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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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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우카나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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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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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67화. 견자단 주연의 2007년 영화는?

DUMMY

양 서리가 새벽같이 박 참판 집에 왔었다고?


“그놈이 왜? 왜 거길 갔어?”

“글쎄요? 쇤네가 어찌 알겠습니까요.”

“이런 젠장! 아는 게 없어! 아니지, 이봐 권 행수! 그 놈이 아직 거기 있을까?”

지금 잡으러 가면 되잖아?

하지만 권 행수가 꼼지락거렸다. 한 번 쿠사리를 먹자 다시 모른다고 하기 두려운가보다. 나는 쯧! 하고 혀를 찼다.


마 접주가 물었다.

“나으리, 지금 당장 다시 참판댁으로 가 볼깝쇼?”

“...아니다. 생각해보니, 그놈 잡는다고 평구가 풀려난단 보장이 없잖아?”

“아...”

“그 놈도 패거리가 있을 텐데, 양 서리가 잡혔다는 말을 들으면 그것들이 평구를 바로 죽일지도 모르지.”

“그럼 안 돼지요.”

역시 싸전으로 가는 수 밖에 없나. 하지만 이대로 갔다가 무슨 조건을 들을지 어찌 알어.


나는 권 행수에게 치부책의 분석을 시켜놓고, 다시 거믄니의 마누라를 심문했다.

“듣기엔 양 서리가 힘쓰는 일은 박 참판 하인들을 시켰다던데, 그러하냐?”

“내 알기론 그렇소.”

“따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없고?”

“...”

“왜 말이 없어?”

“솔직히 잘 모르오. 오라비가 우리하고만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

“우리 쪽 일을 할 때는 남편의 수하들을 이용했고, 박 참판쪽 일을 할 때는 그 쪽 하인을 썼소.”

“다른 일이라 함은?”

“모르오. 오라비는 항상 바빴소. 군자감 일도 바빴고, 그 외에 또 뭔가 하나 하는 일이 있는 것 같았소.”

“네 오라비는 왜 병조 녹사에 집착하는 것이냐?”

“... 잘은 모르오. 하지만 방금 이야기 했던 또 다른 일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소.”

“자세히 말해 봐라.”

“... 우리가 지금은 중인 신세지만, 원래는 알아주는 향리 집안이었소. 오라비는 어릴 적부터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사명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지.”

“헌데? 왜 병조냐?”

“원래 병조가 아니었소. 자신이 일단 높은 자리에 올라 벼슬을 받고, 우리 가문 대대로 벼슬을 하길 바라셨소. 그럼 시간이 지나면 우리 가문이 중인에서 벗어나 이 조선에서도 사족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오.”

“헌데?”

“헌데... 어느 날인가부터 나라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기 시작하더니, 누군가를 만나는 것 같았소. 그리고 그 때부터 무슨 수를 써서든 병조 녹사가 되겠다고 말하고 다니기 시작했지. 그게 다요. 이유는 모르오.”

“... 그 만나고 다녔다는 사람이 누군지 전혀 짐작이 안 가느냐?”

“아녀자가 알면 얼마나 알겠소.”


왜 갑자기 약한 척이야. 나를 날로 뜯어 드시려고 했던 분이.

뭐지. 불만, 병조 녹사, 성공지향의 소시오패스. 심상치 않은데? 양 서리 이 인간 생각보다 더 위험한 인물 아냐?

읏, 일단 그 녀석 캐릭터는 나중에 분석하고 급한 불부터 꺼야지!


“양 서리는 딸과 둘이서만 살고 있다며?”

“분향이라고 하오. 열 여섯이지.”

“양 서리가 딸을 어디로 감추었을 것 같은가?”

“모르죠, 참판님 댁도 될 수 있고... 이런 일만 아니었어도 우리 집에 맡겼을 수도 있고...”

“아니야. 훨씬 믿을 만한 곳 일거야. 아무도 모를만한 곳... 그게 어딜까?”


설마 건천동 저택에 데려다 놓진 않았을 테고.

