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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강화도령 - 02화

DUMMY

반년 전.


진경수는 오늘의 승리를 만끽 하느라 경기가 끝나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12 경기 무안타만에 나온 것이 끝내기 안타였다. 자신이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것이었다. 그의 실력에 못마땅했던 감독도 경기가 끝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누가 뭐래도 그 날 승리의 주역은 진경수였다. 오늘의 MVP로 스포츠 TV와도 인터뷰도 하였다.

밤새도록 마시고 싶었지만 내일 경기를 준비해야 되어서 숙소로 들어가야 했다. 웨이터가 진경수의 외자체를 입구에 세워 두고 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웨이터에게 팁을 던져주고 그는 망신창의로 차를 타고 술집을 떠났다. 신나게 달리고 있는데 한강대로 입구에 차가 일자로 서있었다. 음주운전 단속임을 순간적으로 직감한 그는 되돌아가려 하였지만 경찰들이 이미 도망갈수 있는 길들을 모두 막고 있었다. 진경수는 그날 음주운전으로 걸렸다.

‘야구선수 진경수가 혈중 알코올 0.15 만취상태로 운전을 해 음주단속에 적발되었습니다.’

스포츠신문에 진경수의 음주운전 기사가 간단히 나오고 곧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선수였기에 언론에 크게 대중에게 관심을 받지 않고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것 같았다.


한 달 후, 진경수에 대한 야구협회의 징계 위원회 결과가 나왔다.

‘진경수 음주운전 징계위원회 결과. 사회봉사 20시간’

미래신문의 스포츠부 이승진 기자는 야구협회의 터무니 없는 징계 결과가 이상했다. 유명선수라고 한다면 야구구단의 압력으로 어느 정도 약하게 징계결과가 날 수도 있었지만 그런면에서 진경수는 너무 인지도가 낮았다.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야구협회 위원들에게 연락을 해 보았지만 이상하게도 진경수에 대해 말 하는 것을 회피하였다. 오히려 이 점이 이승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기도 있고 해서 더욱 여기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제보 전화가 한통 왔다.

“미래신문 이승진 기자시죠?”

“예.”

“야구협회 관련해서 제보할 것이 있어서요.”

“제보요?”

“진경수 선수 관련해서 인데···”

“실례지만 누구신지 여쭈어 봐도 괜찮겠습니까?”

“방도규라고 하는데 예전에 야구협회 위원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러는데 제 이름은 나가지 않는 거죠?”

“당연히 신분은 보호가 됩니다. 익명의 제보자로 하겠습니다. 방선생님. 그런데 왜 저한테 제보를?”

“기자님께서 진경수 선수에 대해 알아본다는 이야기가 들려서요.”

“예. 맞습니다. 징계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이와 관련해서 제보할 것이 있나요?”

“징계결과의 이상한 점을 찾기 위해선 진경수가 아니라 아니라 아버지 진정한을 쫓아야 됩니다. 진경수는 아무런 힘이 없어요.”

“그의 아버지요?”

“진정한에 대해 이상한 소문이 있어서요. 그의 뒤에 권력의 실세가 있다고 하거든요. 누구는 실세 국회의원이라고 하고 누구는 청와대라고 하고 소문이 무성해요. 지금의 야구협회 회장도 그가 세웠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의 진경수 음주운전 건도 협회장이 앞장서서 막았다고 하네요. 저한테 들리는 소문은 그렇습니다.”

“소문말고 확실한 내용은 없습니까?”

“제가 변두리에만 있다보니 소문만 들리네요. 취재를 하시면 물증이 나올 거에요. 이 바닥에서 이 소문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다들 알지만 쉬쉬해서.”

“알겠습니다. 더 이상에 대해서는 제가 취재를 해 보겠습니다. 혹시 제가 이것에 대해 물어볼 만한 분이 있나요?”

“야구협회 조방동 전회장 만나보세요.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지금 협회장의 바로 앞 회장이거든요.”

“감사합니다.”

이승진은 전화를 끊었다. 수소문하여 조방동의 연락처를 알아낸 후 약속을 잡았다.


이승진은 조방동의 집 근처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중절모를 꾹 눌러쓰고 카페에 들어왔다. 단순히 보기에도 예전에 높은 직책을 맡은 사람같이 보였다.

“안녕하십니까. 조회장님. 미래신문 이승진 기자입니다.”

이승진은 조방동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냈다. 명함을 유심히 보다가 조방동이 말을 꺼냈다.

“나에게 물을 것이 있다고?”

“진정한씨에 대해 물을 것이 있어서요.”

순간 조방동의 얼굴이 굳어졌다.

“전화상으론 야구협회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나왔는데. 좀 부담스러운 이름인데...”

“회장님. 그가 누군가요?”

