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오브 히어로즈(L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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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e88
작품등록일 :
2019.04.04 01:11
최근연재일 :
2019.05.0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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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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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LOH - 자각의 장. 02

DUMMY

" 헉헉... "


펑퍼짐한 교복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세준은 달렸다.

외할머니께서 거인이라 불릴 정도로 키가 크셨으니 본인의 아들도 키가 훌쩍 클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무작정 큰 옷을 사입히신 어머니셨고, 그러한 마음을 짐작하기에 별말없이 받아들인 세준이었다.

비록 어머니의 소망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게된다 해도 효자라면 응당 그래야할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그럼에도 교복이 너무 커서 평소 불만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손등에 박힌 정체모를 보석을 소매로 가릴수 있는 상황이 되자 어머니의 혜안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사실은 이렇게 가리고 뛰지 않아도 상관없었을지도 모른다.

지나가던 어르신들이 보면 나이값 못하는 중학생이라 생각하고 혀를 쯧쯧 차고 지나가버릴테고 동년배 중학생들에게 목격되더라도 세준이 입은 교복을 보고서 XX학교에는 저런 애도 있네 하고 수군대다 말 터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려진 몸 탓일까?

자신의 생각을 현저히 뛰어넘는 상황이 발생하자 세준은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서 일단은 손등을 가리고서 안전한 곳으로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여 전력을 다해 달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좁아진 시야로 전력을 다해 달리다보면 필히 사고가 생기기 마련.



콰당-


목표로 한 친구집까지 걸어서 3분도 안걸릴 골목길 슈퍼 앞에서 슈퍼를 나서던 손님과 부딪힌 세준이 앞으로 넘어지며 전력을 다해 길바닥과 키스했다.

딥키스 실패의 여파로 볼이 화끈해진다.


" 꺄악- "


너무 황망한 가운데 일어난 사고라 그런지 면상에서 올라오는 화끈함이 고통 때문인지 예쁘장한 단발머리 여학생과의 접초사고로 인한 부끄러움 때문인지도 가늠이 안될 지경이었다.



세준은 코에서 무언가 뜨끈한 것이 후드득 쏟아질때에서야 정신을 차렸다.


이건 자신의 잘못이다.

앞도 제대로 보질 않고서 좁은 골목길을 달리다 부딪힌데다, 자신으로 인해 여학생도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손에 들고 있던 봉투에서 내용물이 바닥으로 쏟아졌다.


" 저... 괜찮아? "


그런데도 이 여학생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자신을 걱정해주고 있다.

평소라면 '너 왜 반말이냐?'가 먼저 튀어나왔겠지만 세준은 이번 만큼은 넘어가주기로 했다.


왜냐하면 이건 차량사고로 따져보면 9:1에 가까운 상황이니까.

전생과 이번 생을 통틀어 BNW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세준이었지만 그리 결론 지었다.


신사의 법칙에 따르자면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해야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다.

고로 자리를 벗어나는게 우선.


무엇보다 지금은 우선 안전한 장소로 가서 왼손의 보석을 살펴보는게 급했다.

그래서였다.


" 죄송합니다! "


" 에, 어? "


세준은 벌떡 일어나 확실하게 허리를 90도 각도로 굽혀서 사과한 후에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일단 손에 잡히는데로 현금을 꺼내어 여학생의 손위에 떨어트리고서는 다시금 친구집을 향해 속도를 높였다.


" 야! 이게뭐야!? "


뒤에서 예의없는 여학생이 소리높여 불러도 그의 발걸음을 멈출수는 없었다.




" ... "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이 진행된 사고와 그 뒷처리에 홀로남은 여학생은 바닥에 자빠진 그대로 일어설 줄을 몰랐다.


여학생은 어릴때까지 이 동네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갔었고, 부모님의 일 때문에 최근에 고향으로 돌아와 근처 중학교에 다니는 처지였다.


이름은 김은혜.

나이는 세준과 같은 14살.



김은혜의 눈이 지금 이 현실을 믿지못하겠다는 듯이 흔들거렸다.

사실 은혜는 방금 전 자신과 부딪힌 정신없는 남학생의 얼굴을 보는 순간 엉덩이의 고통도 잊고 반가운 느낌에 소리지를뻔 했었다.


