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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연재 주기
아라우카나
작품등록일 :
2019.04.01 15:03
최근연재일 :
2019.09.07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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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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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71화. 앵무새의 앵 자는 앵무새 앵(鸚)

DUMMY

일배는 눈을 희번뜩거렸다. 자신에게 활을 겨누고 있는 풍개 노인을 보면서 소리쳤다.

“어디 쏴봐! 한 방에 죽이지 못하면 이놈 목숨은 없다!”

“이거 놔!”

평구는 반항했지만, 일배는 그를 더 꽉 껴안았다.

앞에는 일배가 인질극을, 뒤에는 거지들이 살기등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풍개 노인은 나를 쳐다봤다. 강 소윤도 나를 돌아봤다. 어쩌냐고 묻는 눈빛.


나는 평구를 쳐다봤다. 평구는 이 와중에도 씩씩했다. 강 소윤을 똑바로 쳐다보며 절대 징징거리지 않겠다는 듯 입을 앙 다물고 있었다. 강 소윤도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야, 사제의 정이 참 돈독하네. 나는 아예 무시하고 있구만. 야, 너 구하러 온 거 나야! 으휴, 이를 어쩐다.


준냥이가 속삭였다.

(어쩔거냐?)

(글세...)

(내가 달려들어서 저걸 뺏어볼까?)

(야, 저 날붙이가 어디 있었는지 알아? 그걸 니가 물어서 뺏겠다고?)

(뭐라도 해야 할 거 아냐!)

(가만있어 봐. 너가 뛰어들어 더 위험해질 수 있어.)


일단 기선부터 제압하자.

내가 앞으로 나왔다. 강 소윤이 위험하다고 했지만, 내가 그를 물렸다.

“일배라고 했나?”

“나으리는 뉘시우?”

“이 생원이라고 불러라.”

“그래, 생원님. 어쩌시려우. 거지들이랑 같이 저 세상 가시겠소? 아니면-”

내가 껄껄 웃었다. 일배가 약간 당황했다.


“가소롭구나. 너희 거렁뱅이들이 내 무사들의 터럭하나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으냐?”

“흥, 양반 나리들은 이래서 안 된다니깐. 물건 하나 사 본적이 없으니 계산이 안 되지. 여기 우리 머리수가 안 보이시오?”

우리의 뒤에서 거렁뱅이들이 우하하하 웃었다. 저 자식들, 아까 꽁지 빠지게 도망치더니.


“천 거사.”

내가 우리의 후미에 있던 실눈을 불렀다.

“예.”

“수고 좀 해주시겠소?”

실눈은 가타부타 말도 없이 바로 막대기를 들더니, 손잡이를 비틀었다. 그러자 막대기 인줄 알았던 것이 순식간에 분리되어 날카로운 날이 나타났다. 번뜩한 검광을 보자 거지들이 흠칫 놀랐다. 하지만 그들이 반응할 틈도 없이 실눈이 손을 흔들자 거지들의 머리 위가 서늘해졌다. 잠시 후, 그들이 들고 있던 몽둥이와 봉이 머리 위 높이에서 깔끔하게 잘려서 툭, 툭 떨어졌다. 그리고 상투는 덤이었다. 이 양반들 상투 자르기 좋아하네. 순식간에 다섯 놈의 무기와 머리카락이 잘려나갔다. 거지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실눈의 칼은 다시 칼집으로 들어간 상태였다.


내가 일배를 보고 이죽거렸다.

“어때? 아직도 계산이 틀린 것 같으냐?”

일배는 당황했다. 더욱 세게 평구를 끌어안았다. 치사한 자식.

“그래. 이놈아. 양가 놈의 개답게 냄새는 잘 맡는구나. 그 녀석이 니 목숨 줄이다. 꽉 잡고 있어.”

“흥, 맘대로 지껄여라.”

“네 이 놈!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강 소윤이 소리를 빽 질렀다. 일배는 강 소윤의 반응에 잠시 당황했다. 세자? 이 녀석이?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세...자?”

내가 피식 웃었다.

“그렇다고 하면 믿을 테냐?”

잠시 넋이 빠진 표정을 하던 일배가 어허허허허- 하고 웃었다.

“별... 우리 각설이들이야 배가고파 헛소리 한다고 쳐도, 댁들은 배도 부른 양반님네들이 어찌 그리 허언이시오?”

“그래, 믿건 말건 니 자유고.”

니들이 세자건 양반이건 무슨 소용이 있겠니. 개들한테는 몽둥이랑 먹이 둘 중 하나지.


“어찌하면 그 녀석을 놓아줄 테냐?”

“청계천에서 물러가시오. 그럼 생각해보겠소.”

