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드래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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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문채이
그림/삽화
문채이
작품등록일 :
2019.04.01 12:59
최근연재일 :
2019.08.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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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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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3쪽

스모라사막

DUMMY

'제국에 용사가 있단 얘기는 금시초문인데!'


당연했다.


소설에는 제국의 용사는 나오지 않았으니까.


또다시 자신의 소설에 나오지 않는 부분을 확인한 디아스는 혼란스러웠다.


남자는 위크에게 리온 왕국의 몇몇 볼거리를 소개하고는 좋은 여행 되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후우우..."


남자와 가장 많이 얘기한 위크는 키니를 꽈악 끌어안으며 긴 숨을 내쉬었다.


"고생했어."

"저, 저 말실수 한 건 아니죠?"

"일단 우리가 저 남자와 마주쳤다는 게 가장 큰 실수지."


위크의 말에 루페가 냉담하게 말했다.


"그냥 재수가 없던 것 뿐이야. 어쩔 수 없어."

"에이 씨, 찜찜하게."


밀리아나는 남자가 떠난 방향으로 퉤, 침을 뱉었다.


아리엘은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뜬 채였다.


"제국에도 용사가 있네?"

"루테티아 왕국에도 있는데 제국에도 있을 수도 있지."


루페의 퉁명스런 말에도 여전히 호기심이 가득한 눈이었다.


'이 세계에서는 모질이 용사가 트렌드인가.'


아리엘도 제국의 용사라고 하는 남자도 아무리 봐도 모질이 계열이었다.


"빨리 가자."


이 찝찝함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어서 리온 왕국으로 가고 싶었다.




제국의 지배를 받는 리온 왕국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밝았다.


억압과 핍박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미지 관리를 엄청 한다고 하더니만.'


겉으로 봐선 침략 당한 나라라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래서 일각에서는 제국이 침략한 나라는 살기 더 좋아진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걸지도 몰랐다.


하지만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었다.


제국이 속에서 단물만 쪽쪽 빨아 먹고 있었으니까.


"로이는 참 힘들어했는데 여기 사람들은 다 웃고 있으니까 기분이 이상해."

"별로야?"

"응."


아리엘은 로이와 잠깐 밖에 보지 않았지만, 그가 왕자라는 건 알았다.


위치가 비슷한 만큼 동질감을 느끼는 것도 있었다.


디아스는 아리엘의 등허리를 톡톡, 두들겼다.


"로이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어. 그 증거로 내가 여기에 있잖아."

"그건 그렇네."


디아스가 리온 왕국에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제국과 몰렉을 저지하기 위함이었다.


아리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위크, 글림 상단의 위치를 좀 봐줄래?"


디아스의 말에 위크는 품에서 종이를 꺼냈다.


출발 전, 우리야가 간단히 그려준 약도였다.


"저희가 남문으로 들어왔으니까...으음..."

"왜 그래?"

"약도가 좀..."


위크는 약도를 이리저리 돌리며 알아보려 애를 썼지만, 약도를 돌릴 수록 그의 미간은 더더욱 좁혀져 갔다.


"와, 그림 실력 너무하네."


보다 못한 밀리아나가 약도를 뺏었다.


"어때? 넌 알겠어?"

"아니 전혀."


디아스는 밀리아나에게서 약도를 건네 받았다.


약도는 너무나 간단히 그려져 있었다.


동서남북을 나타내는 십자 모양의 선과 상단의 위치가 끝이었다.


"...이게 어떻게 약도야?"


약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간략화 돼서 알아보기 힘들었다.


‘어쩐지 옆에서 콜라스가 이래저래 참견하더라니.’


디아스는 약도를 대충 구겨 집어넣었다.


알아보는데 시간을 쏟느니 물어물어 가는 게 나았다.


“위크 글림 상단 위치 좀 알아봐줘.”

“네 디아스님.”


귀를 가린 위크는 인상 좋은 청년이 되어 있었다.


사근사근한 말투로 길을 물어보니, 사람들은 경계를 풀고 자세히 알려주었다.


위크의 안내로 무사히 도착한 글림 상단 지부는 크지 않은 적당한 규모의 건물이었다.


“생각보다 건물이 작네?”

“지부니까요. 제국에 위치한 본부는 꽤 크다고 합니다.”


위크의 말을 들으며 상단의 문을 열었다.


리온 왕국에서의 목적은 글림 상단 하나였다.


‘빨리 끝내고 사막으로 가자.’


시간지체는 필요 없었다.


“안녕하세요! 글림 상단 리온 지부입니다! 무슨 용건으로 오셨나요?”


안으로 들어가자, 단정한 옷을 입은 안내원이 디아스 일행을 반겨주었다.


디아스가 눈짓을 하자, 위크는 얼른 입을 열었다.


“글림 상단주와 직접 거래를 하고 싶은데요.”

“혹시 이전에 거래를 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아뇨. 처음이에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안내원은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서류 몇 장을 가지고 나왔다.