“아!”

마누라에게 뭔가 퍼뜩 떠올랐나보다. 내가 놓치지 않고 물었다.

“뭔데, 뭔데!”

“수익이 나면, 우리가 이할을 먹고 나머지를 오라비가 가져갔지요. 단, 오라비가 직접 가져간 것은 그 중 삼할 정도이고, 나머지 중 약 사할은 오라비가 지시한대로 고관대작에게 뇌물로 갔습니다.”

“어디보자, 이, 삼, 사... 구! 그럼 나머지 일할은?”

“나머지는 뭔진 몰라도 오라비의 지시대로 지불하던 잡다한 돈들이었는데,...”

“그거다!”


나는 권 행수에게 달려갔다.

“권 행수! 장부에 뭐 이상한 거 없어?”

“이상한 것이요? 전부 이상하긴 합죠, 예.”

“그게 아니라-”

나는 마누라가 말한 녀석들의 수익배분구조를 설명하고, 큰 거 말고 소소하게 나간 이상한 지불이 없는지 물었다. 권 행수가 머리를 긁적이며 장부를 살펴봤다.


“이게 말이죠, 제대로 된 치부책이 아니더라고요. 그냥 누군가 눈대중으로 배운 사람이 적당히 적은 일지 같습니다요. 이거 보십시오. 우리 같으면 그냥 본색(本色, 부계에서는 자본을 뜻함) 얼마, 색(色, 여기서는 부채) 얼마하고 말텐데 원금이 얼마니, 빌린 돈이 얼마니 주저리주저리 쓰여 있지 않나... 글씨도 이상하고, 제대로 된 부계말도 아니라서 뭘 적어 놓은 건지 원...”

“에잇!”

대체 뭔 소리야. 나도 그가 뭔 말을 하는지 몰라서 일단 책을 뺏어들고 다시 마누라에게 왔다.


“이봐! 여기서 방금 말했던 수상한 항목이 뭔지 말해봐!”

하지만 거믄니 마누라는 빤히 쳐다만 볼뿐 말이 없었다.

“왜 그래?!”

“... 이 걸 작성한 것은 내가 아니오.”

“그럼 누가 했어?!”

“...무강이 할아범”

“! 종이 글도 쓸 줄 알아? 회계도 보고?”

“종은 사람 아닌가?”

“젠장! 할아범 어디 있지? 마 접주! 무강아!”


나는 마음이 급해 두 사람을 큰 소리로 불러 제꼈다. 마 접주가 무강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무강! 너희 할아버지 지금 어디 있어!”

“지금 집에 있을텐데...”

“집? 너희 집은 거기 아니었어?”

“아니요. 우린 밖에서 살았소.”

그건가? 솔거 노비, 외거 노비?

“그래? 그럼 빨리 가서 할아버지 데리고 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빨라도 반 시진...”

한 시간? 흐음...


“알았어! 냉큼 모시고 와!”

“뭐라고 해요?”

“네 주인이 오라고 했다고 해!”

“하지만 나 이제 주인 없다고 했잖아요. 거짓말이었어?”

“아니야! 맞어! 너 이제 자유야!”

“그럼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도 자유야! 에잇! 바빠 죽겠는데! 너랑 할아버지가 자유인 것은 맞는데, 갑자기 할아버지에게 자유라고 하면 영문을 모르실 거 아냐! 그러니까 적당히 둘러대고 모시고 오라는 거지!”

“... 와서 뭘 하시는데요?”

“너 갑자기 왜 이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캐릭터가 됐냐?”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요.”

내가 치부책을 마룻바닥에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네 할아버지가 이걸 작성했다. 알고 있냐?”

“응. 맞소. 밤 세워가면서 적곤 했소. 할아버지는 똑똑해.”

“그래. 이게 무슨 뜻인지 알려면 네 할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하다.”

“...”

“임마! 여기에 뭐가 적혀있는지 알아야 평구라는 꼬마를 구할 수 있다고! 넌 꼬마가 어찌되건 상관없어?”

