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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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작품등록일 :
2019.04.01 21:32
최근연재일 :
2019.07.3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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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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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10

DUMMY

흠···.

인상을 구긴 리아크라의 입에서 결국 깊은 숨이 새어 나온다.

붉은머리의 여기사는 훌륭한 소드마스터다.

아니 소드마스터라는 경지에 오른 것 자체가 범인으로써는 상상 할 수 없는 노력에 결과일 테니 그런 평가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거기까지.

검을 늘어뜨리고서 마치 악귀마냥 자신을 노려보며 서 있는 여기사의 실력은 소드마스터의 초입, 햇병아리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아무리 소드마스터라는 칭호를 얻었다고 해도, 그 실력의 차이는 극명하다.

그러니, 온 몸에 피 칠을 한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겨우 버티고 서있는 이 여인을 단 칼에 제압하지 못하고 이리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은 그에게는 분명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얼핏, 바라본 전장의 상황은 실로 불안했다.

그가 여인과의 공방에 잠시 정신을 쏟고 있는 사이. 상황은 아리오스군의 우세로 기울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검은 갑옷을 뒤집어쓰고서 전장의 한 가운데서 검은색 검기를 휘날리고 있는 아리오스 공작의 무위가 전장의 분위기를 압도 하고 있었다.

그나마 제국에서 지원 온 다섯 명의 흑마법사가 계속해서 마계의 마물들을 소환해 그의 발길을 붙잡지 않았다면 이미 전장의 상황은 자신들의 패배로 끝나있을 터였다.


“마무리를 짓도록 하지.”


한시가 바쁜 상황.

그가 마지막 수를 위해 검을 하나 더 빼들었다.

양손에 검을 든 그가 검에 오러를 불어 넣었다.

여인의 두 눈동자에 동요의 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여유를 주기 전에 가차 없이 그가 땅을 박차고 달렸다.

마치 독수리가 먹이를 향해 날아들 듯, 헤이라의 앞에 도달한 그가 두 개의 검을 교차하며 그녀의 목과 허리를 동시에 베어왔다.

당황한 듯, 헤이라의 손이 어지럽게 검을 쳐 내고는 결국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리아크라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헤이라의 가슴에 검을 박았다.

그러나 그때, 기묘하게 몸을 비틀며 튀어 오른 그녀가 리아크라의 두 개의 검 사이를 비집고서 되려 리아크라의 가슴에 검을 꽂는다.


“헉!”


불의의 습격에 급히 검을 회수한 그가 헤이라의 검을 가까스로 쳐낸다.

두 사람의 신영이 동시에 바닥을 구른다.


거의 바닥을 드러낸 내단을 살피며 겨우 몸을 일으킨 헤이라가 고개를 든다.

아직도 바닥에 쓰러진 채 난처한 표정으로 리아크라가 자신의 왼쪽 어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런···.”


어깨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고, 핏물이 쏟아진다.

팔을 들어보려고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헤이라를 노려보며 그가 의문에 차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떻게···.”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일어서던 헤이라의 입가에 모처럼의 미소가 번졌다.


“두 번 당할 리 없잖아.”


마지막 한 숨의 내력.

그녀가 검에 오러를 불어넣으며 달려든다.


“이 년!”


리아크라가 그녀의 것보다 더 커다란 오러블레이드로 그녀의 검을 쳐낸다.

아니 쳐내려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의 검을 피해 스치듯 파고든다.


“두 번은 안 당한다니까!”


어느새 지척에 까지 파고든 그녀의 검.


“대체.”


다시 읽혀버린 검로. 불현듯 이와 비슷한 상황이 떠오른다.


“너!”


그녀다. 로덴에서 만났던 리튤라의 여 마스터···.

헤이라가 그를 바라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여유롭구나.”


그때도 그랬다.