“이거 봐라? 계산은 누가 못하는데?”

“흥, 틀린 것 같아 보이시오?”

일배가 평구를 더욱 꽉 쥐었다. 나는 일배를 노려보았다. 일배도 지지 않았다. 아오, 눈 마주쳤어. 썩는 거 아냐?


“양 서리 이야기를 해보자.”

내가 슬쩍 이야기를 돌렸다.

“맘대로 하쇼. 차도 내오시면 좋고. 나야 평생 이러고 살아도 상관없으니까.”

“네가 양 서리 말을 듣는 것이, 다달이 돈을 받기 때문이지?”

“...”

일배가 냉소를 지었다.

“얼마면 되겠냐?”

“얼마 주시겠소?”

“금 한 냥이면 돼?”


뭇 거지들이 웅성거렸다. 내가 품에서 금을 꺼내 위로 보였다. 거지들이 더욱 웅성거렸다. 하지만 일배는 냉소만 짓고 있었다.

“꼭지! 그냥 팔아요!”

“금 한 냥이면 우리 다 평생 먹고 살잖아요!”

“닥쳐!”

일배가 소리를 지르자, 거지들이 싹 입을 다물었다. 와, 뭘 어쨌길래 이리 그립력이 좋아?


“이 양반들이 진짜 금을 주겠냐! 이 팔푼이들아! 애새끼를 넘기자마자 우리를 다 죽이겠지! 머리가 그렇게도 안 돌아가?”

“진짜? 금인데? 이 정도면 한 번 믿어 볼만도 하지 않아?”

내가 거지들을 향해 금을 보여주며 살살 부채질했다. 거지들은 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배는 거지들이 돌아설까봐 재빨리 대답했다.


“좋다!”

“좋아?”

“단!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 시간은 오늘 저녁!”

“...”

“이 조건이 아니면 그냥 다 같이 죽던가.”

일배가 잡고 있던 평구의 뺨을 죽 그었다. 평구는 으윽! 소리를 냈지만 꾹 참았다. 강 소윤이 깜짝 놀라 다가가려다가 일배의 위협에 물러나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네 놈...”

“사부님! 저는 괜찮습니다!”

평구가 상처에서 피를 주륵 흘리면서도 씩씩하게 대답했다. 강 소윤이 거기에 울컥한 모양인지 고개를 돌렸다. 일배는 키들거렸다.

“어쩔 거야? 할 거야 말거야?”

일배가 다른 뺨도 그을 기세였다.


아오 빡쳐. 나는 금을 번쩍 들고 ‘거지들 중 일배를 죽이는 놈에게 금을 주겠다!’라고 외치고 싶은 것을 초인적인 인내로 참았다. 평구만 없었어도 아주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들 수 있었는데.

할 수 없나.


“좋다. 단!”

“?”

“네 놈이 북 치고 장구 치고 시간까지 정했으니, 장소는 내가 정한다.”

“안 돼!”

일배가 딱 잘라 거절하자, 나는 단호하게 평구에게 소리쳤다.

“평구야!”

“옙!”

“일이 이렇게 돼서 미안하구나! 내 여기 있는 거지들을 모조리 도륙하고, 네 제삿날마다 이 거지 놈들의 가족들을 찾아 죽여 네 원혼을 위로하마!”

“나으리! 지금 당장 그리 하십시오!”

“평구야!”

평구의 거침없는 말에 강 소윤이 놀라 말렸다. 나도 마지막 도박이었다. 내가 일배를 노려봤다. 일배는 천박하게 웃고는 있었지만 속으로 짱구 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동안 조용한 대치가 계속 되었다. 좋아, 막타 날린다.


“얘들아! 무기를 들어라! 오늘 청계천엔 붉은 물이 흐를 것이다!”

“옙!”

우리 패거리가 살벌한 눈으로 무기를 들자 거지들이 움찔했다. 벌써 도망치려는 놈도 있었다. 분위기를 읽은 일배가 갑자기 소리쳤다.

“좋아! 좋다고! 어디서 만날지는 댁이 정하시우!”

“오늘 저녁. 건천동 박 참판의 기와집이다.”

“건천동 기와집이 한 두 군덴가.”

“몇 달 동안 비어있던 집이다.”

“아~ 거기?”

“지금도 비어있을 거다. 이런 일을 하기엔 적임이지.”

잠시 주판을 굴리던 일배가 입술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도망갈 생각은 말아라. 너를 지켜보는 눈이 어디에나 있으니.”

“흥. 거지보다 많을까.”

“크크크. 거짓말 같아? 네 놈 오늘 새로 담근 탁주에 소간을 안주해서 먹을 생각이었지?”

