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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소환병 투쟁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단조강철
작품등록일 :
2019.04.06 20:31
최근연재일 :
2019.06.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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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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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비밀 병기

DUMMY

어스름이 걷히고 동이 터오고 있었다. 더이상의 진격은 없었고 성벽을 넘어온 개구리 수인들도 어느덧 정리가 되고 있었다. 병사들 사이에서 조금씩 변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건 그 무렵 부터였다. 아직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병사들은 극도의 피로가 겹쳐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였다. 어떤이는 피가나도록 피부를 긁기고 하고 어떤이는 구토를 하거나 쓰러진다.


"센트리! 총병과 궁병을 모두 후방으로 이동시켜 휴식시켜라! 중독 증세가 있는 병사는 중증과 경증으로 나눠서 격리치료를 실시해라."


치료라고 해봤자 먹을 것을 주고 쉬게 하는게 고작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악화를 막으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다. 그들이 빠진 자리는 민병대로 메꾸도록 했다. 한 눈에도 소년티를 못벗은 녀석들이 창을 넘겨 받는다. 그들의 눈에 긴장감과 비장함이 섞여있다.


"공격 주기가 짧아졌습니다. 다음 공격은 아마도 두 시간 후가 될겁니다." 센트리는 챙넓은 모자를 벗으며 내게 말했다. 며칠 째 잠을 못잔듯 그의 눈은 움푹 꺼져있었고 밝은 갈색의 머리는 지저분하게 뭉쳐있었다.


"자네도 들어가서 쉬어."

"저는 아직 증상도 없고 할 만 합니다."

"명령이다. 가서 쉬어. 자네마저 쓰러지면 다음이 안보여."


"그래 센트리. 여긴 이제 내가 맡지."

등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루스의 것이었다. 늘 살집이 있고 혈색이 좋던 그는 며칠새 몰라보게 변해있었다. 툭튀어나온 광대뼈 위에 퀭한 두 눈만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루스... 아직 복귀하긴 일러."

"저 어린애 아닙니다 형님. 이제 싸울 수 있어요. 아니 싸울겁니다.


그는 갈라지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한 순간에 모든 부하를 잃은 그는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괴로워 하고 있었다. 더 말리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일이란 걸 알았다.


그 순간 이어폰형 스피커에서 신호음이 들렸다.

[놈을 찾은 듯하다. 예정대로 아브넬에게 전해서 지하감옥으로 집결하자.]


나는 루스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이제 곧 끝나니까 조금만 더 버텨."


* * *


불이라는 건 가장 오래된 인간의 무기다. 인간은 불을 이용해 야수를 쫒아내고, 음식을 익혀먹음으로써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우리는 불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법을 오랜 세월에 거쳐 익혀왔고 때문에 그것은 축적된 지혜로 마리아의 데이터베이스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마리아는 진작부터 용의 발화액을 무기화하는 방안을 연구했고 마침내 그것을 가공하여 고농도의 네이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던 것이었다. 더 광범위하게 퍼지고 잘 꺼지지도 않고 더 뜨겁기까지한 이 악의적인 불은 지금 지하감옥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서자 시설 책임자인 마법사 마이어가 나와 인사했다. 그의 옆에는 먼저 도착한 아브넬이 서 있었다.


"오늘 드디어 이걸 쓰시는 겁니까?

그는 지저분한 로브 소맷자락으로 코를 훔치며 물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쓰는 겁니다. 달리 이길 방법이 있다면 쓰지 않았겠죠."


"몇 개나 쓰실 생각이신가요?"

"지금까지 만든 양 전부요."


내 대답에 그는 놀란표정으로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더니 이내 내게 되물었다. "189개 전부요?"


"네 적당히 대응할만한 상대가 아닌지라..."


이세계에는 완전히 기밀한 금속용기를 만들 대장기술이 없었다. 대안으로 찾은건 포도주를 담는 거대한 나무통이었다. 용의 발화액으로 만든 소이제를 나무통 안에 채워넣고 그 안에 기폭제 역할을 하는 마석 조각과 소형 폭탄을 넣은 단순한 구조였지만 하나 하나의 위력이 대단하여 특별히 취급에 주의를 하던 참이었다.


"이게 우리의 비밀병기군요."

