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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강화도령 - 03화

DUMMY

장현수는 낮에 본 안대준이 나온 사진이 잊혀지지 않았다. 그가 10년전에 호수에서 총에 맞아 사라졌을 때 죽었다고 한번도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서 우리나라에서 버젓히 활동을 할지는 의외였다. 그저 외국에서 조용히 숨어지내고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다.

청와대가 인지교와 관련이 있다는 기사를 처음 보았을 때 장현수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있었다.


‘강화도령 프로젝트’


이제와서 보니 그 프로젝트는 김재국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인지교에서 계획한 것이 틀림 없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존재를 알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내와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허무했다. 분명히 안대준에 의해 계획이 되었을 것이고 그가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계속 남아 있었음이 분명했다.

대학시절부터 그와 엮인 질긴 인연이었다. 그 인연이 어느 순간부터 악연이 되어 있었다. 이 악연을 이제는 끊어야 했다. 또한 안대준, 김재국 그리고 이기한이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면 좋지 않은 일을 도모 했을 것이고 악연 못지않게 이들의 꿍꿍이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했다. 대통령인 김재국과 우리나라 제1그룹의 회장인 이기한이라면 그 꿍꿍이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나서야 했다. 이들을 잘 아는 사람은 누가봐도 자신밖에 없었다. 이승희의 말처럼 이들을 조사하는 특검의 적임자는 장현수 자신이었다. 그는 특검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되기 때문에 이 일을 맡아야 했다.

구준호에게 전화를 했다.

“구변호사님.”

“아. 장변호사님. 이렇게 늦게 전화를... 몇 시에요?”

“늦게 죄송해요. 저···”

“...”

“저하고 같이 서울 가실래요.”

장현수의 뜬금없는 말에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장현수가 특검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한 것임에 틀림 없었다. 그렇다면 기다릴 이유가 없었다.

“특검 말이군요. 관심 있으세요?”

“내가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한번 해 볼때까지 해 볼려구요. 장담은 하지 못했겠지만...”

“예. 알겠습니다. 장변호사님이 하실 마음이 있다면 꼭 특검이 되실 겁니다. 국민들이 변호사님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 되니까 다음주에 올라 가시죠.”

“알겠습니다. 장현수 시민검사님.”

구준호는 잊고 있었던 시민검사라는 말이 무의식적으로 나왔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잊혀졌던 예전의 열정이 쏟아올랐다.


다음날, 장현수는 이승희에게 전화를 했다. 뜬금없이 이일화학 합의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그 인터뷰가 특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인터뷰 후 관련 기사가 나갔다. 대부분의 기사 내용은 이일화학 합의에 관한 내용이었지만 마지막으로 특검에 대한 질문으로 끝을 맺었다.


‘이승희 기자 : 이번 대통령과 인지교 관련 수사를 위한 특검후보 중 한 명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이변호사님 의중은 어떻습니까?

장현수 변호사 : 국민들께서 특검 후보로 저를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자체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족한 점이 많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끝이 묘한 답변은 장현수가 특검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사실로 해석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마음이 전달이 되었는지 장현수 특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를 취재하기 위해 여러명의 기자들이 그에게 붙기 시작했다. 그는 더이상 언론에 접촉하지 않고 서울집에 있으면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지만 그가 서울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한 이슈를 이끌었고 매일 특검 후보로 그의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하도록 하였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장현수가 특검이었고, 그가 대통령과 관련된 이 상황을 잘 수사 하여 혼돈의 시간을 마무리 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


국회의장실에서 원내대표인 여당 정지성 의원과 야당 장구정 의원이 만나 특검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중앙에는 국회의장 최상진도 앉아 조용희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정의원. 특검은 피할 수 없지 않은가.”

“그건 맞지만. 지금 장현수 변호사를 하자는 여론이 높아서···”

“그럼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 그로 하면 되지 않나.”

“그 카드는 우리 여당으로서는 받을수가 없네.”

“그 이야기는 여당과 야당에서 각각 추천한 1명 중 여당 추천인으로 특검을 하자는 말과 같지 않은가.”

장구정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듣고 있던 최상진이 한마디 거들었다.