남학생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어릴 적 얼굴이 그대로 남은 모습에 그녀는 자신의 추억속 친구를 한눈에 알아보았던 탓이었다.

매일같이 동네에서 어울려 놀고 같이 만화를 보고 놀러가서 하룻밤 지새우기도 했던 친구.


서울로 전학한 이후에도 도저히 잊을수 없던 친구였다.



시골에서 친구들과 자유로이 뛰놀던 그녀에게 복잡한 서울 생활은 피곤함과 외로움만을 안겨주었다.

역시 도시생활이 좋다고 만족해하시는 부모님께는 죄송했지만 은혜에게는 낯선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컷던 것이다.


그래도 인간의 적응력은 뛰어나서 곧 서울생활에 익숙해져갔지만 그럼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남아서 줄곧 그녀를 울적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엎어지고 간신히 얽힌 채무관계를 정리한 후에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씀을 하셨을때에 은혜는 내심 환호했다.


부푼 마음으로 고향으로 다시 내려온 것이 일주일 전이었고, 이제 막 전학한 학교에 익숙해진 은혜는 어릴 적 친구에 대한 소식을 찾기에 바빴다.

그녀가 알고있던 예전 세준의 집을 찾아갔더니 이사갔다는 소식에 실망해서 발걸음을 돌렸지만 멀리 이사간 것이 아니며 근처의 중학교로 진학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다음에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세준과의 재회를 생각하며 키득거리던 은혜의 가슴은 이윽고 두근거림으로 가득찼고 어느새 그녀의 머리속에서 두사람의 재회는 몽환적이며 낭만적인 광경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 어린 아가씨의 가슴속에 파릇파릇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본인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아무튼 그러했던 까닭으로 지금 은혜의 가슴속에는 우중충한 먹구름이 호우 경보를 알리고 있었다.


그녀가 그리고 있었던 재회와는 540도 다른 재회에 충격받은 것.

은혜는 황망한 마음으로 자신의 손에 쥐여진 만원짜리 다섯장을 움켜쥐고서 눈물만 글썽거렸다.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은혜가 기억하는 세준은 고집 세고 자존심 강하면서도 잘울어서 항상 그녀가 챙겨줘야하는 귀여운 녀석이었다.

절대 본인이 잘못하고서는 돈 몇푼 던져주고 도망가는 그런 못된 녀석이 아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녀석은 자신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다!


" 얘, 학생. 무슨 일 있어? "



너무 오래 주저앉아 있었던 탓일까?

슈퍼에서 열심히 티비 시청중이던 사장 아줌마가 화장실에 가려다 은혜를 발견하고서 걱정스레 물어왔다.

그 따뜻함에 김은혜는 서러움을 못이기고 결국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 아주머니... 으허허허헝! "


" 아니, 학생 왜그래? 응? "







" 뭐, 뭐야!? "


현관문을 열고서 들어오는 세준을 바라보던 진구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그럴만도 했다.


막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세준의 얼굴이 피범벅이었던 것이다.


" 싸웠어? 얼굴이 왜 이 모양이냐?"


" 아, 요 앞에서 자빠졌어. "


걱정스러운 진구의 물음에 답하는 세준의 음성은 담담했다.

이제껏 초조함에 달아오르던 긴장감이 막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곳에 들어서자 가라앉아버린 덕이었다.


그런 세준의 심정과는 달리 진구의 걱정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 어휴... 니가 무슨 초딩도 아니고 이게 뭐야. 다 큰녀석이 넘어지고 그러냐? "


짐짓 어른스러운 척하며 물어오는 진구의 얼굴은 진지하기만 했지만 세준은 속으로 코웃음 쳤다.


' 네가? 나는 어젯밤 니가 어떤 목적으로 인터넷의 바다를 돌아다녔는지 안봐도 알수있는데. '


그렇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입밖으로 튀어나가려는 반박을 참아내었다.

자신은 어른인 체하는 진구 녀석과는 진정한 '성인'이었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세준은 휴지를 뜯어서는 까져서 피가 흘러내리는 볼을 감싼 후에 진구녀석의 방으로 들어섰다.

당황해 데일밴드라도 찾는지 허둥지둥거리던 진구도 그런 세준을 허겁지겁 뒤따랐다.