“!!!!”

일배가 일순 크게 당황했지만, 다시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딱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후엔... 더러운 자식.”

내가 침을 퉤! 하고 뱉었다. 일배의 표정이 흙빛이 되었다. 대체 어찌 알고 있지? 하는 표정이었다.


“어디 한 번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쳐 보렴.”

“무당! 네 놈은 요사한 무당이로구나!”

무당이라는 말에 강 소윤의 눈에 살기가 돌았다. 휙! 강 소윤의 칼이 그의 목에 들이닥쳤다. 피가 날 정도였다. 일배가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

“왜 이래! 네 주인과 이미 이야기가 끝났잖아!”

“더러운 입을 함부로 놀리다니... 저 분을 모욕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뭐래 이 미친놈이! 이 녀석을 찔러버린다!”

“저 분을 모욕한다면, 나나 평구의 목숨가지고 흥정이 안 된다. 알겠느냐?”

일배는 강 소윤의 서릿발 같은 차가운 눈을 쳐다보고 움찔했다. 분위기가 달랐다. 강 소윤이 더욱 칼을 들이대었다. 일배가 으으 거리며 평구의 목을 졸랐지만, 강 소윤이 멈출 기세가 아니었다.


“강 소윤!”

“대답해라.”

강 소윤은 내말도 무시하고 그 녀석의 목을 계속해서 지그시 눌렀다. 일배는 침을 꿀꺽하고 소리쳤다.

“소, 소인이 잘 못했습니다. 다시는 저 분에게 방자한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돼, 됐지? 이제 칼 치워! 아니면 진짜 이 녀석 찌를 거야!”

강 소윤이 칼을 떼고 더럽다는 듯 옷에 피를 닦은 뒤 칼집에 집어넣었다. 어지간한 일배도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듯 그를 경계했다. 봤지?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게 조폭도 아니고 거지처럼 막가는 놈도 아냐. 퓨즈 나간 광신자가 젤 무섭다구. 걘 왕실 광신도야. 조심해. 나도 못 말려.


어쨌든 그 덕분인지 몰라도, 거지들의 예봉을 완전히 꺽은 것을 위안삼아 우리는 아지트로 돌아왔다. 물론 망 볼 놈 하나는 남겨두었다. 도망치려거나 딴 짓 하려는 기미가 있으면 바로 알리라고 해 두었다.


아지트엔 마 접주가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빈손이네?

“마 접주! 어떻게 된 거야? 없었어?”

“그게 말입니다요, 저희가 가보니 집에 인기척이 없었습니다요. 몰래 담을 타고 들어가 보니, 분명 젊은 처자가 혼자 사는 집 같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 물어보니, 처자 혼자 사는 집이 맞고 며칠 전부터 살았답니다. 주변에 왕래는 거의 없고, 아침에 나갔다가 오후쯤 들어오는 일이 많았다네요. 주변 할매의 말로는 어디 절로 불공드리러 가는 것 같답니다.”

“절?”

“예. 헌데 어느 절인지도 모르고, 쇤네들이 처자의 얼굴도 모르니 처자가 오기를 기다리기로 하고 팔성이를 남겨두고 저와 할아범은 일단 돌아왔습니다요.”

“어리는?”

“남아있습죠.”


흠. 어리가 남아있다고? 왠지 불안하네. 내 표정을 보고 마 접주가 물었다.

“제가 다시 돌아가서 기다릴깝쇼?”

“아니야. 잘 왔어. 마 접주는 나랑 같이 건천동으로 가자구.”

“예?”

내가 지금까지 벌어진 일을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묵묵히 듣던 마 접주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를 뿌득 갈았다.

“그렇다면, 평구를 지키고 있던 우리 형제들을 죽인 놈도 마전교 놈들이겠군요!”


엇? 그렇게 되나?

“그 일배라는 놈, 벼르고 별렀는데 명을 재촉하는 군요. 평구만 돌려받으면 더 이상 그 녀석을 살려둘 수 없습니다.”

“그래. 줄 서라고. 여기 그놈 죽이고 싶은 사람 많으니까.”

“헌데, 왜 하필 건천동을?”

“그 거지 놈들, 몸에 빈대가 많은지 계속 벅벅 긁고 있더라고. 불쌍하게시리. 그 빈대들 좀 잡아줘야 되지 않겠어?

“예?

마 접주와 사람들이 대체 뭔 소리냐는 듯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나으리, 그런 개만도 못한 놈들이 무에 불쌍하다고-”

“어허- 마 접주는 이런 말도 못 들어봤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

“흐흐. 건천동의 으리으리한 기와집은 명목상 박 참판의 것이지. 그게 홀랑 타버리면 일석이조 아니겠어?”

