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드래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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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문채이
그림/삽화
문채이
작품등록일 :
2019.04.01 12:59
최근연재일 :
2019.08.07 14:4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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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5,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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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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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
추천
7
글자
12쪽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DUMMY

“디아스님? 이 분들은 대체...”


포탈을 이용하지 않고 텔레포트를 이용해서 온 디아스를 제일 먼저 맞이한 것 리프였다.


그녀는 외관적인 특징으로 그들이 엘프인 것을 알아채고는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엘프들의 힘으로 치료가 가능할까?”

“고통을 가시게 할 수는 있지만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 할겁니다.”


디아스의 물음에 대답한 것은 릴리였다.


프쉬카도 그녀의 가까이에 와서 엘프들의 상태를 보고 있었다.


“릴리님! 저희 부모님입니다. 고통을 가실 방법이라도 제발 알려주십시오!”


루페의 말에 릴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 앞의 엘프를 천천히 들여다보았다.


마나도 기운도 틀림없이 루페의 부모라는 것을 확인하고 나자, 안타까움에 인상을 찡그렸다.


“우선 모두 안에 눕혀야겠어요.”


열 명의 엘프들은 차례로 실내로 옮겨졌다.


모두 고통이 심해 미처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한 엘프에게 다가가 살펴본 프쉬카는 말했다.


“드래곤의 피를 마신 모양이군.”


디아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에 들었던 말은 드래곤의 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프쉬카는 말을 계속했다.


“어떤 미친놈이 드래곤의 피를 먹일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다른 생물에게 드래곤의 피는 독이나 다름없다.”

“그런 거야?”

“너는 정말 드래곤이라면서 모르는 게 많구나.”

“설명이나 계속 해줄래?”


디아스가 째려보자 프쉬카는 심드렁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은근히 해달라면 다 해주는 구석이 있었다.


“드래곤의 마나는 자연과 매우 흡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순도가 다른 힘은 때때로 독이 되기도 하지. 인간이 드래곤의 피를 마시면 터져 죽을 거다.”


프쉬카의 말에 디아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오디네는 벌벌 떨며 파랗게 변한 얼굴로 말했다.


“호, 혹시 그럼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렇게 되는 건가요?”

“그럴 리가 있나. 엘프는 그래도 자연과 가까운 생물이야. 그렇게 될 리는 없지. 아프기는 하겠지만.”


드래곤의 피는 고통을 주는 대신 어마어마한 힘을 가져다 주었다.


아주 오랜 옛날, 드래곤 사냥이 인간에게 유행했던 것도 그런 이유 였다.


“드래곤의 피를 마시고 살아남은 자는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어 이름을 날렸다. 드래곤의 피를 마시고도 죽지 않는 인간은 거의 없지만, 살아남는다면 적수가 없어졌지.”

“...드래곤을 죽이면 격이 높아져서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는 게 아니야?”

“격은 높아지지만 그저 격이 한 단계 오른 것만으로는 큰 힘을 얻지 못해. 진정한 드래곤 슬레이어가 되려면 사냥한 드래곤의 피를 마시는 방법 뿐이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진실에 디아스는 놀랐다.


프쉬카는 덧붙였다.


“이 엘프들은 힘은 얻었을지언정 고통 때문에 제대로 힘을 발휘를 못하고 있지? 그건 드래곤을 죽여 격을 높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과정이 모두 수반되어야 진짜 드래곤 슬레이어가 될 수 있다.”

“...제국에 드래곤 슬레이어가 있을 가능성이 있겠네.”

“드래곤의 피로 이딴 장난질을 치는 걸 보면 그렇겠지.”


프쉬카의 얘기가 끝나자, 릴리는 오디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모두 힘을 합쳐서 아픔이 가실 수 있게 해보자꾸나.”

“...네!”


오디네는 릴리의 격려에 눈물을 글썽이며 답했다.


릴리와 프쉬카는 디아스에게 따로 할 말이 있는 눈치였지만, 돌아가야 했기에 이야기는 나중에 전음으로 나누기로 했다.


‘드래곤 뼈에 관한 것도 물어봐야 하는데.’


어쩔 수 없었다.


디아스는 루페와 릴리만을 챙겨 제국으로 돌아왔다.



***



황제 즉위식 날이 밝았다.


디아스는 아리엘에게 전날의 키메라 사건에 대해 전해 들었다.


“메테오를 쏘았다고?”

“응. 일대가 전부 녹아버렸던데.”


디아스는 드래곤의 피를 마셨던 엘프들을 떠올렸다.


‘만약에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이들이 드래곤의 피를 마셨다면? 악마의 힘을 받은 이들이면 고통을 이길 수 있었을지 몰라.’