“그, 그런가? 내가 빨리 다녀올게요!”

무강이가 화들짝 놀라 급히 자신의 집으로 뛰어갔다. 짜식, 바빠 죽겠는데 토달고 난리야.


마 접주가 걱정스럽다는 듯 내게 말했다.

“나으리, 이제 그만 출발 하셔야 할 텐데요.”

“벌써?”

“예, 벌써 여염집은 아침식사들 끝낼 시간입니다요.”

젠장, 뭔 아침들을 벌써 먹어! 우리 세대 급한 건 조상님들 급한 거 쨉도 안 되는구만. 어쩌지? 다들 데리고 갈까? 하지만 의미가 있을까?


“어쩌시겠습니까요? 패거리들 준비시킬깝쇼?”

“아니다. 마 접주는 여기 남아서 무강이 할아버지가 오면 사정을 설명하고 장부를 보여줘. 권 행수에게 항목들을 설명하라고 해. 그리고 거믄니와 마누라도 단단히 지키고.”

“아, 예.”

“양 서리라는 놈이 여기 모르란 법 없으니까, 절대 방심하지 말고.”

“! 보, 보초를 세우겠습니다요.”

“그래.”

“그럼, 나으리는 장수님이랑 둘이서...?”

흠. 일단은 그런데... 좀 부족해 보이지? 우르르 몰려가는 것도 그렇지만, 또 딸랑 둘만 가기도 그렇고.


“어리가 따라갈래!”

“안 돼!”

내가 한 칼에 자르자 어리가 입을 부욱했다. 그래도 안 돼! 양 서리가 미인계에 넘어갈 인간도 아니고. 나는 산적들이 거처하는 곳으로 갔다. 잠깐 눈을 붙이고 있던 마타리가 일어나서 나를 맞아주었다.

“아, 나으리.”

“채주. 미안하네. 자네랑 산채 여러분과 할 말이 있다네.”

“물론입니다.”

“미안하지만, 내가 싸전에 갈 때 풍개 노인과 천 거사를 잠시 빌릴 수 있을까?”

마타리가 의외라는 듯 살짝 놀랐다. 그녀는 풍개 노인과 실눈을 쳐다봤다. 두 사람도 의외라는 듯 멀뚱히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풍개 노인이 입을 열었다.


“나으리께서 산채에 큰 도움을 주셨으니, 저희야 흔쾌히 따라가겠습니다. 허나 저희 두 사람만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싸전 안으로는 나와 강 소윤만이 들어갈 것이요. 너무 많이 몰려가면 들통이 날 테니, 고수 두 분이서 적당한 거리에서 우리를 지켜봐 주시오.”

실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 두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이지. 나는 일어서면서 마타리에게 귓속말을 했다.


“마 접주는 여기 남으니까, 두 사람이서 잘 해보시오.”

마타리가 숨을 들이마시면서 얼굴이 확 붉어졌다. 아무 말도 못하는 그녀를 두고, 왜 저러나 어리둥절해 하는 두 사람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좋아, 출발이다.


팔성이를 길잡이로 삼아 나와 강 소윤, 풍개 노인과 실눈이 싸전으로 향했다. 4, 50분 정도 걸렸을까? 팔성이가 내 말을 세우며 시장 한 곳에 자리한 건물을 가리켰다.

“저 곳입니다.”

흠. 근데 여기가 시장 맞어? 왜 물건이 아무 것도 안 나와 있어? 장사 안 해? 상점주인 같은 사람만 가게 앞에서 어슬렁거리네?


“조선 초기엔 물건 달라고 해야 그제야 꺼내 보여줬다고 하더군.”

준냥이가 설명해주었다.

“헐, 인터넷 쇼핑이야? 물건도 안보고 사야 돼? 거긴 사진이라도 있지.”

“흥정하는 거 들어보면 더 속터질 껄?”

“됐어, 역사시간도 아니고.”


