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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모전참가작 금탄환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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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4.0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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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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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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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DUMMY

그리펠로와 네이슨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은 그로부터 4일 후였다. 평평한 곳 없이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던 사구의 연속을 오르막길 오르듯 오르던 둘은 내리막길이 보이는 곳 아래에 위치한 오아시스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수풀과 야자수가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주르륵- 늘어서 있으며 오아시스의 한 면은 호선을 그리고 반대 면은 굽이굽이 친 길처럼 'S'자와 '반전S'자가 번갈아가면서 펼쳐져 있었다. 그렇게 이어진 길은 한 곳에서 만나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강줄기처럼 일직선으로 흘러가는 물줄기 양 옆을 따라 역시 수풀과 나무가 펼쳐져 있었다.


오아시스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발달했음을 보여주듯 모래 색과 닮은 노란색 및 일부 석조 건물들 역시 보였다.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긴 했으나, 생각보다 건물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으며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개의 노란 기둥과 기둥 위로 자리 잡은 노란 반원형의 지붕은 일정 구간마다 자리한 벤치와 어우러져 작은 마을임과 동시에 휴식처라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드디어..."


그리펠로가 떨리는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그래, 도착했네. 아발라 휴게소."


네이슨이 그리펠로의 말을 이었다. 워낙 땅덩어리가 넓기에 동, 서, 남, 북 그리고 중앙으로 나누어 각 방향에 있는 땅마다 동대륙 서대륙, 남대륙 북대륙 중앙 대륙이라 일컫는다. 동대륙은 '아발라'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지금 둘은 동대륙의 시작지점이라고도 불리는 '아발라 휴게소'에 도착한 것이었다.


사실 오아시스가 있는 곳은 큰 곳이든 작은 곳이든 발달하며 마을과 농경지까지 있는 경우도 왕왕 볼 수 있으나, 이처럼 오로지 휴게 공간, 휴식을 위한 용도로만 쓰이는 오아시스 또한 존재했다. 그리고 이러한 오아시스는 대개 제멋대로이면서 자유분방한 총잡이들이 상인들과 GP들에게서 지켜낸 땅으로 알려져 있었다.


곳곳에 영향력을 뻗고 있는 사실 상 정부라는 GP도 전체에 영향력을 뻗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역시 온전히 모든 자원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이 한 몫 하고 있기도 했다. 그 자원 중 하나는 당연히 오아시스이고. 총잡이들이 지켜낸 오아시스는 무법자들이 차지했으니 무법자들 소유일거라 생각하고 그에 따라 환경 또한 무법자만 바글거리는 것을 생각하기 십상이겠으나, 실상은 다르다.


제멋대로에 욕심쟁이인 총잡이들도 협동하지 않고서는 오아시스를 지켜낼 수 없다. 상인부터 시작해 초반부터 많은 것을 가져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GP, 유목민족들과 그 외 저마다 각각의 사람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물량공세를 펼치기라도 한다면 제아무리 총잡이들이라 해도 버틸 재량이 없다.


무엇보다도, 상대편에도 실력 좋은 총잡이가 아예 없으리란 법도 없었으며 설령 잘 지켜낸다 하더라도, 차지한 이들끼리 이기주의에 충실한 총잡이들끼리 다툼이 없을 리도 만무했다. 서로 싸우고 죽이면서 수를 줄여나가면 결국 종래엔 어느 세력에게 오아시스를 빼앗길지 모른다. 그 정도로 오아시스는 가치 있고 누구나 원하는 땅이었다.


그렇기에 제시한 방안이 모두가 '휴식을 취하는 공용 휴식처'로 삼자는 것이었다. 총잡이의 머리에서 나왔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발상이었으나, 상당히 괜찮은 발상이었다.


1. 공용으로 선언된 오아시스에 한정하여 총잡이들은 서로 싸우거나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다.


2. 누구에게나 열린 곳으로써 그 누구라도 휴식을 취할 권한이 있으나, 싸움, 살인 금지이므로 머무는 기간 동안 총기를 포함한 각종 무기는 반납해야 한다.


3. 소란을 일으킬 시 그 누구도 예외없이 아발라 휴게소에서 내쫓는다.


4. 휴게소는 말 그대로 휴식을 목적으로 한 공간. 말도 없이 세 달 이상 체류 시 역시 내쫓는다.


5. 정착하고 싶거든 끊임없이 아발라 휴게소에 봉사해야 한다.


6. 한 번 내쫓긴 자는 휴게소 내에 수배하여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못한다.