아니면 드래곤 슬레이어일 수도 있었다.


어찌됐건, 생각보다 제국의 전력이 더 강한 것만은 확실했다.


디아스는 엘프 마을에 갔다 온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드래곤의 피에 관한 내용에 일동 전부 적막에 휩싸였다.


“그 화력이면 바로 진압 했을 텐데, 이곳까지 키메라를 끌고 온 건 일부러 보여준 건가.”

“재수없는 자식들!”


밀리아나는 욕을 뱉었다.


디아스는 아리엘의 추측에 고개를 끄덕였다.


괜한 짓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일 수도 있었다.


똑똑, 응접실로 노크소리가 들렸다.


“시간이 다 되셨습니다. 연회장으로 모시겠습니다.”


시종의 말에 디아스 일행은 이동했다.


태양의 궁이라고도 불리는 황제의 궁에는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화려한 방이 있었다.


일명 황금의 방.


모든 것이 황금으로 꾸며진 방은 미술품과 조각, 샹들리에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제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화려하게 즉위식을 거행할 것이라 추측했던 것과는 정반대인, 폐쇄적인 진행이었다.


즉위식은 제국과 각 국의 주요인사만 모아 파티처럼 이루어졌다.


‘켕기는 게 있으니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빠르게 해치우려는 거겠지.’


그런 와중에 즉위식 자체는 엄청나게 화려했다. 한 눈에 황태자의 취향이 알 수 있었다.


테이블의 위에는 다양한 디저트들이 차려져 있었고, 메이드는 샴페인 잔을 든 채 돌아다녔다.


지정된 테이블로 안내된 디아스 일행은 앞의 단상과 계단을 바라보았다.


디아스는 계단을 내려와 단상에 비치된 의자를 보곤 황태자의 동선을 추측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취향이신가 보네.”

“누가 듣겠습니다.”


라일리는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혹여 나 들은 사람이 없는지 확인했다.


“어차피 주위에 우리 뿐이잖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요.”


서대륙에서 초대된 나라 중, 연회장에 도착한 나라는 아직 루테티아 왕국 뿐이었다.


덕분에 주변 테이블은 한산했다.


동대륙의 인사들은 굳이 서대륙의 나라와 교류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가오는 이도 없었다.


디아스는 루페와 오디네를 슬쩍 쳐다보았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다.


밀리아나가 오디네에게 몇 가지 음식을 권했지만, 그녀는 모두 정중히 거절했다.


‘별 일 없이 끝났으면 좋겠는데.’


디아스는 무엇보다 둘의 상태가 매우 신경 쓰였다.


시한폭탄 같아 조마조마 했다.


시간이 지나자, 비어있던 테이블이 가득 찼다.


익숙한 이들이 디아스의 테이블로 인사를 왔다.


“디아스님, 이곳에서 또 뵙네요.”

“바실릿사, 직접 온 거야?”

“네. 리타를 고통에 빠지게 한 그 모든 흉계를 꾸민 이를 제 눈으로 똑똑히 봐두고 싶어서요.”


디아스에게 반갑게 말을 건 것은 신성 데이그라페 왕국의 여왕, 바실릿사였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매우 살벌했다.


옆에는 대신관인 로고스가 있었다. 그는 디아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제가 만류 했는데도 끝까지 직접 행차 하시겠다고 하여 이리 되었습니다.”


그의 말에서 한숨을 삼키는 것이 느껴졌다.


애초에 제국이 초청한 것은 사신단이었다.


왕이 직접 온 경우는 제국이 삼켜버린 동대륙의 식민지화 된 허수아비 왕들 뿐이었다.


“고작 내가 직접 온 것만으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신성왕국의 위상이 떨어질 리가 없으니 한숨은 거두게.”

“...한숨은 쉬지 않았습니다.”


로고스는 매우 피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인사를 마친 신성왕국의 이들이 테이블로 돌아가자, 글로사 공화국의 이들도 인사를 왔다.


에클레르는 디아스에게 글림의 소식을 알렸다.


“정말 수완이 탁월한 분이시더군요. 저희는 해드린 게 별로 없는데 벌써 일대 상단들을 모두 제쳤어요.”

“그 정도 인가요?”

“네. 덕분에 저희도 좀 편해졌답니다.”


글로사 공화국의 지원을 받는 글림은 마법 장치 쪽의 거래도 시작했다.


연구, 개발이 바쁜 마법사들은 장사까지 하기엔 조금 벅찬 감이 있었다. 그런데 글림이 나서 손님을 모아 물건까지 배달해주니 마법사들은 편할 수 밖에 없었다.


‘잘하고 있어서 다행이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근황을 들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몇 마디를 더 나누다, 에클레르는 팔미에를 끌고 자리로 돌아갔다.


