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맞은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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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엔
작품등록일 :
2019.04.0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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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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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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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화

DUMMY

도연과 지윤은 중학교 1학년 때 만나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같이 지내온 베스트 프렌드였다.

둘은 진짜로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절교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런데도 둘이 베스트 프렌드로 지내고 있는 것은 서로 취향이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둘 다 록 음악을 매우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아킬레스’를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 박천이 마약 했을 때 둘은 그를 엄청나게 욕했다.

그의 행동이 다른 멤버와 아킬레스란 밴드의 이름에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명록과 다른 멤버들이 직접 마약 검사를 받았다는 소식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을 땐 역시 자신들의 우상들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명록이 비밀병기라고 소개한 보컬이 어떤 사람이 궁금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한 번도 그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와. 진짜 너무 기대된다.”

“박천 때문에 록 페스트벌에 가는 거 다시 생각해봐야 고민했는데.”

“그러니깐.”

“그런데 명록 오빠가 말한 보컬이 누구일까?”

“글쎄. 난 도저히 모르겠는데. 팬 카페에서도 여러 가수를 후보로 놓고 말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아무도 장담 못 하고 있잖아.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남은 거야?”

“9시 30분에 시작하니 6시간 정도 남았네”

“우선은 오늘 다양한 밴드가 나온다고 즐겁게 놀자.”

“그래.”


오후 3시 드디어 많은 사람이 기다려온 록 페스티벌의 1일 차 입장이 시작되었다.

오늘은 ‘아킬레스’까지 총 10개가 넘는 밴드가 짧게는 30분에게 길게는 1시간까지 빽빽하게 자신의 매력을 뽐내는 무대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맥주와 음악이 어우러져 많은 사람이 축제를 즐기러 모여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잠시 돗자리를 펴 쉬기도 하며 모두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아킬레스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뜨겁게 햇살이 점점 땅으로 내려앉고 반짝이는 달과 별이 어둠과 함께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킬레스의 무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떨려?”


스키니한 찢어진 청바지의 허리엔 체인이 부착되어 있었고, 오버룩의 검은 셔츠에 십자 목걸이와 귀걸이 그리고 팔찌까지 착용하고 있는 시연이었다.

슈퍼문으로 활동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조금 더 어둡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컨셉의 의상을 입고 있었다.

바로 화사해의 작품이었다.

쉐릴의 물음에 시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무대를 앞두고 떨고 있는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이 기분은 두려움 같은 것이 아니었다.


“아니요.”

“그럼 설레고 있구나?”


그녀의 말이 맞았다.

이건 새로운 무대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네 맞아요.”


그때 대기실 밖에선 관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밴드의 멤버로 첫 무대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아킬레스 멤버들은 잠시 시연을 위해 자리를 피해준 것이었다.


쉐릴은 그런 시연의 앞에 현신하더니 살며시 손을 잡아주었다.

그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손이 살짝 이긴 하지만 떨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되는 거야. 어떤 건지 알지?”

“······네 즐기면 된다는 거죠?”

“응 맞아. 그리고 너무 흥분하지만 오히려 그게 긴장하는 것보다 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어.”

“알았어요.”

“그러면 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현시연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와.”


그녀의 말이 끝나자 스피커를 통해 인천 시장의 개막사가 들렸다.

진짜로 준비해야 할 시간이었다.

잠시 인천시장이 함께 록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렸고, 짧게나마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가자.”


불꽃놀이가 진행되는 도중 대기실의 문이 열리고 명록이 들어왔다.

이제 그들이 나갈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네.”


시연은 자신의 옆에 놓여있는 로브를 집어 들었다.

그리곤 얼굴이 보이지 않게 푹 눌러썼다.

아직은 자신의 정체가 밝혀져선 안 되기 때문이었다.


“자! 모두 손 모아봐.”


명록의 말에 영전과 성진, 목규, 시연까지 그의 주변으로 모여 하나둘 명록의 손위로 손을 모았다.


“비록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이렇게 새로운 보컬과 함께 여기까지 왔네. 그러니 오늘 한번 불태워보자.”

“으~ 너무 올드해요.”

“닭살이다. 진짜.”

“크크크 이래야 명록이지.”

“그럼 가자. 아킬레스 파이팅”

“파이팅!!!”


명록의 파이팅과 함께 멤버들은 모두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곤 자신의 악기를 잡고 천천히 몸을 풀며 악기 세팅과 음향을 체크하기 확인하기 시작했다.

시연은 푹 눌러쓴 로브를 입고 스텐딩 마이크 앞에 자리를 잡았다.

살짝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봤을 때 수 많은 사람이 모여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모두 시연에게 모여있었다.


“누구지?”

“얼굴 보여?”