7. 아발라 휴게소를 벗어날 시 싸우거나 죽여도 상관없다. 휴게소 내에서만 싸움, 살인 금지.


8. 단, 휴게소에서 사는 이들의 교육이나 훈련에 한해서만 무기 소지가 가능하다. 그 외의 무기 소지는 따로 관리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며 무기 소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9. 위 사항을 하나라도 어기는 자는 암묵적으로 모든 총잡이, 사람들의 공적이 된다.


10. 공적에게 한하여 예외적으로 살인 및 폭행이 가능하다. 공적을 혼내준 자는 명예를 얻는다.


이러한 10계명을 만들어 총잡이들이 먼저 지키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도 서서히 안심하고 드나들 수 있는 진정한 휴식처가 되었다. 총잡이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겐 지키기 어려울 것도 없는 내용들이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드물게 무법자인 총잡이들이 매우 잘한 일이라고 세간에서 얘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가자!"


환-하게 웃은 그리펠로가 그렇게 말하며 먼저 오아시스로 향했다. 그 뒤를 네이슨이 뒤따랐다. 둘은 모두 간만에 푹 자고 푹 쉴 수 있겠구나 싶어 무척 들뜬 마음이었다. 야영하는 중에 작은 사막 뱀과 사막 벌레가 떼로 몰려드는 해프닝이 있었기에 고생 꽤나 한 탓에 편안한 잠자리가 간절해졌던 것이다.


"슬슬 한계였는데, 운이 좋았어. 조금 더 이동해야 나올 줄 알았거든."


네이슨이 살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그렇게 얘기했고, 그에 그리펠로가 진저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대꾸했다.


"끔찍한 소리 마. 안 그래도 식량도 물주머니도 거의 다 떨어져 가는 판국이었는데 더 늦게 나왔으면 굶어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서크투스로 인한 물주머니 낭비에... 괜찮아지자마자 돼지마냥 먹어치운 식사량. 네가 많이 먹고 마시지만 않았어도 며칠은 더 거뜬히 버틸 수 있었거든?"


또 투닥거리는 두 사람이었다.


"윽, 그걸 내가 예상했겠냐! 그리고! 배고픈 걸 나더러 어떻게 참으라고!"


저도 할 말은 있다는 듯 외치는 그리펠로의 대꾸에 네이슨은 쯧, 하고 혀를 찼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로 빨리 온 것이 의외였다. 사실 끼르르의 회오리 바람으로 선풍 지대까지 끌어들였던 거리가 이미 이틀 치 거리였기에 생각보다 빨리 당도할 수 있었던 것이었지만, 그걸 알 턱이 없는 그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뭐, 어때. 좋은 게 좋은 거겠지.' 결국 이유를 찾지 못한 네이슨은 그렇게 대충 흘려 넘기며 이제는 코앞까지 다가온 오아시스에서 어렵지 않게 돌을 깎아 만든 듯한 다듬어진 회색 길을 찾을 수 있었고, 곧장 그곳으로 가서 길을 따라갔다.


입구 부근 옆에는 창구 비슷한 건물이 있었는데, 그곳엔 목까지밖에 안 오는 짧은 금발에 갈색 눈을 가진 여성이 자리해 있어 오는 자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었다.


"아발라 휴게소에 어서 오세요. 저희 휴게소의 규칙은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휴식처로, 싸움, 살인이 모두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기를 소지하고 계시다면 모두 반납소로 가서 먼저 반납하고 오셔야 하며 3일 이상 머물 시엔 이 서류를 작성해주셔야 합니다."


미소를 지으며 얘기한 여성이 서류 부분을 얘기할 때 서랍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그리펠로에게 전해주었다. 확인해보니, 간단한 개인 정보와 함께 일행의 수, 머무는 기간과 머무는 목적 등을 기재하라 쓰여 있었다. 여성이 건네준 잉크가 찍힌 깃펜으로 그리펠로가 정보 사항을 적어 내려갔다.


이름 : 그리펠로 T. 카딘

성별 : 남

나이 : 17세

출신지 : 오제론.

직업 : 총잡이

동행자 수 : 1명.

머무는 기간 : 3일.

...


마지막 목적 부분에서 뭐라고 적어야 할까. 잠깐 생각하느라 멈칫한 그리펠로는 이내 떠오른 대로 대충 적었다.


머무는 목적 : 푹 쉬어가기 위함.

기재한 사항에 한 치의 거짓도 없음을 맹세합니다. 라는 문구 우측 아래에 쓰여져 있는 빈 칸에 서명하는 것을 끝으로 작성한 서류를 도로 건네주었다.


