대 대대장은 보급부대장과 통신을 주고받으며 전략을 세웠다.


[그냥 대충 보급 물품 보내는 척만 하면 돼. 그럼 놈들이 개떼같이 달려들 거야.]

[알겠습니다. 인원 편성해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뭔가 많이 들어있는 것처럼 꾸며. 빈 상자도 싣고. 탄약 상자도 싣고. 탄약은 비우지 말고. 진짜 필요하니까.]

[예. 귀신들이 부대로 직접 들어오려고 하면 어떡합니까?]

[어떻게든 버텨야지. 홀라당 털리고 말 셈인가? 어차피 털릴 일도 없을 거야. 놈들이 쳐들어오면 최대한 붙잡아두도록 해.]

[알겠습니다. 대대장님만 믿고 전투에 임하겠습니다.]

[좋아. 이번에 훈장 한 번 받아보자고. 진급도 하고.]


타격대는 보급 부대와 약간 떨어진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보급 부대에서 보낸 위장 물품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중간에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컸지만 별 상관없었다.


대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걸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었다.


‘어디 대전차무기로 한 번 설쳐봐라. 그 방법이 영원히 통할 줄 알았나? 그랬다면 단단히 착각한 거야.’


타격대 대대장은 멀리 보이는 위장 물품 운반조를 지켜보며 주변을 살폈다.


그 순간.


탕!


총성이 울렸다.


[귀신이다! 모두 전투 준비해!]


대대장이 외치기 무섭게 타격대 병사들은 기갑 차량에 올라탔다.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다고는 하나, 어차피 차량으로 이동하면 금방이었다.


쫓기게 될 자들은 관동군이 아니었다.


배가 바짝 골은 귀신이었다.


타격대 대대장은 확신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귀신의 사격은 계속 이어졌다.


치밀하게 공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었다.


[뭣들하고 있어? 앞에만 보지 말고 주변을 살펴! 적이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는지 확인하란 말이야!]


타격대 병사들은 대대장의 불호령에 곧장 고개를 돌렸다.


귀신들은 타격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하긴 자기들이 무기를 만들어봐야 얼마나 만들었겠나? 만들었더라도 이젠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다.


탈취했을 지도 모를 전차도 분명 총기나 이상한 대전차무기를 만드는 데 재활용했겠지.


저들은 귀신이 아니라 굶주린 개다.


눈앞의 먹이에 눈이 돌아간 개 말이다.


굶주려서 그런지 귀신의 명중률은 영 신통치 못한 듯했다. 총알을 어렵지 않게 피한 위장물품 조는 트럭 뒤에 숨은 채 나름대로 저항을 펼치고 있었다.


타격대 병사들은 귀신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망원경을 들었다.


그때였다.


쾅!


[대전차무기 공격이다!]

[모두 정신 바짝 차려! 놈들이 어디 있는지 반드시 찾아야 한다!]


타격대 병사들의 인력 레이더는 더욱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력 레이더는 오래 작동하지 못했다.


아니, 작동할 필요가 없었다.


적이 어디 있는지 알았으니까.


그러나 기존에 알던 적은 아니었다.


타격대 병사들은 다급히 대대장을 불렀다.


동시에 반쯤 정신이 나간 얼굴로 전방을 가리켰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자여, 왕이 되어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공지: 69화는 4월 9일 오후 12시(정오)에 연재됩니다. +1 20.04.08 268 0 -
공지 연재공지: 60화는 1월 28일 오후 6시에 연재됩니다. 20.01.28 203 0 -
공지 연재공지: 59화는 1월 18일 오후 8시에 연재됩니다. 20.01.18 198 0 -
공지 연재공지: 55화는 12월 15일 오후 7시에 연재됩니다. 19.12.15 194 0 -
공지 5월 둘째 주 주말(5/11~5/12) 연재 공지 +2 19.05.11 356 0 -
공지 4월 8일 본문 수정 공지 - 가독성 개선 작업 (프롤로그~3화) / 작업 완료 19.04.08 561 0 -
공지 연재시간은 미정입니다. +1 19.04.03 10,649 0 -
210 후기 +24 21.01.04 1,552 46 2쪽
209 208화: 에필로그 - 그리고 지금 (완결) +2 21.01.04 1,809 43 12쪽
208 207화: 해방 (2) +5 21.01.01 1,922 53 13쪽
207 206화: 해방 (1) +3 20.12.31 1,539 50 12쪽
206 205화: 결전 (4) +3 20.12.30 1,463 42 12쪽
205 204화: 결전 (3) +1 20.12.29 1,396 38 12쪽
204 203화: 결전 (2) +1 20.12.25 1,555 41 12쪽
203 202화: 결전 (1) +1 20.12.24 1,516 33 12쪽
202 201화: 최후통첩 (4) +4 20.12.23 1,573 36 12쪽
201 200화: 최후통첩 (3) +3 20.12.18 1,656 39 13쪽
200 199화: 최후통첩 (2) +3 20.12.17 1,586 41 12쪽
199 198화: 최후통첩 (1) +3 20.12.16 1,668 43 12쪽
198 197화: 서울 진격 (4) +3 20.12.11 1,843 44 12쪽
197 196화: 서울 진격 (3) +2 20.12.10 1,681 43 12쪽
196 195화: 서울 진격 (2) +1 20.12.09 1,703 49 13쪽
195 194화: 서울 진격 (1) +3 20.12.05 1,866 54 12쪽
194 193화: 인천 상륙 작전 (3) +1 20.12.03 1,812 45 12쪽
193 192화: 인천 상륙 작전 (2) +1 20.12.02 1,774 45 13쪽
192 191화: 인천 상륙 작전 (1) +2 20.11.27 1,878 44 13쪽
191 190화: 부산에서 낙동강까지 (4) +3 20.11.26 1,817 49 13쪽
190 189화: 부산에서 낙동강까지 (3) +1 20.11.25 1,812 47 12쪽
189 188화: 부산에서 낙동강까지 (2) +2 20.11.20 1,929 44 12쪽
188 187화: 부산에서 낙동강까지 (1) +3 20.11.19 1,978 4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