콜로시스의 창에 덴션과 아우리가 당하는 동안. 리아크라, 이 자는 진작 자신의 목숨을 끊을 수 있었을 텐데도 조금씩, 상처를 내며 희롱하듯 그녀의 검을 받아냈다.

마치 검술연습을 하듯, 쌍검을 휘두르며 천천히 그녀의 몸에 상처를 내고 결국에는 그나마 버티고 있던 내단 마저 박살을 내버렸다.

결국 두 부하를 잃고 무참하게 패했지만, 그때, 오랜 시간동안 그의 검을 받아낸 그녀는, 그의 검술을 꽤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경악에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가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분명 푸른색 머리였는데, 얼굴도 머리색도, 오러의 색 마저도 모두 변했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그러나 그는 그 궁금증을 풀 수 없었다.

그의 목을 뚫고 헤이라의 검이 깊숙이 박혔다.

그의 시야가 어둠으로 덮였다.



* * *



대륙의 것보다 족히 두 배는 됨직한 크기의 검은색 오크가 거대한 몽둥이를 휘둘러 마구 내리 찍는다.

몽둥이를 직접 막아 낼 엄두가 나지 않아 기사, 렌은 몽둥이를 비 껴 쳐내며 그 반동을 이용해 거리를 벌린다.

자신의 힘에 못 이겨 바닥을 내려 친 오크의 몽둥이가 땅속 깊이 쳐 박혔다.


렌의 째빠른 움직임에 약이 바짝 오른 오크가 땅에 박힌 몽둥이를 두 손으로 잡고서 힘을 준다. 그때, 검 하나가 오크의 무릎을 쳐온다.

그냥 평범한 검 같지만, 사실 오크와 대비되지 않았다면 그 검도 보통의 기사들의 검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크기.

그 거대한 검을 든 오든이 기합을 내뱉으며 거세게 휘둘렀다.


텅!


마치 종이 울리듯, 진동 소리가 퍼진다.

상처하나 나지 않았지만, 그의 힘에 거대한 오크도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다 무릎을 꿇는다. 그 사이 오크의 뒤로 돌아간 오든이 오크의 머리를 내리쳤다.


텅!


다시 종소리가 울리고 오크가 지산의 거대한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은 채, 울부짖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뒤로 물러선 오든이 고개를 내젓는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오든경 뒤에!”


다급히 귓가를 울리는 렌의 목소리.

그의 몸이 순식간에 돌아선다. 바로 눈앞에 거대한 새의 발톱이 달려든다.


크!

몸을 비틀어 피해 보지만 어느새 그의 갑옷이 찢겨져 나가고, 그 사이 바닥을 굴러 겨우 몸을 피해보지만, 이미 그의 등에는 긴 발톱 자국이 남았다.

그를 공격한 마수는 새의 모양을 한, 그러나 두 발로 선 인간형의 마수.

지금까지 본적도 없던 괴물이었다.


“오든경 괜찮으세요?”


오든의 곁으로 다가온 렌이 그와 등을 맞대고서 서로 두 마수를 마주보며 등을 지켰다.


“검이 박히질 않는군.”


아버지 볼튼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제국의 힘은 왕국이 맞설 종류의 것이 아니라고.

그의 절망하던 모습.

지금 영지에 두 명의 소드마스터가 존재함에도 이 정도의 병력에 쩔쩔 매고 있다.


“제국의 힘이란 게 이런 건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선 거대한 오크가 자신을 내려다본다. 렌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절망에 찌든 침음성이 흘러 나왔다.

모래폭풍이 한차례 주위를 휩쓸고, 마수들의 울부짖음이 사방 곳곳에서 울린다.

렌과 오든이 동시에 마지막 기합을 쏟아 소리쳤다.

그 때, 눈앞에서 으르렁 대며 몽둥이를 들어 올리던 오크가 갑자기 눈을 까뒤집더니 굳어진 채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는 검은 연기로 화해 부서지듯 사라지기 시작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정쩡히 몸을 일으키는 순간.