"확인했습니다. 반납소는 안쪽에 들어가다 보면 칼과 총이 서로 교차하는 그림이 간판으로 달려 있는 곳입니다. 반납 후에 편히 쉬다 가시길 바랍니다."


여성의 인사를 들으면서 수풀이 양옆으로 난 곳으로 들어간 두 사람의 앞으로 후다닥 누군가 찾아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듯하다.


"낙타는 저에게 주시면 됩니다."


왜 낙타를 맡는 지기같은 사람이 안 보이나 했더니 뒤늦게 찾아온 모양이었다. 콧수염만 양쪽으로 곡선을 그리며 나 있는 흑발 꽁지머리의 남성은 눈꼬리가 아래로 내려가 있지만, 강아지 상 같단 느낌보단 느끼하단 느낌을 심어주었다. 아무래도 낙타와 말이 머무는 곳이 따로따로 존재하는 듯 건너편에서 얼핏 말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이도 보였다.


그리펠로와 네이슨은 별다른 의심 없이 짐은 빼고 낙타를 건네주었고, 그제 서야 내부의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양 옆으로 나 있는 지붕을 받쳐주고 있는 여러 개의 기둥. 그러나 오아시스가 있는 부위만 뻥 뚫린 듯 중간 중간 햇볕이 비추고 있었는데, 오아시스 물이 마르지 않는 것이 그리펠로는 신기하게 여겨졌다.


아무튼 그 외에도 이미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몇몇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야자나무 그늘 아래에서 접이식 의자에 편히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람, 나무와 나무 사이에 해먹을 쳐 그곳에서 쉬는 사람, 오아시스 근처에 앉아 시원한 과일 음료를 마시고 있는 사람 등. 휴식을 취하는 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적해 보이는 편이다. 저 멀리 강가처럼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는 물줄기가 있는 쪽을 보니, 높은 곳에서 내려다 봤을 때는 몰랐으나 너비가 생각보다 넓었다. 막연히 한 사람씩 밖에 못 다니는 길처럼 으로만 보였는데, 이렇게 가까이 와 보니 한 번에 세 사람씩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너비였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곳에도 사람이 몇 몇 있었는데, 아예 전용 옷이 따로 있는 것인지 딱 맞는 모자에, 짧은 반바지만 입은 사내 둘이 물가에 들어가 있었다.


"우와~ 낙원이 따로 없는데?"


그리펠로가 연신 감탄하다가 얘기한 말에 네이슨이 드물게 동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여기만큼 안전한 곳도 드물겠지."


"빨리 무기 반납하고 나도 저 바나나나 먹어봐야겠다."


이곳에서 일하는 자들은 사실 모두 무료로 일하는 대신 이곳에 사는 것을 허락 받은 자들이었고, 이곳의 모든 것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모든 시설이 공짜라고 봐도 되었다. 물론 기물 파손을 한다거나 뭔가 망가뜨린다면 당연히 그건 물어줘야 했다. 여하튼 무기 반납소는 금세 찾을 수 있었다. 그림 왼쪽에는 '싸움'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고, 좌측 구석에 조그맣게 -아발라 반납소-라고 적혀져 있었다.


"어서오세요. 반납하러 오셨나요? 아니면 수납하러 오셨나요?"


"반납하러 왔습니다."


그리펠로가 그렇게 대꾸하면서 두 홀스터 째로 빼내어 역시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암갈색 머리의 여성 직원으로 보이는 이에게 건네었다. 대여점도 겸하는 것인지 왼쪽에는 반납 받은 총기들이 벽에 붙어 진열되어 있는 반면에, 오른 쪽에는 대여점이라는 작은 팻말과 함께 각종 총기와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총 두 정 받았습니다. 휴식을 마치고 떠나실 때 다시 돌려받으러 와 주시면 됩니다. 그럼 즐거운 휴식 시간 보내세요."


역시 친절한 미소와 함께 얘길 하는 여직원이었다. 그나저나, 저렇게 눈에 띄게 대놓고 무기들을 진열해놔도 되는 건가? 그런 생각을 잠깐 했으나, 마찬가지로 총을 반납한 네이슨이 빨리 즐기러 가보자 하는 재촉에 이내 신경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나머지는 다른 짐들만 두고 오면 끝이었다.