상점들이 대부분 작은 탓도 있지만, 그래도 싸전은 상점 몇 채는 되는 싸이즈였다. 거믄니 패거리가 일망타진 된 탓인지 아무도 없고, 상점의 나무로 된 샤따가 내려가 있었다.

“아무도 안 나와 있잖아?”

“저하, 소인이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됐어, 같이 들어가자고. 풍개 노인과 천 거사는 여기서 수고 좀 해 주시구려.”

“조심히 다녀오시고, 여차하면 뛰어 들어가겠습니다.”

내가 풍개 노인에게 고개를 까딱하고, 강 소윤과 함께 걸어서 싸전으로 향했다.


싸전의 진열대 쪽은 샤따가 내려가 있었지만, 뒤로 돌아가면 가정집 같은 구조였다. 주상복합이네. 강 소윤이 앞장서서 집 뒤쪽으로 향했다. 낮은 담 너머로 집안이 훤히 보였다. 을씨년한 것이 아무도 없어 보였다.

“아무도 없는 거 아냐? 이 자식, 아직도 안 온 거야?”

“왔다 간 것은 아닐까요?”

“벌써? 그럼 안 되지! 이 봐! 내가 왔다! 양 서리!”

내가 소리를 지르자 강 소윤이 기겁을 했다. 내 몸을 막아섰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양 서리! 나와라!”

내가 집 안으로 들어서며 계속 소리쳤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런, 진짜 왔다 간 거야? 하지만 강 소윤이 흠칫 하며 무언가에 반응했다.

“왜 그래?”

“방금 저 쪽에서 인기척이!”

강 소윤이 조용히 칼을 뽑아들고 내 앞에 섰다. 우리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강 소윤이 봤다는 곳은 싸전의 커다란 광이었다.


강 소윤이 어두운 광의 문을 슬쩍 당겨보았다. 문은 열려있었다. 끼이익- 문은 무거운 소리를 내며 조금 열렸다. 강 소윤이 힘을 주어 문을 활짝 열었다. 아침햇살이 광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지만, 워낙 큰 탓에 광의 절반쯤은 여전히 어두웠다. 쌀가마니가 천정까지 쌓여있었다.

“이 자식들, 엄청 해 처먹었구만.”

“저하, 제게서 떨어지지 마시길!”

“야, 이게 다 나라의 군량미야. 넌 열 받지도 않냐?”

“지금은 저하의 안위가 더 중요합니다.”


강 소윤은 칼을 앞세우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사주를 날카롭게 경계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던 찰나! 갑자기 부스럭 하는 소리가 들렸다. 강 소윤이 급히 칼을 뒤로 휘두르자 촥! 하고 쌀가마니 하나의 귀퉁이가 잘려나갔다. 쏴- 하면서 쌀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 밑에서 시커먼 쥐 한 마리가 찍- 하면서 쏜살같이 도망쳤다.

“어이구 아까운거...”

“...”

강 소윤이 민망한지 얼굴을 붉혔다.


“아까 들었다는 소리도 쥐 아니야?”

“아닙니다.”

“정말?”

“...아마도...”

강 소윤이 자신감이 많이 줄은 소리로 대답했다.


“걱정 마시오. 제대로 들은 것 맞소.”

!!!!!!

아이고 깜짝이야! 귀신인 줄 알았네!!!!! 강 소윤이 번개같이 칼을 다시 들었다. 광 가장 안 쪽의 어둠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였다.

“누구냐!”

“그대들이 찾는 사람이오.”

“양가냐?”

“그렇소.”


드디어 만나네. 근데 이 자식 무슨 꿍꿍이지?

“너 혼자 왔느냐?”

“혼자 오시라고 말씀 드렸을텐데요.”

“내가 너 하라는 대로 해야 되냐?”

“그럴 리가요. 지존의 몸으로 예 납시신 것만으로 황송해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뭐, 뭐, 뭐?”

나도 놀랐지만 강 소윤도 적지 아니 놀랐다. 쟤 지금 내가 세자인거 확실히 안다고 한 거 맞지? 이 자식, 돌아이 아냐?