그런데 후다닥 달려오더니 오히려 세준보다 먼저 방으로 뛰어들어가서는 황급하게 모니터의 전원을 꺼버리는 것이 아닌가.


" 어, 저기... "


빨개진 얼굴로 더듬거리는 녀석의 행동에 세준은 니가 그럼 그렇지라는 심정으로 관대하게 넘어가주자고 생각했다.

질풍노도의 중학생인 소년들에게는 누구나 이해해줘야할 소중한 비밀이 있는 것이다.

자고로 질풍노도 소년의 기운을 빼고자하는 욕망은 막을수 없는 법이니까.

차라리 이런 방식으로 처리하는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면서도 건전한 방식이다.


" 야, 됐고. 이거좀 봐봐. "


세준은 진구를 향해 이제껏 소매로 가리고 있었던 왼손을 쭉 내뻗었다.


" 응? 뭘? "



그런데 진구의 반응이 예상외였다.

세준이 생각하기로는 보자마자 유치하다거나 안어울린다고 어디서 얻은건지 꼬치꼬치 캐물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지금 진구의 반응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양 이해를 못하는 기색이었던 것이다.


" 뭘 보라는거야. 요즘 너네 학교에서는 이런 장난이 유행이냐? "



이로써 확실해졌다.

자신의 손등에 박혀든 새빨간 광채를 흘리는 보석은 자신에게만 보이는 것이다.


세준은 내심 침음을 흘렸다.


' 이런 전개는 예상 못했는데. '



자신의 일상 속으로 갑자기 파고든 비현실에 세준의 가슴에는 답답함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비현실적인 모습들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이전 생, 그러니까 회귀하기 전 어릴적의 자신에게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기뻐서 춤을 췄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이세준은 정신 연령이 다르다.


삶의 굴곡을 흘려보내며 비현실의 주인공들이 보이는 멋진 모습 이면에 어떠한 고생들이 숨어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


' 그렇지. 백조가 수면위에 떠있으려면 수면아래의 다리를 쉴새없이 장구쳐야하지. '


세준은 그저 자신의 평안하고 여유로운 삶이 죽을때까지 이어지기만을 바랐다.

그런 그의 목표에 이러한 비현실의 침투는 방해다.

아니 방해를 넘어서 재앙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런 심각해지는 세준을 보면서도 절친한 친구인 진구는 못마땅한 것이 있었나보다.


" 그런데 너 사오기로한 잡지는 어디갔냐? "


" 어, 어... 이게 어디갔지? "


자신만의 세계속에서 심각하게 침잠하고 있던 세준이 깨어나 주변을 살펴보지만 찾는 물건이 보이질 않았다.


탁-


이곳에 없는 것을 찾는 세준의 뒤척임에 주머니에서 지갑 하나만 떨어져내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갑을 내려다보는 세준의 얼굴이 굉장히 심각해졌다.

그제서야 방금전 자신이 저질렀던 일들이 생각난 것이다.



사실을 나열하자면 세준은 친구들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환경이라고 말할수 있었다.

몇년전부터 엄마가 주식대박과 땅투기로 제법 쏠쏠하게 재미를 보셨고, 사랑하는 둘째아들에게 주는 용돈도 푸짐하게 내려주시고는 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 한가지 문제가 생겼을 뿐.


일주일전 학급에서 급우와 뜨거운 주먹다짐을 벌리는 바람에 학교로 불려오셨던 위대하신 어마마마께서는 한달간 용돈 금지령을 내리셨다.


그런데 어떻게 게임잡지를 샀냐하면...

이번 창간호 G챔프의 부록은 세준이 좋아하는 JRPG 파워달3와 미소녀 연애시뮬레이션 도키도키 메모리즈 2로 오래간만에 둘의 뜻이 맞아 세준이 친구의 호의를 입게될 예정이었다.

세준이 서점까지 홀로 다녀온 것도 전부 친구의 호의에 상응하기 위함이었던 것.


그랬는데...



침묵속에서 진구의 팔이 내려가 바닥에 떨어진 지갑을 들어올렸다.

이 순간 진구는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온 신경이 손가락 끝에 집중이라도 된 것인지 자신의 지갑이 이상할 정도로 얇게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진구는 내심 부정했다.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막상 용돈이 끊겨서 요즘 후달리는 세준이라 해도 그에 비하면 불우이웃이나 다름없는 친구의 한달 용돈을 막 뿌리고 다니는 후레자식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위대한 옛 성인께서는 후대에 깨달음이 닮긴 삶의 철학을 남기셨다.

