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집 마법사는 멀리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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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걓디
작품등록일 :
2019.04.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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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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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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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장. 세상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자 (2)

많은 분들의 격려에 무한한 감사를!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DUMMY

“내 하수인이 된다고 사실 특전은 없어. 미안하지만 이건 진짜다.”


아, 방금 전까지는 조금 믿었는데······. 이런 형편없는 신 같으니.


“하지만 그런 힘을 얻을 수 있는 방도는 알고 있지.”


“뭐?”


“그 같잖은 놈이 만든 게 있는데 말이야. 그걸 어떻게 잘만 해낸다면 또 모르는 일이라.”


“같잖은?”


“원래 좋은 게 있으면 다 나눠서 쓰는 법 아니겠나?”


다른 자가 이런 말을 했다면 높은 확률로 허가를 받았거나 애초에 그렇게 막 써도 괜찮은 것이겠지만 자신을 「로키」라고 했으니 이야기는 좀 많이 다르다.


진상은 몰라도 아마 훔쳐 쓰겠다는 것 같다.


“어이, 혹시 영어는 할 줄 아나?”


“영어?”


잉글랜드의 말을 할 줄 아냐고 물으면······. 당연히 모른다.


“라틴어도 잘 못 하는데······.”


“아, 모르겠고. 대충 해. 어차피 이대로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이니까.”


“뭐?”


로키가 무작정 이본을 뒤로 돌려 세우고 그대로 앞으로 밀었다. 분명 땅이었을 곳에 어째서인지 깊고 깊은 심연이······. 그리고 그 아래에서는 타오르는 불꽃 같은 빛이 마구 쪼이고 있었다.


“이게 뭐야!”


“가면 알아!”


이본이 앞으로 완전히 엎어지면서 구멍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어어어어어얼 가도 몰라아아아아아아!”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이본의 목에서 터져 나오면서 로키를 절실하게 불렀지만······.


“미안, 사실 나도 뭐가 있는지는 몰라. 대충 알아서 나오겠지. 그럴 운명이면 말이야.”


로키가 피식 웃고는 그대로 사르르 흩어지며 사라졌다.


“근데 죽지는 않는 것 같더군. 그 이상한 음침한 여자가 말이야.”


§


쿵.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린다.



내려앉은 심장이 삶을 지탱하려는 듯이 버둥거리는 감각도 함께 전달된다.



쿵.



이번엔 이마가 탁자를 때렸다.

코가 함께 찍히며 코에서 붉은 피가 흩뿌려졌다.



“어이, 괜찮아?”


“괜찮겠어? 어, 어어어어. 그래 고개 들고.”


케세나스가 이미 일어날 생각이 없는 고개를 붙들어 뒤로 젖혔다.


“이래서 갈 수나 있겠어?”


“하지만 본인이 일이 있어서 가는 건데······.”


“하이트 불러. 그 카디시리울리아슬리펜스티레인폴러 어쩌고 하는 아저씨도.”


“대체 누구야 그게?”


일단 사람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뜻은 대충 통한 것 같았다.


“근데 어떻게 부르는데?”


“달려서?”


“어차피 곧 올 텐데.”


“그러니까 달려서.”


“에이, 네가 훨씬 빠르잖아!”


그렇게 말은 했다만 케세나스는 뒤뚱뒤뚱 뛰어나갔다.


“진짜 갈 수 있겠어? 시간은 많다고. 별 일도 없이 가는 건데 몸은 성할 때 가야하지 않겠어?”


제나가 여전히 정신을 통 못 차리는 사람을 붙잡고 흔들었다.


“이거······. 안 괜찮은 정도가 아닌데?”


제나가 붙잡은 어깨를 놓자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려 했다.


턱.


다시 그것을 잡아 흘러내리지 않도록 잘 붙잡고 탁자에 고이 놓았다.


“혼이 빠졌다고 해야 하나 이걸?”


제나가 귀를 대고 숨소리를 들었다.


“호.”


재밌는 생각이 난 것일까?



제나가 굉장히 신이 난 표정으로 두 손을 들었다.



그리고······.


