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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퍼스트 드루이드(First Dr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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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1 17:15
최근연재일 :
2019.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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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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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Episode 1 - Full Moon (12)

DUMMY

ⅩⅡ

그는 오두막에 사는 약초 채집꾼인 모양인데 치료에도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었다. 캠의 상처를 보더니 고개를 젓다가 내게 나가 있으라고 했다.

별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나는 어둠 속에서 그에게 최대한 거친 숨소리를 내지 않으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르라고 했다.


집 바로 옆에는 볏짚으로 이어 만든 허름한 돼지우리가 있었고 아직은 먹을 때가 되지 않은 어린 돼지 두 마리가 꿀꿀거리고 있었다.

담을 넘어 볏짚으로 몸을 가리고 누웠다. 피곤함이 몰려온다. 갑옷도 모두 벗어버렸다. 추운 것보다는 몸이 욱신거리는 게 더 크다.


도마뱀 녀석은 아직도 어깨에 붙어 있었다. 내가 누웠을 때 녀석은 탈출을 시도했고 나는 장난스럽게 꼬리를 붙잡았다.

그러자 해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녀석의 꼬리가 끊어져 버렸다. 꼬리뼈를 스스로 잘라버린 듯하다. 하지만 왜? 이유는 도마뱀 뇌를 꺼내지 않고서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드는 호기심이 이 상황을 피해가지 못하는 모양이다. 캠에게 했던 일이 생각났다. 분명히 캠의 상처를 통해 그를 변신시키는 것이 가능했었지. 만약 그게 내가 한 게 확실하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이 도마뱀도...


녀석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어쩌면 꼬리를 끊어버린 것에 대한 원망일지도 모른다. 약간은 눈물이 고인 녀석의 눈을 보고 있자니 딱하기도 하다.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따지기라도 했을 표정이다.

그리고 녀석의 잘린 꼬리뼈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리고 집중했다. 캠 때와 마찬가지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내게서 나는 소리인지 도마뱀의 작디작은 심장에서 나는 소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느낌이 꺼림칙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조금 더 집중해야 했다. 조금씩 꼬리를 향해 내 정신이 투여되는 것 같았다.


“여보게.”

“깜짝이야!”


나는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벌떡 일어났고 그 때문에 공중에 매달려 있던 여물통이 뒤집히며 머리에 박혔다. 나는 그것을 빼내려고 하다가 관뒀다. 내 얼굴을 상대가 보지 않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집주인이다. 그가 손에 횃불을 들고 있었는지 주변이 환했다. 조금 늦었으면 자칫 비스트의 얼굴을 들킬 뻔했다.


“뭘 그렇게 죄 지은 사람처럼 놀라나? 양동이가 안 빠지면 도와주겠네.”

“아뇨. 냄새가 좋아요. 괜찮습니다.”

“그 양동이 똥 푸는 걸세.”

“제가 좀 특이 취향이라.”


오웩. 어쩐지 냄새가 미쳤다 싶었다. 나는 가까스로 구토를 참아냈다.


“치료가 끝나긴 했네. 상처를 소독하고 약초를 즙 내서 발라놨어. 양귀비즙도 아주 조금 입에 뿌려뒀지. 이제 그 자신과의 싸움이야. 내 손을 벗어났다는 말이네.”


그는 울타리에 몸을 기댔다. 앞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소리로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안 물어보겠네. 단지 내가 자네들을 도운 것은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을 내 아들내미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나 같은 의심 많은 자가 손 한 번 내밀어주길 간절히 바라서겠지. 내가 돕지도 않고 누군가 내 아들을 돕는다는 게 욕심이지 않겠는가.”


“아드님이 없어졌나요?”


“아니, 그런 건 아니네. 이스로드의 영주가 징집해서 끌려갔을 뿐이지. 원래라면 내 옆에서 약초학을 더 공부했어야지. 일이 끝나는 대로 돌려준다고 했는데 내게 돈만 있었더라도 아들이 끌려가는 일은 없었을 거야. 다 애비를 잘 못 둔 죄지. 내가 가난한 직업을 선택한 죄이기도 하고.”


나는 그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몰랐다. 사실 그의 말을 듣고 떠오른 것은 캠이 말해준 늑대에 관한 운명론이었지만 나 역시 캠과 같은 인생을 살지 않았는데 운명론 운운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는 다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집주인의 아들이 징집된 것은 순전히 나 때문이다. 양동이를 쓰고 있어서 그의 얼굴과 표정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왠지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고 싶군요.”

“자네는 용병인가?”


나는 내 덩치와 행색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봐야 양동이가 위아래로 흔들리는 정도겠지만.


“그런 셈이죠.”

“나는 토마스 크램셔라고 하네. 톰이라고 부르지.”


“이곳 출신이 아니시군요.”

“음, 사실 십여 년 전에 북쪽에서 아내를 잃고 아들만 데리고 와서 살고 있다네. 그곳에서의 기억은 좋은 기억이라고 할 수 없겠군.”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전 게오르그라고 합니다. 안쪽에 누워 있는 사람은... 카마르고 스미스. 저와 같은 용병이죠.”

“그의 상처를 봤네. 때로는 그 사람의 상처만 보고도 그가 역전의 용사인지 알 수 있지. 자네도 한 덩치 하는 것으로 봐서 전쟁터에 많이 나가 봤겠구먼.”


나는 어깨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용병은 아니지만 싸움을 많이 한 것은 사실이다.


“혹시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겠는가?”


그는 망설이는 듯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대체 뭘 얼마나 큰 부탁을 하려고.......


“만약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귀 담아 듣지 않아도 된다네.”