믿음은 져버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약속은 깨지라고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셨던가?



탈탈-


애써 자위하며 열어본 지갑속에는 천원짜리 한장 보이질 않았다.

혹시 모른다는 생각으로 뒤집어서 털어보지만 날리는 것은 먼지 뿐.


애써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최대한 이해해보고자 노력하던 진구였지만 그 노력도 슬금슬금 방문을 열고있는 세준의 모습에 부질없어졌다.


지금 타오르는 야수의 안광을 사력을 다해 회피하는 비겁한 자는 누구인가.


기어코 현관에 놓여있던 신발에 발을 집어넣는 세준의 모습을 보고서 진구의 내면속에 잠들어있던 야수가 깨어났다.


" 세준쿤... 지금 뭐하시는 거죠? "



김진구, 14세.

특징을 요약하자면 떡대 오타쿠.

중 1에 180cm의 키에다 누구나 한번보면 잊기힘든 인상파의 소유자이지만 마음은 여리디 여린 오타쿠의 표본.


생긴것과는 달리 숨덕질이라는 세상에 인정못받는 취미의 소유자로써 스스로를 포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노력파.

그러나 숨덕질을 위해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조차도 비범하기 그지없는 육체계 능력자이다.

태권도, 유도, 검도 등 몸을 쓰는 운동이라면 죄다 범상치 않은 재능을 보이는 것으로 자신을 포장해왔다.


그리고 세준은 자신의 친구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았다.

따져보면 회귀 전 초딩시절부터 회귀 후 지금 까지 근 30년에 가까운 친구이기에 이 숨덕의 입에서 오덕 용어가 섞여나오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무조건 빌거나 튀어야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때문에 세준의 다음 행동은 재빨랐다.

바로 현관문을 열고서 신발을 손에 들고서 뛰쳐나간 것이다.


그런 세준의 뒤로 정체를 드러낸 숨덕의 포효가 들려왔다.

코앞에서 애장품(예정)을 잃어버린 숨덕이 내지르는 분노의 포효는 무시무시했다.


" 거기 서! 도망가면 죽여버린다! "


어느새 거리를 벌리고서 달려가던 세준은 뒤에서 들려오는 한맺힌 포효에 잠깐 멈칫했다가는 한마디 말만을 남기고서 사라졌다.


" 멈춘다고 살려줄 것도 아니잖아! "


집으로 달려가던 세준은 마음속 깊이 집에서는 팬티만 입고 지내는 친구의 생활습관에 감사를 표했다.






" 하... 제기랄. "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세준은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러나 도무지 잠이오질 않는다.

하루동안 여러 일들이 벌어졌고 아직도 자신에게 들이닥친 의문을 풀어내질 못한 까닭이었다.


세준의 시선이 들어올린 왼손등을 향했다.


그곳에는 밤이되자 더욱 붉고 찬란한 광채를 흩뿌리는 보석이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보석의 표면에 나타난 문자는 세준의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만 만들었다.



[ 프로그램을 설치 중... 현재까지 76% ]


무엇을 설치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전혀 반갑지 않다.


집에 돌아와서 엄마가 만들어준 잘생긴 얼굴을 관리하지 못한다고 등짝을 죽어라 얻어맞은 후에 발견한 문구였는데, 그때부터 세준의 온 신경은 손등의 보석으로 향했다.


지금 세준이 잠못이루는 것도 이 문구가 지대한 역할을 했다.


답을 알지 못하고, 생각해서 풀리지도 않을 의문이라면 차라리 100%가 되어 무엇이 되었든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대응하자고 결정했으니까.


' 그래. 오늘 너 죽고 나는 살자. 끝장을 보자, 이거야! '


세준이 어두운 방안에서 굳건한 의지로 가득찬 속마음을 드러내며 보석을 쏘아보았다.



그리고 한시간이 지나...

방안에서 코고는 소리만이 고요히 울려퍼지고 있을 때,


[ 프로그램 설치 완료. 유저를 아우터 월드로 인도합니다. ]


보석에서 새로운 문구가 떠오른 이후 터져나온 밝은 광망이 세준의 온몸을 감싸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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