“저하!”

강 소윤이 헬쓱한 표정으로 내게 소리쳤다.

“왜?”

“그건 너무 잔혹한 처사가 아니옵니까?”

“너 아까만 해도 역적 놈들이라고 길길이 날뛰지 않았니?”

“그렇다고 해서 거지들을 모조리 태워버리는 것은-”

“엥? 내가? 언제? 내가 그런 말 했었어?”

“...”

강 소윤은 입을 다물었지만, 매우 의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빙글빙글 웃으며 그의 가슴을 탁탁 치고 말했다.


“두고 보자고. 상황 봐 가면서. 오케이?”

“오캐이가 뭡니까?”

“이제 대충 알아들어라.”

짜식이 몇 번 들었으면 알아듣는 맛도 있어야지.


***


우리는 일단 건천동의 집으로 향했다. 우리가 빨리 접수해놓지 않으면 거지 놈들이 와서 야료를 부려놓을 지도 모르잖아? 허나 건천동 저택은 전처럼 빈 집이 아니었다. 문은 열려있었고, 안에서는 무슨 공사를 하는지 툭탁툭탁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안에 들어가 상황을 보고 온 준냥이가 내게 알려주었다.


(전에 평구가 한 말에 따르면, 박 참판이 이곳을 보수 공사한다고 했었잖아. 그거 하나보다. 안에 일꾼들 열 명 정도 있어.)

흠. 그럼 박 참판집 하인들인가? 그 자식들이 평구랑 넙쭉이를 때렸지? 그럼 용서할 수 없지.

“나으리, 어쩔깝쇼?”

마 접주가 물었다.

“들어가서 전원 결박해라.”

마 접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간수와 산적패들이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그들을 잡아들였다.


“어이쿠! 누구요!”

“왜 이러오?!”

“이봐! 우리가 어느 댁 하인들인지 알고 이러는 거야?”

일하는 사람들을 다 잡고 보니, 딱 열 명이었다. 마당에 모두 끌어낸 뒤, 내가 물었다.

“네 놈들이 모두 박 참판집 종이냐?”

“나, 나으린 누구십니까? 우리에게 왜 이러 십니까요?”

“확! 묻는 말에만 대답해!”

마 접주의 일갈에 하인들이 서로의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았다. 그 중, 차림새가 좀 다른 두 사람 중 하나가 손을 들며 말했다.


“여기 여덟 사람은 박 참판댁 하인들이고, 우리 셋은 공조에서 나온 목장(木匠)들입니다.”

“공조? 그럼 벼슬아치란 말이냐?”

“미관말직이지만 딴은 그렇습지요.”

“허이고! 지 집 고치겠다고 관원을 불러?”

“저희 같은 말단들이야 하라면 해야지요.”

“응? 근데 세 사람? 그럼 하나는...?”


그 때, 집 저편에서 누군가가 끌려나오며 오간수 패거리에게 소리쳤다.

“아이, 그건 건드리지 마시고! 내가 메칠을 공을 들인 건데! 이런 집에 두기엔 아까울 정도아이가! 그 공구도 건드리지 말고!”

“시끄럿! 빨리 안 가?”

“내는 때려도 상관없으니까! 그거 건드리지 마시라꼬! 허 참!”


딱 봐도 괴짜 같은 놈이 핏대를 올리면서 자기 작품과 공구에 집착하고 있었다. 뭐야 이 인간은? 상황이 눈에 안 들어와?

끌려나온 목장은 사람들이 잡혀있는 것을 보면서도 안중에도 없다는 듯 초조하게 자기가 작업하던 곳에서 눈을 돌리지 못했다. 어지간히 작품이 걱정되나 보다. 나는 그 사람에게 흥미가 생겼다.

“이보시오. 지금 댁들이 위험하다는 거 모르겠어?”

“직일 기요?”

“엥?”

“직일 기면, 내 저 익공(翼工) 장식이 반나절 내로 완성이 되니까, 그 뒤에 직이시구려. 부탁이오.”


야. 이건 또 뉴타입 똘아이네. 정말 안절부절 못하는 거 보니까 진심인가본데? 근데 왠 사투리? 내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죽네 사네 하는데 장식이 걱정돼요?”

“학실합니다. 저게 내 걸작이 될 겝니다. 반나절이면 충분하다니까요.”

“...이 봐, 당신! 이름이 뭐요?”

목장은 그제야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공조 목장 장엥실이라고 하오.”


잘 못슴다? 엥이라는 한자도 있나? 아, 앵무새할 때 앵인가?


“공조 목장 장엥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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