“장의원. 법으로도 각각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라고 하지 않습니까.”

여당 출신인 국회의장인 최상진도 결국은 대통령편이었다.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장구정은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났다. 최상진과 정지성이 만류를 하였지만 막무가내로 그가 밖으로 나갔다. 문밖에는 수십명의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장구정이 나오자 그에게 몰려들었다.

“오늘 협상은 결렬 되었습니다.”

이 한마디를 던지고 장구정은 그의 사무실로 들어 가 버렸다. 조만간 특검법은 통과 되겠지만 여당에서 추천한 특검후보가 임명이 된다면 특검은 안 하니 못한 것이 되어 버렸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야당 추천인을 임명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었다. 최종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대통령 탄핵 카드는 아직까지 사용하기에는 분위기가 무르익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검이 잘 되지 않으면 정국을 탄핵으로 몰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던 장구정에게 문득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여론몰이였다. 이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었다.

그는 스마트폰을 들어 미래신문의 김구한 정치부장에게 전화를 했다.

“김부장. 날세.”

“아··· 장의원님.”

“부탁 하나 들어주게.”

“뭐죠?”

“빨리 여론조사 하나 해 주게. 이번 특검 후보로 누가 적당한지.”

“그거라면 저희도 궁금한 사항이라 이미 돌려 놓았죠. 며칠 안에 결과가 발표될 겁니다.”

“역시 김부장일세.”

장구정은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끊었다.


미래신문은 특검 후보에 대한 여론 조사를 기사로 내보냈다. 여당과 야당에서 거론되는 특검 후보 중 누구를 가장 신뢰할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여러 인물들이 나왔지만 장현수가 74%로 2위와 엄청난 격차로 1위로 차지 하였다. 3명중 2명 이상이 장현수를 특검으로 원하고 있었다.

연일 장현수 관련 내용이 보도 되었다. 10년전 시민검사로 있을 때 있었던 일이며 그 때 수행한 수사의 대부분이 인지교와 관련이 있음을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상기를 시켜 주고 있었다. 최근에 맡은 이일화학 합의 사건도 다루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그가 이 특검의 적임자로 보였다.


며칠 후 국회의장실에서 정지성과 장구정이 다시 만났다.

“정의원. 좀 생각을 해 봤는가?”

“장의원. 언론에 장난을 좀 쳤던데. 반칙 아닌가?”

“난 단지 국민들이 특검 후보로 누가 적당한지 궁금할 것 같아 여론조사를 물어본 것 뿐이네.”

“대통령께서 언짢아 하시네.”

“그럼. 이런 일을 벌이지 말으셔야지. 하고 많은 종교단체 중 인지교 같은 사이비종교가 무엇인가.”

“말이 심하네. 장의원.”

국회의장이 앞에 앉아 있어도 둘은 자신들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정지성이 말을 꺼냈다.

“장의원. 일전에 자네가 말했던 장현수 카드는 받아 들이겠네.”

“청와대와 교감은 있었는가?”

“청와대에서는 지금 이 사황에 대해서는 모르네.”

“그렇다면 청와대에서 여당 추천인을 임명할 수 있지 않나?”

“그건 염려말게. 우리 쪽에서 특검 추천을 안 할 테니까.”

장구정이 곰곰히 생각을 했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천해야 할 2명에서 장현수만 올린다면 임명을 안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한다면 정치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특검 임명 반대는 탄핵 논의의 시작임을 어린애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단일후보인 장현수를 임명해야 되는 것은 명백해 졌다. 청와대에서는 시간이라도 끌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조건은 뭔가?”

“지금 나오는 대통령 탄핵 이야기는 장현수 특검이 끝난 다음에 해주게나.”

“탄핵은 지금 시위대에서 나오는 이야기라 우리 야당에서도 어찌할 방법은 없네.”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득을 해 달라는 이야기는 아닐세. 그저 장현수 특검을 지명하면서 수사 결과를 보고 탄핵 이야기를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말만 해 주게나.”

“적극적인 탄핵 참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이구만.”

“우리도 숨을 좀 돌리세. 장의원. 솔직히 여당의 대부분 사람들도 대통령과 인지교의 관계에 대해 처음 들어본 사람들이 많네. 우리도 감쪽같이 속았네.”