아브넬은 지하감옥에 쌓여 있는 나무통들을 보며 말했다. 나는 그런 아브넬을 보며 말했다.

"아브넬님, 마이어님 한가지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이 무기의 제조법은 기밀에 부치고 용과의 전쟁이 끝날 경우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해주세요."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이건 우리 세계에선 대량살상무기라고 부릅니다. 우린 이미 이 무기를 남용한 과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절대 이 무기를 다시 만들지 말아주세요."


그들은 내 말뜻을 이해한듯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공허한 약속이다. 이들이 정말 네 말대로 할거라 믿나?]

'믿고 안믿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겐 책임이 있다고 마리아. 어린애의 손에 권총을 들려줄 땐 그걸 함부로 쓰지 말라는 경고는 해줘야 하는 거다.'


[그건 우리의 책임이 아니다. 불러낸 건 저들이고 싸우기로 한 것도 저들이다. 우린 그저 우연히 휘말렸을 뿐. 그 이상으로 이 곳에 애정을 주지 마라.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그녀는 네이팜을 뒤집어쓰고 죽어가는 사람을 본적이 없었다. 아니 봤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감흥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인명은 그저 숫자에 불과할테니까. 하지만 나는 가끔 그 장면이 떠오른다. 적진에 침투해서 좌표를 전송한게 나였고 폭격이 있은 후 다시 들어가 생존자를 사살하는 것도 내 임무였다. 그 때의 장면, 냄새, 소리는 시간이 지나도 잊혀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아브넬이 주문을 외우며 양손바닥을 마주쳤다가 펼치자 허공이 갈라지며 타원형의 문이 생성되었다. 그가 손가락을 까딱하자 나무통들이 차례로 날아가 아공간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갈라졌던 공간의 틈이 닫혔고 지하를 가득채우던 나무통들은 말끔히 사라져있었다.


"이 정도 규모의 아공간은 생성과 유지에 마력이 많이 소모됩니다. 부디 공격과 은신은 용사님이 맡아주시길."


지하감옥에서 나오자 밖에서 디크라와 헤비아머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헤비아머에 탑승하고 다시 용의 등에 올라탔다. 웅- 하는 익숙한 기계음과 귀청을 찢는 용의 울음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졌다. 나는 아브넬을 안장에 앚히고 가죽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이윽고 용은 날개를 펼쳐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드론으로부터 좌표와 이미지를 데이터를 전송받았다. 스크린에 띄우겠다.] 스크린에 나타난 깜빡이는 점들로 인해 나는 나와 적의 상대 위치를 알 수 있었다. 용의 날개짓이 점차 빨라졌다. 우리는 점점더 빠른 속도로 날아갔고 고도역시 점점 높여갔다.


용이 통상적으로 날아 올라갈 수 있는 한계 고도는 3000미터였다. 그 이상으로는 공기 밀도 저하로 적절한 부력을 받지 못하고 호흡에 필요한 산소역시 부족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리아는 바람마법과 냉기마법을 동시에 시전하여 우리 주변의 공기밀도와 기온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디크라는 한계 고도를 뛰어 넘어 계속해서 날아올랐다. 구름을 뚫고 올라가자 끝없이 펼쳐진 운해가 붉게 물든 채 발아래 깔렸다. 얼마 후 우리는 목표하던 고도에 도달했다.


[시속 500킬로미터, 고도 6000미터 도달. 적과의 남은 거리 40킬로미터. 남은 시간 약 5분.]


적의 마력도 시야도 닿지 않는 극한의 고도에서 우린 빠른 속도로 적을 향해 나아갔다. 스크린 상의 두 점이 거의 겹칠듯 붙고 있었다.


"드론, 적 주변 상공의 비행물체를 감지하여 띄워줘."

이윽고 스크린엔 수십개의 작은 점들이 나타났다.

[하급 비룡으로 추정된다. 이그나투스의 남은 자식들이다.]


[남은시간 1분. 수직 강하한다.]

디크라는 긴 꼬리를 휘두르고 검은 날개를 접고는 수직 아래로 곧장 방향을 바꿔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점차 가속 하여마치 빠르게 내리꽂히는 검은 창과 같이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시야에 검은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헤비아머 적격모드 전환 소음기 장착."