앞에 놓인 커피를 마시고 한숨을 내뿜으면서 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처음엔 몰랐지. 그렇게 힘이 있을 줄은. 진정한이 야구협회 회장인 나를 찾아왔는데 막무가네로 자기 아들을 프로로 뛰게 하라는 거야. 구단은 상관없으니 어느 구단에든 넣어라고 하더군. 별 미친 놈이 다 있나하고 무시를 했는데···”

“그런데요?”

“며칠 후에 뜬금없이 협회에 검찰이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어. 협회 비리에 대한 제보가 있었다고. 검찰청에 가서 조사를 받았는데 검찰도 뭐 할 말이 없는지 말만 뱅뱅 돌렸어. 10시간 조사받고 새벽에 나왔는데 다음날 진정한에게 전화가 왔어. 다시 자기 아들을 프로구단에 넣어 달라고 했지. 그러면서 자랑하듯이 이야기를 했어. 검찰은 자신이 보냈데. 더 심한 것도 할 수 있다고 했어. 믿기에는 허황된 이야기였지만 그렇다고 믿지 않을수도 없고.”

“그래서 진경수를 넣어 주었어요?”

“큰일날 소리하고 있네 그려. 그러면 정말 검찰에 끌려가는 거지. 아는 지인한테 물어보니까 진정한을 건들지 말라고 하더군. 정말 크게 다친다고 했어. 그래서 그 날로 사표를 섰어. 더 있으면 더 심한 꼴을 당할 것 같아서. 그 후에 선출된 지금의 야구협회장인 임봉준이 진경수를 프로에 넣어다고 하더군.”

“진정한의 뒤에 누가 있는 줄 아세요?”

“나도 잘 모르겠는데. 들리기에는 청와대 쪽이라고 하던데 확인된 것은 없어.”

이승진은 조방동과 이야기를 더 한 후 헤어졌다. 권력의 실세 이야기도 나오고 청와대 이야기도 나오고 지금의 상황으로 봐서는 스포츠 기자로서 한계가 있었다. 정치부 기자가 다루어야 할 문제로 보였다. 생각보다 일이 더 커질 소지가 분명히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권력형 비리가 될 수 있었다.

미래신문 정치부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승희야. 오빠야.”

“무슨 일이야? 나 지금 바빠.”

“바쁘니까 핵심만 이야기할께.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대박날 기사거리가 있어. 청와대와 야구협회가 관련된 것인데... 아직 전체적인 그림은 그려지지 않아서 승희 너한테 말하기는 그런데 뭔가가 있어. 자세한 것은 만나서 이야기 할래.”

“그래? 대박날 기사라면 당연히 만나야지. 어디서 만날까?”

“내일 아침 10시에 신문사 지하 커피숍에서 만나.”

“그래.”


다음날 커피숍에서 만난 이승희는 이승진이 지금까지 취재한 야구협회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분명히 이것은 정치권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재밌겠는데. 오빠.”

“뭔가 감이 오지? 승희야.”

“잘 하면 대박이 되겠는데.”

“이제는 정치부에서 하는 것이 맞는거 같아. 스포츠 기자로서 난 한계가 있어. 승희야 잘 해 봐.”

“하지만 아직까지 부장님에게 말하는 것은 좀 이르고. 좀 더 정보가 필요할 것 같아. 그래서 그런데 오빠가 날 좀 도와줘.”

“뭘 도와줄까.”

“진정한을 미행 좀 해줘. 일단 그가 언제 어디에 가는지 동선부터 알아야겠어.”

“오래 할 수는 없고 일주일 정도는 해 줄께. 그 정도면 충분 하겠지.”

“고마워. 오빠.”


삼일 후, 이승희는 이승진의 전화를 받았다.

“승희야. 지금 어디야? 진정한을 미행하다 놓쳤어.”

“어디에서 놓쳤는데?”

“종로에서. 이리저리 숨어 움직이다가 결국은 검은 세단을 타고 떠났어. 미행하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은데 평상시에도 그렇게 하는가 봐.”

“혹시 청와대에 오는 것은 아니겠지?”

이승희는 농담삼아 이야기를 하였다. 진정한이 청와대의 실세와 친분이 있다고 하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농담을 한 것이었다.

“지금 어딘데?”

“나··· 지금 청와대 춘추관. 대기중이지.”

“오늘 미행은 여기까지 할께.”

“그래. 수고했어. 오빠.”

전화를 끊고 이승희는 춘추관에서 나와 도로에 섰다. 혹시나 해서 청와대 쪽을 바라봤다. 어두움이 내려오고 있었다. 상쾌한 바람이 부는 초저녁이었다. 차 한대도 지나가지 않아 한적했다.

그때에 저 멀리서 세단 차 한대가 그녀를 지나 정문으로 들어갔다. 자동차 안을 보니 야구 모자를 눌러쓴 남자 한명이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진정한이었다. 그는 정문에서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 평범한 일반 시민이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청와대에 아무런 제대를 받지 않고 들어 간 것을 두눈으로 확인했다. 이것 자체만으로 기사거리였다.