“지금 그 이야기야 다 믿지는 않지만 장현수 특검을 출범 시키기 위해서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겠네.”

국회의장이 정지성과 장구정을 이끌고 의장실 밖으로 나왔다. 그는 두 원내대표의 손을 꼭 집고 수십명의 기자 앞에서 웃었다. 장구정이 회의 결과에 대해 발표를 했다.

“여당과 야당에서는 지금 회의를 마치고 특검에 대한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여당과 야당에 각각 할당된 1명의 특검후보에 대해서는 야당만 추천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와함께 지금 나오고 있는 탄핵 관련 사항은 특검 결과를 보고 추진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야당 추천 특검 후보는 누구입니까?”

“아직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저희 당에서 협의를 한 후 추천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장현수 변호사입니까?”

“그 분도 후보 중 한명입니다.”

말은 그렇게 하여도 야당의 특검 후보는 장현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청와대에 국회에서 추천한 특검 후보 명단이 올라 왔다. 여당 칸은 비어 있었고 야당 칸은 장현수라고 적혀 있었다. 천상균이 김재국에게 명단을 들고 왔다.

“대통령님. 특검 후보 명단이 공식적으로 왔습니다.”

“알고 있지 않은가. 장현수라고.”

“...”

“그를 임명하지 말까?”

“후폭풍이 대단할 겁니다. 임명을 하지 않으면 바로 탄핵이 추진될 것입니다.”

“탄핵!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김재국이 책상에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천상균은 김재국이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 보았다. 그저 야구만 좋아하는 욕심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권력이 그를 탐욕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순수한 아저씨에서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 시간은 그를 탐욕스러운 권력의 노예로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대통령님. 진정을 하십시요.”

“진정을 하는게 이상하지 않은가. 천실장. 그래 자네 생각은 어떤가?”

“장현수 카드는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시간을 버는 방법입니다. 특검 수사를 하더라도 아직까지 대통령님의 권한은 그대로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님이 아직 건재한 이상 수사 대상자도 함부로 말을 하지는 않을겁니다.”

“그렇지. 천실장.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이지?”

“예. 너무 걱정을 하지 마십시오.”

“그래. 그럼 사인을 하도록 하지.”


며칠 후, 장현수는 임명장을 받기 위해 청와대로 가고 있었다. 시민검사 임명장을 받고 10년만에 특검 임명장을 받기 위해 다시 온 것이었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줄은 모르겠지만 법 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IT 출신이 시민검사와 특검 임명 때문에 청와대에 두번이나 왔다. 만감이 교차했다. 시민검사는 어떻게 보면 아내와 아들의 범인을 찾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다면 이번 특검의 임무는 막중했다.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을 상대해야 되는 수사이며 온 나라가 장현수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수사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운명이 걸려 있었다.

청와대에서 김재국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았다. 수사대상이 되는 김재국에게 임명장을 받게 되니 기분이 묘하였다. 가까이에서 김재국을 보니 그저 인상 좋은 아저씨였다. 사이비종교인 인지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장현수 특별검사. 맡은 일을 잘 해 주게.”

김재국이 악수를 하며 말을 건냈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누구에 대한 최선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재국은 이 말이 싫지는 않았다. 꼭 자신에게 충성을 다 한다는 말처럼 느껴졌다.




본 소설은 특정한 인물, 사건, 단체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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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2권) 강화도령 - 31화 19.07.08 1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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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권) 강화도령 - 17화 19.06.08 18 0 9쪽
51 (2권) 강화도령 - 16화 19.06.03 2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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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권) 강화도령 - 07화 19.05.16 34 0 9쪽
41 (2권) 강화도령 - 06화 19.05.13 31 0 8쪽
40 (2권) 강화도령 - 05화 19.05.12 36 0 9쪽
39 (2권) 강화도령 - 04화 19.05.09 31 0 8쪽
» (2권) 강화도령 - 03화 19.05.06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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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권) 하루살이 - 33화 19.04.29 30 0 10쪽
32 (1권) 하루살이 - 32화 19.04.28 3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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