§


“야, 이 망할 미친 놈아아아아아아아!”


「위」였던 곳을 향해서 소리를 질렀지만 도통 닿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단 떨어지고 있는 것은 맞긴 한 것 같은데 이게 또 괴상한 감각이 장난 없이 밀려오는지라 오히려 날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감각도 있었다.



아니 일단 움직이는 것이 맞는가 싶기도 하고.



복잡하다.



그리고 그런 혼란이 정리되기도 전에 다른 혼란이 다가왔다.



푸른 하늘, 그리고 녹지.



“Starting Windows.”



라고 뭔가 들려왔다. 화사하고 짧은 소리가 들리더니 그 하늘에 여기저기 문이 나타났다.


대체 뭐 하는 세상이길래.



그리고 눈 앞에 회색의 문이 하나 나타나더니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For be a “IMMORTAL”, need a AGREE. When you agree, please select “Yes(Y)”. disagree, select “No(N)”.」



살면서 이런 문자를 많이 보기는 했지만 자신이 보던 것 보다 훨씬 간단하면서 세련된 문자가 나타났다.

하지만 읽으려 하면 읽기는 하지만 뜻을 온전히 알 수는 없었다.



“아그레이? 아그리이이? 뭐야 이건?”



일단 로키가 말하기를 「영어」 할 줄 아냐고 물었으니 아마 영어일 것이기는 한데······. 영어에 이런 말이 있었나?



아,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을, 혹은 말을 할지도 모르겠으니 일단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으니 그것이 다시 다른 것을 표시했다.



「10」



분명 저런 것도 본 일이 있었다.

분명히······. 사라센 녀석들이 쓰는 것 같이 생겼는데?



그리고 그 다음 순간 그것이 「9」로 변했다.



이어 8, 7, 6, 5, ······.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이 밀려왔지만 알아야 무얼 하지.



곤란하다······.



그리고 1의 문자를 띄우고 곧이어 다른 것이 뿅 하고 나타났다.



「Congratulation! Now YOU be “IMMORTAL”. See what you get, please click “see also”.」



뭐라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앞의 것은 알고 있었다.



“축하······한다고?”



어쨌든 「see also」라는 것이 보이며 어떻게 하라는 것 같으니 손을 들어 그것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것은 없이 손에 푸른 「see also」라는 글자가 휙휙 지나갈 뿐이다.




이본은 이 순간은 아무것도 몰랐지만······. 먼 미래에 후회하게 되었다.



그 「쥐」가 어딨는지 찾아야 했다고.


§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겠지.”


“누구?”


한동안 넋이 빠져 멍하니 앉아있던?



아니, 앉은 것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있던 이본의 곁에 누군가 다가왔다.



새하얀 소복을 입은, 붉은······. 그것.



“역시 놓치기에 아까운 남자였는데.”


“누구지?”


“이미 기억은 다 돌아왔을 텐데. 그걸 묻는다 해도 시간은 그다지 없을 것 같거든. 설명하기에 말이야.”


“루티에?”


싱긋. 그리고 낮은 웃음 소리가 들렸다.


“결국 이렇게 되었네. 하지만 원망하거나 하지는 않아. 어차피 네가 선택할 것, 그리고 네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무슨 소리지?”


“결국······ 그 재능이 악이 된 거야. 사람들은 재능을 선망하지만 그 재능이 사람을 귀찮은 일에 휘말리게 만드는 법이지. 그리고 그 재능으로 하여금 사람들은 그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짐을 떠넘기지. 가혹할 정도로.”


“내 재능이 날 고통받게 만든다는 말인가?”


이본이 벌떡 일어나 주변의 푸르고 파란 빛을 받아 영롱하게 빛을 냈다.



이름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여자와 자신이 무슨 일이 있었나? 무슨 관계였나? 그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재능은 저주. 결국 사람들로부터 두려움과 더불어 선망을 품게 만들지. 누군가는 너의 재능을 보며 광활한 꿈을 품을 수도 있지. 하지만 누군가는 너의 재능으로부터 두려움을 느끼고 널 무너뜨리기 위해서 사력을 다하게······. 그리고 사라지게 만들지.”