“아니 전혀 안 보이는데.”

“왜 안 보여주는 거지?”


시연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한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아킬레스’란 밴드입니다.”


명록이 시작을 알리듯 앞에 나서며 인사했다.

그러자 사방에서 “안녕하세요.”라는 소리가 때 창처럼 들렸다.


“오~ 오늘은 분위기 좋네. 저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 좋았는데. 우리 밴드 이름처럼 아킬레스건이 잘린 것 같았거든. 뭐 물론 그거 때문에 괜찮은 객원 보컬을 영입했지만.”

“누군데요?”

“알려줘요.”

“빨리~!!”


팬들의 반응에 명록은 씩하고 웃었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알게 될 건데 뭐가 그리 급해. 우선은 보컬은 내버려 두고 인사를 해볼까? 저는 이 밴드의 프런트맨이자 기타리스트인 심명록이야. 다들 잘 알지?.”


[찌지징, 징징징~]


명록이 인사와 동시에 화려한 기타 테크닉을 보여주었다.


“이번엔 나와는 친구인 베이시스트인 김성진”


[둥두둥두둥 둥둥둥]


“건반의 김목규”


[띠링띠링 띠리릴링~ 촤르를릉]


“마지막으로 드럼의 박영전”


영전을 마지막으로 소개하자 거기에 있는 관객들은 한껏 기대하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아킬레스의 시작 레퍼토리이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영전을 소개하며 바로 노래에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첫 노래는 항상 같았다.

바로 아킬레스 버전으로 편곡한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의 널 미워해’였다.


[기억나지 않아 어젯밤 꿈조차

지우려고 했던 게 아닌데]


로브를 벗지 않은 시연이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했다.

살짝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목소리가 공연장을 찾은 모든 사람의 귓가로 노래가 스며들었다.


“와······”

“진짜······”

“누구지?”


노래는 점점 하이라이트로 흘러가고 있었다.

시연은 점점 밴드의 연주가 자신을 물들여 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느낌 그대로 목소리에 담아 노래 부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연습하는 동안 최대한 자제하고 있었던 세이렌의 기운 역시 시연의 목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굳이 연습하는데, 세이렌의 기운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자제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 앞이었기 때문에 굳이 기운을 막지 않았다.


[미안해 널 미워해 이대로인 걸

이해해 넌 그렇게 그대로인걸]


함성도 환호도 없는 시연의 첫 곡이 끝났다.

페스티벌임에도 불구하고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사전에 퐁을 통해 미리 아킬레스의 멤버에게 아주 약간의 영혼력을 주입해 놓았기 때문에 세이렌의 영향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가 끝났는데도 환호가 없는 관객들을 이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이 타이밍에 시연에 대해 소개를 하려고 했었다.


“노래가 별로였나?”

“설마요. 연습실에서 하던 것보다 1000배는 잘한 것 같은데요.”

“내가 보기에도 그런데······”

“모르겠다. 다음 곡 바로 부르자.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것 같아.”


명록의 말에 시연은 고개를 살짝 끄떡였다.

다음 곡은 ‘새벽이 깊었네’이었다.


[밤이 깊었네-! 방황하며 춤을 추는 불빛들

이 밤에 취해(술에 취해) 흔들리고 있네요]


노래가 시작되자 그제야 관객들은 세이렌의 매혹에서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친 듯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단 한 곡뿐이었지만 그의 매력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이번 곡을 부르면서 시연은 세이렌의 기운을 최대한 억제했다.

이전과 같이 노래가 끝났는데 멍하니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밤이 깊었네 방황하며 노래하는 그 불빛들

이 밤에 취해 (술에 취해) 흔들리고 있네요]


그렇다고 그가 대충 부르는 것은 아니었다.

세이렌이 없어도 시연은 충분히 다채로운 음색을 가진 가수였기 때문이었다.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그런 건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점점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날 안아줘···]


“꺄아앙아아”

“우와아아아악”


시연은 환호하는 객관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가리고 있던 로브를 벗었다.

그의 얼굴이 한가득 무대 화면에 잡혔다.

시연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안녕하세요. 현시연입니다.”


“어······”

“응······?”

“현시연이라니. 말도 안돼.”

“재가 왜 여기에 있어?”

“그나저나 노래 진짜 대박.”

“진짜 너무 잘 부른다.”


“저를 아시는 분도 있고, 모르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역시 가수는 노래로 말하는 게 정답이겠죠? 이번 노래는 ‘샤이닝’입니다.”


[지금이 아닌 언젠가 여기가 아닌 어딘가

나를 받아줄 그곳이 있을까]


시연은 알고 있던 사람이든 모르든 사람이든 상관없었다.

이제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매료되어 그의 목소리만 갈구하는 사람만 남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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