하급 용들은 느린 날개짓을 하며 정해진 패턴을 돌고 있었다. 그들의 사야는 땅에 고정되어 있었고 우리가 다가오는 지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 문득 위를 올려다보는 한 마리가 있었다.

퓨슉! 총탄이 놈의 미간을 꿰뚫었다. 힘없이 추락하는 동료를 본 나머지가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대로 돌파한다.]


우린 비룡의 무리를 지나쳐 곧장 수직 아래로 날아갔다. 멀게만 보이던 땅이 점점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좀쌀만하던 나무들이 점차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크기가 되어갔다. 그 때 무언가 조짐을 느꼈는지 하늘을 올려다보는 용이 있었다. 풍룡 아이사였다.


"거기 있었냐? 죽여버린다!"

살기를 띈 강렬한 전음이 뇌에 직접 전달되자 머릿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놈은 곧장 수직으로 날아올랐다.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무수히 생성되기 시작했다.

[마법을 쓸 틈을 주지마.]

나는 다시 총을 들어 놈을 겨눴다.

"탄종 변경. 열화우라늄탄."

해비아머 전용 탄창이 좌르륵 소리를 내며 탄종을 교체했다.

"연사모드 전환."

내가 방아쇠를 당기자 드르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수십발의 탄환이 발사되었다. 그것은 그녀가 미처 보호마법을 시전할 틈도 없이 날아가 그 긴 몸뚱아리에 차례로 박혔다.


[20발 중 15발 명중. 열화우라늄탄 전량 소진.]


그 충격으로 그녀의 주변에 생성되던 바람의 칼날이 흩어져 사라졌다. "끼이이이익" 귀에 거슬리는 고음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우린 그대로 그녀의 옆을 스쳐지나자마자 다시 방향을 바꿨다. 수직으로 꽂힐듯 하강하던 디크라는 다시 수평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지금이다.]

"아브넬님!"

디크라의 배가 거의 땅에 닿을 정도로 하강한 순간 아브넬은 기다렸다는듯 마주친 양손바닥을 펼쳐보였다. 그러자 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 아공간에서부터 네이팜탄이 쏟아져 내렸다. 그 찰나의 순간 나는 투명화를 푼 마가라와 눈이 마주쳤다. 놈은 온몸에서 녹색 독무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디크라의 비행 풍압으로 인해 지상의 적병들은 지푸라기처럼 날아갔고 지나간 자리는 길고 깊은 골이 패였다. 불과 1초 남짓의 그 짧은 시간. 모든 탄이 쏟아져나오고 아공간의 틈이 닫힌 그 순간. 마리아는 시동어를 외쳤다.

[점화.]


순간 섬광이 번쩍하더니 이윽고 굉음이 연달아 들려오기 시작했다. 등 뒤로 거대한 열기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더 빨리 날아! 휩싸이면 죽는다."


디크라는 모든 마력을 동원해 앞을 향해 날았다. 바로 등 뒤를 쫓아오는 검붉은 불길의 열기만으로도 타죽을 것 같은 위협이 엄습했다. 얼마나 날았을까? 더이상 열기가 느껴지 않을만큼 날아왔다 생각했을 때 나는 겨우 등 뒤를 돌아볼 수 있었다. 눈앞엔 189개의 네이팜 탄이 동시에 터진 여파로 반경 수킬로미터의 영역에 거대한 불의 기둥이 솟구쳐올라 있었다. 불길은 폭발에 폭발을 거듭하며 마치 부풀어오르는 거품처럼 계속 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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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무의 극 19.06.06 441 8 12쪽
44 문답 무용 19.06.04 458 14 13쪽
43 소환하다 19.06.01 490 10 10쪽
42 불길한 가설 +1 19.05.30 472 8 9쪽
41 제해권을 장악하다 +2 19.05.28 511 8 13쪽
40 해전 2 19.05.25 524 10 14쪽
39 해전 19.05.23 559 8 12쪽
38 다시 선창으로 19.05.21 598 11 11쪽
37 난쟁이와 요정 그리고 활 +1 19.05.16 586 11 11쪽
36 그룬할트와 지하도시 +1 19.05.13 628 13 14쪽
35 최선의 방어는 공격 +1 19.05.12 666 14 14쪽
34 대륙을 탈환하다 +1 19.05.10 664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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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짧은 휴가 +3 19.05.02 876 1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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