“아시겠지만, 상단주님께서는 자격이 있으신 분들하고만 직접 거래를 하신답니다. 이 서류들 중, 해당 사항이 있는 부분을 작성해주시겠어요?”


서류를 받아 든 위크는 잠시간 바라보더니 디아스에게 서류를 넘겼다.


내용을 본 디아스는 기가 찼다.


‘적을 수 있는 게 없는데?’


그녀가 준 서류는 거래 제안서였다.


그 안에는 직위, 계급 등을 적는 란이나 유명세를 적는 란이 따로 있었다.


글림이 말하는 자격이 있는 자들의 대부분은 대귀족이나 나라의 고위직들, 혹은 대륙에서 유명한 실력자였다.


하지만 디아스 일행에게는 밝힐 수 있는 정보가 너무 적었다.


아리엘의 신분은 왕족이었지만 알려져서는 안 되었고, 제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 리온 왕국에서 제국과의 전쟁을 준비한다고 쓸 수도 없었다.


‘자격이라는 건 가치와도 일맥상통하지. 거래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란 걸 증명하기만 하면 될 것 같은데...’


보석상인인 글림의 흥미를 끌만한 것. 혹은 그가 가치 있다고 판단할 것이 필요했다.


고민하던 디아스는 서류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안내원 누나, 혹시 물건으로도 자격 증명을 할 수 있을까?”

“물건이요?”


디아스는 주머니에 손을 넣는 척 하며 아공간으로 집어넣었다.


손에 릴리에게 받았던 눈물의 보석이 담긴 주머니가 잡혔다.


‘희귀한 드래곤의 눈물이니까. 밑져야 본전이니 물어나 보자.’


디아스는 주머니를 꺼내 손바닥에 보석 하나를 꺼내 안내원에게 건넸다.


“보석인가요?”

“응. 작지만 귀한 거야. 직접 거래를 할지 말지는 보석을 보고 나서 결정해줬으면 하는데.”

“네. 그럼 상단주님께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심사 결과는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데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일주일 후에 올게!”


디아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더 이상의 볼일이 없던 일행들은 지부의 바깥으로 나왔다.


“디아스님. 혹시 건넨 것이 눈물의 보석입니까?”


질문한 것은 루페였다.


루페의 한 쪽 귀에는 아까 전 디아스가 건넸던 보석과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맞아. 혹시나 물건으로는 안 받아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야.”

“글림은 직위가 높은 사람이 거래제안을 해도 흥미가 없으면 거래에 응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뒤집어 말하면 평민이라도 글림의 흥미를 끄는 제안을 하면 먹힐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럼 가능성 있겠네.”


잠깐 길 물어본 사람에게 정보를 뽑아내는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리온 왕국에서의 용건이 모두 끝났으니, 이제 사막으로 갈 차례였다.


디아스 일행들은 사막과 가장 가까운 북문으로 향했다.


왕도의 중앙이 가까워질수록 검은색 로브를 입은 자들의 모습이 종종 보였다.


“디아스, 저거 혹시...”

“응. 맞을 거야.”


흑색 로브를 입은 자들에 대해서 물어온 것은 아리엘이었다.


사실 디아스는 리온 왕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미묘한 냄새를 눈치채고 있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기분 나쁜 냄새가 리온 왕도의 전역에 은은하게 퍼져있었다.


흑색 로브를 입은 흑마법사들은 멋들어지게 만들어진 몰렉의 상 앞에서 포교를 하고 있었다.


“여러분! 몰렉교가 아닌 다른 이교도 단체는 모두 이단입니다! 혼란을 야기하는 이단을 발견한다면 즉시 저희 몰렉교의 신도들에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포교도 포교이지만, 본격적인 이교도 탄압이 시작되고 있었다.


‘새로운 마신을 믿는 종교가 생긴 것을 알면 큰일나겠군.’


아직 제대로 된 세력이 없는 마신은 몰렉에게 발각되는 순간 끝장날 것이다.


디아스는 조용히 흑색의 무리와 거리를 벌렸다.


혹여 라도 저들이 아리엘이나 루페에게서 다른 신의 신성력을 느꼈다간 골치 아팠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북쪽을 향해서 직진했다.



***



나무로 만든 건물의 꼭대기 층. 열려진 창문 사이로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겉모습은 일반적인 까마귀와 같았지만 목 부근에 작은 꾸러미를 달고 있다는 것이 달랐다.


창문으로 들어온 까마귀는 실내로 들어오자마자 인간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글림 상단주님. 리온 왕국 지부의 자격 증명 요청입니다.”


바깥의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글림이라 불린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검은 머리칼을 뒤로 넘겨 정갈하게 정리한 머리는 반질반질 했다.


빛이 닿지 않는 부근에 있거늘, 그가 치장한 장식은 어둠 속에서도 화려하게 빛이 났다.


글림은 까마귀였던 여인이 건넨 꾸러미를 건네 받았다.