그 날 이후 이승희는 김구한 정치부장에게 지금까지의 조사한 이야기를 해 진정한에 대한 전담 취재를 허락받았다. 그는 이승희에게 두명의 기자를 더 붙혀 주었다. 세명이 하루종일 진정한의 일거수 일투족을 미행하였다. 진정한이 하는 일이라고는 낮 동안에는 빈둥빈둥 돌아다니다가 대통령이 청와대에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을때 몰래 그곳에 가는 것이었다. 청와대에 갈 때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그런지 이리저리 돌아 다면서 나름 미행을 따돌린 후 준비된 세단을 탔다. 그 차를 이용해 아무런 제재 없이 청와대에 들어갔다. 어떨 때는 매일 청와대로 들어간 날도 있었다. 그 곳에 출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청와대를 갈 때는 꼭 야구복을 입었다. 반복되는 지리한 미행이 계속되었다.

이십일 정도 지난 어느날 진정한이 건강센터에 들어가 큰 가방 하나를 들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 순간 이승희는 뭔가 큰 것이 걸렸다는 감이 왔다. 그 건강센터에 대해 알아보니 그곳은 십년전 인지교의 자금을 제공하던 불우 주민 자선센터였다. 이름만 바뀌었지 인지교와 관련이 있었다.그 가방을 열어 보지는 않았지만 거기에 든 것은 돈임이 확실했다.

이제는 더 이상 미행을 해도 얻을 정보는 없었다.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만으로 충분했다. 그녀는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신문기사를 썼다.


‘청와대와 사이비종교 인지교와의 밀월 관계’


이 기사 헤드 라인 하나로 온 나라가 뒤집어졌다. 모든 언론사들이 벌떼같이 청와대와 인지교에 달려 들었다. 매일매일이 새로운 뉴스가 쏟아졌다. 온 나라가 청와대와 사이비종교 이야기로 다른 이슈는 묻혀버렸다.


혼돈이 시작 되었다.




본 소설은 특정한 인물, 사건,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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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2권) 강화도령 - 31화 19.07.08 10 0 7쪽
65 (2권) 강화도령 - 30화 19.07.07 11 0 9쪽
64 (2권) 강화도령 - 29화 19.07.06 10 0 9쪽
63 (2권) 강화도령 - 28화 19.07.01 15 0 8쪽
62 (2권) 강화도령 - 27화 19.06.30 17 0 8쪽
61 (2권) 강화도령 - 26화 19.06.29 14 0 7쪽
60 (2권) 강화도령 - 25화 19.06.24 16 0 11쪽
59 (2권) 강화도령 - 24화 19.06.23 14 0 10쪽
58 (2권) 강화도령 - 23화 19.06.22 18 0 8쪽
57 (2권) 강화도령 - 22화 19.06.17 19 0 10쪽
56 (2권) 강화도령 - 21화 19.06.16 21 0 8쪽
55 (2권) 강화도령 - 20화 19.06.15 21 0 10쪽
54 (2권) 강화도령 - 19화 19.06.10 19 0 8쪽
53 (2권) 강화도령 - 18화 19.06.09 17 0 9쪽
52 (2권) 강화도령 - 17화 19.06.08 17 0 9쪽
51 (2권) 강화도령 - 16화 19.06.03 20 0 8쪽
50 (2권) 강화도령 - 15화 19.06.02 22 0 8쪽
49 (2권) 강화도령 - 14화 19.06.01 23 0 8쪽
48 (2권) 강화도령 - 13화 19.05.27 21 0 10쪽
47 (2권) 강화도령 - 12화 19.05.26 30 0 9쪽
46 (2권) 강화도령 - 11화 19.05.25 27 0 8쪽
45 (2권) 강화도령 - 10화 19.05.20 4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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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2권) 강화도령 - 08화 19.05.18 40 0 8쪽
42 (2권) 강화도령 - 07화 19.05.16 33 0 9쪽
41 (2권) 강화도령 - 06화 19.05.13 31 0 8쪽
40 (2권) 강화도령 - 05화 19.05.12 36 0 9쪽
39 (2권) 강화도령 - 04화 19.05.09 30 0 8쪽
38 (2권) 강화도령 - 03화 19.05.06 31 0 13쪽
» (2권) 강화도령 - 02화 19.05.05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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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권) 하루살이 - 34화 19.04.30 37 0 11쪽
33 (1권) 하루살이 - 33화 19.04.29 29 0 10쪽
32 (1권) 하루살이 - 32화 19.04.28 32 0 13쪽
31 (1권) 하루살이 - 31화 19.04.27 2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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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권) 하루살이 - 29화 19.04.25 2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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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1권) 하루살이 - 27화 19.04.23 4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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