이곳에는 여관처럼 방을 이용할 수 있는 건물도 있었고, 바깥에서 자도 문제없을 자잘한 도구를 대여해주는 곳도 있었으며 말 그대로 잠깐 휴식하거나 잠깐만 놀다 갈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물품 보관소마저 따로 자리해 있었다. 둘은 물품 보관소에 물품을 보관한 뒤에, 하루는 밖인 이곳의 풍경을 보면서 자기로 했다.


그렇게 짐도 모두 덜어낸 그들이 막 즐기기 위해 서빙 하듯이 쟁반 위에 과일과 음료를 들고 돌아다니는 아직 소년처럼 보이는 이를 부르려 할 때였다. 픽- 하는 소음과 함께 그리펠로의 발 앞에 무언가 박힌 것은. 푸슈- 하고 그곳에서 연기가 나자, 이에 의아해진 그리펠로가 이게 뭔가 하고 무심코 그것을 집어보았다.


아직 뜨거운 온기가 남아 있었지만 견딜만했고, 후- 하고 입김을 불자, 연기에 쌓여있던 물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철컥- 그리펠로와 네이슨의 뒤통수를 향해 총구가 겨누어졌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굵은 음성.


"자네들을 불법 무기 소지 및 무기 사용 죄로 체포하겠네."



   ‡  ‡  ‡  ‡  ‡



굳이 묶지 않은 갈색 옆 머리칼이 불어오는 바람에 살살 흔들리며 머리칼에 가려졌던 물방울 모양의 작은 귀걸이가 드러났다. 얌- 하고 라임색과 노란색이 섞여있는 바나나를 먹고 있는 레이본은 현재 평평히 펼쳐진 황무지를 응시하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곳은 오아시스의 건너편. 다시 사막이 시작되는 구간으로 동쪽과는 달리 평평한 사막 대지가 다시금 펼쳐져 있는 곳이었다.


"어디, 에단처럼 또 새내기 총잡이는 안 올라나?"


"레이 건 배틀 대회가 1년도 채 안 남았잖아. 요즘 시대는 또 열차니까. 그 애처럼 따로 목적이 있지 않고서는 또 올 리는 없을 걸?"


하얀 마스크로 입가를 가린 적발의 사내가 얘기했다. 그에 레이본이 쓰고 있던 회갈색 중절모의 챙을 슬쩍 들어 올리며 답한다.


"자넨 그게 문제야 크레이브. 늘 비관적으로 보잖아?"


"이건 비관적인 게 아니라 사실일 뿐이야 레이본."


"쯧, 에단도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다가 떡하니 나타난 놈이었잖아? 혹시 또 모르는 일이라고. 또 새내기가 올 지는."


크레이브라 불린 사내는 레이본의 말에 그렇게 믿고 싶은 걸까. 아님 정말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다가, 이내 고개를 절레- 내저었다. 함께 다니기 시작 한지도 꽤 되어가는 만큼 레이본이 어떠한 인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실제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으리라.


"너무 여기에만 있진 마. 다른 이들보다 길게 머물 수 있는 대신 우리도 임시로 이곳을 지키는 총잡이가 되었다는 걸 잊진 않았겠지?"


"물론."


레이본의 막힘없는 대답에 크레이브가 쯧, 혀를 차며 얘기한다.


"쯧, 난 먼저 순찰해보러 간다?"


"그..."


그래, 하고 대충 대꾸하려던 레이본은 순간 멈칫했다. 우웅- 하고 울리는 진동음이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그는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그곳에 자리한 녹색 빛이 나는 탄환. 진동의 근원지는 바로 그 탄환에서 나는 것이었다.


마치 공명을 하듯 그의 소유인 빛 탄환에서 우웅- 하고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레이본은 팔을 뻗어 진동이 보다 강해지는 곳을 찾았고, 머지않아 찾을 수 있었다. 아예 뒤돌섰을 때, 가장 강한 진동음이 느껴졌다. 씨익- 레이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크레이브! 같이 가지."


곧 크레이브를 불러 그렇게 얘기하며 같이 순찰에 나섰다. 총잡이가 지켜내고 만들어냈다는 공용 휴게소 중 한 곳인 아발라 휴게소는 그 규칙에 따라 소란을 피우거나 하면 내쫓기게 되어 있다. 여기서 순찰이란 그렇게 소란을 피우는 이가 없는지 감시하러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혹여 무기를 소지한 이가 있으면 감옥에 검거하기도 하고, 총을 함부로 쏴 휴게소에 머무는 사람을 죽이기라도 한 자가 있으면 누구든 예외 없이 처리를 해야 한다. 휴게소에 머물면서 총기나 무기를 소지한 총잡이나 사람들의 역할이 바로 이러한 것들이었다.