“너는 내가 누군지 안단 말이냐?”

“물론입니다, 저하.”

“! 대담하구나. 내 솔직히 아리까리 했다. 개동이를 죽였다 해서 네 놈이 나의 정체를 짐작했으려니 했지만, 한 편으론 내게 협박을 하는 것을 보곤 또 아닌가 싶더라.”

“그러셨사옵니까.”

“허나 생각보다 훨씬 간이 부은 놈이었구나. 세자인 것을 알고도 내게 그 따위 편지를 보내다니.”

“...”

“평구는 어디 있느냐? 지금 데려오면 목숨만은 살려줄 수도 있다.”

“참으로 황송한 제안이시옵니다, 저하. 허나...”


갑자기 쾅! 하는 소리가 들리고, 광이 시커먼 어둠에 휩싸였다. 덜컥! 하고 광의 대문이 밖에서 잠기는 소리도 들렸다. 강 소윤이 놀라 나를 감싸고 가마니 쪽으로 밀었다. 아까부터 떨어지던 쌀이 내 갓 위로 떨어졌다. 양 서리는 감정변화 없는 톤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저하께서는 여기서 훙거(薨去)해 주셔야겠습니다.”

뭐? 훙거? 그게 뭐야?

“네 이 노옴!!!!”

강 소윤이 눈에서 불을 튀기며 칼을 들고 양 서리에게 달려갔다. 허나 극도의 어둠 속에서 양 서리의 희미한 그림자는 쌀가마니 뒤로 몸을 숨기며 사라졌다. 강 소윤이 챙! 하면서 칼을 휘둘렀지만, 벽에 맞아 불꽃만 튀겼을 뿐 사람은 없었다.


“강 소윤! 어디 있어!”

“저하! 제가 가겠사옵니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강 소윤이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정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저하, 위험합니다. 어서 빠져나가야 합니다!”

“그, 그래!”

우리가 더듬거리며 문을 찾았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강 소윤이 온 몸을 부딪쳐 보았지만, 문은 열릴 생각을 안했다.


“양 서리는?”

“이 역적 놈이 도술을 쓰나 봅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사라졌다고? 그럴 리가? 이 시대엔 진짜 도술이 있나? 내가 더듬더듬 양 서리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저하! 조심하십시오, 그 역적 놈이 무엄하게도 저하의 훙을 입에 담았으니 무언가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그게 말이지, 훙이라는 것이 죽는다는 거지?”

“예? 아, 예. 황공하옵니다.”

“근데 그냥 사라졌다고? 아무 것도 안하고? 왜?”

“예? 그, 그건...”


나는 앞을 더듬고 나가면서, 아까부터 드는 이질감이 거슬렸다. 뭐지? 뭐가 거슬리는 거지? 웃. 나는 움찔했다. 내 발에 뭔가 물컹한 것이 밟혔기 때문이다. 뭐지? 설마 아까 그 쥐? 으엑! 나는 조심스레 그 물컹한 것의 정체를 확인했다. 어휴, 다행이네. 아까 떨어졌던 쌀알들이잖아. 응? 어라?


내가 강 소윤이 잘라버린 가마를 더듬어 찾았다. 쌀들이 다 떨어졌는지, 이제 구멍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강 소윤?”

“예.”

“자네가 잘라버린 가마 말이야, 이제 쌀이 다 떨어졌거든?”

“아, 예, 그렇습니까?”

“근데, 이 소리 안 들려?”

“예?”

“치- 하고 쌀 떨어지는 소리 말야. 왜 계속 들리는 거지?”

“....!!!!!”


강 소윤과 내가 입을 다물자, 희미하게 치- 하는 쌀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광 속 어딘가에서 계속 들리고 있었다.

읏! 생각났다! 나 이 소리 뭔지 알아!


도화선!!!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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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06화. 폭풍전야. 19.07.09 138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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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화. I repeat! We are under attack! +2 19.07.05 162 4 14쪽
101 101화. 수박이 한통에 만원 두통엔 펜X. 19.07.04 168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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