“서류는 없나?”

“물건으로 자격 증명을 하고 싶다 말했습니다. 그런대로 가치가 높아 보이는 물건이기에 수락했습니다.”

“네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봐볼 만 하겠군.”


여인의 말에 그는 꾸러미를 풀었다.


작은 보석함 안에는 작고 영롱한 보석 하나가 들어있었다.


알이 하나 뿐인 안경을 치켜 올리며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 이건!!”


보석을 확대해서 보던 글림은 경악이 섞인 소리를 내었다.


“왜 그러십니까!”

“이건 엄청난 물건이야! 미니, 이 자들이 있는 곳으로 당장 가야겠네.”

“자격 증명 통과입니까?”

“통과 정도가 아니야! 당장 만나서 거래 제안을 들어봐야겠어!”


미니는 처음 보는 상단주의 당황한 모습이었다.


“상단주님! 진정해주세요! 그 자들은 이미 길을 떠났고, 일주일 이후에 온다고 했습니다.”

“...크윽. 아쉽구만 아쉬워.”


글림의 모습에 미니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녀가 보기엔 영롱하고 아름답지만, 그저 작은 보석일 뿐이었다.


“그 물건이 대체 무엇입니까?”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위험한 물건이야. 알고 싶나?”


그의 말에 미니는 꿀꺽 침을 삼켰다.


그녀가 살짝 고개를 끄덕인 것을 본 글림은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닫았다.


“이건 드래곤의 눈물의 보석일세.”

“이것이 말입니까!”


미니는 휘둥그래진 눈으로 보석을 바라봤다.


분명 이 보석을 꺼내준 이는 작은 소년이었다.


“일주일 후에 리온 왕국으로 내 직접 가도록 하지. 그 전에 이 보석을 가져온 이들에 대해 말해주겠나?”


미니는 자신이 본 디아스의 일행을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글림은 경청하고 또 경청했다.


혹시나 거래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이미 글림의 안에서 디아스의 가치는 VVVIP가 되어있었다.



***



디아스 일행은 북문을 나와 꼬박 하루 정도를 걸었다. 그제서야 사막이 보였다.


“이제야 사막이 나왔네.”

“오는 동안 신관이라곤 코빼기도 못 봤는데 괜찮은 거야?”

“엘프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도 없으면 그게 문제지.”


아리엘은 눈 앞에 펼쳐진 사막을 보며 기지개를 폈다


왕도를 벗어나 하루를 걸었지만 신관들을 마주치지 않았다.


엘프들의 연락을 받고 난 이후로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신관들은 이미 사막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디아스는 사막으로 들어섰다.


다른 일행들도 디아스를 뒤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엘프 마을의 위치는 알아?”

“좌표는 받았어.”


밀리아나는 질문을 하면서 다리에 붙는 모래를 신경질적으로 털어냈다.


연락을 받은 엘프들도 교류가 있던 마을이 아닌지라 좌표를 사막 엘프들에게 받아줬다.


“그건 다행이네.”

“다행이지. 안 그러면 이 사막을 전부 뒤지고 다녀야 했을 거니까.”


생각만해도 끔찍한지 밀리아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더워. 지금이라도 당장 나가고 싶어.”

“머리색만 보면 열기에 제일 강한 건 넌데.”


디아스는 밀리아나의 빨간 머리칼을 쳐다봤다.


그녀의 인상이 더욱 찌푸려지자 디아스는 쿡쿡 웃었다.


놀리는 재미가 있었지만, 정말로 더워 보였기에 그만뒀다.


그리고 일행 모두에게 온도 조절 마법을 걸어주었다.


“어때?”

“시원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아리엘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일찍 해줄 걸 그랬네.’


디아스는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완벽하다고 하는 드래곤의 신체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 탓에 다른 일행들이 더운 건 잊어버려 마법을 걸어주는 게 늦어졌다.


“좀 빨리 걸어주지 그랬어?”

“지금이라도 해준 걸 감사해.”


놀렸던 것 때문인지 밀리아나는 여전히 툴툴이었다.


더위도 가셨겠다, 다들 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런데 일행들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있었다.


저 멀리서 모래 폭풍 같은 것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저게 뭐지?”


제일 먼저 발견한 건 아리엘이었다.


“집게가 달려온닭!”

“집게? 먼지 밖에 안 보이는데.”


가장 정확하게 캐치한 것은 키니 였다.


키니의 말대로 모래 구름 사이로 빠르게 다가오는 집게가 보였다.


“...전갈?”

“세상에.”


디아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래 구름은 코 앞까지 다가왔다.


모래의 밑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거대한 전갈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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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악연 19.07.25 455 11 12쪽
98 악연 19.07.24 482 9 13쪽
97 악연 +1 19.07.23 462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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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7 454 8 12쪽
92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6 48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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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0 500 8 13쪽
87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09 515 8 13쪽
86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08 549 8 13쪽
85 신관입니다 +2 19.07.05 573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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