물론 아무나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레이본이나 크레이브 같이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린 이들에게 따로 휴게소 관리자가 머무는 기간 동안만 지켜달라고 부탁을 해오는 식이었다. 보통 그렇게 부탁을 받은 총잡이들은 그것을 들어주는 식이었고 말이다.


실제로 규칙이 엄격히 적용되다 보니, 규칙을 어기는 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있다 해도 당장 휴게소에 있는 이들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에다가 소문이라도 나면 전 인류를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행위인 탓에 처단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대개 관리 측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은 아마 그만큼 쉬운 것도 한 몫 할 것이리라.


"갑자기 웬 일이야?"


크레이브가 같이 가자는 레이본을 보며 물었다. 에단이 떠나고서 부터는 아예 에단이 왔던 방향에 접이식 의자까지 가져와 비스듬히 누워선 가능한 꼼짝도 하지 않았던 레이본이었기에 갑자기 같이 순찰 가자는 그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내 빛 탄환이 공명하고 있어. 아무래도 같은 바람 속성 탄환의 소유자가 이곳에 온 모양이야."


레이본이 그렇게 대꾸하며 손에 쥔 녹색 빛 탄환을 보여주었다. 우웅- 하면서 잘게 떨리는 빛 탄환의 모습에 크레이브가 그제야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그 또한 호기심이 고갤 내밀었다.


이번엔 어떤 소유자가 나타났기에 빛 탄환이 공명을 하는 걸까? 레이본은 제 소총을 어깨에 맨 채, 진동이 강해지는 방향을 따라 연신 걸음을 옮겼고, 역시 호기심이 생긴 크레이브가 그 뒤를 따랐다.


잠시 후, 레이본은 한 소년을 응시했다. 빛 탄환이 그 소년에게서 강한 진동음을 내고 있었으니 아마 저 소년이 같은 속성 탄환의 소유자이리라. 당연하게도 그 소년이란 바로 그리펠로였다.


"자네 못지않게 눈에 띄는 머리색이군. 크레이브."


"나 못지않은 게 아니라, 나보다 눈에 띄는 것 같은데? 뭐... 그래도 저런 머리색이 드문 건 아니잖아."


"많지도 않지."


그렇게 대꾸하며 레이본은 유심히 소년을 바라봤다. 아직 채 스무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실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성인은 되었을 수 있겠지만, 설마 하니 정말로 에단과 비슷한 또래 새내기 총잡이가 올 줄은 몰랐던 그였다. 그 새내기 총잡이가 빛 탄환 소유자임은 더더욱! 레이본의 눈에 호기심과 더불어 신기함이 서렸다.


그것은 크레이브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여행 중인 저 나잇대 애들이 빛 탄환을 갖고 있는 것은 드문 일이었으므로. 아니, 애초에 요즘은 다들 열차를 타고 다니려 하지, 저렇게 직접 여행하는 이 자체가 드물다 보니 자연히 여행하는 젊은 소년 청년 층 중에 빛 탄환을 소유한 이가 드물 수밖에 없었다.


소년이 반납소로 들어가고 얼마 안 있어서 우웅- 진동하던 빛 탄환이 잠잠해졌다. 크레이브는 반납소를 나오는 그리펠로와 네이슨을 바라보며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쩐지 다음에 할 레이본의 행동이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곧 근처 야자수 나무 위로 타탓 탓- 빠르게 올라간 레이본은 능숙하게 제 소총에 소음기를 부착하여 퓨슉- 총을 쏘았다. 정확히 소년의 발 앞에 박혀든 총알을 확인하지도 않고 바로 나무에서 내려온 레이본은 오렌지 빛 머리칼의 소년. 그리펠로에게 향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리펠로가 땅에 박혀든 총알의 정체를 확인하였을 때, 철컥- 재장전을 하고는 총을 겨누었다.


"자네들을 불법 무기 소지 및 무기 사용 죄로 체포하겠네."


그렇게 얘기하는 레이본의 입가엔 장난스런 미소가 맺혀 있었다.


작가의말

레이본 제퍼슨 첫 등장 편입니다.

자꾸 지각하는군요.. 8ㅁ8 죄송합니다. 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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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0화. 단 한 발의 무게! ②. 19.08.02 2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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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0화. 가려진 마을 샴바나. 19.07.17 26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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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5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②. 19.06.28 21 0 15쪽
» 64화. 현상금 사냥꾼 레이본 제퍼슨. 19.06.27 24 0 20쪽
67 63화. 에단의 사연 ②. 19.06.26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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