엘파바의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던 그는 결국 귀를 잡힌 채로 갔다.


땡 하고 열한 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잔잔하게 울려 퍼지던 피아노 곡이 멈췄다.


사회를 맡은 이로 보이는 이가 두 번째 위치의 단상으로 올라갔다.


“금일, 슈테오른 제국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날을 축하하기 위해 모여주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창백한 얼굴의 남자의 입 앞에는 확성 마법이 시전 되고 있는 것을 알리는 양, 마법진이 형성되어 있었다.


마법진을 본 디아스와 루페의 눈이 마주쳤다.


[디아스님. 저 마법진의 색은...]

[그래. 악마다. 저건.]


마법진의 색은 검은색. 그리고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마나도 다크 마나였다.


디아스는 악마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었다.


저 놈은 악마였다.


즉위식 사회를 맡을 정도로 황태자의 최측근에 붙어있는 자였다. 그런 자가 악마라면.


‘황태자는 몰렉이 맞군.’


디아스는 제 추측에 확신을 더했다.


창백한 몰골의 남자는 환영 인사와 제국과 황태자의 위업을 한참을 더 열거한 후에야 황태자를 불렀다.


“슈테오른 제국의 새로운 태양. 황태자님의 입장이십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주십시오.”


남자의 말에 맞춰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났다.


멈췄던 피아노가 웅장한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제국을 상징하는 색인 금색으로 치장한 황태자는 계단을 한 칸, 한 칸 내려왔다.


‘뭐지?’


황태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을 때부터 디아스의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쿵쿵, 웅장한 피아노 소리에 맞춰 심장박동도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황태자의 얼굴을 정면으로 확인한 순간, 디아스는 심장을 움켜쥐고 상체를 숙였다.


“윽,”


심장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 아팠다.


움켜진 테이블 보가 구겨졌다.


가까이 있던 아리엘이 디아스를 발견해 부축 했다.


“왜 그래, 괜찮아?”


아리엘은 소란이 일어날까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머리가 깨지겠어!’


황태자의 얼굴을 바라보면, 봐선 안될 것을 본 것처럼 시야가 일그러졌다.


본 적 없는 광경이 황태자의 얼굴에 겹쳐 오버랩 되었다.


디아스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거라도 마셔.”


아리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잔을 건넸다.


디아스는 단숨에 냉수를 들이켰다.


“좀 낫네.”


두통은 여전했지만, 쿵쿵 대던 심장과 헛것은 가라앉았다.


디아스는 결국 황태자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었다.


황태자가 가벼운 인사를 말한 후엔 바로 즉위식이 거행되었다.


대관을 진행할 황제가 없었으므로, 몰렉교의 교단에서 사제가 나와 대관을 진행했다.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던 디아스는 사람들의 박수소리를 듣고 공식적인 절차가 끝난 것을 알았다.


황금과 화려한 붉은 보석으로 만들어진 관을 쓴 황태자는 이제 황제가 되었다.


황제의 관을 쓴 그는 옥좌에 앉았다.


“짐이 각 국에 보낸 서신의 내용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겠지. 사실, 그 내용이 제일 궁금할 것이란 것도 짐작하고 있다네.”


젊은 황제가 입을 열자, 몇몇 사신들의 얼굴이 굳었다.


모두 동대륙에 위치한 나라였다.


‘동대륙의 다른 나라들은 얼추 알고 있나 본데.’


디아스는 여전히 황태자, 아니 황제의 얼굴을 보지 않은 채로 생각했다.


동대륙이 아닌 서대륙에서 온 이들은 긴장으로 표정을 굳혔다.


황제가 무슨 말을 하던 별로 좋은 내용은 아닐 것이다.


“짐은, 제국은 각 국의 국교를 모두 몰렉교로 바꿀 것을 제안하는 바이네.”


충격적인 황제의 소리에 디아스는 충동적으로 고개를 돌려 황제의 얼굴을 바라봤다.


“윽.”


덕분에 두통이 더 심해져 인상을 찡그리며 신음을 냈다.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몇몇 테이블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목소리를 들은 황제는 한 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유감이군.”


디아스는 그 섬뜩한 표정에 속으로 욕을 뱉었다.


"정말로 유감이야."


황제는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말과는 반대로 전혀 유감인 표정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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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악연 19.07.25 455 11 12쪽
98 악연 19.07.24 482 9 13쪽
97 악연 +1 19.07.23 462 9 13쪽
96 필연 19.07.22 490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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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7 454 8 12쪽
92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6 487 8 12쪽
»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5 565 7 12쪽
90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12 47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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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09 515 8 13쪽
86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19.07.08 549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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