“그런 두려움이라면 내 재능으로 혁파하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


이본이 고개를 까딱 꺾었다. 그리고 또 귀엽다는 듯이 미소.


“그렇게 세상 모두를 부술 생각이라면 그래도 좋지. 하지만 재능 있는 자의 고독을 이해하는 자는 있어도 그것에 응답해줄 사람은 결코 없어. 그건 영원히 자신의 몫이지.”


“이해만으로도 나름 괜찮지 않나?”


“물론. 감사할 일이지. 아무런 도움은 되지 않겠지만 말이야.”


“이해를 받는다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 아무도 몰라준다면 그게 더 큰 문제지. 아니, 잠깐. 근데 내 재능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일단 내 재능이 뭔데?”


루티에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이마에 손을 대고 크게 웃었다.


“마법 외에 뭐가 있겠어? 솔직하게 피가 피다 보니 특별히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뭐 그래도 튼튼한 몸을 남겼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태생이 싸움꾼이라는 말이네.”


“싸움을 위한 마법은 아닐 수도 있지.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사람을 해치는 일이야. 사람을 구하고, 치료하기 위한 일이 훨씬 어렵거든.”


“힘을 조심해서 쓰라는 말인가?”


이본이 눈썹에 힘을 주고 슬쩍 물었다.


“조심해서 쓸 필요는 없겠지. 네가 가진 힘이고, 그 힘은 네 의지의 충실한 하수. 그럼 내 사견은 들어갈 여지가 없어.”


“애매하게 말을 하는군.”


기사들이란 더러 그렇다. 말은 똑부러지게 하는 편이라.


“그렇게 말을 할 수밖에 없어. 세상엔 많은 길이 있고, 그 길은 갈래가 많으니까. 하지만 원하는 단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면······. 돌아올 때는 너무나 힘들고 험난한 길이거든.”

“그럼 자신은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다른 선택을 한 것뿐이야. 갈림길에 서서, 그 길을 선택하는 자들을 살피는 일이지. 결코 길을 선택하거나, 선택해주는 일은 없어. 하지만 모두 각자의 신념이 있어. 내가 조언을 해서 될 일이라면 처음부터 그 사람들은 그 길을 선택한 것이고, 고민이 되던 자들에게는 타인의 의견을 들음으로 인해 생각을 좀 더 확고히 하는 것. 딱 거기 까지야.”


“그럼 내가 선택할 길은?”


“이미 결정된 것에 대해서 말을 할 필요는 없겠지.”


루티에가 살짝 웃었다. 그리고 뒤로 있던 손을 앞으로 꺼냈다.


“길을 정해주지는 않겠지만 이런 부탁 정도는 할 수도 있겠지.”


손에는 가죽으로 깔끔하게 접은 작은 책이 하나 있었다.


“이건?”


“일기장.”


“여기에 답이 적혀 있다는 말인가?”


“물론. 하지만 당장 쓸 수 있는 물건은 아니야. 아주 먼 미래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나 같이 애매한 관계였던 사람보다 더욱 확고한 사랑이 가지게 될 거야.”


“사랑?”


일단 그 일기장을 받기는 했지만 의문이 더욱 앞섰다.


“사랑의 형태는 세상에 매우 많은 수가 존재하지. 결코 연인 간의 사랑만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아들?”


“글쎄.”


루티에가 히히 소리를 내며 웃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 일기장 하나로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누군가는 불행하게 된다. 만약 그 꼴이 보고 싶지 않다면 그대로 불태워도 좋아.”


“불행하게 된다고?”


“만민을 행복으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책임을 지는 자가 불행해져야만 하지. 결코 모두가 행복한 그런 세상은 없으니까. 굉장히 무겁고, 치열한 일이 될 거야. 넌 그런 모습을 도울 수 없어 힘들겠지. 그 결과로 두 사람이 불행해질 거고.”


“내가?”


사실 대화는 이어지고 있었지만 솔직히 이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이본의 뇌리를 스치는 한 마디가 있었으니.



「이상한 여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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