아오, 그 뜻이 그 뜻이 아닌 모양인데.


“아니요. 말씀하세요. 캠이 일어나서 활동이 가능해지면 의뢰를 들어드리도록 하지요. 목숨을 빚졌으니까 그도 별말 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쫓기는 몸이긴 하지. 이 사안은 캠이 일어났을 때 다시 물어봐야 할 것이다.


“숲속에 마녀가 하나 있네.”

“마녀요?”


나는 놀라서 소리쳤다.


“그래, 마녀. 어느 날부터 나와 거래를 하던 마을이 더는 내 약초가 필요 없다고 통보를 해오더군. 그래서 이유를 알아보니까 병이 생기는 족족 그 마녀한테 보내고 있더라는 거야. 지금 나는 괜히 내 돈벌이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게 아니라네. 그 자는 약초도 사용하지 않고 금전을 바라지도 않아.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확실하다는 거네.”


“그저 돕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닐까요.”

“자네에게 의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네. 그것이 좋은 일을 위한 것인지 확인해주게. 비록 나는 마녀라고 부르고 있지만, 사람들에게는 좋은 의사 양반쯤 될 테니까.”


마녀라... 내가 비스트인데 마녀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말이 안 되겠지. 예전에는 살아있는 사람을 짐승들과 강제로 교미시키는 미친 사람들이 있었고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약물을 먹여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소위 마녀 시대라고 말하는 그 당시에 늑대 인간과 같은 일명 ‘비스트’들이 많이 탄생했다. 또한, 약물 때문에 미친 자들도 그 형태가 변해서 비스트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마녀? 그것도 선량한 의미로 사람들을 치유해주고 있는데 아직까지 증거가 없는 정도라면 글쎄.


“확인해드리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드리죠.”


두려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니면 나 혼자라도 해결할 문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캠이 움직이기 전에 그 여자의 의도 정도를 확인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게다가 나에게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일들에 관해서 조언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아, 만약 그녀에게 그에 대한 조언을 들을 정도라면 그녀가 마녀라는 것이니까... 머리가 아프다.


“고맙네. 나는 이만 환자에게 가보지. 나도 좀 쉬기도 해야겠고. 원래 자네들이 오지 않았다면 이미 자고 있었을 테니까. 자네도 좀 쉬게.”


“네. 고맙습니다.”


그는 갔다. 양동이 틈 사이로 보이는 빛이 줄어들었고 나는 조금 후에 양동이를 벗어서 집어 던졌다. 돼지들은 양동이에 맞고 내게서 가장 멀리 도망갔다. 아, 양동이에 맞아서가 아닌가.

당장이라도 얼굴을 가릴 뭔가를 찾아야겠다. 그래야 맘껏 자다가 일어나도 누군가 내 얼굴을 보고 소리 지르는 소리에 깨지 않겠지.


나는 돼지우리를 빠져 나와 얼굴을 가릴만한 것을 찾았다. 숲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오두막 주인인 톰의 것이기 때문에 투구 같은 것은 찾을 수 없어야 했다. 그러나 문득 무언가 발견할 수 있었다.


대체 이게 뭐지? 아니, 뭔지는 알지만 왜 여기까지 온 거지?


그것은 잃어버린 줄 알았던 내 투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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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Episode 1 - Full Moon (38) 19.04.30 11 0 9쪽
38 Episode 1 - Full Moon (37) 19.04.29 19 0 8쪽
37 Episode 1 - Full Moon (36) 19.04.26 15 0 9쪽
36 Episode 1 - Full Moon (35) 19.04.25 31 1 8쪽
35 Episode 1 - Full Moon (34) 19.04.24 22 1 8쪽
34 Episode 1 - Full Moon (33) 19.04.23 26 2 8쪽
33 Episode 1 - Full Moon (32) 19.04.22 21 2 8쪽
32 Episode 1 - Full Moon (31) 19.04.20 27 2 9쪽
31 Episode 1 - Full Moon (30) 19.04.19 20 2 8쪽
30 Episode 1 - Full Moon (29) 19.04.18 25 2 12쪽
29 Episode 1 - Full Moon (28) 19.04.17 23 2 13쪽
28 Episode 1 - Full Moon (27) 19.04.16 42 2 13쪽
27 Episode 1 - Full Moon (26) 19.04.15 24 3 13쪽
26 Episode 1 - Full Moon (25) 19.04.14 28 2 14쪽
25 Episode 1 - Full Moon (24) 19.04.13 26 2 12쪽
24 Episode 1 - Full Moon (23) 19.04.12 32 3 13쪽
23 Episode 1 - Full Moon (22) -수정 19.04.11 32 3 7쪽
22 Episode 1 - Full Moon (21) 19.04.10 30 3 14쪽
21 Episode 1 - Full Moon (20) 19.04.09 28 3 9쪽
20 Episode 1 - Full Moon (19) 19.04.09 24 3 7쪽
19 Episode 1 - Full Moon (18) 19.04.08 21 3 9쪽
18 Episode 1 - Full Moon (17) 19.04.08 21 3 11쪽
17 Episode 1 - Full Moon (16) 19.04.07 24 3 12쪽
16 Episode 1 - Full Moon (15) 19.04.07 29 2 10쪽
15 Episode 1 - Full Moon (14) 19.04.06 29 3 16쪽
14 Episode 1 - Full Moon (13) 19.04.06 25 3 19쪽
» Episode 1 - Full Moon (12) 19.04.05 33 3 9쪽
12 Episode 1 - Full Moon (11) 19.04.05 29 3 15쪽
11 Episode 1 - Full Moon (10) 19.04.04 28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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