오든의 앞에 있던 인간형 새 마수도, 적과 아군을 구분 없이 잡아 던지던 또 다른 털복숭이 마수도 하나 하나 그 자리에 쓰러져 가루로 바스러진다.


잠시 후, 푹풍 같은 거센 바람이 등 뒤에서 휘몰아 쳐 와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린다.

전장 한 가운데, 검은색 오러블레이드가 길게 솟아난 검을 들고 선 레이진의 모습이 보이고, 그 주위로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진 수백의 시체가 보인다.


흑기사의 검에 마지막 흑마법사의 목이 날아가고, 남은 마수들이 모두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 적과 아군이 뒤엉켜 싸우던 전장에는 바람소리만 간간히 들려오고, 그 정적을 깨며 이번에는 반대편에서 여인의 목소리 울려 퍼진다.


“제국의 장군이 죽었다. 공왕군은 항복하라!”


무릎을 꿇은 은빛 갑옷을 입은 기사.

그 기사의 목에 박힌 검을 뽑아든 붉은 머리의 여인이, 빼낸 검을 다시 휘둘러 기사의 목을 베어냈다.


* * *


리아크라의 시신 앞에 주저앉아있던 헤이라가 고개를 든다.

그녀를 내려다보던 레이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가와 그녀의 맥을 짚었다.

다행히 내력을 모두 소모했을 뿐, 내단이 상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옆에 털퍼덕 주저앉아 그녀와 함께 목 없는 리아크라의 몸을 바라본다.


“고생하셨어요.”


“공작 덕분에 원수를 갚았어. 고맙다.”


레이진이 어깨를 으쓱 하며 웃었다.

성문이 열리며 말 한마리가 거세게 달려온다.

흰색 마법사로브를 휘날리며 달려오는 칼트의 모습을 바라보며 실없이 웃던 레이진이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의 팔을 헤이라가 붙잡았다.


“나도 가르쳐 줘.”


이번 싸움으로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 자신은 특별한 운을 타고 난 사람이었다.

원단의 씨앗으로 내단을 얻고, 마스터까지 되었다.

어찌 보면 다른 이들은 한번 얻기도 힘든 행운을 몇 번이나 받은 셈이다.

그만큼 특별한 운으로 이 자리에 섰지만, 그만큼 한계는 분명했다. 경험과 기술 모두 그녀는 제국의 마스터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의 제국과의 전쟁에서 이보다 더 치열한 전투를, 이보다 더 강한 상대와 맞붙어야 했다.

잠시 동안 헤이라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던 레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졌다.


“헤라님!”


말에서 뛰어내린 칼트가 마치 자신의 부인이라도 되는 양 헤이라를 끌어안고서 흔든다.


“미안해 지켜주지 못했다.”


레이진이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헤이라를 내려다보던 칼트가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헤라니임!”


퍽!


하염없는 눈물을 빗물처럼 뚝뚝 쏟아내며 걸걸한 목소리로 울어대는 그 때문에 다시 정신을 차린 헤이라가 칼트의 턱에 주먹을 날리며 제국과의 첫 전투가 끝이 났다.


작가의말

너무 늦었네요.


리아크라가 쌍검을 썼더라구요.

생각해보니 그때 분위기는 딱 좋았는데 제대로 살리질 못하고

이대로 죽여버렸네요.


며칠 못올린 분량은 아침 저녁으로 채워보겠습니다.

개인적인 복잡한 일들이 대충 마무리가 되어 당분간 매일 올릴 수 있을 거같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19.06.27 17:08
    No. 1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ni****
    작성일
    19.06.29 08:40
    No. 2

    헤이라...주인공 (타국의 공작) 한테 반말 찌끄리는거 수정 해주세요..싸가지 없엄보입니다.
    근위기사 나부랭이가...왜 공작한테 반말인겁니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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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10 +2 19.06.27 793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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